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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에너지 위기에서 우리가 살아 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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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전환과 안전’, 지방선거 환경정책 제안] ③ 인류의 불가피한 생존전략, 탄소중립 산업 전환

유종준 당진시 산업단지 민간환경감시센터 센터장

 

환경은 또 실종됐습니다.

6.1지방선거가 성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후·환경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늘 그렇듯 지방을 살리겠다는 개발 공약만 넘쳐납니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지방정부는 기후·환경 정책의 적극적인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 시대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시합니다. 17개 광역 및 기초지역의 환경정책의제를 수집한 결과를 소개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프레시안>과 함께 유권자들의 지방선거 후보 선택 기준을 제공하고자 지역 주민들의 열망이 담긴 지방선거 기후·환경 의제를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세계 경제위기의 씨앗이 된 제4차 중동전쟁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는 유대교 축일인 ‘욤키푸르’를 틈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다. 제4차 중동전쟁의 서막이었다. 이스라엘은 이전 세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모두 압승해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던 시기다. 네 번째 전쟁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접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패전의 수모를 겪고 오랫동안 전쟁 준비에 몰두한 이집트는 예전과는 전혀 달랐다. 개전 초기 이집트는 핵무기에도 견딘다는 이스라엘의 모래 방벽을 고압 살수 장비를 이용해 무너뜨리는 창의적인 전술을 사용한다. 대전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전차부대와 공군력을 연파하며 승기를 잡기도 한다. 상황이 절박하게 흘러가자 이스라엘은 미국에 매달렸다. 결국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혈전을 벌인 끝에 이스라엘은 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아랍의 석유 수출국들이 석유를 무기화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 그중에서도 미국과 네덜란드에 대해 석유수출을 금지했다. 그 결과 국제 유가가 폭등하며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이때의 세계적 혼란을 흔히 제1차 오일쇼크라고 부른다.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여길 수 있는, 중동지역에 위치한 작은 두 나라의 전쟁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뒤바꿀 정도의 메가톤급 폭풍으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꾼 오일쇼크

오일쇼크 이후 원유 가격의 폭등으로 세계 각국은 산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 1974년에는 대부분의 선진국이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과 마이너스 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인 물가 인상을 기록했으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는 석유다. 본격적인 석유 채굴 이후 석유 사용량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유전이 개발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인식되면서 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가 공고화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위기가 내재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했다. 오일쇼크가 일어난 후에야 비로소 세계는 자신들이 석유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세계 곳곳에서 유전이 개발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인식되면서 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가 공고화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위기가 내재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했다. 오일쇼크가 일어난 후에야 비로소 세계는 자신들이 석유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pxhere

그러나 오일쇼크는 한 차례로 그치지 않았다.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중동의 산유국들은 1979년 이란혁명을 계기로 또다시 무기를 휘둘렀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까지 터지면서 제2차 오일쇼크로 이어졌다. 그래도 ‘예방주사’를 한 번 맞았기 때문이었는지 주요 선진국들의 피해는 1차 오일쇼크 때보다는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산업구조를 경공업에서 중공업 위주로 바꾸고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하던 우리나라가 입은 피해는 1차 오일쇼크 때보다도 컸다. 1980년에는 5.2%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오일쇼크를 체감하면서 선진국들은 석유 의존적인 굴뚝산업 대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산업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선진국들은 철강, 석유화학 등의 중화학공업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했다. 대신 에너지절약형 산업인 전자, 정보통신, 신소재, 바이오, 서비스 산업 등을 육성하고 금융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오일쇼크의 충격을 그나마 극복할 수 있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에너지 위기

1, 2차 오일쇼크는 에너지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인자라는 사실을 세계인들의 머리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 조짐에 1970년대 오일쇼크의 기시감(데자뷰)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예전에는 중동의 석유에 의존한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면 지금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한 유럽 경제의 취약성을 확인시켜줬다. 두 위기 모두 화석연료에 종속된 세계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두 위기의 근본적 문제에 눈감고 지엽적으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나중에는 해결이 불가능한 치명적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석유나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매장량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며 사실상 고갈을 앞두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다가는 고갈될 때까지 쓰기도 전에 기후위기로 인류문명 붕괴와 제6차 대멸종을 목격하게 될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을 2℃, 가능한 1.5℃ 이상 기온상승을 제한하자고 결의한 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오일쇼크 당시 중화학공업 중심의 한국은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마찬가지로 철강,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형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위주의 우리 경제는 기후위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화석연료를 다량 사용하는 제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위주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충남은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 지역이며 기후위기에 취약한 기후리스크 1위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 내 전환과 탄소 중립을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기후위기의 상징적인 지역, 충청남도와 당진시

충청남도와 당진은 우리나라 에너지 기후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다.

2020년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당진화력을 운영하는 한국동서발전이 전국 3위, 보령화력(신보령포함)을 운영하는 한국중부발전이 4위, 태안화력을 운영하는 서부발전이 5위, 당진에서 제철소를 가동하고 있는 현대제철이 7위, 충남에 다수의 사업장이 있는 삼성전자도 8위이다. 이 외에도 충남에 대산석유화학단지의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롯데케미칼이 20위 순위 내에 포함돼 있다.

당진은 전국 시군구에서 유일하게 온실가스 배출 10위권 내에 2개의 사업장이 가동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화석연료를 다량 사용하는 제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위주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충남은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 지역이며 기후위기에 취약한 기후리스크 1위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 내 전환과 탄소 중립을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경제와 생존, 산업 전환과 탄소 중립

기후위기로 인한 미증유의 대재앙을 피해가 위해선 우선 배출량이 큰 부문부터 집중적인 저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체 배출량의 73%를 차지하는 전환 부문과 산업 부문이 우선 저감 대상이다.

전환부문에 대한 기술적 대안은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설비(ESS)를 대폭 확대하면 된다. 없는 것이 있다면 단지 의지뿐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으로 유명한 나라다. 영국의 경우 불과 10년 만에 한 자릿수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현재 40%대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동되고 있는 석탄화력을 중지해도 부족할 상황에 강릉안인 1, 2호기와 삼척블루파워 1, 2호기가 신규 건설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와 재생에너지 보급 강화 등으로 인해 석탄화력의 가동률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규 석탄화력은 이르면 2030년~2040년 사이에 수익성을 잃어 좌초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해당 업체와 정부가 조금씩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손실보상에 합의하고 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산업 부문의 전환에서도 재생에너지가 핵심이다.

철강업체, 제철업체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필수적인 수소환원제철의 문제는 ‘그린수소를 어떻게 저렴하게 확보하느냐’ 이다. 한국 제철산업에서 필요한 그린수소의 양은 약 50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린수소 확보를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재생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나 포스코는 그린수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한국 내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확보되기까지 과도기적인 방안으로는 인정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물류비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연간 약 71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유화학의 경우 기존의 공법으로는 더 이상 줄일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에너지 저감에 있어 이미 기술적 한계에 도달했다. 수소, 탄소, 바이오 나프타 등으로의 원료 대체, 재생에너지 전기분해로 등 연료대체 및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그러나 석유화학산업의 원료인 나프타를 ‘바이오 나프타’로 바꾸려면 필요한 국내 수요량만 연간 2360만 톤에 달한다. 그러나 전 세계 공급량은 880만 톤에 불과하며 국내 수급은 40만 톤 정도밖에 안 된다. 또한 나프타 열분해를 전기가열로로 대체할 경우 상당량의 전기가 필요하다. 결국 바이오나프타 수급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철강업체, 제철업체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필수적인 수소환원제철의 문제는 ‘그린수소를 어떻게 저렴하게 확보하느냐’ 이다. 한국 제철산업에서 필요한 그린수소의 양은 약 50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린수소 확보를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재생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포스코

 

산업부문 탄소중립의 관건은 주민, 지방선거 출마자 노력 절실

산업부문 탄소중립의 핵심은 결국 화석연료의 전력화이다. 최종 에너지원 중 석탄, 석유, 가스의 상당 부분을 전력으로 대체해야 산업부문의 탄소중립이 가능하다. 실제로 탄소중립위원회에서는 산업부문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화석연료의 상당부분을 전력이 대체하면서 전력소비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측에 따르면 2018년 22.9백만 TOE에서 2050년 43.3백만TOE까지 증가한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기피 시설이었다. 발전소는 우리 눈에 띄지 않는 바닷가 끝에 건설됐다. 도시는 장거리 송전을 통해 편하게 전기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시대에는 더 이상 “너희는 만들어, 우리는 쓸게”식의 환경 부정의가 지속될 수 없다. 또한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은 기업 스스로 할 수준을 넘어섰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 드는 모든 비용과 고통을 기업 혹은 노동자에게만 전가할 수는 없다. 정부, 자치단체, 시민도 함께 어려움을 분담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방정부는 탄소중립의 가장 큰 원동력인 주민의 적극적 지지를 끌어내야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번 6.1지방선거 후보자들부터 무엇이 탄소중립과 주민을 위한 정책인지 판단하고 과감한 정책적 의지를 보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홍구 강

홍구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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