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미리 가 본 경부운하 예정지 ②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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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여주

 



 

한 눈에 보기에도 얕다 ⓒ 이수길




 


 


 다음 탐방지는 여주였다. 탐방단은 먼저 여주갑문이 들어설 예정지를 눈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갑문 예정지를 직접 확인해 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운하 추진 측에서 제시하는 운하 단면도가 운하 전 구간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공개되는 단면도의 위치를 자세히 보면 항상 갑문과 갑문 사이의 중간지점임을 눈치챌 수 있다. 갑문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왜 이러한 중간지점 그림들만 계획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갑문이란 낮은 지대에서 높은 지대로 배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장치이다. 흐르는 강의 상류방향으로 배는 잘만 다니는데 도대체 뭐가 필요하단 말인가? 이는 운하라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그림만으로는 운하에 대해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 최소한 이렇게 된다는 뜻이 맞다.


 


 


 운하는 쉽게 말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흐르는 자연 하천을 마치 도로를 닦듯이 배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강의 중간 중간을 막아 몇 개의 길다란 저수지로 만드는 것이다. 물을 가둬놓는다는 것은 결국 수면과 지면이 서로 수평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욕조에 물을 받아놓았는데 수면이 자기 멋대로 기운 적이 있는가? 고인 물의 수면이 지면과 평행하는 것은 물과 지구와의 중력이 작용한 결과이다).


 

 하류는 배가 다닐 수 있지만 상류는 수심이 낮아 배가 다닐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상류까지 배가 다니게 하고 싶어서 상류부분에 방벽을 둘러쳐 물을 가두기로 했다. 상류지역에 세워진 방벽의 높이는 9m(5천톤 콘테이너선 운행용), 하지만 물은 자꾸 낮은 곳으로 흐르려 하기에 이 물을 가두어 상류지역에 9m의 수심을 만들려면 하류까지 ‘상류높이+9m’ 짜리 방벽을 모두 쌓아야 한다. 한강에 백두대간 높이의 방벽을 둘러쳐 백두대간 높이의 찰랑거리는 초 거대 욕조를 만들어 배를 타고 백두대간을 넘자고 하면 그야말로 안될 말이다.


 


 




하류까지 상류높이만큼 쌓아 올리면 물을 담아 산도 넘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강 전체를 한 개의 욕조가 아닌 두 개의 욕조로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강 상류에서 중류 까지는 ‘상류높이+배를 위한 추가 9m’ 높이의 거대 욕조를, 중류에서 하류는 ‘중류구간 높이+9m’ 높이의 거대 욕조를 만드는 것이다. 하류부분에서 접하는 거대 욕조의 높이는 처음의 것 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나 아직 어마어마할 것이다. 배가 하류에서 중류까지 가다가 중류에서 리프트를 타고 상류 높이 욕조까지 올라간 후 상류까지 가는 방법도 그다지 달갑지 않다.


 

 이제 이 강 전체 구간을 더욱 많은 욕조구간으로 나누어보자. 이것이 현실적으로 건설된 운하이다. 강 유역은 이제 경사진 흐르는 물이 아닌 계단식의 고인 물이 된다. 계단식으로 구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은 땅을 파고 어떤 부분은 방벽을 쌓아 물높이에 맞춰준다(높은 곳은 땅을 파고 낮은 곳은 방벽을 쌓아 그 중간구간 정도 높이의 커다란 욕조를 만든다). 그리고 욕조와 욕조 사이를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갑문이다.


 


 




이것이 운하다. 흐르는 강을 이어만 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갑문지역은 결국 물높이를 맞추기 위해 상류 쪽은 엄청나게 땅이 파이고 하류 쪽은 거대한 콘크리트 방벽이 들어서게 된다. 계단의 위ㆍ아래 모두 심각한 훼손은 불가피하며, 그나마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구간은 욕조의 중간부분일 것이다. 새롭게 형성될 물높이에 비해 크게 높거나 낮지도 않은 구간이기 때문이다. 땅을 파는 양도 적고 제방을 쌓는 높이도 낮다. 이것이 추진측이 갑문 단면도는 공개하지 않고 중간지점만 선전하면서, 운하가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설명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나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운하 건설시 변동되는 수위와 침수되는 지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는 가운데, 운하 구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상반된 의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여주 갑문 예정지에서 만난 동네 이장님께서는 개발로 인해 지역 형편이 현재보다 더욱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계셨다. 물류보다는 관광산업의 융성으로 인한 수혜를 반기는 이 지역 주민들은 각종 환경단체의 대안 없는 운하 반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한강지킴이로서 남한강 일대를 순찰하고 있던 한 지역 주민은 운하 건설에 대한 타당성을 파악하러온 본 탐방대에 큰 지지를 보냈다.


 

 이처럼 지역 의견마저 분열시키는 논란의 정책 자체가 한심스러우면서도 이제는 환경단체가 윤리적인 입장만으로 개발 정책에 반대하기보다는 보다 친 환경적인 생태ㆍ관광ㆍ브랜드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자체에 제안하여, 건전하면서도 지역주민 모두의 생계와 함께 갈 수 있는 대안의 목소리를 먼저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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