해양보전

[논평]실효(失效)될 수 있는 WTO 유해 수산보조금 협정, 실효(實效)성을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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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失效)될 수 있는 WTO 유해 수산보조금 협정, 실효(實效)성을 가져야

 

©WTO / 제이 루비온

지난 6월 17일 제네바에서 WTO 수산보조금 협상이 타결되어, 이제 ‘수산보조금 협정’이 되었다. 수산보조금을 국제 통상 협정을 통해 금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지 21년만에 이뤄낸 결과다. WTO의 164개 회원국들이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수산자원의 고갈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강제성 있는 규칙을 만들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규칙대로 잘 이행되기만 한다면 어업 투명성을 상당 부분 높일 수 있을 것은 분명하다. 협정은 불법・비보고・ 비규제(Illegal, Unreported, and Unregulated, IUU) 어업에 기여하는 보조금과 이미 남획상태 어종 어업에 대한 보조금을 금지하며, 수산자원의 상태, 보전관리조치, 어선 규모, 선박명과 고유번호, 어획량 자료 등을 정기적으로 WTO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다. 그러나, 협상이 목표하던 바와 비교하면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협상의 목표는 UN에서 정해졌다. 2015년 유엔 제70차 총회에서 지속가능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중에서 ‘2020년까지 과잉 어획능력 및 남획을 초래하는 유형의 수산보조금을 금지하고,  IUU 어업을 초래하는 보조금을 근절하고, 이와 유사한 신규 보조금의 도입을 제한한다.’ 는 목표가 수립되었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수산보조금 협상에 동력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또한, 목표 달성을 촉구하는 국제적으로 연대한 시민단체들의 거세진  압력을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가장 첨예한 지점이며, 주된 목표이자 협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5조 ‘과잉 어획능력 및 남획을 초래하는 보조금’ 조항들이 대거 사라지고 5조는 ‘기타 보조금’으로 전락했다. 유해 수산보조금 금지 논의가 시작된 것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형 어업을 육성해 어획능력을 강화했고 그런 기업형 어업이 바로 남획을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정이 핵심을 완전히 빗겨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강제노동을 발생시킨 선박 혹은 선주에 관한 정보를 WTO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사라졌다. 강제노동 및 선원 인권침해는 IUU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시키는 것 자체가 어업 경비를 경감시키고 어획능력을 강화해 남획을 초래하는데 매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IUU 어업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선에서의 강제노동을 근절 해야 하며 협정에 강제노동에 관한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6월 17일에 이 협상 타결에 관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우리 수산보조금에는 직접적 영향이 미미함’이라고 전망한 것을 보면, 과연 정부가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IUU 어업에 기여하는 보조금을 제대로 제한할 것인지 의문스럽다. 또한 WTO에 어업관련 정보들을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들도 ‘가능한 선에서’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원치 않는 정보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숨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이미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에 의해 회원국 정부들은 격년으로 협정에서 정하는 보조금에 대해 보고하고 있지만 그 보고 방식과 범위는 국가마다 제 각각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자원상태 공개에 있어 중국과 일본과의 어업협상에서 민감한 정보이므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러한 입장이 달라질지 의문이다.

게다가 더욱 큰 문제는 이 협정마저 4년뒤에 실효(失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정문 맨 마지막에서 포괄적인 제한 조치들이 발효 후 4년동안 채택되지 않으면 즉시 협정이 종료되도록 정하고 있다. 포괄적인 합의라는 것은 ‘과잉 어획능력 및 남획을 초래하는 유형의 수산보조금’과 ‘개도국 및 저개발국 에 대한 특별 및 차등대우’에 관한 조치를 포함하는 최종 협정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달성한 성과마저 수포로 돌리지 않으려면 회원국들은 4년 내에 반드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이번 협정은 약속한 목표를 이룬 게 전혀 아니다. 4년이 남았다고, 4년 뒤를 기약할 것이 아니라, 2023년 개최가 예상되는 제13차 WTO 각료회의에서 2015년의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이번 협정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단정하고 안도하며 아무런 정책 변화를 꾀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 유해한 수산보조금이 어떤 형태로든 금지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수산업계와 어촌공동체, 그리고 대한민국에 사는 모두를 위해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수산보조금 정책을 부지런히 개선해가야 한다.

 

2022년 6월 21일
공익법센터 어필, 시민환경연구소, 시셰퍼드 코리아,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미디어 홍보국 나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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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미디어국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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