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후위기, 교육청이 응답하라

청소년, 환경, 시민 단체들, 기후위기 대응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탈석탄’ 금고 지정 촉구

“탈석탄”에 동참한 금융기관을 늘려,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투자를 차단

2020년 3월 25일 —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석탄발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내외 청소년, 환경, 시민 단체들이 서울시교육청에 석탄 투자 중단을 선언한 금융기관을 금고 은행으로 선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탈석탄”에 동참한 금융기관을 늘려,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투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청소년기후행동,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등 9개 단체는 서울시교육청에 “탈석탄 투자” 금융기관을 금고 은행으로 선정할 것을 촉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기존에 예정됐던 야외 기자간담회는 취소한 대신, 소규모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요청 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잠정 연기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면담은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을 대상으로 이 같은 ‘탈석탄 금고 선정 캠페인’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충청남도가 전국 최초로 “탈석탄” 지표를 반영해 금고를 선정한 바 있다. 이들은 이미 지난달 5곳의 교육청에 탈석탄 금고 선정을 요청하는 공동 서한을 발송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탈석탄 금고’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올해 금고지정을 앞둔 다른 교육청과 함께 “탈석탄 금융” 촉진에 기여하기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 교육청에도 “탈석탄” 금고 지정 요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은 “석탄발전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인 만큼,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교육청은 금고 지정 시 공공성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요구를 통해 기후 대응에 필요한 금융사들의 ‘탈석탄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탈석탄 투자 금융기관이란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또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인수를 중단하거나 중단 계획을 밝힌 금융사를 말한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금고 규모는 73조9002억 원에 이른다. 이 중 69조2943억 원을 NH농협이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 농협금융지주의 100% 계열사로, 농협금융지주는 총 4조2616억 원 규모의 석탄 투자를 하고 있으며, 국내 공적 금융 중 국내 석탄 투자 비중은 35.2%로 최대 규모다.

전국 시·도교육청 중 올해 금고지정을 앞둔 교육청은 총 5개로, 서울특별시교육청(10조847억 원), 부산광역시교육청(4조6059억 원), 대구광역시교육청(3조4212억 원), 강원도교육청(3조780억 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1조2061억 원) 등이며, 총 22조3959억 원에 이른다.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는 김서경 학생(19)은 “청소년들은 기후위기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공감하고 행동해야 하는 기관이 교육청이다. 교육 정책은 청소년들이 걱정 없이 미래를 꿈꾸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양을 비롯해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19명의 청소년은 정부의 소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인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정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환경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지난 13일(금)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포럼 사무국장은 “청소년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에 전국 시·도교육청이 가장 먼저 응원군과 지원군이 될 수 있다. 자신들의 금고를 탈석탄 금고로 지정하고 더 나아가 금고를 녹색화하면 된다.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다. 금고 지정 시 평가와 배점 기준에 ‘탈석탄 관련 지표’를 추가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탈석탄” 금고 선정을 촉구하는 이번 캠페인처럼, 석탄발전과 관련해 금융 조달을 막기 위한 금융기관에 대한 압박이 점차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공공기관의 석탄금융 지원을 중단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된 그린뉴딜을 정책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주주총회가 열린 NH투자증권의 서울 영등포구 본사 앞에서는 녹색연합과 기후솔루션 등 환경 단체들이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금융, 한국투자증권, 키움투자증권 등 5개 금융사의 포스파워 회사채 인수를 규탄하는 시위도 진행했다.

현재 포스파워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약 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사채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며, 지난해 9월 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여 건설비를 조달한 바 있다. 올해 3월 다시 회사채 500억 원가량을 발행하며 인수 회사 모집에 나섰다.

석탄에 대한 금융사들의 투자 철회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는 현재(3월 20일) 1,187개 기관투자자(자산운용 규모 14.14조 달러)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을 필두로 2019년에는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가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기후위기, 교육청이 응답하라!

서울시교육청 ‘탈석탄 금고 지정’ 촉구 성명서

기후위기는 폭염, 폭우, 폭설, 한파, 가뭄, 대규모 산불 등 상상조차 두려운 ‘극단적인 재난’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재난의 빈도는 높아지고 강도는 세지고 있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는 ‘생활’이 아닌 ‘생존’이 최우선인 일상적 재난의 시대와 직면할지도 모른다. 이 지옥의 묵시록은 다름 아닌 우리 인류가 재촉하고 있다. 개발과 성장에 대한 환상과 강박증에 사로잡힌 인류는 석탄발전 등 화석연료의 폭식증 환자가 되었고, 입력과 출력의 자연법칙처럼 온실가스 대량배출로 인한 심각한 기후위기를 초래했다.

지구에 의존해 살아가는 모든 인류의 삶은 근본부터 위협 받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세대’다. 화석연료의 무책임한 배출은 필연적으로 미래세대에게는 회복 불가능한, 비참한 삶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기후정의의 심각한 훼손이다. 미래세대의 미래를 폭염으로 찜통을 만들고, 폭우로 수장시키고, 혹한으로 얼려 버리고, 가뭄으로 메말라 죽게 하고, 그리하여 호주의 대규모 산불처럼 모조리 전소(全燒)시켜 버릴 권리를 가진 자는 그 누구도 없다. 그럼에도 전 세계의 기성세대들은 개발과 성장이라는 명목 하에 그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듯 행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장장 6개월 동안 지속된 호주 산불을 보면서도, 그 화마(火魔)에 무수한 생명들이 비명을 지르며 한줌의 재로 사라지는 걸 목도하면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은 지극히 미진하다. ‘2050 저탄소 발전전략’의 ‘온실가스 배출제로’는 수사(修辭)에 그치고, IPCC가 제시한 마지노선인 1.5 ℃ 목표는 포기하고 있다. 호주 산불이 주는 경고에 대한 ‘위기의식’이 거의 없다. ‘강 건너 불 구경’이다.

기후위기 초래의 주범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금융과 민간금융의 대규모 지원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석탄금융 지원국이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다. 단기적 이익 앞에 지속가능성을 희생하고 있다.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른 지원, 그리고 ‘친환경 석탄발전소’라는 해괴한 형용모순과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방패 삼아 석탄금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무책임의 결과는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삶의 박탈 가속화다.

최근 청소년기후행동은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생명권 등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피청구인으로 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안전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권리’ 등 다수의 기본권을 침해 받고 있다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우리는 청소년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에 전국 시·도교육청이 가장 먼저 응원군과 지원군이 되어 주기를 촉구한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교육기관이라 자처할 수 없다.

헌법소원 결과와는 별개로, 전국 시·도교육청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교육청 금고를 탈석탄 금고로 지정하고 더 나아가 금고를 녹색화 하는 일이다.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다. 금고 지정시 평가와 배점 기준에 ‘탈석탄 관련 지표’를 추가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NH농협과 IBK기업은행 등 공적금융은 물론 다수의 민간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금융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촉진할 수 있다. 특정 은행을 배제하자는 논리가 아니라 탈석탄을 선언한 금융기관을 우대하자는 말이다.

교육청 등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는 수익성, 안전성(혹은 안정성), 공공성이라는 원칙 하에 지정한다. 석탄금융은 이 세 가지 원칙에 모두 위배된다.

시·도 교육청의 석탄금융 기관 금고지정은 우선 ‘공공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의 주범이며, 특히 청소년 등 미래세대가 살아갈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해 버릴 가능성이 높은 기후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미래세대의 삶을 질적으로 확장시키고 희망을 주어야 할 교육청이 세금으로 조성된 돈으로 석탄금융 금고를 선정함으로써 그들을 디스토피아적(dystopian) 미래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위는 반도덕, 반환경, 반생명, 반교육적이기 때문이다.

석탄금융 기관 금고지정은 금고의 안전성(또는 안정성)은 물론 수익성과도 배치된다. G20재무장관·중앙은행장의 요구로 등장한 ‘기후관련 재무정보공시 태스크포스’인 TCFD, 금융감독 당국자들의 협의체인 녹색금융네트워크(NGFS)의 등장과 가속화는 기후위기가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다. IMF도 이를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저탄소 금융으로의 이동을 조속히 요구하는 이러한 글로벌 대조류는 석탄금융 지원 금융기관의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교육부 예규에 따른 ‘시·도 교육청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 중 최소 25점이 배점되어 있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과도 직접 연계된 사항으로, ‘탈석탄 금융’을 금고지정을 위한 평가 항목에 포함시켜야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금고 규모는 73조9002억 원에 이른다. 이중 16개 시·도 교육청 69조2943억 원을 NH농협이 운영하고 있다. 4조6059억 원인 부산광역시교육청만이 유일하게 부산은행을 금고로 지정하고 있다. NH농협은 농협금융지주의 100% 계열사로, 농협금융지주는 총 4조2616억 원 규모의 석탄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공적금융 중 국내 석탄투자에서 35.2%로 최대 비중을 차지(출처 : 기후솔루션)하고 있다. 민자 석탄대출에는 농협생명이, 열병합발전소 대출에는 NH농협이 가장 적극적이다.

전국 시·도교육청 중 올해 금고지정을 앞두고 있는 교육청은 총 5개로, 서울특별시교육청(10조847억 원), 부산광역시교육청(4조6059억 원), 대구광역시교육청(3조4212억 원), 강원도교육청(3조780억 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1조2061억 원)이다. 총 22조3959억 원에 이른다.

탈석탄 금융은 세계적인 대세다.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는 현재(3월 20일) 1187개 기관투자자(자산운용 규모 14.14조 달러)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을 필두로 2019년에는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가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마침, P4G 국제행사의 한국 개최를 앞두고 특히 공적금융의 ‘탈석탄 금융’에 대한 논의가 검토 중이다. 집권당도 공공기관의 석탄금융 지원 중단 유도를 ‘그린 뉴딜’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우리는 미래세대의 삶의 기반을 닦고 확장시켜 주어야 할 교육청이 ‘탈석탄 금고’ 지정을 못할 이유도 없고, 오히려 적극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금고 규모가 가장 큰 서울시교육청이 미래세대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변화를 일구어 주기를 강력히 요청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이 ‘탈석탄 금고’ 지정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금고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에 ‘탈석탄 선언 여부’를 비롯해 ‘탈석탄 이행계획 수립’ ‘기존 석탄발전 투자 출구전략’ 등을 의미 있는 점수로 반영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탈석탄 금융’ 촉진에 기여하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의 ‘금고지정심의위원회’에 기후금융·녹색금융 등에 철학과 식견을 가진 지속가능금융 전문가를 최소 1인 이상 위촉하기를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우선 올해 금고지정을 앞두고 있는 4개 교육청(부산, 대구, 강원도, 제주)과 더불어 ‘탈석탄 금고지정을 위한 교육청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청 금고의 녹색화에 적극 앞장 서 주기를 요청한다.

하나,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청이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하고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도출해 내고 이를 이행하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를 요구한다.

2020년 3월 25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ㆍ환경운동연합ㆍ청소년기후행동ㆍ서울환경운동연합ㆍ빅웨이브ㆍGEYKㆍ그린피스서울사무소ㆍ기후솔루션ㆍ성공회대 공기네트워크

#교육청_응답하라_기후위기 #탈석탄금고 #지정하라

[참고자료]탈석탄 금고지정 캠페인(PDF, 318kb)

사진=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이지언

기후·에너지 활동가 leeje@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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