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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쓰레기제로운동의 평가와 전망, 그리고 외국의 사례’에 대한 토론

1. 우리가 흔히 직면하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은 하나의 영역 내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
다. 그래서 그 해결방법 또한 영역 내에서 고민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은 어떤 영역 내에서 불거
지는 문제들은 그 영역 밖에 있는 많은 상류의 지류로부터 흘러 들어온 것이 하류에서 하나의 방
죽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같다. 폐기물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폐기물 문제는 폐기물 문
제가 아니며, 폐기물 문제는 생활양식의 문제에서 접근해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쓰
레기 제로운동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전제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운동으로 이해
해야 한다.

2.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흔히 세 차원으로 나눈다. 하나는 지속가능 생태전략이
다. 지속가능 생태전략은 자연자원 및 환경오염 관리를 통해서 환경에 대한 양적, 질적인 부담
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input-output). 지속가능 경제전략은 경제계에 투입되는 자연 자원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 구조, 생산방식, 공정과정, 경영기법 등을 새롭게 함으로서 같은 양의 자
원을 가지고도 보다 많은 양의 질의 생산품을 만들어 내는 전략으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핵심으
로 한다(throughput). 지속가능 사회문화 전략은 우리 행복의 기준을 물질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양적인 것에서 질적인 것으로, 외향적인 것에서 내향적인 것으로 전환함으로서 동일한
양의 물질을 소비한다 해도, 보다 더 풍요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전략이다. 쓰
레기 제로운동은 위 세가지 영역이 총체적으로 추진되어야 달성이 가능하지만, 가장 근원적이고
운동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사회문화적 전략이다. 그 다음으로 지속가능 경제전
략과 지속가능 생태전략을 수반한다.

3. 쓰레기 제로운동은 폐기물의 사후처리적 개념에서부터 사전예방적 개념으로 관리의 원칙을 옮
겨감을 의미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재활용운동이 쓰레기 제로운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
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생산단계와 소비단계 폐기물을 감량할 것인가 하는 점이
다. 생산자는 제조단계에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설계 및 디자인하고(내구성제품 설계, 환경친화
적인 재질사용, 물질 감량화, 재활용 용이제품 설계, 유해물질 제거), 소비자는 합리적인 구매
는 물론, 환경제품을 적극 구매하고, 절약적인 생활습관을 어떻게 태도화 하느냐가 중요한 점이
다. 결국은 소비자의 실천으로부터 유통단계를 거쳐, 생산자에게 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4. 쓰레기 제로운동은 양적 관리는 물론, 질적 관리를 반드시 포괄하는 것이어야 한다. 쓰레기
는 쓰고 나서 용도 폐기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정한 무게와 부피를 가지는 매우 시각적인 것이
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발생되는 쓰레기를 보면서 이를 어떻게 하면 줄일 것인가에 폐
기물 관리에 초점이 모아지게 된다. 양적 관리인 것이다. 어찌 보면, 쓰레기 제로운동이라는 개
념 속에도 역시 이러한 개념만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적은 양이지만 인체와 자연에 유해한 유해물질 및 유해폐기물의 위험성이다(잔류성유기화학
물질 함유제품, 형광등, 건전지, 감염성폐기물, 처리시 유해물질 발생 폐자원, 기타 중금속 함유
물질 등). 즉 질적인 관리에 대한 무지인 것이다. 유해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과 제품에
함유된 성분을 밝히고 –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더욱 엄격하게 – 해당 폐기물들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질적인 관리가 쓰레기 제로운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5. 쓰레기 제로운동은 굳이 폐기물 영역에 머물지 않으며, 생활양식 전환운동으로 귀결된다는 점
을 인식해야 한다. 폐기물 발생량은 자원소비량과 최종적으로 같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은 곧 자
원의 소비과정인 셈이다. 그래서 어떤 생활양식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예컨대 폐기물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주택문제가 바로 그렇다. 주택을 필요이상으로 과다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이익을 보기 위해서 충분히 사용 가능한 건물들이 재개발, 재건축 되는 상황 등이 자원소비와 폐
기물발생에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외식과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음식문화에서는 일회용품의 발
생과 폐기물 발생량이 커지게 된다. 또한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폐기물의 성상과 양
이 달라진다. 옷, 휴대폰,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대한 유행소비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 결국
쓰레기 제로운동은 생활양식전환운동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6. 결과적으로 쓰레기 제로운동은 소비자 녹색주권과 결합될 때 완성된다. 물질적인 풍요가 만연
해 있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일상은 가정, 사무실, 시장, 여가공간 등 모든 곳에서 衣․食․
住․暇의 온갖 생산 제품들로 둘러 쌓여 있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이들 제품들로부터 자유롭
지 못하다. 바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가 녹색주권을 찾지 못한다면 쓰레기 제로운동은 요
원한 것이 되고 만다.

7. 소비자 녹색주권운동은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하게 된다. 첫째는 개인적인 각성과 실천단계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에서 생활화하고 있는 절약적인 실천행동이 좋은 예다. 이것을 통해서 일단
어디까지가 개인의 실천으로서 가능한 것이며, 어디부터 사회적인 제도나 협력 속에서 이루어져
야 할 사안인지를 경험을 통해서 체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 둘째는 녹색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함께 참여토록 하여, 네트워크화 된 개인이 생활공
간 속에서 실천을 할 수 있는 단계다. 이것은 전국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잠들고 있던 소비자들
의 녹색 주권의 혼을 흔들어 깨우고, 이들의 의식을 결집시키는 일이다. 개인적인 행동이 사회화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핵이 되어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한 개인의 환경실천 행위가 유별
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는 긍지와 동료 의식을 가지도
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예컨대 ‘녹색소비자 물결운동’등과 같이
하나의 공동 브렌드를 만들어가야 한다. 소비자들이 찾아가는 모든 생활 공간에서 손쉽고 자연스
럽게 소비자와 회원들이 운동할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9. 셋째는 개인의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브렌드를 가지고, 정부와 기업들에게 법적, 제도
적, 그리고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단계다. 이 단계는 전문성이 함께 요하는 단계다. 기업들이
환경친화적인 제품 설계를 비롯하여 사회적인 환경책임을 당연시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 소비
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녹색주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기업의 제품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
제품에 대한 녹색 소비자의 의견 전달 및 개선요구, 불매운동, 집단소송, 그리고 정부에 대해선
법적 제도적 개선 요구, 자율적 협약 추진 등을 하는 일이다.

10.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이 그 동한 추진해서 해온 쓰레기 제로운동은 단순한 개인적 실천이 아니
라 조직 내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래서 소비자 녹색주권운동으
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그 동안에 교육원이 수행해온 쓰
레기 제로운동이 불교라는 종교적 가치와 신념을 공유한 단체 중심으로 해 왔다. 그래서 이를 대
중화하는 과정에 유념할 일이 있다. 일반 사람들이 교육원의 성공사례를 일반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과는 특별히 다른, 그래서 자신들은 엄두도 못내는 일로 지레 겁먹지 않도록 대중
화 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오용선(바람과물연구소 선임연구원)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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