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관련자료

6월에 출판 된 환경관련 서적

‘똥맛’ 한번 보시겠습니까?

똥에도 학문이 있다. 시시콜콜한 ‘개똥철학’ 얘기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통
틀어 인간,동물을 가리지않고 각양각색의
똥을 화두로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 보너스로 ‘배변’의 후련함까지 선
사하는 ‘코프롤로지(Coprology·배변학)’란
학문이 있다. 즉 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책은 이 코프롤로지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일반인에게는 똥학문이란
것 자체가 낯설 것이다. 그러나 요각류(橈脚類·몸 가슴 배가 여섯마디인
절족동물) 배설물 연구에 10여년의
공력을 들이는 학자들이 있다면 믿을 것인가. 똥학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
은 다양한 자료와 사례를 통해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 랠프 레윈은 영국의 세계적인 해양생물학자이자 인문학자. 그가 노
년에 이 형이하학적인 똥이라는
주제에 집착하며 ‘낮은 곳’으로 향한 것은 생물학자로서 ‘똥의 놀라운 세
계’에 매료된 탓만은 아니다.
“배설 역시 우리 삶,나아가 거의 모든 동물의 삶에 음식이나 섹스
못지않게 본질적인 부분을
이룬다”는 뒤늦은 각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똥은 그 생물학적·문화
사적 중요성에 비해 ‘부당한’
취급을 당해왔다며 반기를 든 레윈의 항변은 통렬하기까지 하다.

고대 신화속에는 아이들의 우상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똥의 신이 등장
하지만 이들은 위대한 신들의 그늘에
가려왔다. 로마신화에는 똥의 신 스테르쿠티우스가 있고, 이집트·이스라
엘등 고대문명권의 신화속에는 빠짐없이
똥의 신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배설문화’가 고대부
터 삶의 중요한 영역이었음을
웅변하는 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신대륙이 발견되기전 중미 원주민들은
사랑과 똥의 여신 틀라솔테오틀을
숭배했다. 네팔 왕의 즉위식때 말과 코끼리의 똥이 축복의 효험을 발휘
한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는 50여년간 생물학자로서의 지식과 코프롤로지 관련 연구서를 토대
로 쇠똥벌레가 똥을 주무르듯 무관심속에
방치돼왔던 ‘똥의 세계’를 맛깔스럽게 해부한다.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
에 관련된 생물학의 유용한 지식과,
똥과 관련된 엽기적인 유머는 향기롭지 못한 제목의 이 수필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영영가 만점의 양념이다.
똥폭격의 대가 대머리수리는 쓰레기처리장을 방문한 코스타리카 국회의원
들에게 자신들의 시설폐쇄에 대한 항의표시로
공습을 가한다.

똥덩어리를 예물로 선사하는 쇠똥구리에겐 그들만의 ‘쇠똥철학’이 있
다. 식전 감사기도처럼 배변도 영적
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배설문화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뒤
엎는다. 힌두교도들은 일을 보기
전에 반드시 ‘용변 전 기도’를 올리고, 유대교도 역시 배설 전 ‘아셰르
얏셰르’라는 기도를 올리며,
이슬람교도는 용변 전후 모두 기도를 올린다.

요인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똥 샘플을 둘러싼 첩보전도 흥미를 복
돋운다. 서방정보당국은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 브레즈네프가 노르웨이를 방문하기 직전에 그가 묵을 호
텔 건물 내부 배관망을 뜯어고쳐 똥
샘플을 손에 거머쥐었다. 인도 시골 아낙네들이 네모난 덩어리로 뭉쳐 말
려 바구니에 이고 다니며 파는
가정용 쇠똥연료는 ‘황금 벽돌’로 불렸는데, 고대 멕시코인들은 진짜 황
금을 ‘신의 똥’이라고 불렀다.

더욱 유쾌한 것은 저자가 책 말미에 똥 특별전시관을 현대미술관에 설치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부분. 게다가
저자는 똥 전문잡지(예컨대 ‘비교분변학 국제저널’) 창간을 뜻있는 독자
에게 은근히 권하기까지 한다.
코프롤로지가 다룰 주제는 그만큼 방대하고 할일이 많다.

책에 등장하는 ‘똥’에 관한 엽기적 사실들

▲가장 엽기적인 동물〓지독한 근시인 오스트레일리아산 갈대두꺼비. 동
물처럼 보이는 말똥과 교미를 한다.

▲가장 비싼 똥〓화석화된 공룡의 똥(코프롤라이트). 1993년 런던 경매
에서 미국 유타주 행크스빌에서
발굴된 23개의 공룡똥은 4500달러에 팔렸다. 파충류 식습관을 알려주는
정보의 보고다.

▲가장 향기로운 똥〓짝짓기 전의 어린 여왕벌 배설물. 방향물질로 다
른 벌들을 통제한다. 진딧물의 배설물은
‘감로’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가장 비위좋은 동물〓족제비과 구즈리. 나중에 먹기위해 먹다 남은 동
물시체 위에 똥을 싸놓는다.

▲가장 아름다운 똥〓유럽산 다마사슴의 배설물. 단, 똥에 대한 독특한
심미안을 가진 사람에 한한다.

▲똥 미식가〓미국 플로리다주 일부 원주민은 몇몇 사슴류 똥을 즐겨먹
는다. 한대지방 알레우트족이나 이누이트족은
허기를 면하기 위해 순록 똥을 먹는다.

▲똥 위장술 대가〓솜털오리는 둥지속 알위에 똥을 싸놓는 소박한 술수
로 여우의 식욕을 떨어뜨린다. 자객벌레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의 침노린재는 흰개미 똥으로 자신의 등을 덮어 똥더미
로 착각한 흰개미를 포식한다.

▲똥화살 특등사격수〓아기 코뿔새와 물총새. 나무줄기에 구멍을 뚫어만
든 둥지 입구를 통해 바깥으로 똥을
쏘는 특기를 보유. 정확도는 백발백중.

정충신 기자 / 문화일보 / 20020621

저자 소개
글쓴이 랠프 A. 레윈
세계 최고의 해양 연구소인 UCSD 스크립스에서 명예교수로 있다. 영국 태
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과 예일
대학에서 각각 이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수십 년 간 옥
스퍼드, 예일 대학, 우즈홀 해양연구소를
비롯해 영국·프랑스·일본·중국·브라질 등 다양한 나라에서 연구와 강
의 활동을 벌여 왔으며, 수백 편에
달하는 관련 저술을 남긴 학계의 권위자다. 실험생리학, 해양미생물학,
조류 생태학 등 전문 분야에서의
탁월한 업적은 물론, ‘열대 섬 지역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 ‘가벼운 시
쓰기’, ‘국가간 언어 문제―에스페란토
어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등 학문의 장벽을 넘나드는 명강의로 후학
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똥’이라는 언뜻 하찮아 보이는 주제를 놓고, 지난 50여 년 간 축적해
온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노학자
특유의 여유로운 유머와 위트로 응축한 이 책은 과학자이자 인문학자로
서 레윈이 ‘즐거운 지식’, ‘유익한
재미’를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주는 필생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정원-선비가 거닐던
세계

“옛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정원을 꾸미지 않고 자연을
정원화하는 삶의 지혜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정원을 들여다보면 자연과 융화해서 살려는 선조들의
의식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미술사학자 허 균(55)씨는 한국 정원의 특징이 무엇보다 자연의 법칙
을 거스르지 않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겸손함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 전통 회화, 건축, 공예
분야를 연구해 온 허씨는 3년여
전부터 정원으로 관심을 돌렸다. 정원이 다른 어떤 조형예술 못지않게 한국
적 자연관과 생활철학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다른세상 발행)는 허씨가 1년에 100
일 가까이 전국 곳곳의 정원을
답사해 얻은 결과물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전남 담양 소쇄
원, 보길도 부용동 정원, 경북
영양 서석지 정원 등 한국 정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원형도
잘 보존하고 있는 옛 정원 28곳을
골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그는 “옛 정원의 진면목을 바로 알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정원의 구성 요소가 지닌 의미와
이면에 깔린 사상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옛 정원을 당시 사람들
의 욕망과 정신세계를 상징적
수법으로 구현한 또 다른 성격의 생활공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원의 일부분이나 연못 속에 세 개의 산, 혹은 세 개의 섬을 꾸
며 놓은 삼신산(三神山)은 도교에
나오는 개념으로 불로장생하려는 욕망의 표현이고, 정원 속의 자라와 토끼
상은 용궁과 월궁의 상징형으로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또 소나무 대나무 매화 등의 화목들은 지조와 은일의 의미로 심어졌고, 공
자가 행단(杏壇) 위에 앉아 강학했다는
고사와 관련돼 있는 은행나무는 학행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정원마다
즐겨 심은 나무다.

허씨는 특히 여러 정원 유형 중에서도 사대부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 낙향
해 조성한 별서(別墅)정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이 별서정원에 담긴 ‘출처지의(出處之
義)’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지의는 세상에 나아가 관직에 있을 때는 나라와 백성을 힘쓰지만 세상
이 자신의 이상을 받아주지 않으면
관직에서 물러나 처사의 입장에서 대의와 명분을 지킨다는 뜻으로, 물러설
때를 모르는 현대인이 이어받아야
할 정신이라는 것이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로 전공을 바꾼 허씨의 연구
영역은 독특하다.

전통 문화 유적과 유물 속에 배어든 옛 사람들의 숨결을 찾아 나선 그는
정원 연구에 있어서도 정원 속
경물(景物)의 배치 상태 또는 수목의 식재(植栽), 정원 조성의 내력 등 역
사적 내용이나 현상적 설명보다
정원에 숨겨진 한국인의 참 멋을 찾아 나선다. 그는 문화재 전문위원, 문화
재청 심사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내면에 있는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보여주기, 허씨는 이렇게
자신이 정의하는 한국인의 참 멋이 옛 정원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말한
다.
글 : 김영화 (한국일보 기자)

생물학적인간, 철학적 인간

원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Qu’est-ce que l’homme?)다. 번역판 제목
과 원제를 살펴보면
책이 가진 의도는 대강 드러난다. 실험과 검증을 통해, 통찰과 사색을 통
해 각각 세상을 파악해 온 ‘과학’과
‘철학’ 이 대화를 통해 인간의 참모습을 파악하고자 한 시도다.

책 머리말에 제기되는 물음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왜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려고 애쓰는가?’ 거기에는 최근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해 제기되고 있
는 생명윤리적 물음들이 바탕이 되고
있다.

유력한 두 학문이 각기 다른 판정을 내놓는 한, ‘인간의 이익을 위한 다
른 종(種)의 희생을 얼마나 용납할
수 있나?’ ‘용납할 수 있다면, 그것을 용납하게 만드는 인간의 특질은 무엇
인가?’ 등의 질문은 영원히
판결로 수렴되지 않은 채 지식의 법정 안에서 티격태격하게 될 지도 모르
는 일이다.

생물학자인 뱅상은 인간의 동물성을 간과한 ‘인간 중심주의’를 비판한
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탐구할
때 인간의 본질이 규명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철학자인 페리는 인
간과 동물의 ‘차이’를 더욱 강조하며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이 바로 ‘자유의지’ 에 있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각각 ‘외곬수 과학만능주의자’나 ‘비타협적 철학지상주의자’였
다면 논의는 더 간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의 명제들이 가진 가능성을 수용한 뒤 되받아 치는 ‘다가가
기’식 지적(知的) 인파이팅이기에 독자에게는
더욱 많은 긴장이 요구된다.

두 저자가 프랑스 정부의 교과과정 심의회에 참여, 수행한 공동연구를 더
욱 진전시킨 결과물이다.

글 : 유윤종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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