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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새만금사업을‘푸는’정치적 지혜

새만금사업을‘푸는’정치적 지혜

1. 새만금에 던지는 질문

새만금 논쟁은 언뜻 보면 ‘환경과 개발’이라는 양보할 수 없는 근본적 입장 차이가 충돌하
는 현장으로 보인다. 토론자가 보기에 새만금을 둘러싼 대립구도는 환경과 개발의 첨예한 대치
선 때문에 풀리지 않는 게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 새만금 문제는 정치문제이자 지역소외의 문제
이다. 이것을 조기에 바로잡지 않고 정치적 부담감을 회피하기 위해 대증 요법만을 반복해온 정
치권의 집단적 직무유기가 악화시켜온 문제이다. 새만금의 생명과 전북도민은 여기에 볼모로 잡
혀 있는 것이다.

새만금논쟁의 중심 축으로 흔히들 환경-개발의 대립구도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새만금개발에 반대하는 지역의 상당수 시민사회단체가 갯벌의 가치에만 주목하여 ‘무조건’어
떤 개발도 안 된다는 근본주의적 입장을 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했으면 한다. 개발
론자들-지역균형발전론자들의 주장을 십분 이해하는 입장에 선다고 해도 새만금 개발안은 너무
막연한 가설과 희망에 의존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북발전을 위해서도
새만금 안의 일대 수정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사업목적이 근본에서부터 의심받고 있는 정황에서도 이전의 레퍼토리를 반복 연주하는 전
라북도와 지역 언론의 시각에 참으로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현 정부의 인적 구성이나 정
책결정의 프로세스, 새만금사업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 의견 분포 등 새만금을 둘러싼 정치적 환
경을 고려할 때 새만금사업이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 현실인데도 전북
도는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대안적 주장을 역으로 활용하여 전북발전을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현
실적 정치력을 발휘하기 보다 최소한의 탄력조차 잃어가고 있다. 이점 전북발전, 지역의 균형발
전을 열망하는 도민의 한사람으로써 너무 안타깝다.

농지 조성이라는 애초 목적 자체가 의심받게 된 정황에서 새만금사업 추진은 이제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지 않으면 안된다. 행선지 자체가 실종되었는데 계속 버스를 달리게 할 수는 없지 않은
가. ‘우선 막고 보자’는 일부의 주장은 노선도 안 정해졌는데 도로를 깔고 보자는 것과 같은 이
치로, 말이 될 수 없는 주장이다.

유종근 지사 시절 아무런 근거 없이 주창되어온 복합산업단지 개발안은 현재까지의 새만금 사
업안 어디에도 없는‘희망사항’일 뿐인데도 전북도민들에게는 마치 완결된 구상인 것처럼 반복
주입되어 왔다. 전북도민 상당수가 새만금이 완공되면 마치 전북이 서해안시대의 주역이 금방이
라도 될 것처럼 착각하는 데에는 이같은 선전작업이 지속되어온 영향이 컸다. 중앙정부 어디에서
도 이 같은 전북도의 헛꿈 꾸기를 제어하지 않았다.

2. 총론적인 찬반논쟁을 떠나 현실적인 문제를 보다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현실을 놓고 보자. 개발론자들의 새만금에 대한 비전 모두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 하더라도 당
장 전주시 그린벨트 문제에서부터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안게 되는 인접 지역의 제약은 너무 큰
데 비해 새만금 사업의 최종 그림은 윤곽조차 희미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산업단지가 빈 땅으로
남겨지고 있는 현실은 굳이 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구상이 현실화되
고 물류의 중심기지, 동북아의 허브 기능을 담당할 지역으로 인천을 비롯한 경기권이 확정적인
상태에서 (노대통령도 토론회에서 거듭 확인했다) 앞으로도 몇 년이 소요될지도 모를 새만금이
서해안시대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

갯벌 보존의 가치는 또 다르게 말한다 해도 하구를 틀어막아 새만금과 연관된 모든 강의 내륙
이 거꾸로 거슬러 생태가 무너지는 것은 또 어찌할 것인가. 치러야 할 대가에 비해 새만금은 너
무 많은 가설과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고 있다. 환경생태 제일주의를 내세우지 않고 전북발전 중
심론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쉽게 풀 수 없는 과제가 한 둘이 아니라는 말이다.

전북이 꿈꾸는 서해안 중심지-동북아 물류기지- 대 중국교역의 중심창구 구상은 당장 인천, 평
택을 비롯해 다른 지역과 충돌한다. 다른 지역 정치권의 견제 등 모든 정치적 난제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준비 정도로 보아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가능한 구상이기 때문에 급변하는 동북
아 정치경제 흐름에 맞추어내기 어렵다는 결정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난한 첩첩
산중을 뚫고 나갈 정치적 명분이 전국적 판도에서 보면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에서 전북발전을 공통분모로 현재의 대결구도를 ‘역발상’해보면 어떨까. 반대론자
들의 투쟁 덕분에 새만금은 세계적인 생태환경의 명소가 되었다. 부러 돈을 퍼주고 홍보해야 할
관광자원의 브랜드 인지도를 극히 적은 비용으로 확보한 조건에서 새만금을 농지에서 생태환경
의 보고로 재조명하게 하는 것이다. 방조제를 환경과 개발이 중간지점에서 타협한 기념비적 건축
물로 위치 지우고 (풍력발전, 관광도로 등 다른 보완적 개발대안은 충분히 검토가능할 것이다)
군산 인근 새만금개발구역 상단 부분을 신항과 연계되는 부분개발지역으로 확정, 조기에 집중 투
자한다.

3. 새만금을 푸는 정치적 지혜가 절실하다

전북에서 모든 공공부문(공무원조합원까지도!)은 새만금을 이성적으로 검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민간영역도 80% 정도는 새만금 지속개발을 지지한다. 적어도 전북지역에서는 새만금의
현실적 가능성을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모든 현실적 판단의 한 복판에 낙후
된 전북의 현실이 있는 것이다. 오랜 개발소외에 붕괴된 농업이 더해지면서 2백만 인구도 무너
져 내린 전북의 낙후가 계량화된 지수로 제시될 때 그 누구도 전북발전을 위한 ‘개발’ 유치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환경, 미래의 가치 어쩌고 하는 배부른 소리 할
것 없이 정부예산을 어떤 식으로든 끌어와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는 단선논리가 전북도민을 사
로잡는데는 이런 현실의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 문제이자 지역소외 문제인 새만금의 정치적 해법을 찾으려면 개발이익, 균형발
전을 위한 대규모 정부예산의 투자를 원하는 전북도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으로는 전북도가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것을 바탕으로 정치권
과 정부를 설득하고 선도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합리적 대안 찾기의 수순은 이럴 수 있다. 1) 최종 목적이 분명해질 때까지 방조제
완공을 일단 중단하고 해수를 유통시킨다 : 전북도민의 반발을 수용하기 위하여 새만금사업의 연
관효과와 동등한 규모의 대안개발을 정치권이 보증할 필요가 있다 2) 대규모 농지조성의 타당성
이 부정된만큼 관련 생태계를 대부분 보존하되 기 시설된 부분을 최대 활용하는 여러 구상을 다
각도로 검토한다. (이런 전제라면 새만금 전면중단을 요청해온 전북의 환경시민사회단체도 대안
개발안을 모색하는 것에 적극 동의할 수 있다) 3) 대안적 구상은 전문가들이 주도하여 다양한 안
을 검토해보되 지역사회의 폭넓은 동의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 4) 새로운 대안에 대해 정부와 정
치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

환경도 살리고 지역발전의 절실함도 수렴해가는 이런 대안 찾기는 정녕 불가능한 일일까.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교수들의 새만금 대안에는 이런 이중적 고민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진행
된 방조제 공사를 무로 돌리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는 대안적 개발방법을 찾되 새만금호와 간척
지 확보를 상당 부분 포기함으로써 환경생태적 가치와 지역개발의 절박한 요구를 함께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안 찾기는 아직 반향이 적다.

전북도를 비롯한 새만금 절대추진론자들은 어떤 형태의 우회나 축소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
장에서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새만금을 둘러싼 중앙부처와 국회 등 정책결정권자의 변
화 조짐을 오로지 지역간 대립, 반대론자들의 개입과 음모로만 몰아부칠 뿐 전북지역의‘실익’
을 중심으로 정치적 힘을 모아낼 생각과 실천이 없는 것이다.

새만금 전체를 개발하는 문제로 지금 같은 환경논쟁을 거듭하는 구도보다 현재의 대결구도를
지양하여 정치적 명분에서 전북지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이 길은 진정 현실적으로 이루
기 어려운 일일까. 지역사회의 합의를 먼저 끌어내 중앙부처를 압박하는 역발상, 현실을 바탕으
로 실익을 최대화하는 열린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아쉽기만 하다. 새만금‘논쟁’을, 전북발전
을 위한 반전의 계기로‘역발상’하는 전라북도의 현실적 판단과 열린 정치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전북의 소외를 이해하고 정치적으로 지원하려는 외부의 균형잡힌 시각과 아울러
지역시민사회의 적극적 목소리도 좀더 책임있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글 : 이 재 규 (전북시민행동21 공동대표 )
자료출처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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