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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생태적 삶을 위한 여성들의 이야기

생태적 삶을 위한 여성들의 이야기

1. 들어가는 이야기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쓰레기제로운동 성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드는 느낌
은 ‘참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정토회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천활동이라고 생각
되었다. 그동안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도권 안과 밖에서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사전예방차원에서 보다는 사후처리차원에서 쓰레기 문제를 접근함으로써
주로 ‘∼하지 마라’ 라는 일방적인 처방책이 많았다. 이러한 운동 방식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자
발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대중이 참여하는 실천 활동이라면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고서야 가능하겠는가. 모든 운동의 추동력은 바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창
의적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때 생겨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삶의 양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내 생각에 정토회에
서 추진한 이 과제에서 가장 큰 성과라면 쓰레기 배출량이나 에너지와 물 사용량이 줄었다는 것
보다는 삶의 양식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겠지만 쓰레
기제로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장기간 실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
게 친환경적인 생활양식이 체화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천 모델을 다양한 공동체에서
수준과 내용을 달리하여 확산하게 될 때 이 운동의 의미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2. 여성들의 실천 활동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서 친환경적인 생활양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주체는 바로 여
성들이다. 일반 시민들은 환경오염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경우 소
비생활을 대부분 담당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입장보다는 가해자 입장이 강조되어 왔다. 이러한 여
성들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여타의 공동체에서 단순 참여자가 아니라 주체로 참여하게 될 때 환경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떤 방향에서 환경문제를 접근하고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 이 점은
환경문제가 왜 발생했는가를 생각하면 아주 간단한 문제이다. 따라서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환
경문제를 인식하고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적인 노력이 뒷받
침된다면 ‘생태위기’라고 표현할 정도의 심각한 환경오염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Tm레기 문제를 예를 들어 보자.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자본을 독점
소유하는 다국적 기업이 이윤 증식을 위해 상품을 대량생산하고, 마찬가지로 부를 독점소유하고
있는 계층에서 과잉소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 생활양식 운동을 전개할 때 이러한 사회구조
적인 측면을 간과하고 전 계층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절약만을 강조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쓰레기 제로운동을 추진할 때 시장에서 쓰레기가 덜 나오는 제품을 구입하거
나 가정에서 주부들이 혼자 쓰레기 분리 배출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온 가족이 참여하는
공동체 방식이어야 하고, 한편 쓰레기를 양산하는 생산구조와 정책을 변화시키는 운동을 해야 한
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삶에서 불편함을 즐기고 감수하는 삶으로 바꾸자고 하는데 불편함을 감수
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특히 대부분의 가사노동을 여성들이 전담하고 있는 상황
에서 직장여성의 경우 즐겁게, 기꺼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즉 기업을
향해서는 제품설계단계에서 쓰레기가 적게 나오거나 분해 되는 물질을 사용하거나 수명이 긴 제
품을 생산(DFE: Design for Environment)하도록 요구하고, 마찬가지로 정부를 향해서는 폐기물
정책이 통합적으로 추진되도록 정책입안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쓰레기 제로운동을 펼칠 때 한 단면만 볼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일회용 생리대 쓰지 않기를 예를 들어 보자. 현재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 쓰기 운동을 몇 몇 환경, 여성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주로 건강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생리대를 쓰레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 쓰레기 발생량은 줄일 수 있으나 면 생리대를 세
탁하고 삶는 과정에서 물 사용량과 에너지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한다. 따라서 화학물질을 사용하
지 않아 건강에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쉽게 분해가 되는 생리대를 기업으로 하여금 개발, 생산
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역시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로 단순
히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활동에서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가 생협 운동이다. 생협 운동은 환경과 건강차원에
서 매우 중요하며, 다른 부문에 비해서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장이어서 깊게 들여다 볼
부분이 많다. 현재 대부분의 생협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참여하는 도농직거래 방식으로 추진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건강한 먹을거리 운동의 성격이 강하다. 가정에
서 주부들이 아무리 유기 농산물 중심으로 먹을 거리를 장만한다 해도 집밖에서는 농약과 화학첨
가물이 잔뜩 들어간 음식물을 어쩔 수 없이 먹게 된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아침 밥도
변변이 먹지 못하고서 온종일 학교에서 지내게 되는데 성장기에 질 좋은 영양섭취가 중요하련만
이들은 학교 급식과 매점에서 주전부리로 열량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생협에서는 급식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학교 급식의 내용을 바꾸는 조례제정과 아울러 매점도 직접 운영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현재 제한된 먹을 거리 중 선택
하는 차원에서 먹을 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차원으로 먹을 거리 운동을 발전시켜야 한
다. 우리 밀 빵을 여성들이 거주지역에서 직접 만들어 매장을 운영한다면 경제활동도 되고 보다
질 좋은 빵을 보급할 수 있게 되니 일거양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생협 조직에서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훨씬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비해 의사결정구조에는
여성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즉 생협의 운영위원회에 여성들이 많이 참여해서 여성들의 요구
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3. 마치면서

결국 이 모든 것은 한 마디로 생활양식 전환 운동이다. 우리가 익숙해 있는 생활양식을 어떻
게 바꿀 것인가. 자신들의 삶 전체에 대한 성찰과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나 자신 친환경적으로 조금이라도 살아보겠다고 시골로 이사를 가고, 자가용 자동차와 휴대
전화도 사용하는 등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은 괜찮은 데 오히려 주변에
서 나의 이러한 생활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자연에 가깝게, 느리게 사는 방식도 혼자 하
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실천해 나갈 때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정토회에서 실천하는
생태적 삶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가 변화하게 되지 않을까.

글:이상영(여성환경연대 상임 으뜸지기)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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