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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하천생태계를 살리기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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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남양주, 구리를 흐르는 왕숙천
ⓒ 출처:네이버백과사전

최근 남양주시에서 건천으로 변하는 왕숙천, 묵현천, 월문천의 건천화 방지와 생태계 복원을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수와 한강물을
흘려보내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보도를 접하였다.
하류의 종말처리장의 처리수나 한강물을 상류까지 끌어올려서 흘려보내면, 자정작용을 거치면서 수질이 향상되고 하천의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예산이 확보되면 다른 건천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보도를 접하였는데, 반가운 점도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
혹시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하수종말처리장은 유역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하천의 하류지점에 설치한 처리장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처리수를 활용하려고 하면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를 상류까지 끌어올려서 흘려보내야 하는데 무조건 적용하기 보다는
건천화가 발생하는 원인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인을 알아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조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계절적 변동이 심하여 갈수기에 건천화하는 하천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류와 중류, 하류에 따라 유량의 변동이 심한 하천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는 하천의 유수면과 지하수와의 관계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풍수기에는 하천으로부터
지하수로 물이 공급되지만, 갈수기에는 지하수로부터 하천으로 물이 공급되는 것이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지표면의 투수율은 지하수면
유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되지만, 하천의 유수면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

세 번째는 하천수를 어떻게 이용하는지가 영향을 미친다. 합성세제 등을 사용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하천가에서 빨래를 해도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고, 먹는 물은 우물(지하수)을 이용한 후 하천으로 흘려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물이 흐르는 하천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하천의 생태계가 살아 있었다. 그러나 하천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하수를 분리하여
처리하기에 이르렀고, 당연히 하천으로 들어가는 유량이 줄어들게 되었다.

첫 번째 이유인 경우에는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인공적으로 하천에 물을 공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

두 번째 이유인 경우에는 지역의 지표면의 투수율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고 투수율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인 경우가 인공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라고 생각되는데,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경우이다.

즉, 하수를 반드시 종말처리장이라는 형식으로 해야 하는가? 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과거 하천의 이용 형태로 보면 종말처리장의 형태보다는 소규모로 지역에서 처리한 후 방류하는 것이 보다 생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년 하천생태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연하천의 보전, 자연형 하천의 형성 등이 정부차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되었고, 하천의 유지용수를 확보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역의 하수가 분리되고, 도시화로 인해 투수층이 불투수성의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뒤덮이면서 하천이
건천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의 경우도 건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유지용수를 하류의
한강물과 지하수를 양수하여 상류지점부터 흘려보낸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하류의 하천수를 양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인데, 바로 이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9위로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정도로 에너지 낭비가 심한 상태에 있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하천에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서 또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발상인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왜곡을 피하기 위해서 발상의 전환을 제안하면, 하수처리 방식을 종말처리장이 아닌
소규모의 지역별, 단위별 처리를 주장한다. 예를 들면, 요즈음은 아파트 단지가 전국 어디든지 들어서 있는데, 아파트 단지별 처리를
해서 하천으로 방류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문제로 실업자 문제가 심각해지는 최근의 상황에서는 각 단지별 소규모 처리장을 건설하고 전문관리인을 고용하는 제도를
택하면 실업문제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하천의 유지용수도 상류지점부터 일정 정도 확보가 가능한 것은 물론 상류까지 양수하는
일을 하지 않으니 에너지 사용량도 줄일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필자가 2~3년 전 일본의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때, 에너지 절약형 소규모의 하수처리장(약 5000명 규모)이 가동되는 것을 견학한 바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생태계 복원 등과 관련된 행정의 시행과정을 보면, 어느 한
곳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자연형 하천 조성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한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모방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 고양환경연합 정책위원장 이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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