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자료

새만금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한·독 공동 심포지엄 – 새만금갯벌 보존과 지역발전: 생태계와 문화의 기능

새만금갯벌 보존과 지역발전: 생태계와 문화의 기능

조경만 (목포대 문화인류학)
chkm@mokpo.ac.kr
제종길 (한국해양연구원)
jgje@kordi.re.kr

오늘날의 지역발전 추세는 생태계와 주민의 기반을 조성하면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
나 이 기반이 소멸되면, 계속 외부에서 더 투여해야만 지속되는 경제와 사회체계, 문화적 습성
을 만드는 꼴이 된다. 그리하여 끝내는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인 결과가 초래되며, 지역경제의 활
성화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결과가 된다. 더욱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민
사회가 이 방향과 달리 진행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점차 의미를 찾고, 자아구현을 중시하는 방
향으로 나아간다. 시민들이 지역에 대해 기대하게 될 바는 지금과 같은 획일적 현대화가 아니
다. 매우 유연하고 다양하며, 깊은 속으로부터의 자아 체험과 구현이 가능한 그러한 물품, 공
간, 사회, 시간을 원하게 된다. 시민들은 지역이 생태계와 사회관계와 문화 때문에 이러한 특수
성이 가능하다는 가정을 갖는다. 이것을 묵살하고 지식인이 어느 한가지 자의적 모델이나 외부에
서 수입한 모델을 갖고 지역을 덮어씌우려 하면 지금은 그 세련됨 때문에 수용될지 몰라도 결국
더 궁극적인 것을 찾는 시민욕구에 부응하지 못한다. 지금이 꼭 그 이행과정의 어중간한, 모호
한 단계이다. 지금과 같은 때에 당장의 가치관으로 섣부르게 지역개발 모델을 만들 일이 아니
다. 그에 앞서 지역기반, 특히 시민사회에서 희구하고 있는 생태학적 세계, 지역경제체계와 지역
문화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습지는 바로 이 시점에서 그 구체적인 특징들까지 하나하나 검토
되고 발전의 원천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 발표는 첫째, 새만금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지금까지 생
태계와 문화 부문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살펴 본다. 다음, 생태계와 문화가 지역발전에 대해 갖
는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생태관광을 이 자리에서 함께 논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생태계와 문
화에 기반을 둔 지역발전 계획을 세우려면 어떠한 계획 과정을 거치고, 어떤 점들을 주목해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새만금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사업 중단을 전제로 한 이
글은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논의를 개진함으로써 한편으로 새만금
사업과 이에 따른 지역발전 청사진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문제 의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함
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사람들이 ‘대안’을 세우려 할 경우 그간 새만금 문제를 다루어 온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점들이 무엇인지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 글은 많은 다른 연구자들의 기존 연구를 참고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서술상의 어려움이
있어 본문 중에 그 인용 사실을 밝히지 못하였다. 특히 하구의 생태학적 특징, 생태관광의 현실
을 논하는 부분에서 많은 참고가 있었다. 글 뒤의 참고문헌 목록으로 대신한다. 본래 저자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란다.

1. 생태계를 이야기하는 이유

1) 새만금의 생태계 연구: 현실

새만금간척과 이에 대한 저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일 뿐 아니라 세계의 지식인과 학계, 환경단
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우선 시화호의 수질오염 경험에서 비롯된, 간척의 반환경성이 새만금
에서 다시 제기되어 수질문제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새만금은 여기에 그치
지 않는다. 갯벌과 농토의 경제적 가치가 비교 담론이 되었고, 지금처럼 간척지를 농토로 사용하
는 것에 대한 경제성이 문제시되고, 용도변경이 이야기되기 훨씬 전부터도 과연 간척지가 농지
로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도 있었다. 한편 꽤 오래 전부터 목포, 군산, 인천 등 서해안지역
의 지역개발 담론에서 제시되었던 서해안과 중국의 지리적, 경제적 연계가 최근에 새삼스럽게 강
조되면서 새만금지역이 그 개발의 한 지점으로 이야기되고 있기도 하다. 새만금 간척을 중단시키
려면 환경과 경제성에 대한 문제제기만으로는 안된다는 말도 있다. 전북지역 주민들에게 지역발
전의 계기를 마련해 줄만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간척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어느 편에서도 정작 생태계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
다.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필자의 말이 틀렸다고 반론을 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생태계란 하나의 체계를 뜻한다. 그 안 구성원들의 종수(種數),
개체수를 뛰어 넘어 생물학적 구성원들과 무생물학적 구성원들 전체가 이룬 체계이다. 새만금 지
역은 어떠한 하위 생태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체계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현재 어떤
과정을 겪고 있는지, 하위 생태계들은 어떻게 서로 연계되어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생태계
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새만금 지역을 넘어 인근 육지 생태계, 서해 해역과 도서, 나아가 시
베리아, 중국, 일본, 호주 일대 등 해외지역의 생태계와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종합적인 조사와 주기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상당히 큰 연구 규모를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지역은 간척을 앞두고 있다 해서
거의 무시된 상태로 방치되어 왔다.
무엇보다도 변산반도의 복합적인 지형과 이에 따른 서식처의 다양성, 생태적 적소 (ecological
niche) 활동의 다양성을 고려한 생태계의 이야기가 결여되어 있다. 변산반도는 인근 김제평야 등
지와 대조적으로, 현저하게 뚜렷한 산지, 구릉지들로 채워진 곳이다. 여기서부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산지에서부터 평지와 해안까지, 해안에서 도서까지 매우 다양하고 변별적인 생태계들이 일
대를 채우고 있으리라 예측된다. 산지로부터의 크고 작은 하천수(watershed)들이 만경강, 동진강
의 수계로 이어지며, 그 수계가 해수(海水)와 만나는, 이제는 매우 희소해져 버린 하구(河口)들
중 두 개가 새만금지역에 있다. 하구는 육지 지형과 갯벌 등의 해양지형이 복합상을 이루며, 갯
벌 동물과 염생식물과 육지식물, 바다와 민물의 회유성 어종 등이 풍요한 생물종다양성
(biodiversity)을 이룬다.

2) 새만금 하구의 생태학적 기능

좀더 자세히 하구에 대해 살펴보자. 새만금 사업에 대한 논의 진행되는 동안에 갯벌을 지나치
게 강조된 나머지 새만금 간척사업이 마치 갯벌만을 간척하는 사업으로 오인된 경향이 있다. 실
제로는 새만금 사업은 하구와 바다 그리고 갯벌을 간척하는 사업으로 갯벌은 그 일부에 불과하
다. 가치를 비교하는데 있어서도 일반 갯벌과 농경지의 비교보다는 하구와 농경지를 비교하여야
타당하다. 더군다나 만경·동진강 하구는 접경 지역에 있는 한강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유
일하게 남은 큰 강의 하구이다.
하구는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유기물이 많고 뚜렷한 환경 구배가 형성되는 곳이어서 다양한
서식공간이 형성된다. 특히 해수와 담수 환경이 교차되는 기수환경을 선호하여 하구에서만 서식
하는 종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생물들 중에 일부는 수산가치가 높은 종들도 있다. 하구는 생물
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적절한 은신처 기능을 제공하며, 연안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의 산란장으
로도 활용된다. 그리고 하구는 퇴적물의 공급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곳이어서, 넓은 하구 갯벌
과 염습지가 발달한다. 이러한 하구 습지는 철새들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의 이상적인 서식지
가 된다.
하구와 연안역은 전체 해양에서 차지하는 면적 비율이 8% 정도에 지나지 않으나, 이곳에서의
수산어획량은 전체 해양 어획량의 50% 가까이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가장 생산력이 높다
는 용승류 지역에 못지않은 것이다. 상업적으로나 여가용으로 가치가 있는 수많은 어류와 어패류
들은 생활사 가운데 적어도 한번은 하구에 의존을 하여 살아간다. 하구의 산란·성육장으로서
의 기능은 미국의 대서양 연안에서 대양의 상업적 어류 자원량 유지에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로, 멕시코만에서 어획되는 전체 생산량 중에 하구에 의존하는 종이 90%가 넘을 정도이다.
또한 하구는 중요한 화학·물리적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수변이나 연안 또는 대기로부
터 들어오는 영양염을 저장하고, 독성 오염물질을 여과하며, 더러운 물질을 변환시킨다. 이러한
기능은 왕성한 수괴의 움직임에 기인 한다. 저층의 퇴적물은 이들의 오염원으로부터 유입되는 수
많은 물질들의 저장고이다. 중요한 물리적인 기능들에는 폭풍이나 홍수 등 자연피해를 저감하
고, 침식되는 육상부를 보완하는 기능이 포함된다. 하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생
물적, 화학적, 물리적인 실용 가능한 모든 기능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구에 서식하는 생물들 중에는 기수환경에만 적응하는 종들이 많으며, 이들 종들은 지리적으
로 좁은 공간과 제한된 환경 여건에 적응하는 종들이어서 다른 환경에는 서식하기가 어렵다. 만
경강과 동진강의 하구역에 대량으로 서식하는 계화도조개 같은 경우에도 분포지역을 보면 기수환
경을 선호하는 종임을 알 수 있다. 수산물 통계 (농림수산부, 1990)에 따르면, 동죽, 백합, 큰죽
합 등은 새만금 지역에서 대량으로 어획되는 종이며, 연간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절대적인 비
중을 차지한다. 이 종들은 기수환경이면서 모래가 적절히 섞여 있는 퇴적상을 선호하며, 비교적
퇴적환경 변화에 민감한 종들이다.
전라북도의 육지부 해안선은 266.7㎞ (4.2%)로 서해안의 시·도 지역의 해안보다 현저히 짧
다 (건설교통부, 1996). 그리고 갯벌의 규모도 약 402㎢(15%, 새만금사업으로 사라지는 갯벌은
208㎢로 전국 갯벌의 약 8%)로 적은데도 불구하고 주로 갯벌과 인근 천해에서 생산되는 패류의
생산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방조제공사 직전인 1989년의 생산량을 보면 전국 1위를 차지하
여, 전국 생산량의 28%를 차지하였다. 특히 모래가 우세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패류가 생산량의
우위가 눈에 띠는데 이는 금강과 만경·동진강 하구의 혜택으로 볼 수밖에 없다. 동죽, 백합 등
이들 패류의 주 생산지는 강 하구에 위치한 갯벌이며, 아니면 강에서 내려간 모래들로 구성된 해
안의 모래갯벌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3∼4종은 전국 생산량을 좌우할 정도이나 최근 1999년
이후에 생산량이 급감하여 전국 4위에 고작 11%를 차지할 뿐이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하구에서 수행되는 사업이며, 만경강과 동진강하구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수산물 생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1996년 수산물생산량통계 기준 전북의 수
산물생산량을 보면, 백합은 전국 생산량의 65.1%, 동죽은 81.0%, 맛은 48.8%를 차지하였다. 이
들 생물의 전북 생산량 대부분이 새만금 지역의 생산량임을 감안하면, 이곳 하구의 생산량을 짐
작할 수 있다. 새만금 갯벌이 간척·매립된다는 사실은 이러한 생물의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다른 형태의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식량자원 공급처를 없앤다는 모순이
생기게 된다. 더구나 이와 같은 종들은 우리나라 해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종들이었는데,
이들의 대규모 산지 (경기도·인천광역시 갯벌)가 같은 시기에 간척 또는 개발되고 있어, 앞으
로 이들 조개류를 우리 해안에서 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새만금 지역의 어족자원조사에서는 갯벌에서 생산되는 조개류에 대한 조사나 산란장
이나 성육장의 기능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 마지막 남은 이 대형 하구를 잃으면 당분간 하구생태
계와 하구의 기능을 연구할 장소가 국내에서는 없어지는 것이다. 이는 국내 하구의 중요성을 파
악할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3) 새만금지역의 복합적 생태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하구는 또한 육지가 바다로 통하는, 인체에 비유하면 호흡, 순환, 물질대사 작용의 결정적 지
점이다. 하구와 그 밑으로 그간 일제 하에 대규모 간척이 이루어졌고, 근래에는 계화도 간척지
가 광활하게 들어서 있기는 하지만 이것들은 적어도 이 일대 복합적 생태계의 결정적 지점이라
할 하구를 막지는 않았다. 하구에서 벗어나면 새만금지역은 다시 넓고 특유한 갯벌, 갯벌 사이
의 복잡한 갯골로 이어진다. 고군산군도, 변산반도 앞의 섬들은 새만금갯벌과 연계된 도서생태계
를 이루고 있고, 해안을 따라서는 인근 갯벌, 채석강과 적벽강으로 대표되는 특이한 해안지형들
이 있다. 격포의 천연기념물 후박나무 자생지는 새만금지역과 연계되면서 이 일대가 온대활엽수
림의 생물종다양성을 구현하는 특수지역임을 알게 해 준다. 생태계를 이야기할 때 정작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제시한 몇 가지를 포괄한 전체 체계이다. 해양, 토지, 삼림, 수계 등을 포괄한 체
계이고, 새만금갯벌과 이에 연계된 인근 생태계를 포괄한 체계이다. 이 체계가 기준이 되어 이
일대 지역에서 인간이 현명하게 자기 삶터와 산업의 터를 마련하고,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새만금지역과 같은 복합적인 생태계는 간척으로 만든 단순 농업생태계와 크게 대조된다. 습
지, 소규모의 농지, 삼림, 수계가 이룬 복합적 생태계는 유지시키는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농지를 빼고는 대체로 생태계의 환류에 의존하여 유지되기 때문이다. 계화도 간척지 등은 벼농사
로 조성된 단순 농업생태계이고 경제성이 없어서 경작 포기의 사태에 이를 때에는 그대로 황폐화
되며, 그간 논이 해 온 생태학적 기능 유지를 위해 별도로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게 된
다. 종전에 복합적 생태계 속에서 이루어지던 소규모 농업형태들을 부분적으로 유지시키고 부분
적으로 휴경 보상을 해 주면서 농업 그 자체나 농업의 생태학적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과는 차원
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단순한 농업생태계 일색의 계화도 간척지, 조방적으로 경영되어 오던
간척지를 황폐화시키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단히 큰 과제가 된다. 부언하자면, 농가
경제에서도 문제가 있다. 그간 농업으로 유지되던 가계가 무너져 내릴 때 소규모 농가들에서는
갯벌에서의 어업을 겸하고, 기존의 복합적 생태계를 이용한 다른 업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러나 간척지에서 조방적 농업으로 경영규모를 크게 했던 농가들은 그 규모를 대체할만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기계, 화학비료, 농약 등을 통해 농업에서의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를 실현하던 농가들의 경우 이 장비와 자재를 투여한 만큼 경제적 효과를 가
질 수 없을 때 그 경제적 타격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참고로, 전남 영암, 무안, 해남의 경우
기존 간척지와 영산강 개발 사업으로 얻은 새 간척지 모두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조방적 농업지
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2002년 생산과잉과 미곡가 의 타격을 입고 앞으로 이 문제를 타
개하기 위해 환경농업을 고려해 보았으나 노동력 투여, 일반관리, 유기물 투여 등에서 조방적 농
업이 적합성이 없을 뿐 아니라, 영암호와 금호호에서 공급되는 물의 수질이 환경농업과는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그리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다면 그 엄청난 규모의 땅이 황폐화되고 농업의 생태학적 기능에 커다란 적신호가 켜진다. 더구
나 대규모 단순 농업생태계의 생태학적 취약성 때문에 다른 생태학적 요인들로부터의 완충, 보
완 효과를 얻을 수 없고 순전히 인위적인 관리와 비용 투여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큰 문제점
을 안고 있다.
새만금지역의 경우 기존의 간척지가 그나마 하구를 막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작금의 생태지향적인 발전 가치관을 적용하려 할 때 조금 다행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간척지 자체는 위와 같은 오늘의 농업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미래를 위한 식량 확보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면 우선 이곳부터 파탄으로부터 구해
내야 하며, 이곳에 맞는 농가경제의 장래와 농촌 유지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필자는 람사가 권
고하는 ‘농업과 습지의 조화’를 구현하고 새로운 발전 가치관에 입각하여 농업의 활로를 찾아내
야만 하는 곳이 바로 이 기존 간척지들이라 생각한다. 갯벌과 인근의 다양한 생태계가 있음으로
해서 업종의 복합성 면에서나 이미지에서나 오히려 농업의 존속에 기여하게 되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 경우에는 농업을 하나의 독립적 업종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역생태계와 지
역사회에 존재하는 구성요인으로 보고 지역 전체의 유지와 발전에 기여하는 기능적 요인으로 보
는 관점이 필요하다.
나아가 인근 김제, 익산 등의 농촌 및 소도시와, 전주 권역들도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복합적
생태계를 위협하지 않도록 환경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며, 거꾸로 변산반도의 생태계와 연속됨으
로써 생태학적 기능과 새로운 발전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대책도 세워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구미에서 이야기되는 생물지역주의(bioregionalism)도 깊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2. 기존 지역개발의 현실과 새만금지역의 가능성

통상 호남지방은 70년대 이후의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땅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역으로 산업
화에서 소외되었던 덕분에, 최근 변화하는 현대인의 생활양식과 발전 가치관으로 말미암아 더
나은 발전의 근거를 확보한 셈이 되었다고도 이야기된다. “아껴놓은 땅”이라는 말이 이러한 측면
에서 호남지방을 논하는 대표적 발전 담론이다.
그러나 최근 변화하는 발전 가치관의 흐름 속에서도 호남지방에서는 시대를 따르지 못하
고, ‘난개발’이라 할 수밖에 없는 과정들이 점철되어 왔다. ‘친환경성’이라는 이름 아래 한편으
로 기본적인 생태계마저 허물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연을 ‘구가하게 만드는’ 위락시설들이 들어섰
다.
간척과 관련해서 다른 지역의 예를 들어보자. 1982년에 축조된 영산강 하구언은 바닷물을 완전
히 막아버림으로써 강 유역 전체를 농지로 만들 조건을 이룬 대역사(大役事)로 알려져 있다. 대
표적인 곡류하천(曲流河川)인 영산강은 근세 이래로 민중생활사와 식민지 침탈, 그리고 우리시
대 근대성을 ‘농업근대화’의 이름으로 표출해 온 강이다. 영산강 유역에서는, 청동기시대의 지석
묘 군이나 주거지, 농경 유구(遺構) 등이 지류(支流)의 구릉지에 분포되어 있다. 현존 주민들의
종족집단이 거주하기 시작한 입향조(入鄕祖)들을 보면 대체로 지류의 산지, 구릉지 계곡 입지가
먼저 나타난다. 13세기 나주 금안동이 대표적이며 임란 이후 재지사족(在地士族)이 급격히 증가
할 때 대체로 이 유형을 따른다. 곡류의 지형 때문에 여느 곳보다 범람이 심하고, 중하류에서는
강물의 느린 유속(流速)으로 말미암아 밀물 때 바닷물이 밀려 올라오는 감조(感潮) 현상이 심했
기 때문에 본류, 강변의 입지가 어려웠던 것이다. 강변에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성장한 촌락들
은 대개 자연제방과 배후습지가 발달한 곳에 있고 여기서 거대한 촌락공동체와 농경문화를 형성
했다. 한편 영산강의 수운(水運)은 일찍부터 발달하여 바다로부터 어선이 현재의 나주 지역 깊숙
한 곳까지 드나들었고 지류 곳곳까지 포구가 발달했다. 고려조, 조선조 때 세곡(稅穀)을 실어 나
르는 세운선(稅運船)이 영산강을 낀 곳곳의 세창(稅倉)을 들렀다. 영산포는 감조(感潮) 현상의
끝 부위로서 바다로부터 수산물과 각종 물품이 집하되고 유통되는 대표적 포구였다. 갑오경장 이
후 노비 신분해방이 되면서 새롭게 토지를 갖고자 하는 민중이 영산강변으로 몰렸다. 이들은 수
없이 강물과 바닷물에 밀리면서도 강변을 따라 둑을 쌓았고 그 안쪽을 간척하여 농지를 만들었
다.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은 나주 ‘새끼내들’에서 있었던, 이와 같은 민중생활사를 말해준다.
일제 하에서는 강을 따라 간척공사가 크게 이루어진다. 쌀과 면화를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함이
다. 곳곳에 일인 지주가 들어서고 동척(東拓)이 목포와 나주에 선다. 간척의 확대를 타고 한인
지주들도 세를 넓혀 나간다. 농민들의 생활사는 이들과의 소작쟁의의 역사이다. 송기숙의 ‘암태
도 소작쟁의’에 그려진 목포 앞바다 암태도의 사례는 영산강 유역 농민들이 겪었던 민중생활사
와 같은 맥락 속에 있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장성댐, 광주댐 등 영산강유역에 댐이 세워지고 마
지막으로 영산강하구언이 세워지면서 그간 있었던 영산강유역의 생활문화사는 종식된다. 강은 하
구가 막힌 거대한 호수가 되었고, 농업근대화의 이름 아래 광활한 간척지가 만들어졌다. 토착주
민들보다는 주로 전북지방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가경작(假耕作) 허가를 받아 간척지 농경을 시작
한다. 기존 주민들은 하구에 회유하는 어종들과 강변 갯벌에서의 어패류 채취를 농업과 겸하며
살다가 어업을 잃고 간척지 농경에 뛰어 들거나 민물고기 양식에 손을 대거나 멀리 다른 갯벌로
하루벌이 일을 나간다. 하구언 밑의 목포는 종래에는 영산강 깊숙한 곳까지 뱃길이 이어지는 주
요 접점이었으나 그 접점 기능을 잃어버린다. 밀물 때 해류가 하구언에 막히면서 다시 시내로
범람하는 고난을 10년이 훨씬 넘게 겪는다.
한때는 농업근대화의 이슈에 가려져 있던 강의 기능, 강과 항구의 연결 기능이 세월이 바뀌면
서 점차 다시 부각된다. 하구언이 세워지면서 강의 수운이 끊기자 쇠락했던 영산포 주민들이 다
시 영산포의 활성화를 꿈꾼다. 심지어 뱃길 살리기 운동까지 있다. 영산강이 뚫려 있을 때 주요
물류가 드나들며 번성했던 영산포가 이제는 저개발의 표징처럼 남아 있다가 지방경제 활성화의
한가닥 희망을 영산강 뱃길 살리기, 물류 유통 등에 두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영산강 유역
의 수많은 나루들과 사족의 문화공간인 누정, 민(民)의 문화공간인 모정, 민중생활의 역사가 배
인 수많은 무형문화들이 빛바래게 된 것을 뱃길 살리기 운동을 계기로 하여 다시 살리려는 움직
임도 있다. 그러나 하구언이 막혀 있는 한 이는 극히 부분적이거나 상징적인 것에 그칠 뿐이다.
목포 주민들은 시대가 바뀌면서 다도해 권역과 영산강 권역을 잇던 옛 수운과 어로의 접점 기능
을 새롭게 재창조하고자 하는 염원을 갖게 된다. 수운과 어로도 중요하지만, 이곳 관광과 지역경
제의 주요 이슈인 ‘미항’ (美港)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영산강 수로가 트여야 한다는 것
이다. 그밖에도 과거의 자연과 공간을 되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학도 일대를 간척하였다
가 그것이 중대한 오류였음을 깨닫고 이제 와서 삼학도 섬만이라도 복원하고자 한다. 복원이 의
미가 있는지, 어떻게 복원하고 어떤 공간을 구현할 것인지 문제의 소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목포 사람들이 간척의 문제점을 깨닫고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한다는 점만은 주목할만하다.
영산강 권역에 이어진 해남의 금호방조제와 간척지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발생한다. 해남에서
는 환경문제와 농업문제는 물론이고, 이제 지역경제가 자연과 문화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싹트면
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해남의 남해, 서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이 굴곡
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이었다. 깊숙한 만들이 수없이 많고 산지, 구릉, 평야와 이어진 깊숙한 해
안들로 이루어진 복합적 생태계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그 리아스식 해안 곳곳의 지형들
에 적응한 다양한 문화들이 있었다. 생태학적 다양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정교하게 결합된 세계
적 사례로 꼽힐만한 곳이었다. 이곳 역시 예로부터 갯벌을 메꾸는 간척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
다. 대표적 예로서 근세에 윤선도 가(家)의 윤두서가 백포만을 간척하여 주민에게 분배함으로써
지방사회에 정착한 사족집단의 시혜적 정치경제학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금호방조제는 해남
곳곳으로 통하는 바닷물의 유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했을 뿐 아니라 리아스식 해안을 밋밋한 해안
선으로 일반화시켰다. 다양한 문화들이 더 이상 존속할 근거가 없어졌다. 지방적 특수성을 획일
화하고 일반화시켜 버리는 ‘근대성’의 과정이 간척에서 잘 나타나는 것이다. 주민들은 한때 그
간척의 거대한 역사(役事)에 감복하는, 주민의식의 정치경제학적 통합 속에 들기도 했다. 그러
나 해남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근거가 자연과 문화 밖에 없으며 주요 산업인 농업마저 자연과
문화의 이미지에 기대어야만 존속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싹트면서 새삼 지역을 되돌아 보게 되었
다. 필자는 2001년부터 2년 동안 이곳의 문화와 발전 문제에 관한 컨설팅 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
는데 그 기간 내내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것은 잃어버린 자연의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의 문제였
다. 특히 해남의 식자(識者)들은 이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고, 행정당국이 뒤쳐진 발전 가치
관과 난개발의 이해관계에 젖어 있음을 개탄하곤 했다.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새만금간척과 연계된 지역발전의 청사진들을 자세히 논평하지는 않겠
다. 다만 그 발상의 몇 가지 문제점만 지적한다. 첫째, 열린 사고를 갖고 지역발전을 전반적으
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간척을 전제로 해 놓고 그에 맞추어 항목들을 설정했다. 그러다가 표면적
으로는, 농지로서는 경제성이 따르지 못하므로 다른 것들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실
제로는 종전부터 그 농지의 법적 근거마저 무시한 개발항목들을 설정해 왔다. 간척으로 지역을
볼모잡고 그에 맞추려는 것은 여전하며 이는 열린 자세로 지역발전을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둘
째, 우리나라의 지방사회가 처해 있는, 특히 호남지방이 처해 있는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달리
말해서 발전의 마지막 근거라 할 수 있는 자연을 훼손해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새만금지역은 아직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두 개의 강이 아직 막히지 않았
다. 겹겹을 두르고 있는 산지, 구릉들, 전남 함평, 영광에서 시작하는 칠산바다가 위도를 비롯
한 제반 도서 및 해양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서해안 어로 역사의 한 정점(頂點) 해역 속에 있
다. 서해안에서 손꼽을만한 생태학적, 지형적 다양성과 미적 조건 속에 있는 갯벌인 것이다. 이
지역의 경우 다행인 것은 난개발로 인한 훼손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다. 방조제와 이것에 포함
된 도서들, 해창 석산이 심각한 자연 변형을 겪고 있기는 하나 다른 곳들은 설령 난개발의 흔적
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자연성에 연계되고 문화적 적합성을 갖춘 문화적 경관(cultural
landscape)으로 변환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호남지방의 다른 곳들과 비교해 볼 때 새만금지역
은 “아껴놓은 땅”으로서의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조제를 생각해 보자.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방조제, 그것도 지금까지의 방조제와 지극히 대
조적으로 육지부에서 해역으로 멀리 뻗어나간 방조제가 갯벌생태계를 위협하고, 국립공원의 핵심
이라 할 자연성(naturalness)을 해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발 당사자들이 거대한 인간 역사
(役事), 위대한 인간의 힘이라 홍보하는 방조제가, 역으로는 모든 생명을 없애 버리는 무모한 인
간중심주의와 자연파괴의 표상이다. 이 방조제를 딛고 바다의 경관을 구가하고, 간척지에 만들고
자 하는 이른바 ‘친환경적’인 공간을 구가한다는 것은 사회학자 윌리엄스(R. William)의 논법을
따른다면 자연을 억압하여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 자연을 향유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방조제 공사가 중단되고 해안선과 갯벌이 존속한다면 이 난개발의 표상이 곧 우리 시대 그릇된
개발의 역사적 증거로서, 미래 세대에 대한 뼈아픈 교훈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호남지방
의 ‘아껴놓은 땅’이라는 개념은 새만금지역에 이르러 한 시대에 개발에서의 소외 역사를 겪고,
또 다른 시대에 지난하게 난개발의 위험을 극복하며 형성된 값진 개념이 될 것이다.

3. 문화를 이야기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자연 이야기가 결국 삶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또한 오늘날 자연환경의 보존은
삶의 양식의 전환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환경 이야기에 있어
인간 삶의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대하는 인간과 그 삶
의 총체성을 파악하기보다는 과학적 수치, 신체에 대한 영향, 기술에 대한 영향, 정치적, 경제
적 이해관계 등 부분적 사항들에 집중해 왔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어떠한 사회가 생태적 합리성
을 구현하는가 하는, 사회체제의 문제를 취급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사람이 접하는 자연이란 사
람의 직접적인 발길이 닿건 그렇지 않건 간에 한 시대, 한 사회가 갖고 있는 행위와 사고의 패턴
에 의해 포착되는 자연이고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자연이다. 문화는 자연에 대한 적응
의 산물이되 역으로 사람들이 자연을 접할 때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이에 대해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중간 필터와 같은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문화는 또 다른 수난을 겪고 있다. 물화(物化)된 개념이 그것이다. 전통문
화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에서 전승시켜야 할, 혹은 되살려야 할 것으로 중시해 온 것은 대
부분이 ‘문화재’였다. 딱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한 문화재를 말하는 게 아니다. 전통예
술, 그리고 전통문화 전체를 보는 시각이 곧 문화재를 보는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문화재 보호
는 이것들의 명맥이 끊길 뻔한 것을 존속시켰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
의 결과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엄밀히 말해 ‘문화’가 아니라 ‘문화재’ 뿐이라는 점에서 미진한
점도 많다. 문화재가 남겨졌다는 말은 전통예술을 이루고 있었던 총체적 문화 중에서 사람들이
현재적 관점에서 ‘재'(財)라고 규정한 부분만 중시하는 시각의 반영이다. 이 부분은 거의 어김없
이 외형적 사물이나 행위절차나 기예에 국한되었다. ‘재'(財)라는 표현이 이미 물화(物化)된 사
고를 반영하는데다가, 그 범주 안에 드는 것들이 외형적 사물, 행위절차, 기예 정도에 머물다 보
니 사고의 물화가 더욱 강화되었다. 비단 전통문화 뿐만이 아니다. 현대문화에서도 문화는 거의
어김없이 행위와 사고의 패턴이 아니라 물화된 재(財)가 부각된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어 간다. 문화유산 답사기에 감동하던 사람들이 점차 존재와 관계에 대한
성찰로 바뀌어 간다. 사람들의 문화향유 패턴을 보면 처음에는 몰랐던 문화유산에 감동하고, 그
지식이 채워짐에 만족한다. 그러다가 점차 문화는 자기 정체성의 관념과 결부되어 간다. 자기 존
재를 설명하는 틀로 문화가 기능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타자(他者)의 인식이 싹튼다. 자
기 정체성과 자기 문화를 타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찾으며, 나와 너의 상호주관적 교류 속에
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자연과 문화의 관계에서도 이 경향은 뚜렷하다. 처음에는 자연
은 재(財)로 존재한다. 돈이 되건 그렇지 않건간에 그것은 귀중품과 같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점
차 자연 속에 존재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자기 정체성을 자연에서 찾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사
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의 타자적 관계를 인식하게 되며 다시 그것이 타자적 관계인
지, 너와 나의 구분이 없는 관계인지에 대해 논쟁하게 되었다. 인류학의 민족지(ethnography)들
은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러한 인식들이 사변이 아니라 주민생활의 실제임을 밝히고 있다.
새만금을 생각해보자. 새만금지역이 중요한 것은 이 일대 문화재가 재(財)로서 상당한 가치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상 새만금지역은 배후 농촌인 익산 왕궁리 사적과 미륵사지와 연결된
다. 부안 유천 도요지나 앞바다의 해로는 과거 경제지역, 해양교통의 흔적을 알게 해 준다. 내소
사 등의 사찰도 있지만 산지에 분포된 수많은 암자들은 사람들이 좀더 밀접하게 자연-종교적 관
계를 가졌음을 말해준다. 부안군 보안면 우반동은 반계 유형원이 실학을 완성한 곳, 토지사상을
펼친 곳으로 지식인과 지방의 관계가 나타나는 곳이다. 고군산군도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이중
장제(二重葬制)를 남긴 곳이고, 위도는 어로 민속 띠뱃놀이로 어민의 자연 인식을 남기고 있는
곳이다. 또한 서해안 일대에서 굴지가는 조기 파시의 자리였다.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열거되는
문화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역사와 생활문화의 체계에 따라 계열화될 수 있는 문화재들
이다. 이 문화재들을 다룰 때는 단지 새만금지역은 물론 이 일대 전체를 계열화함으로써 전체의
가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필자가 더 강조하고 싶은 문화는 ‘보이지 않는 문화’, 손에 쥐어지지 않는 문화이다. 우
선 이곳은 1970년대 이래로 우리나라 농민운동, 문화운동, 환경운동의 한가지 산실(産室) 역할
을 하였다. 지식인들이 농촌으로 뛰어 들었고 지역 농민들이 합쳐 농협조합장 선거를 이겼고 그
로써 농촌의 민주화에 기여했다. 많은 문화운동가들이 그 농민운동과 힘을 합쳤다. 한울공동체
와 같은 유기농업 공동체 운동이 진정한 생태공동체 운동의 하나로 자리잡은 것도 부안이다. 새
만금간척 반대운동은 현대 부안 사회에서 주민과 지식인이 꿈꾸어 왔던 세계의 연속선상에 있
다. 일견 농업과 갯벌이 상반될 것 같지만 진정한 농민의 세계, 생태공동체의 세계를 꿈꾸어 오
던 사람들에게는 바로 그 세계 때문에 서로 만나는 실체들이다. 우리가 새만금사업의 중단과 아
울러 대안을 논할 때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은 이 일대에 깃든 현대사와 지식인의 참여와 주민운
동이다. 또한 새만금간척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발전한 생태학적 세계관, 생태계와 함께 하는 문
화의 세계관 때문이다. ‘생명’이라 표현되는 이 세계관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깊이 성찰해야
만 올바른 대안이 나온다. 지역 역사와 자연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세련된 장밋빛 꿈
일 뿐인 대안만 내세운다면 그간의 과정에 오욕을 남기는 것이다.
이제는 이 역사에서 더하여 자연과 인간의 교류를 논하는 데까지 진전해야 한다. 새만금지역
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그 수많은 환경분쟁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자기 정체성이나, 자연-인간 관
계에 관한 깊은 성찰의 계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새만금개발에 대해 저항해 온 전국의 일반 시
민, 지식인, 종교인들이 개별이익의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로 향할 중요한 발단으로 새만
금을 보고 있다는 것은 그간의 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여기에 더하여 새만금에서는 놀랍게도 주
민들로부터도 보다 본질적인 세계관과 자아구현의 의식이 싹트고 있다.
통상 환경분쟁이 있던 곳은 사회문화적으로 한바탕 탈바꿈을 하게 마련이다. 보다 궁극적인 삶
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새만금의 경우에는 주민경제에 대한 분명한 대책
과, 주민에 ‘질리지 않고 희망을 갖는’ 정책 및 행정 당국의 접근, 그리고 지속적인 지식인과 운
동가들의 교류가 있다면 앞으로 상당히 진전될 탈바꿈의 양상들이 있다. 이는 인간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문화적 요소인 ‘정체성’, 자기 인정(認定)의 세계 때문이다. 한 어민은
말한다. 새만금개발 이전부터 이미 나빠지기 시작했고, 개발 이후 더 가속화된 어장의 열악한 조
건 때문에 처음에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상호경쟁을 했다. 어종을 달리하여 획득하던 종전의 관습
에서는 어류가 적절히 지속되었으나 누구나 급박한 마음에 이것저것을 잡아들이면서 언제, 어디
서나 어류가 고갈되어 갔다. 그러다가 새만금개발에 대한 저항운동 경험을 쌓게 되면서 그 궁극
적 목적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 조금씩 사람들이 협동적 사고를 갖게 되었고, 자원 획득에서
나 오염 방지에서나 전과 다른 적극적 태도들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아와 새
만금의 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 어민의 이야기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자신의 이익 문제에 집착하여 새만금개발을 바라볼 때에는 심리적으로 힘들고 전망이 보이지 않
았다. 그러나 점차 내 자신을 버리고 새만금 바다와 이웃을 바라보면서 농민과도 협동하게 되었
고, 무엇이 내 삶의 전망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는 생존권 차원이 아니라 사람사는 세상의 터전
(생태계)과 사람사는 삶 전체의 차원에서 저항하며,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물론 이와 같은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 세계 환경분쟁 지역의 사례를 생각해 볼
때, 그리고 시민사회의 사회문화적 흐름 속에서 그 양적 팽창이 쉽게 이루어지는 문화과정의 생
리를 생각해 볼 때 이는 널리 정착될 가능성이 큰 주민문화이다.

4. 갯벌과 시민사회: 생태관광의 의미와 기능

오늘날 갯벌 등의 습지를 두고 시민사회에서 조성되는 담론이나 행위는 매우 복합적이다. 환경단
체에서 말하는 습지 자원의 생태적, 경제적 가치와 오염흡수의 생태적, 경제적 가치가 시민들에
게 설득력이 있게 파급되며 시민들이 그 정보를 자신의 습지에 대한 지식과 가치관으로 입력시킨
다. 생태관광도 중요한 항목이다. 근래에 들어 어디서나 생태관광의 일환으로 습지의 경관, 습
지 생물, 습지 지질 등이 향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전반적 현실을 보
면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이 점부터 요약한다.

1) 생태관광: 한국의 현재

한국관광공사(1998)의 생태관광 자료집에 따르면 생태관광 후보지 57곳 가운데 22곳이 해안이
거나 하구지역이었다. 1998년이라면 해안지역이 국민들에게 폭넓게 인식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
으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은 시기였다. 1990년대 후반에는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을 쓰
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관이 수려하고 생태나 문화가 특이한 곳을 찾는 소규모 관광 형태가 증가
되던 시기였고, 아직 적절한 프로그램이나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시기라 여러 지역에서 이러한
방문 자체가 생태계 훼손을 초래하였다.
현재까지 우리 나라 해양 또는 해안생태관광의 유형을 보면 ① 자연생태계 보호활동 또는 환경
교육 활동의 연장선상에서의 추진, ② 민간 단체의 새로운 사업의 일환, ③ 지자체의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등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들 대부분이 필수적인 생태관광 개발 단계와 수익성 검토 절
차를 따르지 않아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없었다. 가장 극적인 예가 제주도 종달리의 사례이
다. 종달리 체험어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 패류 자원에 대한 조사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
은 상태에서 조개 체취를 관광상품으로 홍보하여 관광객을 유인하였다. 여름 한철에 관광객들에
의한 집중적인 포획이 이루어졌다. 또한, 어린 개체나 산란기의 포획 금지 등 비적절한 관광객
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나 사전 교육 프로그램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종달리 체험어장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이 지역에 대한 기초 연구 수행과 맛, 바지락 등 주요 포획 어종
에 대한 연구 및 자원 증강, 채취나 어획 중심의 관광이 아닌 교육적인 생태관광으로의 전환과
홍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는 서천군의 춘장대나 강화도의 동막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생태관광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수중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된 제주도의 유어장은 관광객 유
치에 실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수산자원을 감소시키는 잘못된 제도로 보인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일정한 개발 과정 없이 지역의 특성과 가치만을 가지고 추진하여 노력에
비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전의 효과도 기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해안에서 생태관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면 수익모델의 부재와 주변 생태
관광 시설의 부재가 가장 흔한데, 이는 자연보전이나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경제적인
효과를 상대적으로 무시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수익모델과 기반시설이 없다면 지
역주민의 능동적인 협조가 불가능하고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게 되어 생
태계 훼손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생태관광 관련 시설은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생태관광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대중적인
욕구를 충족하면서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생태관광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회의적인 시각은 대부분 생태관광이 대중화 될 경우 관리의 문제이고 관리자의 의지에 관한
것이므로 생태관광 주체들의 책임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지
속 가능한 개발은 지속성, 형평성, 미래지향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은 환경적으로
나 생태적으로 현 상태를 유지 또는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태관광 대상지역의 철
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점으로 볼 때 가능하다면 생태관광지는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
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즉 생태관광의 수익과 보호지역에 대한 지원이 교육과
환경 개선에 투자되고 이것이 다시 보다 나은 생태관광 여건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생태관광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과정의 실천, 문제점 해결과 더불어 자
연 (또는 문화와 환경) 관리를 위한 체제 구성이 필요하다

2) 생태관광과 경제: 미래의 추세

생태관광은 한편으로는 자연환경의 자연스러운 상태에 대한 자유로운 향유, 체험, 교육이라는
활동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경제적 이익과 다소 멀리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
로는 생태관광도 경제적 생산과 소비의 활동이며 시장경제사회에서 지속되려면 시장경제체계의
경제합리성과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에 입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습지
의 생태관광을 경제적으로 활성화시킬 민간자본과 전문경영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되
기도 한다. 이에 대해 생태체험, 생태교육, 시민의식의 고양, 생태공동체 등 다분히 시민사회운
동의 성격을 띤 생태관광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태관광도 경제행위임에는 틀림없으나 생태계에
대한 관광의 경우에도 꼭 상품화에만 골몰해야 하는가 하고 의구를 제기한다. 시민사회운동의 측
면에서 생태관광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생태관광을 자연생태계의 단순한 향유나 레저
뿐만 아니라 생태계 속의 교감, 그 속에 살아가는 주민 삶의 학습과 교류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
고 이것들을 깨지 않을 경제형태로서 도덕경제(moral economy)를 추구함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생태관광을 두고 위와 같은 현상들이 대립적인 것처럼 나타난다. 여기에 더하여 곳곳에
서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이용객의 단순한 자원 취득 욕구가 더 두드러져 있기
도 하다. 무분별한 조개 남획 때문에 생태계가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을 예측
해 볼 때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생태계와 인간 존재라는 본질적인 측면이다. 생태관광의 요체
는 단순한 자연지식과 정보도 아니고, 레저의 향유도 아니며 자원채취의 욕구도 아니다. 현재는
대다수의 이용객들이 생태관광이라는 용어를 쓰면서도 그 ‘생태’라는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관광형태는 그 용어에 걸맞게 생태학적 구성원들 간의 ‘관계’,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향유이다. 살아 숨쉬는 자연의 생태학적 작용을 보고 그 안에 자신을 넣
고, 접촉과 유감(類感)을 통해 관계를 향유하는 활동이다. 이 점은 인간이 문화를 생산하기 시작
한 이래로 지속되어 온 사항이다. 자연에 대한 수많은 접촉적, 유감적 주술들이 자연의 생태학
적 작용에 인간 자신을 넣고 관계를 향유해 온 사례들이다. 왜 전통문화에서 경제적 풍요가 항
상 자연과 인간의 순조로운 순환적 관계와 착종되어 나타나는가? 인간의 풍요를 단세포적으로 추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타고 넘어 주술과 예술로 순환적 관계를 추구하는 가운데 얻는 것이 전
통문화의 핵심이다. 지금도 그렇다. 일견 경제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있고 목전의 생존에 절박
한 것 같은 농어촌 주민들의 생업활동과 생활세계를 파고들어 가보면 풍요한 생업에 대한 희구
가 자연에 대한 접촉, 유감, 그리고 이것의 인지와 정서 상의 향유와 통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
다. 그것이 현재의 급급한 생계여건 때문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본질적
측면이다. 오늘날 생태관광이 유력한 관광의 한 형태로 자리잡아 간다는 사실을 작금의 일천한
모습을 넘어서 보다 본질적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생업과 이득에 매몰되어 있는 듯 보이
던 시민들이 2002년 이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연에 대해 시
민사회는 점점 더 본질적 관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용객의 단세포적 자원채취 욕
구, 작금의 상품경제로부터 제공되는 편의적 레저 욕구, 관광 경영자의 시장경제적 합리성을 타
고 넘어 버리는, 본질적 생태학적 관계에 대한 추구가 발현될 것이다. 습지는 그 지질과 물과 생
물종 다양성의 세계가 갖는 ‘살아 숨쉬는’ 이미지 때문에 더욱더 인간 존재를 푹 잠기게 하고,
그 잠겨 있음의 상태로부터 사람들이 생생하면서도 푸근하게 접촉과 유감의 관계를 향유하게 할
것이다. 이 이미지와 관계들은 균일하고 중앙 통제적인 산업사회의 생활양식과 정서에서 벗어나
는 시민사회, 탈중심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생활양식, 정서에 상응하는 것들일 것
이다.
이 자리에서는 관광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지방산업에 대해서도, 특히 습
지의 생태학적 다양성에 입각한 지방산업과 인간 존재에 관해서도 할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재화의 생산, 유통, 소비에서조차 본질적인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추구되며, 그것은 작금의 상품
경제 때문에 ‘자연상품’으로 나타나기도 하겠지만 사실상의 시민욕구는 그 알량하고 일천한 단계
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생략한다. 이 자리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
은, 2002년의 시민 경험이 단순한 집단적 욕구 발현, 혹은 정부나 기업에서 현재의 경제와 문화
잣대를 가지고 그리도 바라는 ‘경제력’의 계기를 훨씬 뛰어넘는, 자아구현과 ‘바람직한 세상’에
대한 희구라는 점이다. 또한 시민사회의 이러한 경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자연에 대한 시민사회
의 태도도 현재의 차원을 넘어 버릴 수 있다는 예측을 해 보았다. 그러한 예측 속에서 새만금갯
벌을 대할 때 앞으로 이곳의 생태계, 경제, 사회문화를 걸맞게 조성할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새만금지역은 주민의 경제적 욕구, 관광객의 단기적 향유 욕구 뿐만 아니라, 그간의 저항
과정 덕분에 시민사회의 자아구현 욕구가 잘 발현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의 저
항 과정 속에서 학생, 시민, 지식인들이 지역 사람들과 접촉하는 경험을 가져 왔고 이 경험이 진
정한 의미에서의 ‘관광’으로까지, 즉 관광의 가장 앞선 미래로 이야기되는 ‘사람과의 교류’까지
발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5. 생태계와 문화를 아우르는 발전 계획

간척공사가 진행되는 현실에서 새만금지역의 대안적 발전계획을 논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다. 그러나 새만금사업 중단을 전제로 했을 때 이 지역의 발전계획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시론
을 제시해 본다. 단 여기서 제시하는 것은 발전 항목이 아니라 이를 만들기 위한 사전 연구에 대
한 것임을 미리 밝혀 둔다. 구체적 사항보다는 방향 제시에 그친다. 참고사례는 새만금과 같이
특수한 역사적 과정을 겪어 온 곳의 사례이거나, 문화와 주민에 초점을 둔 사례들을 선택적으로
추린 것이다.

1) 계획 과정

(1) 생태계의 조사. 문화체계의 조사. 주요 구역 설정
(2) 발전 계획에 가용한 생태계와 문화 자원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판별
(3) 효율성과 지속성에 대한 평가
(4) 발전 가능성에 대한 평가
(5) 자원의 체계 분석
(6) 프로젝트의 설계 (발상. 기본계획. 실시계획)
(7) 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 여론화와 공청회
(8) 문제(과제)의 식별- 새로운 과정으로의 순환

참고 사례: UNESCO-MAB Clayoquot Biosphere Reserve 지정계획서

2)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는 지식과 의사결정과정의 창출

생태계·사회체계·이념(지식)체계의 유기적 통합에 대한 연구(전문학자의 사고, 주민들의 문화
적 사고) ⇒ 이 체계들의 유기적 통합성에 있어서 지식의 역할에 대한 연구 ⇒ 주민, 행정기관,
NGO들의 상호 컨설팅과 의사결정

참고 사례: Georgia Basin Future Project-Sustainable Development Research Institute(Public
Consultation 분과, SDRI-UBC, Canada)

3) 주민/시민 문화에 적합성이 있는 자연. 경제. 문화 지식의 활용체계

참고 사례: 북해 바덴해 (Wadden Sea) 습지 보전 활동과 생태관광의 사례

4) 생태계와 문화 지식의 종합적 활용 모델

일반적(서구 근대과학) 지식에 근거한 생태계와 문화의 통합모델⇒문화적으로 전승된 토착적
생태학적, 문화적 지식에 근거한 통합모델 ⇒ 환경인식의 심화·주민 참여의 심화 모델로의 이
행 / 환경과 문화의 적합성을 구현하는 지역공간의 모델 / 주민의 문화와 권리를 지키는 통로로
서의 발전 모델

참고사례: Annual Gathering of First Nation(Canada, 1999 conference) /’Ecotourism,
Sustainable Development, and Cultural Survival: Protecting Indigenous Culture and Land
Through Ecotourism’의 사례들-Cultural Survival Quaterly , Summer 1999 (23.2) /
International Institute of Rural Reconstruction (IIRR)/Centre for Traditional
Knowledge/Brazilian Resource Centre for Indigenous Knowledge/PHIRCSDIK Philippine
Resource Center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nd Indigenous Knowledge/ LEAD Leiden
Ethnosystems And Development Programme

5) 지역주민·대학·전문가·NGO·행정기관의 협동 프로젝트 개발

(1) 열린 지식 체제의 구축: 자기 발견적 문제 제기 – 공동적 논의 과정 속 에서 지식의
발견과 평가
(2) 생태학적 정체성(ecological identity)의 형성: 열린 논의를 통한 공동적 인성과 문
화의 형성
(3) 지식 적용 과정에서의 성찰적, 개방적 과정 적용 – 모든 사항에 대한 성 찰, 개방적
해결 방안의 창출, 문제의 해결점이 새로운 문제에 대한 시작 점으로 순환하는 피드백

6) 지방, 지역(생물지역), 국가, 국제적 연망 내에서 생태계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문화적 자원(Social and Cultural Capital) 창출

* 사례 북미 Cascadia Mt. 일대 NGO들의 Cascadia Bioregion 운동/ 북미 태평양연안 (
Washington, Oregon, British Columbia 등) First Nations의 Bioregion 운동/ Cornell
Community and Rural Development Institute, Cornell Univ.와 Orange County Chamber of
Commerce, Department of Tourism, and Orange County Partnership의 협력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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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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