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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 본 경부운하 예정지 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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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문경리프트 예정지

 



 우리는 이화령을 넘어 문경리프트 건설 예정지를 찾아가 보았다. 잠시 머문 이화령 고개에서 문경의 산세에 다시 한번 감탄한 탐방단은 이곳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잠시나마 문경새재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었다.


 


 중간에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경북 팔경중 제 1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과 문경 천연 요새 고모산성이었다. 진남교반은 개천을 따라 기암괴석과 깎아지는 층암절벽들이 3개의 다리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에 마냥 빠져들 수 만은 없었다. 곳곳에 노출된 개발로 인한 훼손의 흔적들은, 앞으로 모두 사라질 이 협곡의 미래를 암시했기 때문이다.


 


 문경 또한 100년에 가까운 탄광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에는 채굴이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조직되었다기 보다는 광맥을 따라 마냥 따라갔던 구조였기 때문에 지금 문경의 산세 속에는 폐광줄기가 거미줄처럼 여기저기 퍼져있는 상태이다. 이는 비단 문경뿐 만이 아닐 터인데,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탐사하기도 위험한 폐광들이 곳곳에 방치되어있는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방치된 폐광들이 얼마나 위험한 지는 육안으로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문경을 가로지르는 여러 갈래의 옛 석탄열차길(지금은 일반인들에게 레저용으로 개방되어있다) 주변에서 우리가 본 현장은 일명 ‘고구마 탄자’라고 불리는 산이 무너진 지대였다.


 


 


 




고구마 탄자  ⓒ이수길


 




 산이 무너져 있었다. 광맥을 찾아 무작정 캐다 보면 산 속 중간 중간에 거대한 텅 빈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 그 모양이 흡사 고구마같다고 하여 붙혀진 이름이 고구마 탄자이다. 현재로서는 어디 있을지 모를 이 고구마 탄자들은 그 내부가 산등성이 자체를 충분히 지탱하지 못하여 산 곳곳이 무너지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구마 탄자들이 가미된 복잡한 빈 광맥들이 내부에서 무너져가는 위험성과 더불어 방치된 폐광 입구에서도 확장되고 있는 훼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폐광의 입구에서 내부로부터 넘쳐 나오는 탄광배수, 침출수 등 각종 유해 물질들이 산을 타고 흘러 내려 입구 밑부분으로는 아무런 초목도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를 아름다운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이러한 상처들을 치유하고 생태의 아름다움을 잘 복원ㆍ보존하며 전 세계에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더욱 더 알리는 것이 ‘거대 토목공사쇼’보다 훨씬 더 박수를 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직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 지역들이 갖는 생태적 가치는 국제사회에서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2007년 앨 고어와 IPCC의 노벨상 수상은 인류 공동이 직면한 최대의 문제에 대해, 환경 보전이 곧 평화라는 인식이 범 세계적으로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8년 세계 습지 포럼 람사르 총회’는 대한민국 우포늪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와 온 국민의 염원은 환경과 평화를 지향하는데 대한민국의 리더 차기 대통령은 파괴와 건설독재를 추구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모산성 일대에는 이렇게 낮은 다리가 세 개씩 모여있는 곳도 있다. 추진측이 발표한 철거 대상 다리 4개중 3개가 우연히 이곳에 다 모여있는 것일까? 눈속임용 자료가 아닌 조금 더 신뢰할 수 있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수길


 


 


 


 58m높이의 문경리프트가 들어설 것으로 계획되고 있는 문경시 마성면 일대를 돌보는 것으로 탐방단의 여정은 일단락 맺었다. 마성면 일대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배를 들어올릴 리프트를 건설하자’라는 생각이 안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이 동네가 상식적으로도 폭 100m 깊이 6m 높이 60m의 인공 수로 및 리프트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산은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고 하천의 모래톱에는 철새들의 일상생활이 이어지고 있었다.


 


 운하를 찬성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 국보 1호와는 비교도 안될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 태백산맥이라는 천연적인 장벽이 다양화시킨 세계적인 생물 종의 수는 일개 종에 의하여 무참히 존재를 상실할 위기에 처해있다(영국의 어종은 40여종, 반면 한반도의 어종은 200여종). 이상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줄 아름다운 산과 강도 없을 것이다.


 


 소실된 문화 유산은 오직 사진을 통해서만 후대에 교육될 것이며 이것이 차차 잊혀짐과 동시에 우리의 역사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개발자들은 주변 개발권 취득을 통해 부수적인 이익이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이 관광 명소가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투자는 아쉽게도 모두 날아가버릴 것이다. 운하는 일회성으로 그 신기함에 한번 찾아볼 지언 두고두고 방문할만한 아름다운 산천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 전체는 골칫덩어리 운하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해마다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스란히 등에 짊어질 판이다. 국민을 위한다는 연금, 의료 혜택도 제대로 운영 못해 갈팡질팡 하는 판에 쌩돈을 매년 긁어내고 정화하고 사고 수습하는 쓰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과 건강과 노후는 미래가 없어질 것이다. 물류혁명도 결국 헛된 부추김이었을 세계적인 고유가와 경기침체 속에 이루어진 불건전한 과잉 투자는 우리의 경제를 더욱 병들게 것이다. 10년만 지나면 아무도 대한민국의 운하에 대해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등이 가렵다고 뼈를 깎아 척추에 전동 효자손을 이식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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