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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 촉구 낙동강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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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 촉구 낙동강 농성장

-독수리는 날고 아이들은 뛰고… 낙동강 모래톱 봄소풍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아이들이 낙동강 모래톱으로 봄소풍을 와서 피구를 하며 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역시 아이들이었다. 낙동강 모래톱을 찾은 대구지역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은 모래톱에서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함께 모여 피구를 하는가 하면 삼삼오오 배구를 하고 그것도 지겨워지면 물가로 가서 모래성을 쌓고 두꺼비집을 짓고 필드스코프로 독수리를 관찰하는 등 모래톱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뛰고 구르고 땅을 파고 물에 들어가서 놀고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모래톱 이리저리 다니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모래톱이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아직 겨울임에도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모래성을 쌓으며 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13일 ‘합천창녕보(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 촉구 낙동강으로 봄소풍 떠나자’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다. 낙동강을 찾은 천연기념물 겨울철새 독수리에게 먹이 나누기를 한 후 아이들은 그야말로 열심히 놀았다.

아이들다운 모습을 가능하게 한 곳은 바로 낙동강 모래톱이다. 사방이 트였고 어디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찾은 아이들이 배구를 하면서 모래톱을 즐기고 있다.ⓒ 이상범

독수리가 하늘을 날고 아이들은 모래톱 위에서 뛰고 그야말로 평화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멋진 날이었다.

모래톱은 창공을 나는 독수리나 철새들에게 휴식의 공간이지만, 아이들에게도 놀이와 쉼의 공간이다. 독수리와 새들에게 모래톱이 허락되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모래톱이 허락되어야 한다.

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 촉구하며 천막농성 돌입

낙동강을 찾은 독수리들이 먹이 나누기 행사의 의미를 아는지 주변 하늘을 선회 비행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날 행사에는 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을 촉구하는 의미가 담겼다. 모래톱이 남아있으려면 수문이 계속 열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틀 전인 11일 합천보의 수문이 닫혔다. 환경부에서 합천보 주변 농가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닫은 것이다. 그래서 이날 바로 영남지역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천막농성을 결의하고 낙동강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3월 말까지는 합천보의 수문이 열려서 수문 개방 후 일어나는 낙동강의 변화상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2개월 정도 수문을 열어서는 모니터링의 의미를 살릴 수 없는 것이어서 적어도 3월 말까지 5개월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낙동강을 찾은 독수리가 모래톱 위를 힘차게 날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모래톱이 돌아오고 수위가 낮아지자 독수리를 비롯한 철새들이 찾아오면서 낙동강 생태환경이 회복되는 와중에 다시 수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농업용수가 필요한 달성군의 도동리와 자모리는 대형 양수기를 동원한 비상급수를 통해 물을 공급해주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서 자모2양수장과 도동양수장에 대형 양수기를 설치해서 강물을 퍼올리고 있다. 양수장이 실지로 가동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면서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대형 양수기를 통원해 강물을 퍼올리고 있다. 도동리 들판에 농업용수가 원활히 공급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문을 닫을 이유가 사라졌다. 다시 수문을 열고 수문 개방 기간을 연장하자는 것이 영남지역 환경운동연합의 요구이다. 그래서 이날 아이들과 함께 낙동강으로 봄소풍을 와서 독수리 먹이도 주고 모래톱에서 신나게 뛰어논 것이다.

합천보의 수문이 닫혔지만 다행히 물이 차오르지는 않았다. 위의 달성보에서 강물을 흘러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농성장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오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지천들에서 유입되는 자연적인 강물이 있기 때문에 수위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농성장 보수작업을 위해서 텐트를 잠시 옮기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날 농성장을 긴급히 보수하는 작업을 했다. 농성 텐트가 있는 곳에 모래를 더 공급해서 땅을 돋우었다. 침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금의 방편을 동원한 셈이다. 그래도 물이 계속해서 차오르면 침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위태로운 형국이다.

영남지역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3월 말까지 수문 개방을 연장할 것을 촉구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이날 오후에 이들은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천보 수문 개방 연장을 촉구했다.

“환경부가 수문 개방 의지 보여야”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도동양수장에 대형 양수기를 동원해서 강물을 퍼올려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강물이 도동양수장으로 공급되고 있어서 도동리 마늘과 양파밭에 관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농가에 농업용수가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합천보를 닫을 이유가 없다. 합천보를 지금 즉시 다시 열어야 한다. 그래서 3월 말까지는 수문이 열인 채 낙동강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 환경부가 수문개방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농성장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가 수문개방의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또 최근에 낙동강과 금강의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 녹조의 독이 검출된 것을 언급하면서 국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보로 가둔 낙동강 물이 녹조 독으로 오염되어 식수와 농작물까지 독이 침투하여 국민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상황이다. 낙동강 물로 생산된 무와 배추에서 금강 물로 생산한 쌀에서 세포 골격변화, 만성염증, 폐포 붕괴, 단백질 감소, 인지장애, 정자수 감소와 기형 유발하는 남세균 독성물질이 선진국 관리기준보다 최대 11배 높게 검출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위험한 녹조는 강물만 흐르게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환경부라면 수문을 닫는 것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낙동강의 수질개선, 생태복원, 강물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수문 개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마이크로시시틴이 검출된 낙동강 중류 달성군의 한 무밭 ⓒ 곽상수

그러면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환경부는 국민에게 안전한 물과 농산물을 공급하라. 환경부는 조류 발생 완화를 위하여 임시 양수기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합천보 수문 개방 기간을 연장하라! 농민도 피해자다. 환경부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하여 단기간(1~2년 내) 내 낙동강 취·양수시설 개선하라! 국민은 생명과 건강을 위하여 정부는 식수, 식품, 상수원수, 농업용수 등에 대한 조류 독성 관리를 강화하라!”

예산 없어 양수기 돌릴 수 없다는 환경부

한편 14일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 이호중 단장과 낙동강유역환경청 박재현 청장을 비롯한 환경부 직원과 수자원공사 관계자들 20여 명이 농성장을 찾았다. 이들은 수문을 닫을 것을 요구하는 농민의 원성이 높아 수문 개방 연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장은 찾은 이호중 단장은 다름과 같이 주장했다.

“예산이 없어 더 이상 양수기를 계속 돌릴 수 없다. 수문 닫는 것에 대하여 농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에 취·양수시설개선 사업에 협조를 받을 수 없다. 그러니 농성을 풀어달라. 농민과의 약속대로 강물을 채워야 한다.“

낙동강 농성장을 찾은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 이호중 단장을 비롯한 환경부 직원들이 현장을 찾아 수문개방 연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그렇다면 낙동강 하류 보개방 협의체를 열어달라. 농민들을 직접 만나 우리가 설득해보겠다. 농작물에 녹조 독이 나온 사실도 농민들이 알아야 한다. 녹조 독이 나온 곳이 지금 농업용수가 필요하다고 하는 바로 그 지역이다. 낙동강 농업용수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농민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농민들도 수문 개방에 무조건 반대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박재현 청장이 보개방 협의체를 연다는 약속을 하고서 이날의 만남은 끝이 났다. 낙동강 하류 보개방 협의체가 중요한 일정으로 남겨진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농산물에서 녹조 독이 나왔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 밥상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에 농민들도 이 문제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부디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농민들이 만나 낙동강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목도하고 이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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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보전국 활동가 안숙희

생태보전국 활동가 안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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