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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살아 있다

갯벌은 살아 있다

우리 나라는 비록 땅은 넓지 않지만 세계적인 갯벌 부
자 나라란다. 경사가
완만한 서해안과 남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일 때는 드넓은
벌판이 펼쳐지지. 이렇게 갯가에
펼쳐지는 벌판을 ‘갯벌’이라고 해. 서해안 갯벌은 미국 동부의 조지
아 해안, 캐나다의 동부 해안, 유럽의
북해 연안.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하구와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손
꼽히는 곳이란다.
그러면 갯벌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볼까.
첫째, 갯벌은 다양한 생물들의 집이야.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에서부터
갯지렁이, 바지락, 낙지 등 수많은
생명체가 갯벌에 살고 있어. 우리 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과 그 주
변 생태계에는 어류(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고, 아가미로 숨을 쉬는 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가 200여
종, 꽃게와 가재 같은 갑각류(몸이
여러 개의 마디로 되어 있고, 딱딱한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가 250여
종이나 살고 있지. 또, 문어와
바지락 같은 연체 동물(대개 물 속에 살면서 아가미로 호흡하며, 뼈가
없고 피부가 부드럽다.)이 200종,
갯지렁이류도 100종 이상 살고 있단다.
둘째, 갯벌은 물새들이 먹이를 구하고 쉬는 곳이기도 해. 우리 나라 서
해안에는 도요새, 검은머리물떼새,
혹부리오리, 고니를 비롯한 나그네 새들이 몇십 마리에서 몇십만 마리까
지 날아 와서 먹잇감을 구하고 쉬기도
하지.
그 나그네 새 가운데 몸무게가 30그램 밖에 안 되는 좀도요라는 새가 있
어. 좀도요는 가을에 시베리아를
떠나 우리 나라 서해안 갯벌에서 잠시 쉰 다음, 호주나 뉴질랜드로 날아
가서 겨울을 나지. 그리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간단다.
좀도요는 한번 여행길에 오르면 먹지고 않고 쉬지도 않으면서 4박 5일
을 밤낮없이 계속 날아간다는구나.
좀도요가 이렇게 날아서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나
라 갯벌 덕분이야. 우리 나라 갯벌에서
충분히 쉬면서 영양을 보충했기 때문에, 섭씨 영하 50도의 차가운 하늘
을 날아서 월동지로 갈 수 있는
거야.
셋째, 갯벌은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 나가는 오염 물질을 중간에서 걸러
내는 일도 한단다. 새만금 갯벌만
해도 전주 시민이 버리는 생활 하수의 40배 이상을 정화시킬 수 있대.
우리가 된장찌개나 칼국수를 끓일
때 넣어 먹는 바지락이라는 조개가 있지. 바로 이 바지락 한 마리가 육
지에서 나오는 오염된 하수를 하루에
10리터나 정화시킨다는구나.
갯벌은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야. 갯벌은 몇천
년 동안 사람과 새와 바다 생물
모두를 품어 왔지. 그런데 지금 사람들에 의해 점점 사라지고 있단다.

갯벌이 사라지면 생명도 사라
진다

우리는 고려 시대부터 바다를 메워서 땅으로 만들기 시작했어. 이런 일
을 가리켜 간척이라고 하는데, 그
뒤로도 조금씩 간척을 했지만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

그러다 일제 시대부터 간척 사업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어. 일
본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서 더 많은
쌀을 가져가기 위해 갯벌을 메워 농사를 짓게 한 거야. 해방이 된 뒤에
도 간척 사업은 계속되었어. 그
때까지만 해도 갯벌을 메워 땅을 만들면 그만큼 더 농사를 지을 수 있
어 이익이라고 생각했어. 갯벌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갯벌을 없애면 환경이 많이 파괴된다는 사실은 알
지 못했어.
갯벌을 메우는 것이 환경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1980년대에
현대 건설이 충청 남도 서산에
있는 천수만 지역의 갯벌을 메우면서 알려졌어. 서산은 꽃게와 어리굴젓
으로 이름난 곳이야. 그런데 간척
공사를 하느라 바다에 흙을 뿌려서 양식도 안 되고, 꽃게나 굴도 잡히
지 않았어. 서산 주민들은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현대 건설에서는 증거를 대라면
서 오히려 큰소리를 쳤지. 주민들은
내가 일하는 환경 단체에 도움을 청했어. 그게 1986년의 일이야.
내가 서산에 가서 보니까,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바다는 이미
흙탕물이 되어 있었어. 마을 사람들은
먹고 살기가 매우 힘들어졌지. 아저씨들은 고기 잡는 것을 포기하고 근
처 공사장에서 일을 했고, 아주머니들은
남의집살이를 하러 서울이나 대전 같은 도시로 나갔어. 마을에는 할머
니, 할아버지, 아이만 남게 되었단다.
돈을 벌기 위해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 수 밖에 없게 된 거야. 갯
벌을 메우면서 생태계 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역 공동체까지 무너뜨린 거지.
주민들과 환경 단체에서는 간척 사업을 반대했지만, 결국 갯벌은 간척지
로 바뀌고 말았어. 나는 공사가
끝난 뒤에 배를 타고 방조제(물결이 크게 일어 바닷가를 덮치는 일을 막
기 위하여 쌓은 둑) 바깥으로
나가 보았어. 그랬더니 비닐 봉지를 비롯한 쓰레기들이 둥둥 떠 있더구
나. 그리고 바다 밑을 어망으로
훑어 보았더니 오염된 물에서도 잘 살아 남는 불가사리가 가장 많이 나
왔어. 그나마 잡힌 조개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고 껍데기도 울퉁불퉁했지.
바다를 오염시키고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망쳐 버린 대가로 생긴 땅은
회사의 차지가 되었어. 갯벌이 없어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그 고장 사람들은 단 한 평의 땅도 받지 못했지.

다음은 시화호를 살펴볼까. 시화호는 경기도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에
걸쳐 있는 갯벌을 메우면서 생긴
넓이가 1,700만 평이나 되는 호수야. 정부는 시화호를 관광지로 만들
고, 시하호의 물은 농업 용수로
쓸 계획이었어.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정부의 계획을 반대했어. 시화호 근처에 있는 반
월 공단에서 나오는 공장 폐수,
주변 축산 농가에서 나오는 가축의 똥오줌, 생활 하수 등이 호수로 흘러
들어서 물이 금세 썩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지.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런 의견을 무시했단다.
방조제는 1994년에 완성되었고, 시화호는 곧 오염되기 시작했어. 썩으면
서 나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였지. 하루에 몇천만 톤씩 썩은 물을 바다로 빼
내는 등 시화호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2,500억 원이나 되는 돈을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 마침내 정부
는 2001년 2월에 방조제
수문을 열고 바닷물이 호수로 드나들게 했어. 하지만 지금도 시화호 주
변에는 죽은 조개들이 널려 있단다.

해방된 다음부터 이러한 간척 사업으로 없어진 갯벌이 우리 나라 전체
갯벌의 절반이 넘어. 그런데도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간척 사업인 새만금 간척 공사를 하고 있단다. 전라
북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일대의 갯벌을 매립(우묵한 땅이나 하천, 바다 등을 돌이나 흙 따위로
메우는 일)해서 농지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우리 나라는 쌀이 남아돌아서 쌀값
이 떨어지고 있어. 갯벌을 농토로
만드는 일은 돈을 많이 들여 금덩어리를 쇳덩어리로 만드는 것과 같은
짓이야.
게다가 새만금 지역은 아직 방조제를 다 쌓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갯벌
이 썩고 있단다. 그리고 방조제
바깥의 바다에서는 적조(플랑크톤이 갑자기 늘어서 바닷물이 붉게 보이
는 현상. 적조가 일어나면 바닷물
속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물고기들이 죽는다.)가 일고 있어. 또, 어획량
도 줄어들어서 어민들은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걱정이 되어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도 정부
는 간척 사업을 그만두지 않고 있어.
새만큼 간척 사업은 바다 생태계 뿐 아니라 육지의 생태계도 망가뜨리
고 있어. 방조제를 쌓을 돌과 갯벌을
메울 흙을 구하려고 멀쩡한 산을 마구 허물고 있기 때문이지. 이미 변
산 반도 국립 공원의 산들은 앞모습만
온전할 뿐, 그 뒤는 아주 흉하게 파헤쳐졌어. 새만큼 간척 공사를 끝내
려면 처음에 예상했던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구나. 처음에는 1조 3,000억 원이면 된다고 했는
데, 이제는 6조 원이 있어야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거야. 하지만 새만큼 지역으로 흘러 들어오는 만
경강과 동진강의 오염까지 생각하면
6조 원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지도 모른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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