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참가기]낙동강 방수로 예정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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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의 낙동강 방수로 건설 계획

건설교통부는 현재 낙동강 유역 종합치수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계획 시행 후
12년간 16조원의 예산을 낙동강 유역의 홍수방지를 위해 투입하여 각종 토목공사를 벌이며, 이 중 3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방수로를
건설한다. 바람직한 대안으로 평가되는 천변저류지 계획도 있지만, 이를 위한 예산은 7천억원 정도밖에 안된다. 이렇듯 토목건설이라는
낡은 방법으로 홍수를 막아보려는 또 한 번의 시도가 낙동강 유역 종합치수계획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걱정되는 것이 방수로 계획이다.

이는 낙동강의 허리를 잘라 새로운 수로를 만들어 홍수로 불어난 물을 마산 앞 바다로 빼낸다는 계획이다.
방수로는 남강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창녕군 칠서면에서 시작하여 두 개의 산을 12km의 터널로 통과한 다음 마산시 진동면 앞바다로
흘러들게 된다. 길이가 33km에 폭이 150m, 깊이 8m로 새만금 방조제와 길이와 폭이 비슷하다.

진양호 방수로로 인한 피해

진주에서 가까운 남강에 1969년 남강댐이 들어섬으로써 진양호가 생겨났다. 흔히 댐은 불어난 물을
조절하기 위해 방수로를 가지고 있는데, 남강댐의 방수로는 원래의 남강이 아닌 가화강 쪽으로 이어져 있다. 남강이 낙동강으로 흘러드는데,
낙동강은 토지를 이용하기 위해 제방을 쌓고 강폭을 급격히 줄여 놓았기 때문에 홍수를 조절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낙동강의
홍수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남강댐의 방수로를 가화강으로 연결함으로써 홍수로 불어난 물이 사천시 앞바다로 흘러들도록 만든
것이다. 자연하천인 가화강을 인공 배수로로 전락시켜 버린 진양호 방수로는 길이가 11km 정도 된다.

사천환경연합의 이종명 사무국장은 “2002년 루사 태풍이 왔을 때 진양호가 방수로를 통해 물을
사천시 앞바다로 보내자 사천시 앞바다에 있던 양식장이 거의 모두 망가졌다”고 전했다. 진양호의 남강댐을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남강댐이 처음 건설되던 1969년에 수산업에 대한 보상을 마쳤다는 이유로 이번 피해에 대해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1969년의 보상시 계획한 방수량보다 루사 때의 방수량이 3배 가량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수자원공사도
보상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보상액 산정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가 발생한지 거의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보상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수로가 어떤 것이며, 홍수조절효과가 어떠한지, 그리고 피해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어, 진양호 방수로를 잘 연구한다면, 건교부가
계획 중인 낙동강 방수로의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조사를 통해 진양호 방수로를 더 열심히 살펴보았다.

▲남강댐 방수구 앞에서 조사자들이 방수로에 대한 기초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조사를 위해 마산으로 향했다. 참여자로는 환경연합에서는 녹색대안국 김낙중 간사와
총무국 최지영 간사가 참여했고, 인제대학교 교수이며 물위원회 위원인 박재현 교수,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의 이현주 사무국장, 부산환경운동연합의
최수영 간사, 그리고 사천환경운동연합의 이종명 사무국장님이 조사에 참여했다.

진양호 방수로 조사 내용

진양호의 방수로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이 제공한 2002년말 자료에
따르면 태풍 루사 때 방류시 가옥 77동, 농경지 1,028헥타르, 하천제방유실 3.7km, 마을안길 350m, 어망 및 어구
2건, 어선 17척, 쓰레기유입 3,300제곱미터, 해상가두리 10건, 피조개양식 31건의 피해가 집계되었다.

진양호는 홍수가 심할 경우 일년에 수차례 가화강으로 방류하는데, 이로 인해 평상시에도 해수의 염분
변화 등이 발생하여 양식장의 어획이 감소하게 되었다. 심지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화강에서 바지락조개를 잡던 주민들이 갑자기
닥쳐온 방류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고 사천환경연합의 이종명 사무국장이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경보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지역 불균등에 있다. 한국교원대 지리교육 전공 김지영 씨의 2004년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남강댐이 유역을 바꾸어 가화강으로 방류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자 남강을 끼고 있는 진주시는 강물이 댐을 넘을 위험이
줄어들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된 반면, 남강댐의 불규칙한 방류수를 떠안아야 하는 사천시는 불안한 홍수 공포에 늘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남강이 낙동강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진양호의 방수로는 낙동강의 최하류인 부산의 홍수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결국 사천시의 희생을 통해 진주와 부산의 홍수위험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님의 설명에 따르면,
루사 때 가화강의 방수량인 초당 5,700톤은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한다. 사천환경연합 이종명 사무국장은, 만일 가화강 방수로가
없었다면 태풍 ‘루사’ 때 남강이 댐을 월류하여 진주에 어마어마한 홍수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며, 부산까지 그 피해가 이어졌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사천시가 이런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이라곤 수자원공사와의 피해보상 갈등밖에 없었다.

▲낙동강 방류수가 유입될 예정인 진동만에 양식장 그물이
조용하다.
▲낙동강 방수로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덕곡천의 하구

<낙동강 방수로 예정지 조사 내용>

인곡천, 덕곡천, 진동천, 태봉천이라는 네 개의 하천이 하나로 모여드는 여기 진동만은 염수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이 형성되어 있고 주변의 섬과 반도들이 큰 파도를 막아 양식업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광암 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곳에서는 굴, 오만디, 홍합, 미더덕 등을 양식하고 있으며, 박재현 교수에 따르면 이 곳이 대한민국
최대 미더덕 생산지라고 한다. 또한 이현주 사무국장이 이 인근 마을 중 하나인 고현리의 어촌계에 전화로 물어본 바에 따르면 고현리
어촌계에서만 연간 수산업 소득이 100억원 정도라고 한다.

또한 박재현 교수에 따르면 진동만 근처에는 충무공 유적으로 유명한 당항포라는 곳이 있는데, 반도로
둘러싸여 거의 호수처럼 보이는 바다로서 이 호수 같은 바다에서 도다리라는 물고기가 많이 잡혀 매년 도다리 축제를 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만일 방수로가 건설되어 담수가 급격히 유입되면 이 곳 도다리 어장에 크나큰 타격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소나기가 시원했던 오늘 진동만의 갯벌에서는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등의 백로류를 볼 수 있었다.
이현주 사무국장님에 따르면 도요새도 많이 도래한다고 한다.

반복되는 낙동강 홍수의 원인

원래 자연적인 하천에는 제방이 없다. 강의 폭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낙동강 유역에 홍수가
매년 발생하는 원인은, 그런 자연적인 하천에 인위적으로 제방을 쌓아 토지를 이용하고 강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원도
쌍천을 연구한 관동대 박창근 교수에 따르면, 미군이 작성한 지도상으로 볼 때 1950년대에 쌍천의 폭이 200~300미터였는데,
지금은 40~50미터밖에 안되고, 제방 밖은 도로와 농지, 주택가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 나라 대부분의 강이
이렇게 인위적으로 좁아졌지만, 한강의 경우 한강시민공원이 있어 홍수시엔 통수로의 역할을 함으로써 홍수를 부담하는 능력이 있는데
반해, 낙동강은 이런 여유공간이 거의 없다. 제방 안쪽으로 흐르는 강물의 높이가 평상시에도 제방 밖 논의 높이보다 높으니, 제방에
조그만 구멍이라도 나면 홍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낙동강이 얼마나 홍수에 취약한지, 왜 그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원인이 그러하니, 해결책도 간단하다. 강폭을 늘리는 것이다. 원래 강이 흐르던 땅, 지금은 농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 땅을 다시 강에게 돌려주면 된다. 강물이 점유하던 땅을 빼앗아 농민들에게 팔아먹은 토지약탈은 특히 방정희
정권 때 심하게 발생했다. 이제 빼앗은 땅을 돌려주어야 강의 분노가 수그러들 것이다. 낙동강유역 종합치수계획의 예산 중 5%
정도를 차지하는 천변저류지라는 개념도 이와 비슷하다. 강 곁에 있는 토지를 매입하여 홍수시 불어난 물을 저류하도록 저류지로 만드는
것이다. 건교부가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것만 해도 감사하긴 하지만, 5%로는 너무 부족하다. 나머지 95%의 예산은
효과도 의심스럽고 환경파괴도 심각한 방식, 구태의연한 토목건설이라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수산업 무시 정책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내륙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수산업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추진해온 것 같다.
10여 년 전 하룻밤 새 배 한 척당 천만원의 소득을 안겨주기도 했다는 금강의 실뱀장어들은 하구둑으로 막혀 버린 금강을 더 이상
오를 수 없어 어민들도 수억원짜리 그물이며 배를 팔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농업기반공사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금강에 하구둑을
지었다지만, 하구둑이 지어지기 전에도 농업용수가 모자라지 않았다. 입에서 살살 녹는 백합 조개와 쭈꾸미도 새만금 방조제가 해수유통을
막아감에 따라 거의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쌀농사를 지으려고 새만금을 매립한다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쌀 증산
정책을 포기한지 오래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수자원공사가 남강댐 물을 사천만으로 방류함에 따라 사천만의 어민들도 이제 점점 양식장을 포기하려
하고 있다. 이제 건교부도 수산업 무시 정책에 보탬을 주려, 낙동강 방수로를 지으려 하고 있다. 만일 이게 완성된다면 대한민국
최대의 미더덕 양식장이 끝장날 것이며, 당랑포에서는 도다리 축제를 위해 중국에서 도다리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
바다의 자원을 말살시켜 가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결의: 사업자가 결정되기 전에 바꾸자.

환경운동연합 물위원회와 낙동강 유역의 지역 환경운동연합은 함께 낙동강유역 종합치수계획을 건전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토목공학, 경제학, 생태학 등을 전공한 전문가 그룹인 물위원회가 합리적인 논리와
대안을 제공하고, 지역 환경운동연합이 운동을 조직하여 바꿔나가기로 했다.

많은 경우 사업자가 결정되고 나면 계획을 백지화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계획을 변경시키는
것도 어렵다. 토목건설 사업자의 입장에서 자기 회사의 이익과 종업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이나 한탄강댐 등을 백지화시키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그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음에도 아직 백지화되지 못한 이유도 아마
사업자가 배후에서 강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라는 것도 사업자가 결정된 후에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가
환경을 지켜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낙동강유역 종합치수계획의 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니 낙동강 유역 종합치수계획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은 다른 운동보다 쉬울 수도 있다. 터무니없는 방수로 계획은 반드시 백지화시킬 것이고, 다른 계획들도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해 나갈 것이다.

▲가화강에서 바라본 무지개

부산환경연합이 주최하는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에 대한 토론회가 오는 8월 26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듯 가화강은 무지개로 우리를 반겼다.

글, 사진/ 환경운동연합 물위원회 운영위원 장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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