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생물 속의 에너지, 땅 속의 에너지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 에너
지를
몸속에 축적한다. 땅 속에도 많은 양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 이것들로부
터 에너지를 뽑아내서 이용하면
화석연료 사용도 줄이고, 지구온난화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세계적인 걱정거리가
된 지금, 생물체와 땅 속에 들어 있는 에너지는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유용한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생물에너지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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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물체로부터 얻는 에너지: 생
물자원
생물자원은 흔히 바이오매스라고 부르는데, 19세기까지도 인류는 대부분
의 에너지를 생물자원으로부터 얻었다.
생물자원은 나무, 곡물, 풀, 농작물 찌꺼기, 축산분뇨, 음식 쓰레기 등
생물로부터 나온 유기물을 말하는데,
이것들은 모두 직접 또는 가공을 거쳐서 에너지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
지금도 가난한 나라에서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생물자원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선진국 중에도 생물자원을 개발해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얻는 나라가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는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웨덴이다. 덴마크에서
는 짚과 나무 부스러기에서 전체
에너지의 5%를 얻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은 주로 나무 부스러기
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해서 전체 에너지의
10% 이상을 얻는다.
생물자원 중에서 나무 부스러기나 짚은 대부분 직접 태워서 이용하지
만, 곡물이나 식물은 액체나 기체로
가공해서 만든다. 브라질에서 석유 대신 자동차 연료로 이용하는 알코올
은 사탕수수를 발효시켜서 만든다.
최근에는 유채 기름, 콩기름, 폐기된 식물성 기름을 디젤유와 비슷한 형
태로 가공해서 디젤 자동차의 연료나
난방용 연료로 이용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생물자원을 미생물을 이용해서 분해하거나 발효시키면 메탄이 절반 이
상 함유된 가스가 얻어진다. 이것을
정제하면 LNG와 같은 성분을 갖게 되어, 열이나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
로 이용할 수 있다. 생물자원은
대부분 가스 생산을 위한 원료로 이용될 수 있지만, 환경을 생각할 때
가스를 얻는 데 가장 시급하게
이용되어야 할 생물자원은 가축 분뇨와 음식 찌꺼기이다. 현재 대규모
축사로부터 나온 가축 분뇨가 강과
토양을 크게 오염시키고, 음식 찌꺼기는 악취로 인해 도시와 쓰레기 매
립지 주변의 주거환경을 해치고 있는데,
이것들을 분해하면 에너지와 질좋은 퇴비를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
둘 수 있다. 악취는 주로 자연 속에서
미생물의 작용으로 가스가 생기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분해를 통해 가스
를 만들고 이것을 태워서 에너지를
얻으면 악취가 제거된다. 그리고 악취가 제거된 남은 물질은 훌륭한 퇴
비가 된다.
생물자원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생물이 성장하는 가운데 그 속에 축
적되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에너지로 사용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해도 성장기부터 흡수
한 이산화탄소를 고려하면 이산화탄소
방출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업이나 농업의 부산물로서가 아니
라 에너지를 얻기 위해 따로 생물자원을
경작하고 이때 많은 화석연료를 투입하면, 에너지면에서나 온실기체 방
출 면에서 이득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물자원의 이용 가능성은 상당히 큰 편이다. 에너지원
을 얻기 위해서 생물자원을 따로 재배하지
않더라도 음식 쓰레기, 축산분뇨, 식품산업의 부산물, 농촌의 짚, 삼림
과 목재가공으로부터 발생하는 부산물
등만 잘 이용해도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서울 같은 대도
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방도를 찾지 못해 야단인데, 이것을 파묻거나 태우려 하지 말고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하면 에너지도 얻고
처치 곤란한 쓰레기도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는 아직 음식 쓰레기를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지 않지만, 유럽 등지에는 음식 쓰레기나 축산 분뇨를 이용해서 전기
와 열을 생산하는 시설이 많이 보급되어
있다. 독일 남서부의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에서는 음식 쓰레기를 모두
모아서 분해하여 가스를 생산한 후
이것을 가지고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로는 약
2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지열로 냉방 시설을 한건물. 철저하게 단열 시공을 했기 때문
에 화석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땅위로 솟은 두개의 관은 공기 흡입구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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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땅속으로부터 얻는 에너지
땅 속 깊은 곳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붕괴로 끊임없이 열이 생성되
고 있고, 땅 속 마그마는 종종
지각이 얇은 곳에서 화산이나 뜨거운 노천온천의 형태로 열을 분출한
다. 또한 얕은 땅속은 계절에 따른
온도변화가 없이 섭씨 10도 내외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러한 땅
속의 에너지는 난방과 냉방,
전기 생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용될 수 있다.
지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곳은 뜨거운 증기나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이다. 증기가 솟아
나오는 곳에서는 이 증기로 직접 터빈을 돌려서 발전을 한다. 뜨거운 물
이 나오는 경우에도 물이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증기로 되기 때문에, 이것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
할 수 있다. 땅 속에 뜨거운 물이
없고 뜨거운 암석층만 있어도 가능하다. 암석층에 구멍을 뚫고 물을 흘
려보내서 가열시킨 다음 끌어올려서
그 열로 끓는점이 낮은 액체를 증기로 만들어 발전기를 돌리고, 이때 식
혀진 물은 다시 땅속으로 보내
가열시켰다가 끌어올리기를 반복하면 된다. 뜨거운 암석층은 거의 식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은 발전시설의
규모가 적당하면 오랫동안 반복 가능하다. 물론 땅속 암석층에 의해서
뜨거워진 물은 전기생산뿐만 아니라
난방열을 공급하는 데 직접 이용될 수도 있다.
땅 속에 긴 공기 흡입관을 묻고 이 관을 통과한 공기
를 건물에 공급해서
난방과 냉방을 하는 지열 이용방식도 있다. 이 경우 겨울에는 공기가 관
을 통과하면서 지열을 받아 데워지고,
여름에는 뜨거운 바깥 공기가 시원한 땅속 관을 통과하면서 식혀진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건물에는 신선한
공기가 지하 1.5 미터 속에 묻힌 길이 35 미터의 관을 통과한 후에 실내
로 들어온다. 이에 따라
건물로 들어오는 공기가 겨울에는 땅 속에서 데워지고 여름에는 냉각된
다. 난방과 냉방을 위한 에너지가
절약되는 것이다. 이 건물에서는 뜨거운 여름에도 컴퓨터 방만을 제외하
면 냉방시설이 돌아가지 않는데,
여름에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창문을 열어놓아 바깥 공기로 건물을 식
히고 낮에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광장치로 차단하여 불필요하게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다. 그리고
땅 속을 통과하면서 식혀진 공기를
계속 공급함으로써 실내를 서늘하게 유지한다.
자료제공 : 에너지대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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