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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기후위기 외면한 유류세 인하 방침, 실효성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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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외면한 유류세 인하 방침, 실효성도 불투명

– 온실가스 감축대책 발표한지 일주일 만에 화석연료 가격 인하 모순적
– 기후환경 고려 없고 실효성도 담보할 수 없는 대책
– 유류세 인하가 아니라 내연기관차 퇴출을 위한 에너지 가격 합리화와 영향 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이 더 시급

 

정부와 여당이 26일 ‘물가 대책 관련 당정 협의’를 통해 내달 12일부터 6개월 간 유류세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인하폭이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른 물가안정 대책이라고는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약속하며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탄소중립위원회 의결을 통해 수송부문 연료 전환을 약속한 지 불과 일주일 여 만에 화석연료의 세율을 인하해준 결정은 모순적이다.

이번 결정은 기후위기와 대기오염 등 환경영향에 대한 고려도 부족한 것이었지만 실효성도 의심스럽다. 유류세 인하로 교통세 세수 약 2조 5,000억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거나 민간 정유사의 가격 반영 시점 등에 따라 유류세 인하로 인한 실물 경제의 체감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서민층 보다는 오히려 배기량이 큰 자가용을 운행하는 부유층이 누리는 혜택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때마다 제기되어 왔다.

특히, 국제적 기후위기 대응의 흐름상 화석연료 가격 인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하나의 ‘뉴노멀’이 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수송건물용 연료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거나,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화석연료 규제 움직임 등을 볼 때 앞으로도 땜질식 가격 인하 대책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지금은 화석연료의 가격을 인하해줌으로써 잘못된 정책 시그널을 형성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에너지 가격 합리화를 추진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피해가 큰 계층에 대한 대책은 별도의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현재 대부분 교통 인프라 개발에 사용되는 교통세 재원을 대중교통 확대나 수송 부문 에너지 전환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목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미 작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도 국민정책제안을 통해 권고한 바 있는 경유세 상대가격 조정이나 유가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내연기관차 퇴출 기조를 더욱 강화구체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생색내기 식 유류세 인하 대책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2021.10.27
환경운동연합
권 우현

권 우현

에너지국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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