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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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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최전선의 사람들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최경숙 활동가

“최전선의 사람들”은 도쿄신문 기자 가타야마 나쓰코씨가 9년간에 걸쳐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 및 재난 복구 현장을 취재하여 기록한 목숨을 건 르포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폐허 속에서 노동자로 일한 이들은 20대 청년에서 70대 노인까지 다양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증언으로 ‘피폭을 방지하기 위해 입은 방진복과 마스크 속 땀과의 사투’, ‘겨울이 오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운 의문’,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현장 정보’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의 현장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아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원전으로 향하다. 피폭을 무릅쓰고 격납용기에 구멍을 뚫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여기서 살자. 폐로 때까지 일하고 싶지만. 쓸데없는 시찰 좀 오지 마라. 사고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 언제까지 오염수가 새는 거야?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 동료가 사망했는데도 작업은 재개된다. 결국 이대로 버려지는 것일까? 피폭은 우리가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다 가져간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서 한다.

이들은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작업 도중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50대 노동자’ ‘백혈병으로 후송된 40대 남성’,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현장 작업자’ 따위로 지칭되어서는 안되는 살아있는 사람들입니다. 기자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일하는 가장이고, 크리스마스에 딸아이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오기 위해 밤을 새워 운전을 해야 했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20대 청년입니다.

후쿠시마 사태로부터 11년이 흘렀지만, 이 끔찍한 재앙은 아직 수습되지 못했습니다. 가타야마는 “사고 직후에 비해 방사선량은 낮아졌지만 녹아내린 핵연료를 꺼내는 등 위험한 고선량 작업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폐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2021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중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원전에서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라는 이유로 위험작업이 금지됐다”라고 고발합니다.

가타야마는 “배상도 점차 중단되고, 피난지시 구역도 차례차례 해제되는 등 마치 원전 사고가 일단락된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태가 흐지부지됨에 따라 “1일 1만 엔”이라던 비교적 고임금은 없던 말이 되고, 육체노동자 평균 노임 또는 심지어 그보다 낮은 임금이 책정되기 시작했으며 결국 “현장에 일본계 브라질인이나 동남아계 작업자가 동원된다”라고 말합니다. 2018년 4월부터 위험수당마저 없어졌습니다. 피폭은 작업자들이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가져간다는 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경비는 해고되고 노동자들의 식사는 사비로 내야 합니다. 또한 암 검진 대상에서도 제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사명감 하나로 복구 작업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벌써 후쿠시마를 잊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가 노후화된 원전 18기 수명연장과 신규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해도 반대나 반발 여론은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10만 년을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핵폐기물에 대한 아무 대책이 없어도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멀리 있어 보이는 생명, 안전, 환경보다 코앞에 있는 돈이 더 크고 귀하고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을 뿐입니다.
역사는 미래를 보여줍니다. 쓰리마일은 체르노빌을 예언했고, 체르노빌은 후쿠시마를 예언했습니다. 그다음이 우리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최 예지

최 예지

미디어소통국 활동가 / 좋음을 나누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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