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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후원자에서 활동회원으로

한국인의 생태발자국 지구의 2-3배

지금 우리 사회의 병증인 과소비병은 하나뿐인 우리 지구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초고속 성
장과 넘치는 상품이 마치 지구를 집어 삼키듯 게걸스레 먹어 치우는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이
러한 과소비병은 시민들을 사회의 건강, 지구의 건강에는 관심이나 의무도 없는 더 많은 소비와
쾌락을 쫒는 소비자로 전락시킨다. 그리고 자연을 탐미하고 자연의 소리를 들을 권리 대신에 소
비중독을 노리는 광고 홍수 속에 우리들의 오감은 소비만을 강요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연의
맑은 심성을 가진 아이들마저 소비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지난해 녹색연합이 조사한 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시민들이 지구생태계에 미치는 평균 생태
발자국 지수는 1인당 4.05ha(1만2,251평)으로 하나뿐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 지수
1.8ha(5,445평)에 비하면 2.26배에 이른다. 결국 세계인 모두가 한국인처럼 산다면 지구가 2.26
개 필요하게 된다. 세계 인구 5%이면서 전 세계 자원의 25%를 소비하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25% 배출하고 있는 미국의 소비규모를 전 세계인이 따라가면 이 소비를 감당할 지구
는 5개가 있어야 한다. 지구가 감당할 이상의 소비를 누리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우리나라도 다
른 제3세계 나라 사람과 자연에게 생태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나라의 울창한 숲을 베어내
고 자원을 착취하여 목재, 광물, 식량, 석유 등 넘치는 소비를 채우고 소비 결과 나오는 쓰레기
는 다시 이들 나라에게 되돌리고 있다. 아주 불평등한 생태파괴행위와 20:80이라는 과소비와 빈
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명의 위기와 지구 위기를 극복하려면 개인, 나
라, 지구 차원에서 생태각성을 하여 잘못 배어 있는 낡은 습관을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한 삶
이 가능한 방식으로 그 습관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토회의 쓰레기제로운동은 대안생활운동의 좋은 본보기

이러한 생태각성에 바탕해서 낡은 습관을 지구를 살리는 습관으로 바꾸고 있는 정토회의 노력과
결과는 참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정토회관이 99년 ‘쓰레기제로운동’을
펼쳐 얻은 그 동안의 과정과 결과는 참 훌륭하다. 99년 시작 당시 4.8kg이던 쓰레기를 2002년
말 0.8kg으로 83%를 줄였다. 화장실 쓰레기는 89% 줄었다. 너무나 당연한 거창한 구호로 OO 하지
마라, OO 해라 하는 일방의 설교가 아닌 자발성에 힘을 두고 꾸준하게 실천으로 나아가는 전 과
정을 함께 즐기면서 쓰레기 제로하는 행복한 삶을 창조하였다. 물론 정토회관내 수행공동체라는
특성이 이러한 대안의 삶을 더욱 가능하도록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 토론회가 수행공동
체라는 닫힌 공간내의 행복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멋진 유행으로 번져 사회가 모두 행복해지고
지구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본다.

녹색연합의 녹색은 생활이다

녹색연합은 정토회 내에서 불고 있는 이 상큼한 녹색의 바람을 맡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2
년 초 새롭게 단장하여 만든 성북동 사무실을 생태공간으로 창조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녹색의 삶을 바탕으로 환경운동가의 길을 가고자 입문한 신입활동가 교육의 내용으로 ‘정
토회에서 하루 삶의 체험’이 필수과정으로 마련되었다. 한달 교육과정을 마치고 평가를 하면 가
장 좋은 평가가 나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신입활동가와 정토회를 잘 아는 선배활동가들이 하
루 체험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주간 활동가 전체회의에서 제안하여 사무실에서부터 녹색의 삶
을 실천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월요일 전체가 모인 청소시간에 나온 쓰레기를 모두가 모인 회
의실 탁자에 수부룩하게 쌓아 하나 하나 분류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 것, 일회용품, 포
장 쓰레기, 담배꽁초 등을 하나 하나 분류하고 각각에 처방전을 내놓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
다. 개인 쓰레기통을 없애고 쓰레기실명제를 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기 위해 마
당에 지렁이가 한 식구가 되었다. 신입회원이 녹색연합 탐방시에도 저녁에 함께 발우공양을 하
고 쌀뜨물로 간단히 설거지하는 과정을 나누어 보기도 하였다. 본인도 그 때 들인 습관을 오래도
록 붙들고 있다. 녹차를 마신후 남은 녹차잎은 말려서 작은 병에 모아 두었다가 녹차죽염을 만드
는데 쓰고 손님을 위해 쓴 티백 역시 말려서 속의 가루는 마당에 뿌려주고 종이는 분리배출하고
있다. 지구의 날 정토회에서 구입한 면생리대는 황토물을 들여 쓰고 있다. 쌀뜨물을 따로 모아
천연액비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리고 회원, 시민과 함께 하는 대안생활운동을 펼치기
위해 ‘녹색은 생활이다’를 중요한 운동의 과제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였
다. 지난해 여름 전국 녹색연합 활동가 수련회에서는 전국의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녹색은 생
활이다’를 실천하기로 하고 내부 활동가 커뮤니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대의 고운 손수
건을 보고 싶습니다’는 녹색은 생활이다의 하나의 실천내용이다. 손수건을 써야 하는 당위와 손
수건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게시판에 오르고 생일선물로 손수건이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아
예 천연염색을 한 것을 녹색연합 공식 손수건으로 만들어 고마운 분들과 신입회원들께 전하고 있
다. 단체가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는 식목일의 ‘종이 안쓰는 날’, 11.26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겨울철 ‘내복입기 캠페인’ 등은 녹색을 생활로 실천하기 위한 소중한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대전지역은 회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투제로운동, 음식물쓰레기와 일회용품
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올해의 녹색생활운동의 중요한 과제로 세우고 있다. 11월경에 결과를 발
표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위와 같은 과정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꾸준하게 진행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지
금 활동가 커뮤니티는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고 녹색생활 실천의 결과나 힘있는 아이디어가 가뭄
에 들어 있다. 쓰레기 실명제 역시 매주 점검은 하고 있으나 활동가 실천을 점검하고 새로운 활
력을 주기에는 상당히 형식화되어 있다. 사업에서도 녹색생활을 위한 대시민 캠페인이 다소 이벤
트화하는 경향도 있다. 다시 한번 초심을 내어야 할 일이다.

후원자에서 활동회원으로

올해 우리는 365 활동회원사업 1년차에 들어갔다. 자신의 삶과 삶터를 녹색으로 만드는 주인공
365명을 찾아 그 길을 안내하고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제공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민참여시
대에 환경단체가 상근 활동가 위주로 활동하면서 시민에게 호소하고 교양하는 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것은 어렵다. 자발성으로 생태롭게 깨달음을 한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녹색으로
바꾸어 나가고 환경운동을 실천해 갈 때 비로소 그 길이 열리리라고 본다. 회원들은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처음 자신의 삶의 발자취를 생태의 관점에서 점검해 보는 생태발자국 측정을 하고 자
신이 지구에게 지우고 있는 삶의 무게를 재어 보는 경험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경험을 넘어서
자신이 바꾸어 갈 녹색삶의 영역과 방법을 찾아 내어 새로운 인간으로서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우리는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물론 1년여의 교육과 참여과정을 거치고 나면 쓰레기제로운동을
실천하는 사람,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람, 백두대간을 지키는 사람 등 다양한 참여와 실천이 있
을 것이다. 영역과 방법은 달라도 녹색생활, 대안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다같이 하나이다.

쓰레기제로운동의 확산을 위해

정토회의 경험이 우리 사회에 많이 알려지고 감동을 주었으면 한다. 특히 환경운동을 자임하고
나선 환경단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실무자와 회원 등 많은 사람들에게 공명을 일으키는 것은 아
주 중요하다. 여전히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정부, 국회, 기업 등을 상대로 정책을 감시하고 바꾸
어 가는 막중한 역할을 하기에 생활 속 실천운동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덜 중요한 일로 여겨
진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신입활동가 교육과정으로 정토회 체험을 하듯이 ‘정토회 쓰레기제로운동 체험 공개강
좌’를 개설하고 이 운동을 직접 꾸려갈 실천단을 양성해 봄직하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1년에 한번 귀한 시간 내어 만나는 전국환경활동가워크숍을 잘 활용하는 방
안도 있다. ‘쓰레기제로운동 실천단’ ‘녹색생활실천단’ 등 충분한 논의와 합의로 이루어진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그리고 정토회가 수많은 공청회와 논의과정을 거친 것처럼 기획에서
교육, 세부실천, 정보교류, 점검과 평가, 다시 전국화 등의 시스템을 갖는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그 경험과 결과를 나누고 새로운 약속을 하는 장으로 전국환경활동가 워크숍을 운영하는 것을 제
안한다.
마지막으로 습관은 사람의 삶을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녹색삶을 실천할 좋은 습관을 들
이기는 여간 불편하고 힘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키우듯이 정성과 사랑을 들이고 보
살피면 자신의 마음과 육체가 하나가 되지만 위협하고 윽박지르고 강제하면 자꾸 불편하고 힘들
고 반항을 하게 된다. 정성과 사랑을 담은 대안의 삶을 실천하도록 감동있는 메시지와 사례가 흘
러 넘치기를 바란다. 내가 녹색의 삶을 살고 네가 녹색으로 물들어 갈 때 현대 물질문명의 위기
로부터 우리와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모범으로 녹색 삶을 깨워 주고 신입활동가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신 정토회
와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글 :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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