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우리동생X환경운동연합] 또 다른 이름의 동물학대, 동물체험

필자 소개: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감금 동물(captive animals)의 복지향상을 위해 연구, 조사활동을 전개하는 ‘동물을위한 행동'(Action for Animals, http://actionforanimals.or.kr)을 설립하였습니다.


먹이주기 체험으로 배를 불리는 동물 ⓒ전채은

먹이를 주면서 동물을 사랑하게 된다고?

전국의 동물원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것은 2012년이었다. 그런데 이전과는 다른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체험이라는 것인데, 대부분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내용이었다. 체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염소, 양 같은 가축은 물론이고 햄스터, 원숭이 심지어 사자까지 다양했다. 동물원은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면서 동물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어떻게 동물원이 동물을 괴롭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내세울 수 있을까. 그런데 아이들에게 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방식이 참으로 희안했다.

뱀은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 어려운 동물인데, 울고불고 하는 아이들 손을 잡아끌어 만지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니. 물론 아이들이 만지는데 불편함이 없는 동물도 많았다. 아이들은 조심성이 없어서 햄스터를 맘껏 만지고 주무르고 심지어 던지는데도 직원들은 이를 근본적으로 막지 못했다. 고객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코아티나 스컹크, 라쿤을 직원들이 꺼내면 수많은 아이들이 몰려들어 만지는 프로그램은 아주 흔했다. 직원들은 동물이 이미 순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순화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동물들은 거의 대부분 야생동물이다. 오랜 기간 선별적 번식을 통해 야생종과 유전자가 차이가 생긴 가축과는 엄연히 다르다. 새체험도 마찬가지다. 새체험이란 손바닥 위에 모이를 올려놓으면 새들이 날아와 모이를 쪼는데 그것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모이가 바닥으로 떨어지면 새들이 바닥으로 내려가게 되고 사람들이 몰리게 되면 밟혀죽는 새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다양해진 먹이주기 체험, 총체적 관리부실

먹이주기 체험은 더욱 다양하다. 최근에는 전시관에 구멍을 뚫어놓고 동물원에서 산 음식을 구멍 사이로 넣어주는 체험관이 많아졌다. 과자를 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듯 동물원에서 파는 먹이는 기본적으로 사과나 당근이 많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하루종일 받아먹다 보면 배가 불러 다른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

동물원에 있는 모든 종은 각기 종의 특성에 맞는 먹이를 따로 급여해야 하며, 개체별로 먹이를 제대로 먹고 있는지 사육사가 관리해야 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같은 대형 동물원에서 영양사를 따로 고용하고 있는 이유다. 장기적으로 영양불균형 상태가 되면 면역력이 약화되고 결국 질병으로 이어진다. 어느 날 갑자기 설사와 구토를 하는동물을 제때 병원치료를 받게 하기는 어렵다. 체험동물원 대부분 상근하는 수의사가 없다. 그들은 제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질병 관리 프로그램 역시 부재하다.

 

위험한 동물체험: 인수공통전염병의 우려

체험 동물로서의 삶이 과연 그들이 원하는 삶일까 ⓒ전채은

동물체험은 동물과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직접 접촉하게 되는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인수공통전염병의 우려도 커진다. 이제까지 알려진 바로는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직접 전염되는 질병으로는 클라미디아, 크립 토스포리디오시스증, 낭포, 랩토스피라병, 앵무병, 백 선, 살모넬라, 파상풍, 톡소플라즈마증, 톡소카라증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바이러스성 질병까지 덧붙여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수공통전염병이며 근원지는 야생동물*이다. 2019년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친척격인 사스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 역시 모두 야생 동물에게서 왔으며 박쥐가 근원지였다. 그러나 야생동물과 인간은 종간 장벽 때문에 쉽게 질병이 전파되지 않는다. 대부분 이 중간에 연결고리가 있었다. 1994년 호주 핸드라 바이러스에서 과일박쥐와 조련사 사이를 매개한 것은 경주마였고, 1998년 니파 바이러스 때도 과일박쥐와 사람 사이에 매개역할을 한 것은 돼지였다. 2002년 사스때는 사향고양이, 2009년 신종플루 때는 돼지가 조류와 사람 사이의 매개가 되었다. 2012년 메르스 때는 낙타가 박쥐와 사람 사이에서 매개가 되었다. 요약하면 신종 바이러스가 자꾸 발생하는 것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거리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동물체험은 아주 위험한 요소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을 기사 : “검역을 거치고도 동물원에서 죽는 야생동물들이 매우 많다. 부검하면 한국에 없는 기생충과 세균이 발견되기도 한다. 인공 포육·사육한 야생동물이라도 어미에게서 새끼로 기생충이 옮아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동물들을 만지게 하는 시설은 안전하지 않다”, 체험동물원은 학대를 체험하는 곳, 애니멀피플, 2019.07.24 👉 기사보기

 

카페 등 다양한 방식의 체험 동물원

실내 애니멀 테마파크 ‘주렁주렁’의 웹사이트 배너

체험동물원뿐이 아니다. 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동물을 만지는 동물카페, 유치원이나 유아원으로 동물을 데리고 가 만지게 하는 이동 동물원 등 동물체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유행 중이다. 동물카페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업주들은 카페를 없애고 체험동물원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동 동물원이 일반 체험동물원보다 위험한 것은 동물을 데리고 아이들이 있는 기관으로 가기 때문에 평상시에 동물원에 관람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시가 덜하다 보니 동물들의 사육공간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전시공간의 환경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동물을 키우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정해놓은 일정한 숫자의 동물과 종만 보유하고 있으면 누구나 동물원을 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동물복지를 모니터링해야 할 의무도 없다. 동물원의 복지는 여전히 사각지대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요소는 단연코 동물체험이다. 동물체험은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야생동물을 마치 애완 동물처럼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따라서 동물체험은 명백히 비교육적이다. 동물체험을 하는 곳은 사람들에게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자극적인 요소로 관람객들을 끌고 있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동물전시관의 환경은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최근 ‘동물을위한행동’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에 동물체험을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의견서를 발송했다.* 체험이 없어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전시관의 환경을 보게 될 것이다. 환경개선을 하는 동물원은 살아남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곳은 차츰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관련 기사 :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도 없는 야생동물카페는 2017년 35개에서 작년에는 64개로 2년 만에 배 가까이 늘었고, 어린이집·학교 등에 야생동물을 데려가 전시하면서 어린이와 야생동물의 접촉을 부추기는 이동식 변종 동물원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 카페·체험형 동물원은 감염병 시한폭탄…금지해야, 연합뉴스, 2020.02.06 👉 기사보기

 

법적으로 학대가 아니라지만 문제는 분명 존재

거제씨월드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한 돌고래 서핑

체험동물원 측은 자신들이 동물을 학대할 의도가 없다고 말한다. 법적으로 체험이 아직 학대는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동물을 질병에 걸리게 하고 서서히 죽게 만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학대다. 무엇보다 동물들에게 우리는 묻지 않았다. “내가 너를 만져도 될까”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다가가 함부로 만지는 사람들에게서 왜 성추행범의 변명이 떠오른 것일까. 나쁜 의도는 없었어 그냥 예뻐서 그랬던 거야. 동물들은 말을 못하지만 단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할 뿐이다. 체험이 그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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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주보라

진 주보라

미디어홍보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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