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기 재 (부산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목
차
|
1.
습지생태계란?
2.
우리나라에는 어떤 습지가 있을까?
3.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란?
4.
왜 습지의 소실을 걱정하는가?
5.
우리나라 습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6.
우리나라 습지의 미래는?
|
1.
습지 생태계란?
습지란
간단히 물기가 많은 땅을 칭한다. 얼마나 물기가 있어야할까? 오랜세월 동안 일정한 수
심을 유지하기도 하고 비가 올때만 촉촉히
일시적으로 습지가 되거나 우기동안만 계절적으로 습지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
서 습지란 강물, 호숫물, 바닷물, 하구의
약간 짠물 등 매우 다양한 “물”을 포함한 땅과 가까이 접하는 곳이 습지 생태계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그 나라가 위치한 곳의
지형 기후 등에 의해 매우 다양한 모습의 습지를 갖게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곳은 광활
한 해안 갯벌 습지와 한때 매우 많았던 낙동강
변의 강이 만들어 놓은 습지들이 있다. 비록 인공적이기는 하지만 우리주변에 많은 논들
도 습지생태계임이 분명하다.
알라스카나
캐나다에는 빙하가 후퇴할 때 생긴 많은 웅덩이에 물이 고여 만들어진 습지가 있고 필리
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바다를 접하고 있는 나라의 해안에는 맹그로브숲을 지닌 해안습지가 많이 있다. 세계에
서 가장 큰강들에 속하는 남미의 아마존강,
오리노코강에는 수많은 지류가 있으며 강이 흐름을 바꾸거나 범람하면 만들어지는 배후
습지들이 있다.
아무튼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종의 종류보다 훨씬 다양한 것이 습지이고 그 지역의 기후나 풍토
가 그 지역의 인종의 성격을 결정하듯 습지의
“성격”또한 매우 다양하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습지의 유형
을 50가지 이상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크기에
있어서도 불과 수십 평방 ㎡에서 수백 ㎢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건조한 기후대
에 위치한 지역에서 습지의 중요성은 그지역
전체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2.
우리나라에는 어떤 습지가 있을까?
강의
흐름이 변하거나 강과 유입하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하천 배후습지(예 : 낙동강 변
의 배후습지)들과 동해안의 해안변에 모래가
만을 가로막아 만들어낸 호수인 석호(예 : 청초호, 영랑호, 향호 등)가 7∼8개 있다. 비
록 그 수가 많지는 않으나 높은 산에
습지가 형성되어 습원을 형성하기도 하고(예 : 용늪, 무제치늪), 제주도의 오름처럼 분
화구에 물이 고여 습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강의 하구에는 하구습지가 있으며(예 : 만경강, 순천만, 낙동강 등) 서해안에는 세계적
으로 잘 발달된 해안 갯벌습지가 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습지생태계는 논과 저수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18,000 여 개에 이르
는 농업용 저수지가 있으며 거의 대부분은
수심이 얕고 저수지의 가장자리에는 수초대가 잘 발달되어 있다. 우리주변의 논도 5월∼
8월까지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하여 만든 습지
생태계이다. 또한, 1960년대 초반 이후 농지확장을 위해 방조제를 설치하여 매립되고 방
치된 해안습지들도 남해안과 서해안에 있다.
우리
나라의 습지보전법(1999) 제2조에서는 습지를 담수·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
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으로서 내륙습지 및 해안습지를 말한다. 내륙습지라 함은 육지 또는 섬 안에 있는
호(湖) 또는 소(沼)와 하구(河口) 등의
지역을 말한다.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Ramsar Convention)
에서는 습지에 대한 정의를 매우
광범위하게 내리고 있다. 습지란 일시적이든,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물이 정체하거
나 흐르는 담수, 기수, 염수가 있는 소택지,
토탄·이탄 혹은 수면지역이며 해수면으로부터 6m 이내의 해양부도 포함하고 있
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습지유형이
단순한 편이고 습지보전법에서 는 국내의 습지를 내륙습지와 해안습지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표
1. 우리나라 습지의 구분
|
대
구 분
|
중
구 분
|
예
|
해양/
연안
|
|
갯벌
|
내륙
|
하천
|
영속
|
하구습지
|
계절
|
한강밤섬,
강 중류 하천습지(달성, 구담)
|
호소
|
영속
|
박실지,
인공호, 저수지, 동해안 석호
|
계절
|
저수지의
가장자리
|
소택
|
유수
|
우포,
번개늪, 대평늪, 질날늪
|
강수
|
용늪,
왕등재, 물영아리, 무제치, 제주도 물오름
|
3.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란?
만약
어떤 철새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지내거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다가 잠시 들렀다고 가정
했을 때 그 새에 있어서 해당되는 습지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 유지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어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와 연결된 수로에서 산란을 위해 이동하였다가
그 습지가 파괴되어 있을 경우 종의 번식자체가 위협받고 멸종하게 된다. 이런 국제적으
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국제협약을 만들고 공동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
로
중요한 습지에 대한 기준과 인식은 1971년 이란의 람사에서 철새의 서식처로서 중요성
을 인식하면서 국제협약(람사협약)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매 2∼3년 간격으로 열리는 당사국회의를 통하여 크게 변화해오고
있다. 약 20년간 철새의 서식지 혹은
이동통로(중간기착지)로서 습지가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었으나 1996년 호주의 브리즈번
에서 열린 제 6차 당사국 회의를 기점으로
물새의 서식처로서의 중요성은 물론 어류, 식물 등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의
인식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환경과
조건이 다른 협약당사국 내에서의 습지 인식에도 큰 변화를 주어 그 나라의 대표적인 습
지유형, 생태적 가치 및 특성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90년대 후반부터 발표되고 있는 국가보고서들에서는 해
당국가 내에서의 특정 습지의 중요성을 철새는
물론 거의 전 분류군에 걸친 생물다양성 보전과 유지관리 방안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
다. 국내에는 현재 2곳(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이 람사등록 습지로 되어 있으나 람사기준을 충족하는 습지는 매우 많
다.
1996년
제 6차 당사국 회의에서 채택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기준은 1999년 5월 약간의 수정
이 있었으며 그 상세한 내용(기준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생태학적 설명)은 람사기준에 잘 설명되어 있으며 아래와 같
다.
표
1. 제 6차 람사협약에서 채택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기준
그룹
A 기준 : 대표적이고, 희귀하거나 독특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습지
기준
1. 적절한 생물지리학적인 지역 단위에서 대표적이거나, 희귀하고, 독특한 자연
적 혹은 근 자연적 습지의 예가 될 수
있는 습지
그룹
B 기준 :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생물종
및 생태적 군집에 근거를 둔 기준
기준
2. 민감한 종, 멸종위기종, 혹은 심각하게 서식처가 위협당하고 있는 종 혹은 생
태군집이 서식하고 있는 습지
기준
3. 어떤 특정 생물 지리지역에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동
·식물 군집을 유지하고 있는 습지
기준
4. 동·식물 종의 군집이 생활사의 중요한 부분(기간)을 보내거나 환경이
좋지 않을 때 피난처로 활용되는
중요한 습지
물새에
의한 기준
기준
5. 20,000마리 혹은 그 이상의 물새가 정기적으로 서식하는 습지
기준
6. 어떤 특정 물새의 종 혹은 아종 개체수가 전세계 개체수의 1% 이상이 정기적으
로 서식하는 습지
물고기에
의한 기준
기준
7. 고유어종 혹은 해당과에 속하는 어류가 상당히 서식하거나, 습지의 가치를 잘
대변해 주는 어류군집이 서식하는 습지로
지구 전체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습지
기준
8. 식량자원으로서 어류, 산란지, 은신처 및 회유하는 어류군이 이동하는 통로로
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습지
|
가까운
일본은 1980년 처음 람사협약에 가입한 이후 현재까지 총 11개소 람사등록 습지를 보유
하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인접국들에 비해
습지의 보전에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6,300만 ha의
습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광법위한 기후대와
고도, 위도에 따라 다양한 습지를 가진 나라이다. 1992년 람사협약에 서명한 이후 총 7
개소의 습지가 람사협약에 등록되어 있으며
아시아 전체에서 람사협약의 기준에 적합한 947개소 중 192개소를 보유하고 있어 비록
람사등록 습지가 아닐지라도 보존가치가
높은 습지가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
에는
람사등록 습지가 현재 2곳에 불과하나 람사등록이 가능한 습지는 약 60개소에 이른다.
앞으로 많은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자료를
토대로 람사등록 습지의 수는 크게 늘어나야 하며 국력에 걸맞는 관리방안도 도출되어
야 할 것이다.

그림
1. 자연성이 높은 습지생태계의 생물서식 모식도
4.
왜 습지의 소실을 걱정하는가?
우리
나라에서 습지생태계에 대한 인식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정부, 학자, 민간단체 등
이 앞다투어 보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
나라를 살펴보기 전에 선진국의 예를 들어보면 1960년까지만 해도 습지는 오랫동안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고
습지의 대부분은 경작을 위해 물을 빼버리고 농경지로 전환되었다. 또, 모기와 같은 해
충의 발생을 우려하여 위생적인 측면도 습지매립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이른바 오늘날 환경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 등에서도 이와같
은 전철을 밟고 오늘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끝없이 펼쳐진 중서부와 인구가 밀집된 동부에서의 습지소실의 주된 요인의 70-
80% 이상이 농경지 확장에서 기인하였다.
플로리다주의 키시미강은 원래 하천습지가 잘 발달된 구불구불한 사행하천이었다. 농경
지확장 및 수로정비를 위해 강의 160 ㎞에
이르는 구간을 100 여 ㎞로 직강화한 후 수질악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으로 많은 피해
를 입자, 강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어땠을까? 예를 들어 낙동강의 경우 1900년도 초 이후 강변에 홍수를 막기 위한
제방이 설치되고 제방밖에는 홍수로부터
안전한 농경지가 늘어나게 되었다. 경북 안동, 예천과 같은 중상류에도 농경지가 일제시
대 때 많이 확보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낙동강 하구 가까이에도 농경지 보호를 위해 높은 제방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
다. 사람들이 거의 정착해 살지 않았을 3000-4000년
전의 낙동강을 생각해보면 제방은 없고 강, 습지, 산이 모두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3-5
㎞의 홍수지대에 많은 우각호를 남겼을
것이다. 어떤 우각호는 메워져 육상식물이 침입하고 어떤 우각호를 만들어진지 얼마 되
지 않아 웅덩이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의
가장 대표적인 내륙습지의 하나인 경남의 우포도 낙동강 강변의 배후 습지로 낙동강과
2-3㎞ 거리에 있으면서 일년에 두, 세 번
강이 범람하면 수위가 3m 정도 상승하고 홍수 전에 만들어 놓은 많은 생물을 강으로 되
돌려 주기도 하는 등 강과 교류가 있다
(그림 2).

그림
2. 우포늪의 70년대 모습과 현재 모습
(1999.
주기재, 박성배. 람사지역으로서의 우포습지의 생태학적 가치와 보전방법)
우포습지의
경우 “어쩔 수 없어” 살아남은 습지이다. 메우기에는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낙동
강의 주기적인 여름범람은 경작을 위협하기
때문에 그런 위험을 안고 경작이 불가능해서 방치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범람의 위험이
적었고 우포늪 자체의 집수역에서 모여드는
하천을 통한 유입량이 적었다면 이미 몇 십 년 전에 사라졌을 생태계이다.
낙동강의
하구에는 과거 광활한 하구습지가 있었다. 1987년에 하구둑이 완공되고 그 후 공업단
지, 주거단지, 도로 개설 등으로 약 15
㎢(450만평)의 습지가 소실되었다. 한때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
는 철새도래지로 전락했다. 다행히 을숙도를
중심으로 생태계복원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다양한 하구 생물 및 낙동강 하구를 찾는
귀한 철새들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습지의
파괴와 소실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도래하는 철새수의 감소만이 아니다. 유기물의 생산
과 분해과정에서 많은 생물들이 복잡하게 먹이망으로
얽혀있어 해당지역과 인접생태계의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져 생물자원의 소실을
의미한다. 현재 선진국의 대부분은 생물자원의
관리를 국익관리의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있어 종의보전, 유전자원의 관리의 차원에서 습
지생태계의 파괴나 소실을 우려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로
산호초를 부수어 가며 일회성으로 어류를 포획하는 동남아시아의 몇몇 나라를 보면 현명
한 이용(Wise use)을 통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얼마나 중요한 명제임을 알 수 있다. 산호초가 수십cm 자라는데 수백년이 걸리고 잘 발
달된 산호초는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아 적정량의
어획이 이루어질 경우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우리나라의
큰 강주변에 있던 많은 습지들은 농경지 확장으로 사라졌고 극히 일부는 공장이 들어서
면서 소실되었다. 우리는 왜 습지의 소실을
걱정할까?
첫째,
생물다양성이 높기 때문이다.
습지
내에 일반적으로 서식하는 생물은 물-경계면-땅이라는 다양한 서식처가 있어 수
생-반수생-육상생물들의 터전이 되고 있어
다양하다. 또 높은 산에 있는 습지(고산 습지, 산지습지)는 유기물이 오랫동안 퇴적되
어 물의 pH가 낮아 독특한 생물들만 적응하여
서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람사등록 습지 인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의
경우도 해발 1280m의 고산 습지로 독특한
습지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둘째,
잘 발달된 습지는 홍수조절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우포와
같은 습지가 낙동강 중·하류에 수십 개 더 있다면 낙동강 하류의 홍수조절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홍수
때, 스폰지처럼 물을 머금었다가 천천히 강으로 흘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천 배후 습
지가 잘 보전되어 있는 미국 보스턴시의
찰스강 상류습지가 하류의 홍수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
다.
셋째,
습지는 지하수의 수위 유지와 수질정화 기능을 갖고있다.
습지가
일정한 수위를 유지함으로서 안정된 지하수의 유지가 가능하다. 또한 습지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들은 수질정화에 큰 기여를 한다.
습지는 물과 땅이 접하는 면이 매우 완만하고 물 속에 잠겨 살거나, 잎만 수면에 떠 있
는 식물과 반쯤 잠겨있는 수생식물 등이
동시에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런 식물의 표면에는 많은 미생물들이 부착하
여 더불어 살고 있어 복잡한 먹이사슬을 이루기도
하고 유기물 등을 흡수함으로써 수질이 개선된다. 이런 습지생태계의 원리를 이용한 수
질 정화기법(인공습지조성)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이외에도
습지는 심미적인 가치와 레크레이션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성이 있는 어패
류가 서식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주민의 경제활동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높은 산에 있는 습지(예 : 용늪, 무제치늪)의 퇴적물 속에는 수천
년 동안 바람에 날려와 차곡차곡 쌓인
꽃가루들이 있어 과거에 어떤 식물들이 번성하였는지 알려주는 등 자연 변천사가 고스란
히 보관된 자연의 역사 기록장소이기도 하다.


그림
3. 우포늪(좌)과 주남저수지(우)
5.
우리나라의 습지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에서는
90년대 중반이후 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습지를 대상으로 한 학술연구 및 보고
서 발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파악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지역적으로 경기도와 제주도는 해당지역의 습지 소재정도
가 파악되어 있고 겨울철새 중심의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되기도 하였다. 현재 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전국의 해안갯벌조사와 내륙습지조사
를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0년에 전국을
대상으로 습지유형별 예비조사가 실시하였으며, 2001년에는 낙동강 유역에 있는 강배후
습지와 강원도의 석호를 중심으로 습지의
전반적인 생태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 무제치 (자연생태계 보전지구), 창녕 우포늪
및 강원도 용늪 (람사등록습지)의 경우
그간 몇차례의 학술조사를 통해 이름만 알려진 타습지들에 비해 비교적 상세히 알려져
있다. 내륙습지조사가 일차적으로 완료되는 5∼6년
후에는 전국적인 습지의 생태자료가 축적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
2 . 일반적인 습지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요소
|
평
가 요 소
|
1)
자연환경보존지역, 보존을 요하는 습지
2)
성인이 독특한 자연습지
3)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
4)
특정야생동·식물 서식습지
5)
천연기념물, 위기종 서식습지
6)
생태계의 정보가 빈약한 습지
7)
수생식물이 풍부한 습지
8)
저서동물이 다양한 습지
9)
개발 예정지로 사전조사가 필요한 습지
|
(환경
부
2000. 3. 전국내륙습지조사지침)
|
국내에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습지는 불과 10개 정도이다. 알려진 습지의 생태정보 또한 특
정 야생동·식물의 분포 정도에
그치고 있어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생태계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겨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의 경우, 겨울철새의 도래 정도는 정기적으로
조사되고 있는 반면 철새의 서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생물 및 무생물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들
습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두
습지에 서식하는 어류상 조사자료를 과거조사와 비교해 보면 서식종의 수가 최근 급격
히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

환경부,
1987. 우포늪·주남저수지생태계조사
창녕군,
1997. 우포·목포늪 생태계 보전 방향
창원시,
1998. 동읍유수지에서 채집된 조사지점별 어류분포 현황
주기재
미발표자료, 2000-2001. 우포, 주남어류상조사 (7회)
그림
4. 주남저수지에서의 어류 종수 변화
낙동강
하구둑의 건설로 인한 회유성 어류 감소, 외래종 (큰입우럭, 파랑볼우럭, 떡붕어, 황소
개구리)의 번성, 집수역의 토지이용 변화
및 수질변화 등 많은 요인으로 인해 토착종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다. 그러나 어류는 수중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한 분류군일 뿐 이러한 변화가 철새의 도래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또는 다른 변화
를 야기할지는 알 수가 없다. 이 두 습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생태계임에도 불구하고 생태계의 구조(생물의 분포 및 서식정
도)에 대한 이해정도는 높은 편이 아니다. 10여개의
잘 알려진 습지를 제외한 나머지 습지들은 그 소재지만 파악되었을 뿐 생태정보가 매우
빈약하다.
6.
우리나라의 습지의 미래는?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중반 이후 습지에 대한 일반인과 환경단체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 3-
4년 간은 많은 습지들이 새로 발견되었고
습지보전법 제정, 전국내륙습지조사 등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
나 지금현재에도 많은 중·소규모습지들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도로확장, 하천변 정리 등을 이유로 소실의 위협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습지소실 정도는 과거자료의 부재로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대부분의 습지가 이미 사라졌
거나 변형되었다. 이미 서해안 갯벌의 경우 70년대
이후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주요 갯벌의 약 1/4정도가 소실되었으며 낙동강 배후습지의
경우 1900년대 이후 그 수에 있어서 90
%이상이 감소되었다. 남아있는 습지들이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습지의
소재나 개략적인 특성 및 해당 습지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시급히 파악되어야 하며 관리방안도 아울러 수립되어야 한다.
남아있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
다. 일부 시, 도는 독자적인 자연생태자원
조사를 수행하고 있어 습지의 목록, 현황 등이 조사사업에 포함되어야하며 해당지역의
생태네트웍을 구성하는데 습지생태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한다.
최근
4-5년 간에 보여준 습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볼 때 남아있는 습지들이 생태계로서
의 기능을 유지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단, 습지를 포함한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전문 인력양성이 수반되지 않을 경
우 많은 습지들이 그 생태적 특성이 파악되기도
전에 소실될 수 있다. 습지생태계에 대한 애정과 관심만으로 습지생태계를 보존한다는
것은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습지는 집수역의
토지이용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습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는 유역의 위협요
소를 파악하고 습지보존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
할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습지관련 정부 부처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설정
되어 관리에 효율성을 높여야한다.
※
강사약력소개
o
주기재 (朱杞載) (1960년생)
현
부산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o
주요 경력
–
Ramsar Center Japan 학술위원
–
한국육수학회, 한국생태학회, 한국환경과학위원회 편집위원
–
Freshwater Environment(UK)편집위원
o
저서 논문
–
환경과학, 낙동강 하류의 생태관련 논문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