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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댐 논란 이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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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6년, 98년, 99년, 임진강 유역에선 대홍수가 났다. 세 차례의 재앙 속에
118명의 사망자, 31,635명의 이재민, 9,028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거듭된 홍수에 허둥대다 99년 12월에야
1조 6천억원 규모의 임진강홍수대책을 내 놨다.

하지만 전체 예산의 약 61%인 9,753억원을 한탄강댐 건설에 투입하겠다는 발상은 호응을 얻기 어려웠다. 임진강 홍수는
78%가 철원, 연천, 포천, 파주 등 임진강 중상류 지역에서 산사태, 계곡의 급류, 배수시설의 고장, 제방 붕괴 등으로
발생했고, 근본적으로 산지의 훼손, 무분별한 관광지 개발, 부실한 시설관리 등이 원인이었기 때문이다(임진강하천정비계획, 2001).
즉 피해는 임진강 유역 전체에서 다양한 이유로 일어났는데, 대책이라며 피해가 적었던 임진강 하류(재산피해 10%, 사망자
없음)의 수위 조절용 댐을 건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실제로 한탄강과 한탄강이 흘러가는 임진강 하류지역은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댐 예정지로부터 70km 떨어진 파주시 문산읍
외엔 피해를 입을만한 곳이 많지 않다. 그나마도 한탄강 유역은 전체 임진강 유역의 16%에 불과해, 댐을 짓더라도 문산지역
홍수량을 10%(수위 50cm) 정도밖에 줄이지 못한다. 더구나 문산읍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홍수는 모두 배수펌프들이 고장
나서 도시 내부의 물을 퍼내지 못하고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이어서, 임진강의 수위와는 별로 관계도 없다. 또 임진강의 지류인
문산천으로 흘러드는 동북천에 도로와 철도를 무리하게 시설하면서 홍수가 넘친 것이었다.

▲ 한탄강이 흐르는 협곡의 절경 ⓒ 한탄강댐반대대책위

따라서 군사적 목적에 의해 저지대에 세워진 문산읍의 홍수대책이란, 가깝게는 펌프장을 개선하고, 동북천의 제방을 정비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표고가 낮은 지역을 성토해 높이거나, 위험한 곳은 주차장 등으로 이용해 피해를 줄이는 등의 유연한 도시계획
외엔 백약이 무효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관행적이고 안이한 댐 계획을 임진강의 대책, 문산의 홍수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탄강댐만 막으면 임진강
수해대책이 다 된 것처럼, 혹은 한탄강댐이 없어서 임진강에 홍수가 발생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댐 건설의 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탄강댐의 홍수조절효과를 과장하고, 환경영향을 축소하거나 누락했으며, 발표한 댐 규모에 맞춰 근거를 만들어
내고 있다(감사원 감사 결과, 2005).

▲ 지난 3월 한탄강댐반대대책위와 지역주민, 환경운동연합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부의 한탄강 댐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종학

이제는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거듭된 문제제기에 밀려, 일 년 중에 홍수 때인 15일만 사용하겠다.’, ‘댐 하부에
큰 구멍을 뚫어 상 하류의 단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면서까지 댐 건설에 매달리고 있다. 댐의
효과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건설예산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결국 이러한 과정은 ‘정부에게 중요한 것’이 ‘한탄강댐의 홍수조절효과’가 아니라, ‘댐 건설 강행을 통해 자신들의 투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임을 알게 한다. 또한 한탄강댐은 임진강 유역 홍수 대책으로서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는 변수임을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한탄강댐은 ‘실패한 정책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정부부처’, ‘계약된 공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 ‘눈에 띠는
뭔가를 홍수 대책이라며 내놓고 싶어 하는 지자체들’에게 필요한 것이지, 국민과 임진강 유역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또
정부가 수몰 예정지 내 일부 주민들의 찬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데, 이들은 ‘살길이 막막해 집과 땅을 팔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피폐한 농촌’의 현실이지, 댐 건설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정부는 더 이상 명분도 없고, 실효성도 없는 한탄강댐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대홍수의 공심과 대형 댐의 홍수조절 착시효과로
국민들을 기만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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