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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건축자재 품질인증제 정책토론회 – 실내공기오염의 개선을 위하여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해를 주는 유해물질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화학물질
이다. 인류는 수 천년동안 아주 적은 수의 화학물질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진
행되면서, 더 정확히는 불과 지난 50년간 인류가 적응해야 할 화학물질의 수가 갑자기 수 만 가
지로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현재 주로 사용 중인 화학물질은 10만 가지가 넘고 개발된 것만도 1000만 가지가 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맹독성인 것도 많으며 몸 안에 축적되어도 분해되지 않거나 체외로 잘 배출되지도 않
음으로 해서 국민 건강상의 장애는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이런 저런 병원을 전전하며 겪는 건강상의 장애와 경제적 손실은 실제로 상당히 광범위할 것으
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유해성이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은 화학물질들은 인간들의 편리를 위하여 각가지 형태
로 우리의 생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 역시 예외
가 아니다.
이미 여러해전부터 다지사에서는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 특히 아동들이 각종 유
해물질들로 인하여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주목하고 그 대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얼마전 모 방송사가 환경 다규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이에 환경부에서도 “새집증후군”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으며 지
난 2월 4일, 오는 16일부터 건축자재의 오염물질 방출정도에 따라 등급을 표시하는 ‘친환경 건
축자재 품질 인증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인체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시키는 유해화학물질 및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
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은 뒤늦은 감은 있으나 매우 반가운 일이다.
향후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모아지면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실내대기질 개선을 위한 방안들이 마
련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역시 시의적절하게 관련 대응을 계획하는 등, 실내대기질과 유해화학물질에 대해 무관심하
던 이전의 태도에서 적극적 대응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근본 대책
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보기엔 지극히 졸속적이고, 그 실효성마저 의문스러워 우려를 표하지 않
을 수 없다.

첫째, 금번 ‘건축자재 인증제’는 사회적 의견수렴이나 검증 없이 성급하게 진행되었다는 점
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환경정의시민연대’들을 포함하여 몇몇 환경단체들이 “새집 증후군”과 생활 속 유해화학물
질, 실내 대기질 관리 등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건축
자재 인증제’를 도입하면서 전혀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친 바 없고,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하지 않
은 채 졸속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일반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은 논
의와 정책 실행과정에서 아예 배제되어 금번 인증제도는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정책발표라는 비
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지난 1월 말에 실태조사를 벌인다고 밝혀놓고, 실태조사도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달
만에 인증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5월 경 ‘다중이
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발효될 예정인데도 시급하게 인증제를 먼저 도입하겠다는 것
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일뿐더러 진행 의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환경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건축자재 인증제’가 아니라 법적 강제력이 필요하다.
제도의 시행에 따른 실내공기질개선 기대치와 건축비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정의와 환경적 부
정의의 연결고리부분에 대한 고려는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금번 인증제는 법적 강제력이 있는
사안이 아니고, 건축자재의 오염물질 배출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의 제도이다. 해당부서에
서는 정보 제공만으로도 구매자와 공급자 모두 친환경적인 면을 감안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불과하다.
주택은 일반 소비제와는 달리 소유여부를 떠나서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또한 주택
은 일반 소비재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만큼의 고가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좋은 건축자재를
쓰면 쓸수록 그만큼 주택가격은 상승하게 되어 서민 구매자들은 고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없을
것이고, 경제력이 있는 구매자들만 환경적 혜택을 받게 되어 환경적 불평등만 가중시킬 것이 자
명하다. 건축업자들은 네잎클로버를 빌미로 주택가격을 상승시킬 것이 뻔하며 따라서 서민들에
게 실질적인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스럽다고 할 수 있다. 새롭게 건축되는 주택의 실내 대기
질 개선을 위해서는 ‘건축자재 인증제’는 법적 규제치를 강화하고, 구속력을 가질 수 있게 만
들어 전체적으로 친환경적인 건축자재가 공급되게 하는 것이 근본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건축자재 품질을 인증하는 단위에 대한 신뢰에 대한 사회적 보장이 전무하다.
품질인증제의 시행은 환경부 등록기관인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전담하게 되는데, 환경부 설
명으로는 외국의 경우를 보아 “민간 자율 기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한국공기청정협회’
에 일임한다고 했지만,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책임 방기에 다름아니다. ‘한국공기청정협회’는
사업자단체이며 품질인증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인 공기청정기 생산업체, 건축자재 생산업체, 건
설업체가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학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한국공기청정협회는 연관
된 기업들이 서로의 정보와 연구를 공유하고 질적 평준화를 꾀하는 임의 단체인 것이다. 따라서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행사하는 인증제도라면 양상이 틀려지겠지만, 정부가 인정하는 인증제도가
업계에 일임되는 것이므로 정부가 기업에게 기업 스스로 발행하는 면죄부에 확인 도장을 찍어 주
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생활의 문제를 다루는 문제이므로 품질을 인증
하는 주체는 공히 시민의 감시기능을 포함한 민·관·산 협의체 형식으로 가야할 것이다. 기업에
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환경에 대한 인식과 무역장벽으로 인하여, 기
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지 시민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따라서 시민의 건강에 지대
한 영향을 미치는 건축자재의 품질은 국가차원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환경마크제도를 강화하지 않고 특화된 제도를 만들어야하는가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각가지 표시제도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없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여,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환경마크제도가 있는데 굳이 특화된 제도를 만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소비자는 제품에 무언가 마크가 하나 정도 더 있다면 그저 뭔가 더 좋은 것이려니하고 믿는 경향
이 있고 이러한 것을 잘 알고 있는 기업측에서 하나의 마크를 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
려이다. 이번에 인증제도의 대상이 되는 바닥재, 벽지, 페인트 등은 이미 환경마크제도 내에 존
재하며 합판이나 접착제 역시 환경마크를 받도록하면 되는 것이다. 차라리 국민들에게 환경마크
제도의 존재와 정보를 제공하여 환경마크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고 기업들도 환경마크를 자랑
스럽게 여기며 필수적으로 받도록 법적 강제를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제도
를 하나 만들어도 국가 경쟁력을 생각해서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신력있는 제도의 제정
과 운영이 되기를 바란다.

다섯째, 측정항목에 있어서 포름알데히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외에 다른 물질도 고려되어야
한다. 1960년대 시작된 경제개발에 의한 환경오염의 피해는 1970년대 이후 수질, 대기, 농약,
해양오염사고로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1990년대 중반까지의 유해물질에 대한 사회적 초점은 납,
카드뮴, 수은등의 중금속문제였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호르몬(내분비계교란물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각종 화학물질이 환경호르몬 물질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
다. 따라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외에 환경호르몬과 같은 물질에 대
한 측정도 점차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여섯째, 등급간의 격차가 다른나라(3배)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당히 커서(40배) 이로 인해 야기
될 수 있는 계층간의 위화감문제이다.
준비중인 우리나라 건축자재 품질인증제는 모두 다섯단계로 나뉘어져 있는데 최우수제품과 일반2
제품의 유해물질수치가 상당한 차이가 있음으로 해서 상대적인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단위당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기준치는 포
름알데히드는 단위당 접착제의 경우 ‘4’이상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경우 ‘10’이상으로 되어
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또한 최우수와 일반2의 격차를 보면 ‘0.06미만’에서
‘4.00미만’으로 되어 있다. 무려 67배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른 것들도 40배에서 42배의 차
이가 난다. 관계자는 기업들이 일반정도의 등급이면 인증자체를 신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하지
만 그것이 곧 서민들이 양호이상의 건축자재를 선택한 주택에서 거주하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 관계 산업의 기술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마련된 기준인지 아니면 공기청정협회에 속
한 모든 기업들이 양호이상의 등급을 받게하기 위해 마련한 기준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국민
들은 뻔히 알면서도 40배 이상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주택에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아서 이번 친환경 건축자재품질인증제는 실내공기오염저감의 목적보다는 기업의 논
리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짙게 풍긴다. 정부는 관련기업의 의견에 따른 졸속적인 대안보다는
일반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또한 이미 시행중인 국가들의 경우 발생되고 있는 문제점과 효과에 대한 사전 분석이나 연구 또
한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정책들이 계속 이렇게 무책임하게 진행
되는 것이 문제이다.
이에 ‘환경정의시민연대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은 ‘친환경 건축자재 품질인증제’의 연기를
요청하는 바이다. 후철저한 사전조사와 충분한 토론을 통해 참여와 이익이 편중되지 않고 실효
성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환경정의시민연대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은 현재 정부의 실내대기질과 유해화학물질 관
리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힌다.

글 : 김미진(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공동운영위원장)
자료출처 : 환경전문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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