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관련자료

[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불교환경교육원의 수행정진을 사회 삶의 영역으로 가져오자.

불교환경교육원 쓰레기 제로화 토론회

불교환경교육원의 수행정진을 사회 삶의 영역으로 가져오자.

1. 쓰레기 냄새나는 삶을 위한 반성

연초에 인도 생태공동체를 다녀온 선배가 밥을 먹다가 불쑥 말했다.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낭
비도 없는 삶을 보았다고. 아마도 우리 불교의 수행하는 삶이 그렇지 않겠느냐고 했다. 밥은 남
기지 않고 마지막 양념까지 깨끗하게 비우는 방식이 그렇고, 화장실에서 뒷물을 써 화장지를 쓰
지 않는 삶이 그렇고, 그러니 아마도 사무실은 종이가 없는 사무실이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했
다.
그러나 제록스라던가 꽤나 첨단문명을 사는 사람들의 회사에서 종이없는 사무실을 만들자고 야심
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는데 일주일만에 종이가 사무실을 장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그
렇지, 우리들처럼 이메일이나 전자문서로는 일도, 공부도 안되는 사람들이 종이를 없애는 일에
성공할까? 그럼 그 많은 캔과 비닐은 그것도 안될까?

봄, 사무실을 이사하면서 쓰레기없는 사무실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종이는 할 수 없고, 나머지
잡쓰레기를 줄여보자는 환상적인 생각에서였다. 일주일도 안돼서 그 생각을 철회했다. 생각을 철
회하기 이전에 이미 쓰레기통은 사무실에 다시 출현했다. 쓰레기의 성상은 이런 것들이다. 과자
봉지, 비닐, 일회용 차봉지와 휴지들, 안먹고 안쓰기 위해 몸부림을 치기 전에는 결코 우리 곁에
서 몰아낼 수 없는 것들이다. 일상인이라면.
그러나 조금 더 의지가 있다면 한 가지 정도는 더 몰아낼 수 있겠다. 일회용 차봉지.

도시는 그렇다고 치자. 넘쳐나는 공산품과 일회용품의 공세에 하루 한 개 이상은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지독하다. 그만큼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살기가 어렵다.
그러면 농촌은 괜찮은가? 지금쯤 밭갈이를 하는 농촌에 가보라. 반짝이는 햇살이 밭이랑에서 넘
실거린다. 바다도 아닌데 저게 뭘까? 비닐이다. 하얗고 검은 비닐들. 하우스라고? 천만의 말씀이
다. 그냥 밭이다. 고추며, 담배며, 인삼이며를 심은 밭에 비닐이 이불이 되어 덮고 있다. 사람
이 없기 때문이란다.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지키고 있는 농촌에 환경농업하라고 얘기하면 뺨맞
는다고 생태주의자를 일갈하던 개발론자가 떠올랐다. 맞는 말이다. 일할 힘과 의지가 남아있을
때, 일할 사람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생태적인 삶도, 사회도.

2. 생명의 삶으로부터 죽음의 쓰레기를 몰아내려면

원시시대로 돌아가란 말이냐고 되묻는다. 아니요. 그럼 어떻게? 배출 안하면 되지요. 밖으로 내
보내지 않고 안에서 태우고 묻으면 되겠네.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이다. 줄이자고 하면 만들지 않을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에 잡
히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낸다.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에 우리 삶이 쓰레기 더미 위에 집 짓고 사는 삶이었던가?

생명사회로부터 죽음의 쓰레기를 몰아내려면 여러 분야가 잘 맞아 돌아가야 한다.
석유화학 합성제품이 안 팔리는 경제가 자리잡아야 하고,
쓰레기를 만드는 사람과 기업에게 큰 불이익을 주는 행정이 발달해야 하고,
자연계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는 사람에게 도덕적 사형을 선고하는 문화가 꽃피어야 하고,
생명을 제 목숨처럼 다루고 위할 줄 아는 개인의 윤리가 널리 퍼져야 한다.
도시와 농촌에 고루 사람이 사는 국토와 물질 이용이 정착돼야 하고,
지역이든 나라든 순환이 가능한 자원과 에너지 사용이 보편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여기서 만든 쓰레기가 저기를 괴롭히지 않으며, 지금이 만든 쓰레기가 다음을 속박하지
않는다.

3. 생명사회를 지키는 운동

다양한 차원의 쓰레기가 나오듯 다양한 쓰레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개인적 실천으로부터 사회
적 시스템의 정착에 이르기까지 쓰레기 아닌 물질과의 공존이 가능해져야 한다.
모든 운동과 실천이 갖는 한계지만 그 동안의 쓰레기 운동을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보여지는 성과
를 무시하지 못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우리 사회가 성과주의에 찌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운
동 스스로도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조바심을 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진정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과 새로운 시도들이 작게, 소박하게 다뤄져왔고 사
회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흙살림의 퇴비화와 지렁이사육법, 지역농민들의 오리사육, 불교
계의 제로화를 위한 실천 등 기계적인 처리를 지향하지 않으며, 물질의 자연적 순환을 거스르지
않는 쓰레기 처리방법이 적잖게 실천되고 있었지만 거대운동과 거대행정 모두로부터 주목받고 확
대되지 못했다. 실천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작은(?) 방법이 큰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실천방법은 작지도 제한적이지도 않다. 제대로 적용되고 시
스템화할 수만 있다면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다루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획기적 방안들이다. 이러한 노력들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데 행정은 물론이고 운동이 크
게 기여하지 못했다. 거대화된 운동의 파트너, 행정기관이 요구하고 주장하는 성과와 효율, 경제
를 마냥 외면할 수 없다는 논리로 운동이 의미있는 실천방법을 자율적인 부분에 묶어두고 만 것
이다.
그 결과는 몇 가지로 나타났다.

1) 쓰레기 정책의 중심에 감량과 재활용이 등장했지만, 공공예산의 배분이나 쓰레기의 처리방법
은 60% 이상이 매립과 소각이다.
2) 쓰레기를 줄이는 시민의 자발적 실천활동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제도의 영역으로 흡수되었
다.
3) 쓰레기의 처리와 관련된 문제들이 환경정의를 깨뜨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쓰레기의 광역적 처
리, 재활용 산업의 부흥은 국내에서 쓰레기의 지역간 이동을 촉진했고 대도시 주변의 농촌지역
이 쓰레기 처리지로서 새로운 고통을 감내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이 깊어지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하면 안될 것이므로 몇 가지 방안을 낸다면,
1) 쓰레기 정책의 중점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공공예산의 배분은 시설에 의한 처리중심을 벗어나
지 않으므로 원천감량과 재활용 분리수거정책이 더 강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천감량을 위한 음식점, 집단급식소 관리 강화와 환경적이고 영양있는 음식나누기 문화 개선,
청소년들의 집단급식 방법 개선 등 문화적이고 교육적인 활동이 운동영역에서 더욱 활성화되어
야 한다.
행정적으로는 이러한 국민적 운동을 지원하고 쓰레기를 철저하게 분리, 배출하는 문앞(전)쓰레
기 분리수거 시스템을 정착시켜 자원이 헛되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국민의 세금을 환경적으로
써야 할 것이다. 음식물의 직매립 금지가 이러한 행정실천을 앞당겼지만 아직도 정책강조점과 예
산배분에 문제가 산적해있는 만큼 운동이 소각과 매립을 최소화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의 도입에
도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처리시설의 환경성 제고를 위한 운동도 함께 해 주민들의 건
강과 지역의 환경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2) 지역적으로 진행되는 쓰레기를 제로화 운동과 실천사례를 모아 적극 홍보하고 교육하며 이러
한 실천들을 사회적으로 파급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부분의 노력이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
을 포기하지 말고, 거대한 흐름을 작고 건강한 세포같은 운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
고 자고 소중한 승리의 경험을 지역과 직장에서 왕성하게 만들어야 한다. 주민자치가 환경자치
가 되게 하여 지방을 살리고 지방분권이 조속한 시일내에 이뤄지게 한다면 생태자치단체가 생기
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3) 쓰레기의 처리에 의한 지역간 불평등이 생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그러므로 지역의 쓰레
기는 지역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이 지켜지도록 정부와 시민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양자가
모두 지역내에서 쓰레기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처리를 환경적으로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은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을 심화하고 국토 전체를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방식으
로 관리하는 것을 가속화한다. 지역적 처리와 자원 순환형의 처리방식을 정부가 법으로 채택하
고 이를 규제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폐기물관리법의 많은 부분이 개정돼야 할 것
이며 이를 위한 시민운동이 17대 국회에서 전개돼야 할 것이다.

4) 끝으로, 불교환경교육원 같은 기관들이 덜 소비하고 덜 배출하는 생태적 삶을 사는 방법을 여
러 가지로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면 좋겠다. 신속, 경쟁, 풍요에 찌들은 삶을 스스로 혁신하기 어
려우므로 이러한 반생명적 생활양식을 몸 안에서, 사회에서 몰아낼 수 있는 집단적 실천프로그램
을 여기저기서 만들어 전염병 옮기듯 확산시키면 좋겠다. 웰빙바람도 좋다. 못사는 사람들이 웰
빙을 할 수 있는 날까지 언론을 적극 활용해서 모두가 생태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문화를
만들어내도록 하자.

글 :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admin

생활환경 관련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