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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양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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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활동가

최근 외신은 마셜제도 수산국이 우리나라 국적 ‘오룡721호’를 불법어업으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사조산업 소속 오룡721호가 지난 2월 2일부터 9일까지 5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마셜제도 관할수역(EEZ)을 침범해 조업했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4개월 만에 예비 불법어업국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어업으로 기소돼 국제사회의 시선이 한국 정부의 사건 처리에 집중되고 있다.
지속해서 발생하는 IUU(불법ㆍ비보고ㆍ비규제) 어업에 대해 원양업계는 자성하고, 정부는 조업감시시스템 재정비와 어업 투명성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제도 개선 효과 의문

미국은 작년 9월 20일 우리나라를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재지정 했다. 2015년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예비 불법어업국에서 해제된 지 만 4년 만이다. 2017년 홍진실업의 ‘서던오션호’와 ‘홍진701호’의 남극해양생물보전위원회(CCAMLR) 보전조치 위반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이 문제였다.
국제사회에서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하는 기준은 기국(旗國)의 어선 통제 여부다. 자국의 어선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예비 불법어업국을 거쳐 불법어업국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원양산업발전법 개정과 신규 고시를 통해 기존 사법 처벌 이외에 행정적 개입을 할 수 없는 제도적 결함을 보완했다.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된 지 4개월 만에 급한 불은 껐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발생한 오룡721호 기소 사건은 정부제도 개선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
국제사회가 한 국가를 불법어업국으로 낙인찍는 것은 국가의 부족한 사회기반과 불안정한 경제력으로 정부의 행정이 기업의 불법행위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불법어업국이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 등 저소득국가 위주로 지정되는 이유다.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되면 가치로 산정하기 힘든 국가 이미지 하락과 함께 수입제한이라는 경제적 손해도 입게 된다.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제한으로 인한 경제적 손해보다 국가 신뢰도와 이미지 추락이 더 충격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경찰에 최근 5년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에 기소된 원양산업발전법 위반사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정보공개청구 결과 해양경찰은 2019년 한해에만 원양산업발전법 위반으로 3건을 기소한 상태다. 불법어업이라는 부끄러움이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으려면 원양산업계의 확고한 자발적 각성이 필요하다.

어업 투명성 강화 필요

마셜제도 수산국 기소에 따르면 오룡721호가 마셜제도 관할수역을 7일간 5차례 침범했다. 우리나라 조업감시센터는 연중 상시로 운영되며 우리 국적 선박을 모니터링하고 불법어업이 예측되는 상황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 마셜제도 수산국이 오룡721호가 관할수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일주일간 조업감시센터에서 모니터링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번 사조산업 사건을 계기로 우리 조업감시센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세심한 재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자국어선 관리와 통제에 실패한 국가는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제사회는 IUU 어업을 근절하기 위해 기국의 투명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원양선박의 조업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같은 사건은 반복될 것이다. 망망대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건은 발생한다. 정부는 어업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연안국 어업허가 사항 등을 공개하면서 원양산업계의 책임 있는 조업을 유도해야 한다. 어업 투명성 강화로 시민사회의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면 경제적 이익의 유혹을 뿌리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바다 생태계는 불법어업뿐 아니라 기후변화,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 해양쓰레기 등 인류의 기술이 가져온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분야에서 더 어려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첫 걸음으로 시민사회는 원양산업계와 정부가 IUU 어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행동하길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 선박 모니터링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정보시스템 구축과 공개로 어업 투명성 강화를 요구한다. 원양산업계는 기업의 잘못이 국가와 국민에게 책임이 전가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발적으로 IUU 어업을 통제해 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하길 촉구한다.

이 글은 4월 6일자 한국수산신문에 게재됐습니다.

이 용기

이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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