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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건설 우려, 사회 원로들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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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건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종교계에서는 도보 순례를, 시민들은 운잘모(운하를 하지 않고도 잘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를 만들었습니다. 무엇이 이 많은 사람들을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가. 반대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운하. 그러나 막무가내인 정부. 그들을 향해 다시 한 번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번에는 사회원로 및 각계인사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  4월 2일 11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회원로 및 각계 인사들의 대운하 쓴 소리 기자회견

4월 2일 ‘사회원로 및 각계인사의 대운하 쓴소리’ 기자회견에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용일 (변호사), 송상용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 윤준하 (환경연합 공동대표), 정희성 (시인), 최병모 (변호사), 최 열 (환경재단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날 기자회견은 ▲ 사회원로 및 각계인사의 대운하 쓴 소리 ▲ 신작 시 발표 및 낭송 “누가 어머니의 가슴에 삽날을 들이 대는가” – 정희성 (시인) ▲ 한반도운하 건설을 우려하는 사회 원로 및 각계 인사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까지 한반도운하 건설을 우려하는 사회원로 및 각계인사 선언에 동참한 인사는 강은교(시인), 김동수(내과원장), 김성훈(겨레의숲운동 공동대표), 김진현(세계평화포럼 이사장), 노융희(서울대 명예교수), 도종환(시인), 박원순(변호사), 박이문(연세대 특별초빙교수),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승효상(건축가), 이철수(판화가), 이효재(여성학자), 조정래(소설가) 등 학계, 법조계, 문화계, 종교계, 여성계 인사 총 70 명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생명과 평화의 강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선언 동참을 촉구하고 참여인사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선언에 참여한 사회원로 및 각계인사들은 한반도대운하의 무리한 추진에 따라 야기될 첨예한 사회갈등과 민주주의의 후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반도대운하는 일단 추진되면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과오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참석한 인사들은 한반도운하에 대한 쓴 소리와 함께 앞으로 운하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뜻을 모아내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희성 시인의 신작 시]


 



누가 어머니의 가슴에 삽날을 들이 대는가


 



                                              정희성



 



한반도 굽이굽이


어머니이신 강이여


누가 당신 가슴에 삽질을 합니다


어머니 아픈 가슴에


제 무덤을 파고 있습니다


스며라 배암


징그러운 저놈의 살모사(殺母蛇) 대가리!






 


[선언문]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우려하는 시민사회 원로 및 각계 인사 선언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반대여론이 찬성에 비해 세 배 가깝게 늘어났지만,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이 사업을 쉽게 포기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대운하 예정지 주변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기구를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대통령 보좌진과 장관 인선에서도 이 사업만은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배어납니다. 최근에는 정부가 사업 추진을 전제로 은밀하게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 주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대운하의 무리한 추진이 야기하게 될 첨예한 사회갈등과 민주주의의 후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반도대운하는 지난 수십 년간 진전되어 왔던 민주주의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인식과 의지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신념과 추진력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 올바른 방향으로 쓰일 때만이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태도는 국민을 섬기는 자세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실용’을 중시하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침과도 배치됩니다. 국민들의 우려를 도외시한 채 대운하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한반도대운하가 나라의 등뼈를 뚫어 제각기 다른 바다로 향하는 강들을 하나로 잇겠다는 역리의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남도와 중원의 너른 들을 적시는 강들을 파헤쳐 생명의 도도한 흐름을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가두겠다는 계획이 ‘국운융성’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강은 사람의 짧은 생애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오랜 진화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수한 샛강을 감싸며 바다로 흘러내리는 강은, 그 너른 수역에 깃들어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강은 또한 대다수 국민들이 의존하고 있는 생명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해물질을 실은 화물선이 상수원 근처에서 사고를 일으키면 국가적인 재난사태를 피할 길이 없다는 학자들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한반도대운하의 문화유적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부운하가 지나게 될 지역에서만 72개의 지정문화재와 177개의 매장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미처 조사되지 못한 유적들까지 헤아리면, 강바닥을 파헤치고 물을 가두는 과정에서 훼손되거나 사라지게 될 문화유적의 수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강을 따라 역사와 문화가 형성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강을 훼손하는 것은 곧 우리 역사와 문화를 부정하는 것이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폄훼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입니다. 불길에 타오르는 숭례문을 보며 국민들의 자긍심이 한 순간에 무너졌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입니다. 우리는 4대강 주변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문화재들이 자칫 숭례문의 운명을 쫓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한반도대운하가 경제적인 타당성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우리는 건설 회사들이 수요를 부풀려 폭리를 취하고 그 대가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던 많은 대형국책사업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른 바다를 버려두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내륙에 운하를 만든다면, 당장은 건설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지언정 결국 국력낭비와 투자왜곡으로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부담을 지우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대운하 건설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관광이 활성화되어 내륙지역이 발전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부동산 투기바람을 풀무질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여주, 문경, 충주, 상주 등 내륙지방에서는 지가가 두 배 이상 폭등했으며, 외지인들이 사들인 토지가 절반이 넘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투기를 차단하겠다지만, 건설업체들에게는 수익성 보장을 빌미로 특혜를 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대운하 건설로 전 국토가 다시 한 번 투기바람에 휩싸인다면, 서민경제는 더욱 피폐해 질 것이며 우리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대운하는 일단 시작되면 우리 경제와 생태계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확인되더라도 돌이키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점을 의식해 후보시절 “세계적인 환경전문가들의 검증과 국민 여론수렴을 거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밀실에서 은밀하게 사업추진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져, 대통령이 과거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이 시점에서 대운하의 실효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검토할 기회를 갖길 바랍니다.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백지화하는 용기를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정권에 대해 비난하기는커녕 오히려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만일 기어이 운하 건설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여론수렴 방식과 절차를 포함해 대운하 건설 일정표를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혀야 합니다. 또한 사업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검증을 거친 후 국민들에게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기회를 부여해야할 것입니다.

강들은 다른 강과 만나 더 큰 강을 이룰 때에도 부딪혀 다투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 정부가 한반도대운하로 빚어진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물줄기를 하나로 모아, 자연과 역사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한걸음 더 발전시키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랍니다.

2008년 4월 2일

강대인(생명의길 평화의길 이사), 강은교(시인), 강신석(광주종교인평화회의 대표), 김동수(내과원장), 김성훈(겨레의숲운동 공동대표), 김영호(유한대학 학장), 김용태(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장), 김 원(건축가), 김재열(대한성공회 전교무원장), 박영신(녹색연합 공동대표), 김정환(고려곤충연구소 소장), 김지하(시인), 김진현(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현(원불교 광주전남교구장), 노융희(서울대 명예교수), 도 법(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종환(시인), 명진(봉은사 주지스님), 민영기(경희대 명예교수), 박경조(대한성공회 주교), 박만준(동의대 교수), 박영숙(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용일(변호사), 박원순(변호사), 박이문(연세대 특별초빙교수), 박재일(한살림 이사장), 박정애(시인), 박징출(한의사), 박택규(건국대 명예교수),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법 타(은해사 주지스님), 서한태(환경과 건강연구소 이사장), 송기숙(소설가),   송상용(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 송학선(치과의사), 수 경(화계사 주지스님), 승효상(건축가),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안종일(광주전남백범기념사업회 회장),    양길승(녹색병원 원장), 연 관(실상사 수월암 주지스님), 오재식(아시아교육원장),   윤준하(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윤창주(가톨릭대 명예교수), 이명한(소설가), 이민환(부산대 교수), 이병훈(전북대 명예교수), 이철수(화백), 이혜경(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효재(여성학자), 임옥상(화백), 임종철(약사), 장두석(한민족생활연구회 이사장), 정기용(건축가), 정성헌(DMZ평화생명마을추진위 공동대표), 정 학(참길회 고문), 정현백(성균관대 교수), 정희성(시인), 조비오몬시뇰(아리랑평화재단 이사장), 조정래(소설가), 조한혜정(연세대 교수), 조화순(목사), 지 선(백양사 선원 스님),   지하은희(덕성여대 총장), 채희완(민족미학연구소장), 최병모(변호사), 최승호(시인), 최 열(환경재단 대표),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행 법(성덕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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