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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언론을 통한 ‘쓰레기 제로 운동’의 확산 가능성

21세기를 맞는 우리는 환경의 위기, 생태의 위기라는 말을 흔히 듣고, 또 자주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걱정하는 환경의 위기는 대체로 지구 생태계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인간
의 활동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인간 활동은 늘어난 소비를 지탱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지금의
환경위기는 소비의 문제이기도 하다.
소비 문제는 곧 자원의 문제다. 미국이 점점 수렁에 빠져들고 있음에도 이라크를 침공하고 물
러서지 못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석유라는 자원 때문이다. 최근 고철 모으기 소동을 빚은 것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전 세계의 고철을 빨아들이면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소동은 중국이
나 인도의 급속한 경제 발전이 지구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에 불과
한 것이다. 이들 국가가 서구의 소비사회를 지향하는 경제 개발을 계속한다면 지구가 몇 개라도
부족할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개발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인류사회가 지탱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 지속가능한 소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
속가능한 소비는 선진국들부터 허리띠를 졸라 매고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원을 절약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의 일상화로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정토회가 추구하는 ‘쓰레기 제로 운동’은 “대량생산 – 대량유통 – 대량소비 –
대량폐기”를 축으로 하는 소비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쓰레기 제로 운동’은 뒤집어 이야
기하면 자원 절약, 자원을 소중하게 이용하기 운동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 상황에
서 검증된 사항들을 실천 사항으로 확산해 간다는 점에서 피상적이고 구호만 남발됐던 기존의 환
경운동과 차별화된다.
그러나 이 같은 운동은 기본적으로 반자본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생활에 익
숙해진 대중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것인지 따져 볼 필요
가 있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새 상품에 속에서 ‘쓰레기 제로’를 달성할 정도로 청빈한 삶
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다른 환경 캠페인과 달리 ‘쓰레기 제로 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있어서 언론이 큰 역
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현재의 국내 언론, 대다수의 대중 매체의 경영은 일반적으
로 상업광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방송은 물론 신문도 마찬가지다. 이는 언론매체 자체가 소비
확대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할수록 언론 매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다. 광고를 통해 소비를 부추기면서 다른 한편으로 소비를 절약하자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1992년 한 신문에서 대대적으로 펼친 ‘쓰레기를 줄입시다’ 캠페인에서도 나타난다. 쓰
레기를 줄이자는 것과 쓰레기를 없애자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당시의 캠페인은 소
비 문제는 그대로 두고 분리수거와 적정한 처리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한 캠페인에서 출발한
쓰레기 종량제도 마찬가지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품을 골라내자는 것 뿐이다. 소득
이 높은 사람은 종량제 봉투를 여러 장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될 게 없다. 소비를 줄이자는 게 아
니라 배출을 잘 하자는 것이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처음엔 ‘아나바다 장터’라든가 ‘녹색가게’ 같은 것들에 대
해 언론이 우호적이었고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미증유의 경제위기 탓에 움츠린 소비 심리를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를 진작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서 이 같은 재활용 장터나 녹색가게는 곧바로 ‘찬 밥’ 신세가 됐다. 어쩌다 한두 번 지면을 통
해 소개하지만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쓰레기 제로 운동’은 차원을 달리한다. 쓰레기를 내놓지 않으려면 애당초 소비를 줄
여야 한다는 것이다. ‘쓰레기 제로 운동’이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자는 차원이라면 큰 의미가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종량제를 보완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제로 운동’이 본격화되고 소비를 줄이자는 데까지 캠페인이 진행된다면 언론은 적극
적으로 지지할 형편이 못된다. 특히 신문의 경우 그 자체가 ‘상품’으로서 절약의 대상물이 될
수 있다. 겉으로 봐서도 또 종이라는 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언론으로서는 부메랑이 돼서 돌
아올 ‘쓰레기 제로 운동’을 결코 매력적인 캠페인 아이템으로 볼 수가 없다.
물론 흥밋거리로 한두 번 소개는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지속적인 참여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일회용 생리대 광고를 내보내는 TV가 면 생리대를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캠페인을 얼마나 자주 내
보낼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대중매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언론
의 속성이나 부수적인 결과를 잘 파악해야 한다. 트릭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언론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의 사례를 보자. 훨씬 오래된 ‘녹색가
게’ 보다 더 많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쓰레기를 줄이자는 측면 보다는 불우한 이웃을 돕자
는 것이 더 많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모양이야 어떻든 이런 캠페인이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
고 그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결국 언론을 활용할 때 어떻게 하면 “소비절약”이라는 직설 화법이나 밀어붙이기식 캠페인
보다는 시민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면서도 ‘쓰레기 제로 운동’이 원하는 것을 얻
을 수 있는 작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교복 물려주기’라든지
‘책 돌려보기’ 등이 될 수 있다. 물론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 확산이 되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는, 이른바 치고 빠지는 전략도 때로는 구사할 필요가 있다.
또 언론 매체별 특성을 살려서 신문에 적당한 캠페인과 방송에 적당한 캠페인으로 나눠 실시해
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를 종합했을 때 ‘쓰레기 제로 운동’이 추구하는 내용들이 시민들에게
소개, 확산되는 구도를 그려나가야 할 것이다.

글 : 강찬수(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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