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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쓰레기제로운동과대안적생활양식 – 쓰레기와 나의 삶

안녕하세요. 지렁이 엄마 김월금입니다. 제가 지렁이를 많이 닮았나요? 사실은 제 남편이 붙여
준 이름입니다. 지렁이 밥을 좀 주라고 했더니,
“지렁이 엄마가 주지. 내가 왜 줘?”
하더라구요.
요즘은 먹고 버리는 일이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정토회 불교환경교육원에서 주부로
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음식물쓰레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고양시인
데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같이 담아서 배출하는 것이 마음에 늘 걸렸
습니다. 그런데 마침 환경교육원에서 지렁이 분양을 한다기에 겁도 없이 분양을 받았어요, 분양
을 받고 보니 10월 중순 경이라 추워져 집안으로 들여놓아야 하는데, 들여놓을 용기가 나지 않
았습니다. 화단에서 며칠을 보내다 다시 계단에 놓았다가, 점점 추워져 베란다에 옮겨놓았어요.
그런데 11월 중순이 되니 얼어죽을 것 같아, 걱정이 되어서 거실에 들여놓았습니다. 이렇게 한
달 이상 걸려서 입주를 시키면서 매일 들여다보고 먹이를 주면서 나도 모르게 지렁이와 친해지
고, 혐오감도 없어졌어요. 얘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잘 움
직이지 않으면 걱정이 되고, 먹이도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서 꼭 식구 하나를 챙겨주는 그런 마음
이 되더라구요.
지금은 우리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90%이상 처리해 주고 있는데, 쓰레기가 없어서 보름
이상씩 주지 못할 때가 있어도 죽지 않고 잘 기다려 줍니다. 지렁이는 요구하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음식 쓰레기 다 먹어주고, 내 놓는 것은 분변토라는 아주 좋은 퇴비 거든
요. 이렇게 지구를 살리는 지렁이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해 봅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서 땅에 묻으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태우면 대기를 오염시키
는데 한 가정에 30%라도 지렁이를 통해서 퇴비화를 한다면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나오게 하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 첫째는 조리과정에
서 생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껍질채 만들고, 둘째, 양조절을 알맞게 해서 조리된 음식을 버리지
않도록 합니다. 셋째, 재활용을 잘해서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도록 합니다. 예를 들자면 김치국
물을 넣어서 쟁반국수나 콩나물밥,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면 좋아요. 또 우려낸 멸치를 간 다음,
먹다 남은 야채를 썰어 넣고 김치국물을 부어 부침개를 합니다. 한번은, ‘늙은 호박 버섯 탕수
육’을 만들었는데 호박꼭지 하나밖에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사과, 당근, 호박껍질, 버섯꼭지,
씨를 모두 갈아서 밀가루 반죽한 다음 튀김을 만들었더니 너무 맛있다고 했습니다.
쓰레기 문제를 들여다보면 음식물 쓰레기 못지않게 일반쓰레기 문제도 심각한데 주부인 저로서
는 시장비닐봉투가 고민이었습니다. 비닐이 500년 동안 썩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던 거죠.
제가 시장 볼 때 비닐봉투에 상치,쑥갓,과일 같은 것을 담아서 여러개를 별 생각없이 들고 다녔
습니다. 그러면서 집안에 쌓이는 검정비닐봉투를 잘 정리해서 노점상을 하시는 할머니께 갖다드
리기도 하고 일반쓰레기 봉투에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비닐봉투의 남용을 늘 생각했지만 별 대안
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부산정토회에서 만든 투명망과, 방수망을 선물 받고 비닐대신 쓰기
에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시장갈 때 써 보니까 시장사람들이
“아휴! 이런게 어디서 났어요?”
하며 신기해 하더군요. 저 또한 비닐봉투를 안쓰게 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닐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걸 알고나니, 장보고 나오는 주부들 손에 여러개 들려져 있는 검은 비
닐 봉투를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것 같습니다. 지난 날 저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한번은
마포수산시장에 가서 고구마를 샀습니다. 양이 많아서 여러개의 투명망을 내어 놓았더니 아저씨

“정말 잘하네요. 우리 가게 비닐 값이 하루에 십만원 들어요.”
하시길래 너무 놀랐습니다. 시커먼 비닐봉투 값이 그렇게 많이 드나, 생각하면서 비닐이 환경은
환경대로 오염시키고 돈은 돈대로 낭비하게 만든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사실, 투명망 쓰는 건 쉬운 일 같은데 실행에 옮겨지기 어렵고, 작은 실천 같지만 처음 하려는
분들께는 큰 일 인 것 같습니다. 우선 비닐봉투는 냉장고 문 열고 집어 넣으면 얼마나 편합니
까? 투명망은 담아 와서 정리한 다음 냉장고에 넣어야 하고, 다시 투명망과 방수망을 닦고 털어
서 가방에 챙겨두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투명망과 방수망을 챙겼는지조차 잊어버리기
쉽고 꺼내서 시장보기 귀찮기 때문에 선뜻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내
눈앞에 비닐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후손에게 물려줄 땅덩어리에 비닐이 썩지 않아 생기
는 환경오염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전 행복해지구요. 그래서 더욱
투명망과 방수망을 쓰게 됩니다.
비닐에 대한 문제를 느낀 후부터 내가족, 주위 분들께 투명망 사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문제의식을 느낀 그 순간, 투명망을 사용하시면 어떨까 싶
어요. 투명망을 사용하시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 중에는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잊어버린다는 말
도 있습니다. 시장을 볼때도 여유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들 바쁘게 살고 있습니
다.
우선 물건을 사기 전에 일분만 여유를 가지고 투명망부터 먼저 꺼냅니다. 장사하시는 분이 비닐
봉투에 물건을 담는 건 찰나기 때문이죠, 투명망의 한계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작은 통
을 가지고 다니면서 물기 많은 생선, 조갯살 같은 것을 사보기도 하는데, 너무 깨끗해서 좋아
요.
투명망이 없거나 통이 없는 날, 싼 물건이 눈에 띄면 갈등을 느끼긴 하지만 ‘그래. 적게 먹고
한 장의 비닐봉투라도 줄여보자’하고 마음을 돌립니다. 우리집 남편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지. 당신이 그런다고 세상비닐이 다 없어지냐?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
하면서도 맥주, 소주 사서,
“비닐봉투에 담지 않고 당신 때문에 손에 들고 왔어.”
합니다. 흐뭇해요. 조금씩 변하는구나, 그래 이렇게 변하는 거지, 싶어요.
투명망을 쓰면서부터 충동구매도 줄고 소박한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산다면 힘들거 같으시죠? 습관이 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저는 세탁기 물, 야채씻은
물을 모아 변기내리는 물로 쓰고, 베란다 청소도 해요. 키친 타월대신 천조각을 모아서 기름기
많은 후라이팬을 닦아 내구요. 화장실에서는 휴지대신 뒷물을 한다음, 뒷물수건을 쓰고 있어요.
에너지 절약을 위해선 겨울에 좀 춥게 살구요. 멀티탭을 써서 전원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일회용
컵 쓰지 않으려고 개인컵을 들고 다닙니다. 언제가 인사동에서 과일쥬스를 컵(개인컵)에 받아 들
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는 모습을 보고 친구가 음식을 담
아 올 때
“넌 비닐 싫어하지? 통에 넣어줄까?”
하고 먼저 물어봐요. 그리고 몇겹의 비닐을 써야 할 비닐을 싸야 할 음식을 예쁜 통에 담아 왔어
요. 같이 살고 있는 조카도 어린나이 답지 않게, 중수물로 손빨래도 하고 뒷물수건도 써요.
한꺼번에 다 변할 수는 없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이 조금씩 변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살다보면 많이 갖고, 많이 쓰는 삶.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
는데, 저는 반대로 하나씩 비우고, 하나씩 줄이는 삶이 행복하다는 걸 이런 실천 속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김월금 (주부활동가)
자료출처 : 한국불교환경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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