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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봉투값 인상은 94점, 소비자 환원은 36점

봉투값 인상은 94점, 소비자 환원은 36점
–‘대형 유통업체 1회용 비닐봉투 가격인상 실태조사–

99년 유통매장에서 쇼핑봉투가 유상판매 된지 3년. 올 6월 1일부터 20원하던 1회용 비닐봉투 가
격이 50원으로 인상되었다. 지난 3년 동안 1회용품 사용규제는 ‘귀찮은 혹’이었다. 쇼핑봉투를
유상으로 판매한 것은 소비자가 봉투를 살 때 부담을 느껴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에도 불
구하고 비닐봉투 제작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원 보증금은 처음부터 실효성이 의심되었다. 환
경을 생각하면 들어야 하지만 20원은 장바구니를 자꾸 잊게 한다.
지난 5월 환경부와 40여개 유통업체 대표들이 모여 환경보전과 건전한 소비문화 확산을 위한 ‘1
회용품 줄이기 자율실천’을 결의하며
▶비닐봉투 가격을 50원으로 인상하고 시행시기는 6월 1일로 한다.
–유상판매로 인한 판매대금 전액을 환경보전에 사용하거나 소비자에게 환원하고
–사용내역을 매장게시판에 주기적으로 게시하여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비닐봉투에 가격과 환불 안내문을 표시
▶장바구니 이용고객에 대해서는 현금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반발을 걱정했지만 ’50원 인상’은 소비자들의 항의도 적었고 언
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50원, 그게 그거지 뭐’ 하는 마음으로 관심도 적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이번 가격인상의 영향을 파악하려 지난 1차 7월 1일부터 7월
6일까지, 2차 8월 5일~8월10일까지 전국 15개 지역 동시에 185개 유통업체에 대해 1회용 비닐봉
투 가격인상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렸다.
조사결과 전체의 94%는 비닐봉투 값을 인상했다. 비닐봉투의 가격 인상으로 사용량을 원천적으
로 줄이자는 취지에 업체들이 적극 협조하고 있다.
또 봉투의 겉면에 봉투값 50원을 표기하고 환불하여 준다는 문구를 인쇄한 업체는 62.2%인 115
개소로, 이는 1회용 봉투를 사용 후 ‘비닐 쓰레기를 버린다’는 생각이 ‘돈을 버린다’는 생각으
로 바꿔 봉투의 회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주류·청량음료 공병보증금제 회수율은 91.1%
[1999년] 인데 비해 1회용 봉투 회수율은 12.4%로 아주 저조하다.)
비닐봉투값 환불을 실시하고 있는 업체도 96%인 178개로 외국계 업체인 코스트코 홀 세일을 제
외하고는 자율 협의 내용을 잘 이행했다.
그런데 계산대마다 안내문구를 부착하고 있는 업체는 72개소, 38.9%에 그쳤고 안내문구가 전혀
없는 경우도 51개소 (27.6%)나 되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실시하고 있는 업
체는 장바구니 개수만큼 물건값에서 할인해 주는 업체(현대, 신세계 백화점)과 쿠폰 도장이나 마
일리지 카드를 이용해 사은품을 제공하는 업체(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아 백화점 ), 롯데백화
점 일부로 총 업체의 36.2%에 불과하다. 유통업체들이 장바구니 사용의 생활화를 위해 소비자에
게 이익을 환원하는데는 아주 인색함을 알 수 있다.
이번 비닐봉투 가격인상으로 장바구니 사용율이 23%로 조사되었다. 이는 2001년 유통업체 평균
장바구니 사용율 16.0%(환경부 조사)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1회용 비닐봉투 가격이 너무 낮게 책
정되어 장바구니 사용의 생활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
는 부분이다. 순수 장바구니 사용율 23%에, 장바구니와 비닐 등을 혼합 사용하는 비율 6%까지 더
한다면 총 장바구니 사용율은 29%로 이번 가격인상이 일단 시민들에게 자극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못했지만 기타(카터를 이용해 차로 가지고 가거나, 상자나
박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늘어났다.
또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평균 12.4%에 머물렀던 1회용 비닐봉투 환불율(금액기준)
도 많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장바구니 사용고객에 대해 현금할인을 하고 있는 업체가 장바구니 사용율이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 하다. 2001년 3월부터 장바구니 사용고객에게 현금할인을 실시한 현대
백화점의 경우에서 전국 9군데 평균 장바구니 사용율이 22.6%, 장바구니와 비닐을 같이 사용하
는 비율이 7%로, 총 30%에 이른다. 특히 본점과 무역센터점을 제외한 일반 거주 지역인 미아점
같은 경우 장바구니 비율 30%, 혼합 비율도 16%에 이르는 등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주거지역에서 장바구니 드는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실시한다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
되고 할인점 등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이 장바구니 생활화의 관건으로 보여진다.
유상판매제 실시 이후 1회용 봉투 판매대금의 일부가 사은행사 비용으로 고객에게 환원되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봉투 판매 수익금의 활용에 대해 소비자들은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회
용 봉투와 쇼핑백의 유상판매로 인한 판매대금은 소비자에게 공개하고 판매대금은 전액 환경관
련 단체 지원 등 환경보전에 사용하거나 소비자에게 환원하여야 한다. 특히 판매대금은 ‘1회용
문제’ 해결에 쓰여져야 한다. 이 비용을 장사수완으로 이용하던지 백화점 생색내기에 써서는 안
된다.
연간 사용되는 폐비닐봉투는 150억장에 이르고 이 가운데 64%가 버려지고 종량제 봉투 1개에 평
균 9개의 1회용 비닐봉투가 들어 있다는 표본 조사 결과도 있다. 우리가 폐자원의 재활용률을
1% 높일 경우 연간 6백87억원의 외화가 절감된다. 장바구니 1개는 비닐봉투 수천 개를 대신한
다. 장바구니를 들어야 한다. 장바구니를 드는 사람들이 40%만 되어도 2~3개의 쓰레기 소각장은
필요 없어진다다. 1주일에 한번 장바구니 드는 날 등 1회용 봉투 줄이기와 장바구니 사용 생활화
를 위한 대국민 실천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1회용품 안 쓰는 날’, ‘남녀노소 장바구니 드는 날’을 만듭시다. 쓰레기 없는 세상, 누구나 꿈
꿀 수는 있지만 아무나 이룰 수는 없다. 다소 귀찮고 수고스러워도 장바구니 든 작은 손이 쓰레
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손길이다.

글 : 김영란(환경운동연합 여성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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