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관련자료

[토론회]수입유기농산물 어떻게 볼 것인가? – 수입 유기농산물에 대한 대응방안

1.머릿말
최근 환경오염과 식품 안정 및 건강에 관한 관심으로 유기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
고 있다. 유기농산물과 유기식품에 대한 관심은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매년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에 대한 수요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농산물의 시장규모도 2001년 2천억(유기농산물의 경우 180억), 2002년 3천억정도로 추정하
고 있다. 이중 1차 농산물의 경우 약 천억 가량이며 나머지는 가공품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기농산물을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으로 우리 돈으로 9조 6천억으로
우리나라의 50배 정도의 시장규모이며 연평균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유
기농산물 판매는 가공식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원료 농산물을 가공하여 제품화한 유기
가공품들이 매우 다양하게 나와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농산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와 식품 업계에서 1차 농산
물 뿐 만아니라 유기농 가공원료품에까지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2. 수입유기농산물의 현황
국내에서도 유기농산물의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수입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수입업자들의 유기농산물 수입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녹색식품의 경우 유기식품과는 구분되는 것으로
개념상 우리나라 친환경농산물의 무농약, 저농약 농산물에 해당된다. 중국의 녹색식품은 기본적
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농약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것을 목표
로 하여 추진되고 있다. 전형적인 수출형 농업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광대한 토지와 저렴한 인건
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확대되고 있는 녹색식품의 수입이 시작된다면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기업은 유기콩나물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에서 이미 유기농콩을 수입하고 있으며 수입유기농
산물을 주원료로 한 유기농100% 이유식을 시판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지난해 흙살림이 인증기관이 되면서 중국산 콩, 필리핀산 바나나 등 수입업자들의 많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수입업자만이 아니라 외국의 정부에서도 주한 대사관을 통해 자국의 농산물을 우
리나라로 수출하기 위해 인증방법 등을 문의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유기농산물로 표시되어 유
통되는 것은 환경농산물 표시신고제에 의해 6월까지 한시적인 것으로 수입업자들이 더욱 다급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행 친환경농업 육성법상 유기농산물을 수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승인 받은 인증기
관의 인증을 받지 않으면 국내에서 유기농산물 표시를 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개의 민
간인증기관이 있지만 수입유기농산물을 인증할 수 있는 기관은 흙살림뿐이다.
농관원은 수입업자들의 끈질긴 민원 요청때문에 수입유기농산물인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 다만 그 방법이 국내의 민간인증기관을 통해서 인증을 하는 방법과 외국 인증기관을 승인해
서 유기농산물을 수입하는 방법 중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유기농산물 인증이라고 하는 것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떠한 방법이든 최
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3. 수입 유기농산물에 대한 대응 방안
현재 식품 위생법에 의해 유기가공식품 및 유사 용어는 사용 유기농산물 함량에 따라 ‘유기농100
퍼센트’ 또는 ‘유기’표시와 함량 표시를 주표시면 또는 기타 표시면에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은 유기농이라 표시가 되어 있더라도 수입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는지 국산 유기
농 원료를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 유기농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기존 농업의 대안으로,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농업으
로 발전해 온데는 뜻있는 생산자의 역할과 더불어 의식 있는 소비자의 역할이 매우 컸다. 생산
자와 소비자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농업의 마지막 불씨로 농촌에 희망을 주어왔
던 것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은 국산 유기농업을 발전시켜보려는 노력 없이 유기농업에 대한 수요증가에
편승해 확산되고 있는 우리나라 농업 발전이라는 희망을 뒤로 한 채 값싼 수입 유기농원료로 ‘유
기농100%’표시를 양산하고 있다. 농민들의 정성어린 ‘우리유기농100%’와 ‘수입유기농100%’는 엄
연히 다르다. 수입유기농 원료가 생산, 가공, 수입되는 단계를 우리가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농업과 환경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재 WTO체제하에서 우리 유기농과 수입 유기농을 엄격하게 구별하는 표시를 제도화하기는 어렵
다. 따라서 뜻있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우리 유기농업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역할과 민간인증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리라 판단
된다.
유기농산물을 수입하여 이윤을 남기고자하는 업자들에 대해 엄격한 인증기준을 적용하여 무차별
개방될 수 있는 유기농산물 시장의 문을 단속할 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인증기준을 정확히 적
용할 칼자루를 누가 쥐고 있느냐는 우리국민의 먹을거리를 지켜낼 주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인증심사권을 수출국에 넘겨버린다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많
지 않을 것이다. 수출국이 자국의 이익에 편승한 인증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인
증기관이 수입농산물에 대해 인증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유기농업을 보호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민간인증기관의 제도 정착을 서둘러야 하며 인증기관은 스스로 역량
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인증제도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검역/분석 장비는 물론이고 자립할 수 있는 재정적인 여건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인증기관은
시급히 체계와 제도를 정비하여 국제적인 수준의 인증기관이 되도록 자구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둘째, 정부는 인증기관 자립을 위해 재정적인 지원을 크게 확대하여야 하며 수입유기농산물에 대
한 정보의 공유 등 민간인증기관과 협력하여야 한다. 현행 친환경농업육성법은 수수료의 규정만
보더라도 민간인증기관을 육성하는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제도의 모순을 개선하기위하여
민간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야 하며, 민간인증기관의 분석시스템 등을 국제화시키기 위
해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셋째, 소비자는 같은 유기농이라 하더라도 수입산과 국내산은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
을 알고 국내 유기농산물을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여야 한다. 유기농업의 핵심은 지역순환이다.
작게는 한 지역에서 크게는 한 국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자급하여 농민과 소비자의 순환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수입유기농산물은 남의나라 환경은 지켜주겠지만 우리나라 혹은 우리지역
의 환경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넷째, 국내의 유기농산물 생산자는 스스로 유기농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농산물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에만 집착하고 스스로 철저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인증기관의 보호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WTO의 규정에 따라서 국내와 국외의 인증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인증기
관이 국내의 것이라고 더 잘 봐줄 수는 없는 것이다.

4. 결론
직면한 유기농산물의 수입이라는 문제는 우리의 농업은 물론이고 사회구조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만큼 인증기관, 정부, 소비자, 생산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
련하여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유기농산물인증 제도이며 제도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가
선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입유기농산물 인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수입유기농산물인
증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 수입유기농산물을 인증하는 것
이 곧 유기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으로 보고 우리 인증기관이 외국의 농산물을 인증하면 안 된다
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인증이라는 것이 수입농산물의 문을 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단속을 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칼자루를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철저
한 보호정책이 될 수도 있고 형식적인 솜방망이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이 진정 우리 모두를 위한
방법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현재 우리 농촌 현실은 매우 어렵다.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며 생명을 지켜내
는 것은 다름 아닌 유기농업뿐이라는 인식과 우리의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소비자
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우리나라 민간인증제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입
유기농산물은 물론이고 국내의 유기농산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제도 정비
가 시급하다 할 것이다.

글 : 이태근((사)흙살림 회장)
자료출처 : 서울환경운동연합

admin

생활환경 관련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