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보호

[포럼후기] BBNJ 정부간회의와 주요의제 관련 지식공유 포럼 후기

10월 7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주최하는 BBNJ포럼에 참여했습니다. 이 포럼은 BBNJ 정부간회의와 주요의제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BBNJ는 marine 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의 약자로,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을 의미합니다. 해양에서 국가관할권 이원지역(Area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ABNJ)는 공해(High Seas)와 심해저를 지칭합니다. 공해는 지구상 해수 면적의 64%를 차지하고, 심해저는 보다 적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공해는 지도에서 진한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 ©Wikipedia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성 보전(BBNJ) 논의를 시작한 배경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은 연안국이 관할하는 영역 이외의 모든 지역으로, 모든 국가가 동일한 권리를 가집니다. 19세기 이후 해양은 ‘자유해(mare liberum)’의 개념에 따라 국가의 역량에 따라 경쟁적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즉, 전통적으로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에는 공해자유의 원칙이 적용되었던 것이죠.
그러다보니 20세기 후반부터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우려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업, 선박의 항행, 해양과학조사 등과 같은 전통적 해양이용행위뿐만 아니라 해양유전자원에 대한 생물탐사 및 개발, 심해저 탐사 및 채광 등 새로운 해양이용행위로 해양생태계가 위협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은 공해와 심해저의 해양유전자원을 인류공동유산으로 지정해, 전 인류가 이익을 공평하게 나눠갖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의들이 이어지면서, 기존의 해양질서가 지닌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문서를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성 보전(BBNJ)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해자유의 원칙에 의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류공동유산의 개념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주장으로, 간단하게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포럼 내용 정리 ©환경운동연합

 

BBNJ 논의를 이어온 과정
2002년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세계정상회의에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저층트롤 사용 금지와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구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BBNJ 국제문서를 문안협상하는 정부간회의가 총 4회 중 3회 개최되었고, Covid-19 사태로 4차 회의가 2022년 상반기로 연기된 상태입니다.
BBNJ를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유엔해양법(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US) 하의 새로운 국제문서를 제정하자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BBNJ 논의의 핵심주제 4가지
새로운 국제문서에 포함될 핵심주제는 다음 4가지이며, 함께 전체적으로 토의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1) 이익 공유의 문제를 포함한 해양유전자원(Marine Generic Resources, MGR)
BBNJ 논의에서 가장 첨예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으로, 공해 및 심해저 해양유전자원은 그간 공해자유의 원칙에 따라 자본과 기술력을 보유한 선진공업국이 독점해왔습니다. 이에 개도국(G-77)은 해양유전자원을 인류공동유산으로 분류하고, 개발 이익을 공유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해와 심해저의 해양유전자원을 명시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최대 쟁점사항으로 남겨진 상태입니다.

2)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 MPA)을 포함한 구역기반 관리수단과 같은 조치
구역기반 관리수단(area-based management tools)은 공간적으로 특정된 해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인간활동을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대표적 수단으로 공해에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국가관할권 내 해양보호구역 개념을 공해로 확대하고 국제적으로 관리하고자 합니다.
공해상 해양보호구역 설정 시 해양보호구역 설정 목적에 따라 기존의 공해자유(항행, 어업, 해양과학조사, 해저전선 및 관설 부설 등)가 다양한 형태로 제약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공해상 생태계, 고갈되거나 멸종의 위협을 받는 생물종을 비롯한 해양생물체 서식지가 보호되고 보존될 수 있습니다.

3) 환경영향평가(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해양환경영향평가는 국제환경법 및 국내 환경법적으로 폭넓게 수용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공해에도 적용하려는 것입니다.
다만 EU 등이 주장하는 전략적 환경영향평가(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 환경보전계획과 부합하는지 여부 확인), 누적 영향평가(평가대상사업 뿐만 아니라 과거, 현재, 예측가능한 미래의 개발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평가함) 등 확장적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한다는 근거가 불확실합니다. 새로운 유형의 해양 활동에 제약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능력 배양 및 해양기술 이전(capacity-building and transfer of marine technology)
유엔해양법(UNCLOUS) 상에서도 해양기술이전에 대한 제도가 규정되어있습니다. 개도국에 해양기술을 이전하고, 해양기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다만, 기술이전의무는 무제한적이지 않고, 해양기술 보유자, 제공자 및 수혜자의 권리와 이익을 적절히 고려한다는 조건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공해 질서를 제정하는 BBNJ 논의
유엔해양법(UNCLOS) 이행협정형태의 구속력 있는 새로운 국제문서를 제정하기 위한 BBNJ 논의는 2022년 상반기 예정된 제4차 정부간 회의에서 일단락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4대 핵심주제에 대한 이익그룹(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EU, G-77, 중국)간의 대립이 있어, 쉽게 타협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난관이 예상되지만, 내년 제4차 정부간회의에서 BBNJ논의가 새로운 공해 질서 제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우리나라 정부 대표단이 공해자유 제한에 대한 수용가능한 범위를 정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최 선형

최 선형

해양 활동가입니다 seon@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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