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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요지서]새만금 상고심 변론 모두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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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론 요 지 서
(원고 모두진술 보충)

사 건 2006두 330 정부조치계획취소 등
원 고 조경훈 외 3539
피 고 농림부장관

먼저 원고들과 변호인단은, 대법원이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이 새만금 문제를 다룰 공개
변론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원고들이 이 소송에 나선 것은, 새만금갯벌이 지역발전의 장밋빛 환상으로 포장된 낡은 개발독재
와 정치적 탐욕에 희생당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소송으로 지
키고자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생명평화입니다.

새만금사업의 역사는, 1987년 집권연장을 노린 군사정권의 선거공약으로 급조되면서 시작되었습
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자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새만금사업
은, 불과 3개월간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허겁지겁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발표되었고, 그 바로 다
음날 사업추진계획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정부 내 경제부처조차도 경제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 사업의 추진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후 여야 간의 밀실협상으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감사원의 감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확정된 사업을 포장하기 위해 치루어진 환경영향평가는,
그저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았고, 경제성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습니다.

원고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업의 경제성, 해양환경, 담수호 수질 등의 문제들은, 환경부나 한국해
양연구원과 같은 정부기관들, 그리고 대학교수들을 비롯해 해당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연구
하여 공식발표하였거나 근거를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예측에서 ‘만경수역의 경우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는 수질
개선대책이 모두 실행된다 하더라도 수질기준을 달성하기 어렵고, 악취가 나고 물고기가 대량 폐
사하는 등 수질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
연구원은 ‘순차개발방안에 의하더라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수질악화가 사실상 불가피하다’
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최근 드러난 바와 같이, 정부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그러한
연구성과를 수용하기는커녕, 도리어 그것을 은폐해왔습니다.

새만금사업의 경제성에 대해 민관공동조사단은 일부 위원의 의견에 따라 ‘경제성이 있다’는 식
의 결론을 내렸지만, 조사단 안팎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러한 결론과 조사방법에 중대한 오류
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서울대 경제
학부의 이준구 교수는 ‘민관공동조사단의 보고서는 왜곡평가의 결정판이며, 새만금사업과 같은
엄청난 규모의 공공사업이 그처럼 허술한 경제성 평가에 기초해 수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2조원 가까운 예산이 새만금사업에 투입되었습니다. 내부개발 비용과 환경대책 비용까
지를 포함하면 이후 추가로 들어갈 사업비는 4조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예
측한 대로 앞으로 새만금담수호에 시화호와 같은 수질오염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것을 수습하
기 위해서는 가히 천문학적인 돈을 더 쏟아부어야 합니다.

10년 전 시화호의 비극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오늘 또 다시 크나큰 국가적 손실과 환
경재난을 불러오게 될 새만금사업의 운명을,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화호가 죽음
의 바다로 변한 후, 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지출된 비용과 앞으로 지출될 비용을 합하
면, 당초 시화호 조성 사업비의 두 배에 이르지만, 여전히 수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
화호를 직접 조사한 전문가들의 소견입니다. 새만금은 그 사업규모만도 시화호의 두 배가 넘고
사업비로는 열 두 배에 이릅니다. 시화호 수질오염 문제가 드러난 뒤에도 막대한 예산낭비와 오
염사태에 대해 책임을 진 정치인이나 공무원은 지금껏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시화호의 비극을 다시금 되풀이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니, 시화호 사태의 수
십 배가 될 예산낭비와 환경재앙을 자초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새만금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새만금의 하구갯벌과 같은 자연자원은 그 희
소성과 경제적 가치가 날로 높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수 십 만년에
걸쳐 형성된 갯벌을 사라지게 한다면, 그 결과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갯벌간척을 중
단하고 오히려 매립된 갯벌을 복원하는 정책이 세계적인 추세로 된 지 오래입니다. 현재의 상태
에서도 해수를 유통시키고 기존 방조제를 활용한다면 전라북도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
에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
다.

지금 우리는 중대한 역사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정치적 계산에 눈이 먼 행정부와 지방
자치단체에 더 이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제 정의로운 판단은 법
치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우리 사법부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감사합니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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