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자료

새만금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한·독 공동 심포지엄 – 독일의 갯벌 보호 경험에 비추어 본 새만금 간척사업

글:아돌프 켈러만 박사
(독일 갯벌국립공원보호청)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습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습지는
자연의 유지와 인간 경제의 지속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
다. 습지의 중요성은 람사협약의 부속서에 “특별히 물새들의 서식처로서..”라는 구절이 삽입됨으
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람사협약이 비준되었던 1971년은 전지구적인 규모로 환경파괴가 진
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물새 종(種)의 지역적 감소에 대한 우
려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최근에는 습지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 보다 더 중요한 기능을 갖고있다
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상세하게 다루게될 것이
다.

습지에 대한 인식이 항상 같은 것만은 아니다. 습지는 오랫동안 건강하고 편안한 삶이란 기대
할 수 없으며 말라리아나 황열병(黃熱病)과 같은 질병을 낳게 하는 적대적 환경으로 간주되었
다. 연안 습지나 갯벌도 수분을 제거한 후 경작지로 바꾸지 않는 한 전혀 쓸모 없는 땅인 것으
로 평가되었다는 점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유럽의 갯벌, 와덴해는 간척과 배수의 오래된 역사
를 지니고 있다. 고고학은 갯벌지역에의 거주가 이미 기원전부터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으며,
간척이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서해안에서 연안관리 수단의 일부였다는 것은-동료 야코부스 호프
쉬테데 박사의 발표에서 좀 더 상세하게 언급되겠지만-의심할 나위 없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
나 북해연안에서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진행되었던 방조제 건설사업은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원래 연안보호의 목적으로 설계되었던 방조제는 독일에서 강력한 환경운동의 영향과 대중들의 토
론에 힘입어 자연의 성역으로 변모하였다. 최근에는 지형학적으로 독일에 비해 불리하며 폭풍의
위협에 훨씬 더 노출되어 있는 네덜란드에서조차 간척된 땅을 바다로 되돌리기 위한 “아웃 폴더
링”이라는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면 어떤가? 한국은 산업화된 나라이며 서구의 규범과 가치
를 받아들이고 발전과 사회의 진보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회 발전의 역사는 상대
적으로 짧다고 볼 수 있다. 흙과 공기, 물 등 자연자원의 이용과 폐기물과 오염의 증가 등 그에
수반되는 모든 문제점들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급속도로 증가하였고 그 결과 두 가지 현상이 발
생하고 있다. 첫째, 더 많은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잠재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불필요한 것으
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발전이 급속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전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매우 직접적이고 명확한 편이다. 그와는 반대로 최근 새만금 지역
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간척사업은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공간은 제한적이고 농경지
는 이미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특히 지난 세기 초 갯벌을 언제든지 농지로
전환 가능한 지역으로 여기게끔 만든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간척은 이미 뭔가 특별한 일이 아닐
뿐더러 대중들 사이에서도 간척은 나쁜 일로 인식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산업화는 놀랄 만큼 빠른 기간 내에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중요성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적인 요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의 전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
이 있다. 품위 있는 삶에 대한 존중, 미(美)와 자연이 지닌 힘에 대한 외경이 바로 그것이다. 이
러한 요소들은 유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기독교 신앙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자연보호에 대한 노력이 기울여져 왔다는 사실인데 이는 한국에 수많은 국립공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보여지는 바
와 같이 진보와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많은 국립공원들이 희생되고 있다. 람사협약 가입국의 하나
인 한국에서 습지, 특히 연안습지는 아직 그 가치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다.

보호되어야 하는가? 간척은 왜 중단되어야 하는가? 진보와 발전은, 갯벌을 이용하고 갯벌이 자
연경관으로서 실제로 지닌 가치와는 다른 가치를 부여해도 좋을 만큼의 충분한 사유가 되는 것일
까?

이 심포지엄에서 소개될 독일의 사례들은 전통과 문화, 경제를 배제하지 않고서도 자연을 보호
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내가 일하는 국립공원보호청의 최고책임자인
헬무트 그림 박사는 쉴레스비히-홀슈타인 주 갯벌국립공원의 역사가 곧 자연보호라는 과제와 지
속가능한 발전으로 지역주민들이 얻게될 이익 사이의 균형과 조화의 역사임을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베르너 크라우스 박사는 문화와 자연이 양립(兩立)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할 것이
다. 또한 클라우스 코스막-쉬테판 박사는 원칙과 바람직한 실천을 위해 환경영향평가가 엄격하
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게될 것이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만 하는 이유는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이
다.

첫째, 우리는 자연과 자연의 아름다움, 독특함, 다양성을 즐긴다. 그러므로 우리는 후손들이
우리처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자연을 미래세대에게 적어도 현재의 모습으로 물려줄 수 있기
를 희망한다. 이러한 책임감은 인간의 휴식과 재생산의 기회, 복지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자연
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만이 유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일정한 규
모 이상의 유적을 보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세계 자연유산 프로그램〉이나〈생물종
다양성협약〉의 아이디어도 바로 자연이 지닌 환경적 가치에 대한 주목에서 비롯된 것이다.

둘째, 자연자원은 생활의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해 준
다. 재화와 서비스는 인간의 경제를 받쳐주는 기둥이기도 하다. 이는 자연이 지닌 경제적 가치
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숲은 산소를 만들어내고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대기중이나 하천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영양염을 재활용하는 습지의 기능은 훨씬 더 복합적이다. 만일 자연이 제
기능을 멈춘다면 산업단지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오염물질의 제거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비용
이 소요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편 숲과 초지, 바다와 연안생태계는 모두
해초, 물새, 먹거리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우리 모두는 손상되지 않은 자연생
태계에 근원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1997년에 출간되었던 논문에 따르면 습지의 경우 새만금과 같은 하구생태계가 1년에 생산하는
가치는 1헥타르 당 22,832 달러에 이른다. 문제가 되고있는 44.100 헥타르의 새만금 갯벌에 적용
하자면 1년에 약 10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가 생산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가치에는 영양염 등
오염물질의 순환과 흡착, 기후조절, 어족자원의 재생산, 생물다양성의 유지로부터 비롯되는 재화
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기능은 서해처럼 내륙과 인접한 연안에서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서해에서는 영양염의 축적과 천해의 높은 생산성의 영향으로 적조현상
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동진강과 만경강은 새만금 갯벌의 여과 및 흡착 기능이 사라질 경우 자신
들을 통해 운반되는 영양염과 오염물질로 적조현상을 촉진할 것이고 결국 피해 경감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결론: 생태계의 손실은 결국 국부(國富)의 손실이다

1997년의 연구에서는 지구생태계에 의해 제공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였다.
이때 환산하기에 가장 까다로웠던 가치중의 하나는 흥미롭게도 자연이 제공하는 휴양 기능이었
다.

결국 우리는 환경의 질을 평가하여 자연을 만끽하고 자연을 이용하면서 그 경제적인 가치를 평
가한다. 자연보호를 해야할 이유 중 이 두 가지는 인간중심적인 측면이 강하며 인간의 심미적,
경제적 요구와 깊은 관련을 맺고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해야할 마지막 이유는 자연은 보호되어야할 스스로의 권리를 지니고 있다
는 사실에 있다. 이러한 생각은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관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자연은 신이라
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창조되었으므로 자연의 신성함과 힘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러한 사고로부터 인간의 어떤 손길도 침범할 수 없는 폐쇄된 지역을 상정해볼 수 있다. 예를 들
자면 옛 조상들의 믿음과 일부 현대적인 종교에 남아있는 터부지대와 같은 그런 곳 말이다.

나는 자연에 대한 이러한 관점들이 모두 합리적이며, 지역적으로든 전지구적으로든 인류에 도
움을 줄 것이라는데 우리 모두가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말
할 것인가? 한국 정부가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는 어떤 원칙을 제시할 것
인가?
새만금 문제에 접근할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 경제발전에 대한 요구와 자연보호의 필요성 사이에 실질적인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생가능한 자원들을 조심스럽게
이용해야 한다
–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경관과 자원이용이 가져다주는 장기적 이익에 대해
우위를 부여해야 한다. 원시경관과 생물다양성의 파괴에 의해 초래되는 손
실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새만금을 한국 갯벌보호의 타산지석으로써 이용하고, 대중들에게 갯벌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신
호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독 공동사업 FASS가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
망을 통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Save our Saemangeum!

자료출처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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