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자료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대화마당 – 개발시대의 패러다임 극복, 지속가능한 사회 시금석 새만금 갯벌과 간척사업

「개발시대의 패러다임 극복, 지속가능한 사회 시금석」
새만금 갯벌과 간척사업

작성: 환경운동연합

1. 속임수와 무지에서부터 출발한 새만금 간척사업

1991년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래로 현재 11년을 맞이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노태
우 정부의 공약사업으로 특히 전라북도를 겨냥한 선심성 행정에서 비롯되었다. 전북도민들도 정
부로부터 지역 경제발전이라는 장밋빛 환상만을 일방적으로 쇠뇌 받아왔지, 이 사업으로 인한 생
태계 파괴와 환경재앙, 지역공동체가 안아야 할 크나큰 부담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었다.
사업 시작전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와 경제적 타당성 결여 등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시작된 새만
금 간척사업은 애초 2001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의 타당성 자체가 결여된 상황에서 무리하
게 추진되어 완공시기가 계속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처음 1조 3,000억원 이었던 공사비 또한 6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감사원의 지적이 현실로 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은 만경강과 동진강이라는 중요한 2개의 강이 만나는 총 40,100ha의 갯벌과 바다를
막아 28,300ha의 농지와 11,800ha의 담수호를 조성할 목적으로 1991년 11월에 공사가 시작되었
다. 현재 방조제 공사는 총 33km 중 23km정도가 진행되고 있다. 농림부는 공사가 80%가량 진행되
었으니 중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비율조차도 신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
라, 설령 인정한다 하더라도 방조제 공사만 80% 진행된 것이지 실제 감사원이 지적한 내부개발공
사까지 합하면, 사업비 대비 20% 정도만이 현재 진행된 상황이라 해야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공
사를 중단하면 국제적으로 중요하다는 새만금 갯벌은 현세대와 우리 미래세대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게된다.

2. 새만금 갯벌의 중요성

갯벌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이 높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것은 갯벌을 서식처
로 하는 생물뿐만 아니라 결국 인간에게 그 가치의 혜택이 더욱 크게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
다.
한국 갯벌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오히려 외국의 전문가들에게 더욱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세계
적으로 몇 안돼는 광활한 갯벌 중에서도 한국의 서남해안 갯벌이 전지구적 차원에서 보전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간척의 나라로 알아왔던 네덜란드조차 1960년대 이후 모든 간
척을 포기하였다. 새만금 방조제와 같은 거대 공사는 1930년대에 있었고 그것도 1910년에 있었
던 대규모 해일로 암스테르담의 1만명 이상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으로 가
장 큰 갯벌을 가진 국가인 독일 역시 히틀러 시대에는 새만금과 같이 넓은 지역을 간척할 계획이
었으나 이를 포기한지 오래다. 그 이유는 간척사업보다 갯벌을 보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사회
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은 간척사업을 포기하고 갯벌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 최대 새만금 간척사업은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갯벌을 미래세대들이 경험하기도 전에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세계적 환경보전 흐름에 역행하
는 것이다. 따라서 새만금 간척사업은 이제 중단되어야 하며 전라북도 새만금 지역은 새로운 발
전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 갯벌은 강하구가 막히지 않고 바다로 흘러드는 지역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는 하구 갯
벌로서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 형성되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가장 넓은 갯벌이 되었다. 이 지
역은 담수와 해수가 광범위하게 만나면서 넓은 갯벌과 기수역을 형성함에 따라 생물종 다양성이
매우 뛰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한국 서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강하구 어류의 통과구역으
로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서해연안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계절적 회유어류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
고 있다. 어류의 산란장과 치어의 생육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내륙으로부터 유입
되는 각종 유해물질 정화장으로서 특별한 자연생태계적 가치를 지닌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백합 치패의 발생지”라고 알려진 곳으로 기타
패류의 대규모 치패 발생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치패는 담수가 유입되고 지형적으로 물의 흐름
이 약해지는 곳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치패의 발생지는 패류의 성장지와는 여러 가지로 매우 상
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서해안 유일의 대규모 치패 발생지를 파괴
하는 것임을 뜻한다. 아마도 이 영향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매우 심각하게 나타날 것임에 틀림없
다. 현재 소고기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백합은 만경강, 동진강 하구가 유일한 치패 발생지이므
로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된 이후 수 년안에 한국 해역에서 백합을 발견하는 것은 거의 힘들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만금 갯벌은 동아시아 지역을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니다. 동아시아 지역에만 분포하는 희귀종인 저어새 등 국제보호조들에게는 더욱 그
렇다. 한국 정부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 람사협약을
비롯하여 한·러 철새보호 협정 등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전하고자 하는 국가적 의
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국제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2년 11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개최된 제8차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도 한국 정부의 새만
금 간척사업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심지어 람사회의에 참석한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세
계 NGO로부터 람사협약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라북도 전체 갯벌의 90% 이상을 한꺼번에 없애는 사업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각종 저서 동물 및 어류의 산란장 및 보육장을 상실하고,
새만금호는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하여 서해연안 대부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변화는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3.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

새만금 간척사업은 지난 2001년 5월 25일, 정부에 의해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 채 일방적으로 강
행되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환경단체들과 종교인, 지역주민들은 새만금갯벌살리기운동을 지속
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갯벌 파괴, 수질, 경제성 등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이 지적해온 문제점들에 대해 지금까지 뚜렷
한 해결책이 없다.
새만금사업 강행결정 당시 정부 내에서도 노무현 당선자가 장관으로 있던 해양수산부는 한국에
서 가장 소중한 생태계인 새만금 갯벌 파괴에 반대했고, 환경부는 간척 호수의 수질에 대해서 비
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이 사업의 비경제성을 강력히 거론하고 있으며, 다양
한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새만금사업 재개결정에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지
금까지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1999년 5월부터 1년 3개월간 진행된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은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전문가
간의 찬반의견이 얼마나 팽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조사단 구성과 운영은 공정한 결
과를 도출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편파적이었고, 새만금사업 강행을 위한 억지논리가 난무했다. 결
국 사업강행을 위해 합의되지도 않은 최종보고서가 허위 작성되어 총리실에 제출되면서 새만금사
업에 대한 사회적인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으며,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뚜렷한 대책도
제시하지 못한 채, 2001년 5월 25일 사업 추진방침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소위 ‘순차개발
안’은 도리어 사업의 경제성만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일 뿐이었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사업의 강행방침
부터 결정한 것은 21세기에도 절차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
례였다.

2) 압도적인 다수의 국민들이 아직도 새만금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2001년 5월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국민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 국민의 66.3%가 새만금 간척사
업에 반대하고 있으며, 국민의 83%가 합의절차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
다. 또한 갯벌 매립이 대규모 환경파괴를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국 국민의 70.6%가 공
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가구 당 50만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할 사업이 이처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쌀과잉기조에 따라 정부 스스로 쌀증산정책을 포기한
상황에서 새만금사업은 더욱 불필요하게 되었다.

3) 아직도 5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다.
새만금사업 추진측은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로 이미 예산이 1조 이상 투입됐다는 점을 지
적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이 사업의 총비용은 농지로 할 경우 6조원, 산업단지
로 할 경우 29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하였다. 현재 사업 시작당시 1조 3,000억원이었던 총 사업비
가 11년째 되는 현재 3.5배가 넘는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면, 2011년 사업완료까지는 감사원이
예상한 6조원 보다 예산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결정한 이른바 순차개
발안은 총 사업예산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업은 아직도 약 5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사업이다.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불필요한 사업에 투입하
는 것을 납득할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4) 쌀 과잉공급 구조와 간척사업의 허구성
지난 2001년 5월 25일 정부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새만금사업을 강행한 후, 불과 100일만에 쌀재
고 누적과 2004년 쌀수입 개방 확대를 위해 쌀증산 정책을 포기하였다.
쌀 공급 과잉사태에 대해 농림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쌀 소비량의 감소와 향후 쌀 수
입 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량 증가를 감안할 때, 이미 쌀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
가 되었다. 게다가 80년대 이후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조성된 간척지가 조만간 큰 쌀공급 증가 요
인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농림부가 쌀 공급 과잉을 일시적인 문제로 호도하는 것은
사태를 방조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쌀 공급 과잉과 간척사업 추진의 모순을 감추려는 눈
속임에 불과하다.

지난 4월 18일, 농림부는 쌀문제 해결대책으로 쌀 재배면적 108만3000ha를 2005년까지 95만
3000ha로 무려 13만ha(12%)를 축소하기로 결정하였다. 매우 적극적인 감산정책을 의미하는 농림
부의 농지축소 계획은 현재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간척(예상 간척지 28,000ha), 화옹간
척(4,482ha), 시화간척(3,700ha)을 모두 합한 36,182ha의 3.6배나 되고 있어, 더 이상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의 간척사업 추진명분은 전혀 없어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이 대규모 간척농지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판단 하에 한국정부는 새만금과 서산농장과
같은 대규모 간척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새만금 간척지를 산업용지
로 할 경우 29조원(농지로 할 때 6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증가와 시화호와 같이 극심한 수질오
염을 피할 수 없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받아들여 정부는 이미 산업단지를 불허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공단 분양율이 50%를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대규모 산
업용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막대한 국민세금 낭비는 물론 정부가 주장하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
면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지난 98년 동아건설이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하려 할 때 농림부는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 해
줄 경우 타 간척지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일관된 주장으로 용도변경을 거부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농림부가 김포매립지를 용도변경하려는 것은 개발차익을 노린 동아건설의 땅투기와 다
를 바 없다. 당시 농림부는 김포매립지가 입지조건이 좋아, 농업 생산성도 높고, 수출경쟁력도
있어 경제성이 높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데 불과 3년만에 수익성이 없어 김포매립지를 농
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조변석개(朝變夕改)한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지난 2001년 2월 정부의 시화호 담수계획 포기발표 후, 시화지역은 농지조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쌀 재고 문제가 커지고 2004년 쌀 수입 전면개방이 구체화되자 더 이상의 간척사
업이 불가능해질 것을 염려한 농업기반공사는 시화, 화옹지역 간척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등
간척사업을 더욱 서두르기 시작하였다.

한편에서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을 주도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가 다른 한편으로는 인근 시화, 화
옹, 새만금지역에서 대규모 농지조성을 서두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수십년 동안 진행되는 대규
모 간척사업을 통해 막대한 국민 세금과 확보된 간척농지를 용도변경시켜 거대한 차익을 노리는
땅장사, 농업기반공사의 조직유지 논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한 까닭에 농업기반공사는 농지가 더 이상 필요 없고, 농민이 퇴출되는 위기상황에서도 자신
들의 이익만을 위해 불필요한 농지를 조성하면서, 혹시나 쌀증산정책 포기로 간척농지 확보가 어
려워질까 하여 공사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심보로 시화호를 두 번 죽이고, 화옹·새만금 갯벌을
모두 죽이고 있는 것이다.

5)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오히려 전라북도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해당지역인 전라북도 주민들은 개발의 혜택을 보기는커녕, 각종 규제에 묶이
게 된다.
이 사업으로 전라북도 주민들이 얻는 것은 농민 14,000명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비농업
인구 7,000명, 국무총리실 자료) 그러나 새만금 간척호수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부가 내놓
은 대책을 살펴보면, 전주권 일대의 그린벨트 7천만 평을 계속 규제지역으로 묶어두고 전라북도
거의 전지역의 모든 축산농가를 규제 대상으로 관리하고 축산두수를 감소시켜야 한다. 농사에 투
입되는 비료의 양도 30% 이상 감축시켜야 하며 오염총량관리제를 시행해 산업시설의 확장을 막아
야 한다. 현재 새만금 지역에서 살고 있는 22,000여 어민들이 생계를 잃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정부 대책으로 발표된 이러한 규제 내용이 정작 전북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채
지금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결국 주민들의 고통과 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이
다.
뿐만 아니라 새만금호 수질대책으로 환경부가 제안해서 채택된 전주권 그린벨트의 녹지보전은 이
미 건설교통부로부터 그린벨트 해제결정을 받은 상황이다. 이는 새만금 수질개선대책이 전혀 실
효성도 없으며, 농림부는 물론 환경부까지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거짓으로 한 것이
나 다름없다.

6) 정부의 새만금사업 강행결정 과정의 절차상 문제점
2001년 5월 25일 정부의 새만금사업 강행방침 발표는 정부 스스로가 약속한 절차를 어기고 공문
서 허위작성까지 동원해 무리하게 추진되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과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새만금평가회
의’의 위원들은, 국무조정실이 평가위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음을 증언하고 있다. 더구
나 사업추진 방침을 발표하던 5월 25일 ‘물관리정책민간위원회’와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장관
회의)에 제출된 새만금평가회의의 결론문서 내용은 명백하게 허위 작성되어 있었다.
평가회의는 ‘이미 국무총리실은 새만금사업에 대한 강행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
령이 새만금 사업의 추진여부를 직접 결단해야 한다’고 결론문서를 작성하고 공식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었던 정부는 평가회의가 ‘대통령’이 아닌 ‘정
부’가 결정할 것을 건의했다고 회의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다. 그리고 허위 작성된 문서를 물관
리정책민간위원회와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에 보고하였다.
5월 25일 오전에는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근거로 물관리정책민간위원회가 열렸다. 16명이 참석하
여 8명이 새만금사업의 재개 반대입장을 밝혔고, 3명은 중립, 그리고 5명이 찬성하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도 평가위원회의 문건변조 사실을 지적하였다. 같은 날 오후에는 마찬가지로 허위 작
성된 문서가 제출된 채 장관급 회의인 ‘물관리정책조정회의’가 열렸고, ‘순차개발안’이라는 최
종 결정이 내려졌다. 새만금사업에 대해서 정부는 공동조사, 민간위원회, 쟁점 및 대안토론, 평
가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서 정부에서 사업의 재개를 결정하였다고 하겠지만, 형식적이고 민주
적인 절차조차도 철저히 무시한 결정방식이었다. 따라서 정부의 새만금사업 강행결정은 여전히
무효다.

4. 안전한 해산물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식량창고, 새만금 갯벌!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선사시대의 유적지에는 조개 무덤들이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는데, 인
류는 태초부터 바닷가에서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조개를 식량자원으로 이용해 왔다.
새만금 영향권의 갯벌에 살고 있는 조개 중에는 “해방조개”라고 불리는 개량조개가 있다. 지역
원주민들은 해방 이후 1960년대 초반까지 보릿고개의 어려운 시절에 어촌의 배고픔을 해방시켜
준 고마운 조개로 생각하여 해방조개라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쌀도 식량이지만 조개류는
단백질이 풍부한 고급 식량인 셈이다. 새만금 갯벌에는 그 외에도 몸길이가 30cm나 되는 키조
개, 깨끗하고 고운 모래갯벌에만 산다는 조개, 백합(白蛤)조개가 살고 있다. 이 외에도 바지락,
동죽, 맛, 모시조개 등 우리들이 일반 식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조개들이 살고있다. 이들은
방조제가 완공되면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모두 죽어야 할 절박한 운명에 처해 있다.

갯벌에는 연안 해양생물의 66%인 12,000여종이 살고 있는 생물들의 낙원이다. 특히, 새만금 연안
은 세계적인 패류(조개류) 어장으로 육지로부터 아주 먼 곳까지 수많은 종류의 조개들이 살고 있
는 패류의 천국이며, 미래의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의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다. 또한 생물이 번식
하는데 필요한 수많은 무기 영양소가 육상으로부터 공급되어 모래펄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바다 영양원의 보고이며, 서해 먼 바다의 생물들에게도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해주는 삶의 원천
이다. 이들 에너지원의 공급은 금강, 만경강 그리고 동진강이 담당한다. 그러니까 새만금 갯벌
의 영향은 서해안 전역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

새만금 연안을 포함한 전북지역의 어류와 해조류, 기타 연체동물을 제외한 조개류의 생산량은 새
만금 간척공사 이전인 1991년에 통계에 잡힌 것만도 40,409톤(2,424억원)에 이르며, 맨손어업에
의한 생산까지 합하면 수배에 달한다. 전북의 조개류 생산량 대부분이 새만금을 포함한 갯벌에
서 생산된 점을 감안해보면 간척공사 완료 후 새만금 영향권의 광범위한 수역에서 사라질 조개류
의 경제적 가치손실은 어류나 해조류의 가치를 제외하고라도 쌀 생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경제성을 따진다면 육상의 농업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영농비용과 농약을 지속적으
로 투입해야하지만, 바다에서는 자연 발생한 어패류가 자연의 먹이를 먹고 누가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성장하고, 생산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농업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
고 있다.
우리는 농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갯벌의 가치도 중요하게 인정받아
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쌀만 먹는 시대는 저물었으며, 다양한 먹거리가 중
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또한 세계는 지금 모든 나라가 200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하고 있어 앞으로는 자기바다가 아니면
고기를 잡을 수도 없다. 결국 국민에게 필요한 단백질 공급을 위해서는 부족한 수산물을 수입해
먹을 수밖에 없는데, 납 꽃게 사건에서 보듯 토종수산물이 아니면 수입수산물은 믿을 수 없다.
그냥 앉자만 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황금바다를 쌀 생산만을 위해 없앤다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국민의 식생활 개선으로 이제는 쌀보다는 바다식량자원이 진정한 식량안보
의 주역으로 인정받아야 할 때이다.

5. 새만금 간척사업과 신자유주의적 농업 구조조정, 그리고 전라북도 소농의 운명

새만금 간척사업은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하는 신자유주의적 농업 구조조정 정책의 핵심에 위치
해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얻어질 농지의 불하 및 경작 방식은 전형적인 대기업형 농업 육성
을 예고하는 것이며, 전북도의 새만금 유역에 도입하게 될 온갖 규제들은 정확하게 소규모 자영
농 및 축산농민을 겨냥하고 있다. 즉 규제를 통한 소농의 몰락과 농업 대자본의 육성이 농민의
입장에서 본 새만금 사업의 본질이다. 이미 2001년 FAO 권고량의 두 배가 넘는 1,100만석의 쌀
재고가 쌓이게 될 것이라는 데에도 또 대규모 간척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언뜻 황당해 보이지만
바로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다. 그냥 쌀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농
을 늘리고 대신 소농들은 농업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농업이 붕괴하
면서 공업노동자를 충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 농업이 신자유주의적으로 산업화되는 과
정에서는 현재의 소농들이 또 다시 산업형 농업에 필요한 농업노동자를 충원하게 될 것이다. 즉
소농의 몰락과 농업노동자화가 예견되는 것이다. 우리는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
자료를 검토하면서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1) 농민이 반대하는 새만금 간척사업
정부는 농지를 만들기 위해 새만금 간척을 한다고 하는데, 정말 농업을 살리고 싶어하는 전국농
민회총연맹(전농) 등 주요 농민단체들은 가장 앞장서서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도대체 누굴
위한 사업인지 알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사업은 농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
다. 매년 30,000ha의 농지가 용도 변경으로 사라지는 현실을 내버려두고 30년 공사에 6조원 넘
는 돈을 들여 28,300ha의 논을 만든다는 것은 무모한 사업이며, 다른 간척농지의 사례와 마찬가
지로 새만금 호수는 농업용수로 쓸 수 없을 지경으로 썩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진정 농민
을 위한다면 새만금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들일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농지를 보전하고 농가부채
를 해결하며, 농민을 파탄내는 잘못된 농업정책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2) 12억7천만원짜리 논 – 간척지는 전라북도 농민들과 무관한 땅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조성되는 토지는 총 28300ha, 즉 8,560만 7천 5백평이다. 평당 조성 단가
는 약 70,000원에 달한다. 농림부는 새만금호 수질문제 때문에 새만금 간척지의 농업인구를
14,000명으로 제한할 계획이기 때문에 가구 당 농지 면적을 적어도 6ha, 즉 18,150평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6ha의 농지를 구입하려면 무려 12억7천만원의 돈이 있어야 한다. 평당 7만원씩
총 12억7천만원을 주고 땅을 사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민이 전라북도에 얼마나 있겠는가? 현
재 부안지역의 농지가격은 평당 20,000원이며, 영산호 간척지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12,000
∼14,000원정도로 분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비용은 모두 국고에서 충당해야 한다
는 것을 의미한다. 계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본전 생각이 나서 복합산업단지로 용도변경
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설혹 이 돈을 주고 최소 규모의 농지를 산다고 하더라도 헬기로 농약
을 뿌리며 농사를 지을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농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새만금 간척농지
는 전라북도의 농민들과는 무관한 땅이다. 결국 이 땅은 막대한 땅값을 내고도 채산을 맞출 수
있는 몇몇 재벌 기업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3) 온갖 규제만 떠안게 될 전북 농민들
이처럼 전라북도 농민과는 관계도 없는 농지에 쓸 농업용수, 즉 새만금 간척호수의 수질을 개선
하기 위해 전라북도 농민들을 비롯한 도민들이 온갖 규제를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간척
호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북 농민들은 비료 사용량을 30% 감소시켜야 하며, 또한 비료나 농
약이 하천 내에 직접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경강, 동진강 하천부지의 경작을 금지할 계획이
다.
농림부는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농약 사용
은 감소할지 몰라도, 비료 사용량은 크게 줄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비료 사용량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농업 선진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큰 증가는 없지만 줄어들지는 않는 추세이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연간 1,90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제적으로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농사를 포기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일부 대기업이 차지하게 될 새
만금 농지의 수질 개선을 위해 전북 농민들은 대책도 없이 비료 투입을 줄이거나 다른 규제에 밀
려 농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다.

6. 새만금간척사업 중단과 새로운 대안모색

갯벌은 더 이상 쓸모 없는 땅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갯벌은 인간의 삶과 대단히 밀접하였으며,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을 우리는 여전히 즐겨 먹는다. 독일은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보전하고 있으
며, 우리나라 정부가 가입해 있는 람사협약에서도 갯벌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 정도로 갯벌의 가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갯벌은 현세대의 것이 아닌 우리 미
래세대의 것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은 미래세대의 자연유산을 빼앗는 범죄행위이며, 갯벌에 의존하
며 살아가는 인간 이외 다양한 생물들의 생존공간을 빼앗는 행위이다. 때문에 새만금 간척사업
은 지금이라도 중단되어야 하며, 공사 중단 후 전라북도의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마지막 선택이라 할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유일한 대안은 방조제를 제거하고 새만금 갯벌을 자연의 모습으로 돌려 원상
태대로 복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미 1조원 이상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었고 지역주
민들이 가지고 있는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상태로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이미 축조된 방조제를 활용하여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갯벌을 보전하면
서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만금 간척사업
이 중단된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방조제의 보강과 새만금갯벌 주변의 환경친화적 발전방안에 대
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서 발표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시화호 오염사건
이 터진 이후 잠잠했던 전문가들이 수많은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조차도 방조제를 변형하여 조력발전으로 전환하고, 시화호 수질개선을
더 원활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은 이미 1996년 환경단체에서 시화호 문제 해결을 위
해 방조제 활용대안으로 제시했던 내용이었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조력발전은 대안이 될 수 없다
며 환경단체들의 입장을 일축했지만, 7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는 그 의견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다. 우리는 시화호 사례를 볼 때 새만금간척에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의
주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현재 새만금사업이 모든 측면에서 타당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는 이유를 정치적
상황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전라북도 표심을 모으기 위해 수많은 정치인들이 새만금사업을 미끼
로 전북도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사업주체인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사업과 전북발전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새만금 갯벌생태계와 전북지역 공동체를 파괴하는
죄악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새만금갯벌을 살리고 전북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 여부는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갈 것인가에 대한 판단기준
이 되고 있다.

admin

(X) 습지 해양 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