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대기환경, 천만 시민이 병들고 있다
미세분진과 호흡기 ·심혈관계 사망 연관성 높아
실내공기질 유지 위해 환기율 기준 마련돼야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서 석면이 발견되면서 지하공간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하철 내 공기는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도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높은 계단, 횡단보도가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지하도는 여전히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개선의 주체가 돼야할 관계당국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녹색연합 지하환경기선시민모
임(대표 최학수)은 지난 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모임 발족기념으로 <지하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아직 많은 회원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지하공간이라는 한정된 영역을 전문
으로 하는 시민단체가 생긴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에 본지는 이번 토론회의 발제문을 요약, 지
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지하 환경의 현실과 문제점 (허철행 지하환경개선모임 사무국장)
현재 지하철 역사내의 상황은 법령에 따라 급, 배기 설비를 갖추고 한 달에 한번 정도 심야시간
에 물 청소를 하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상주하는 용역회사 직원들이 물걸레질과 비질을 하고 사
무실의 한쪽 구석에 직원들이 관리하지 않는 공기정화기가 배치되고 있는 등 관리시스템이 전무
한 상황이다. 급배기 설비의 경우 그 사양이 PM10 이하의 미세 먼지는 제어할 수 없는 설비이고
그나마 주기적인 닥트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각종 오염물질이 닥트에 쌓여있다. 또 지하역사의
출입구를 통해서 지상의 자동차 매연이 무방비 상태로 유입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이제는 좀더 과학적인 연구들이 진행돼야 한다. 냉방공사 중 석면물질이 발견됐다고 해서 서울시
에서는 전문가 몇 명에게 조사를 의뢰해 놓고 있지만 석면을 찾는데만 급급해하고 있다. 실내공
기는 자연 희석율이 부족해 오염된 공기가 계속적으로 순환되고 있다는 점과 승객이 이용하는 출
입구를 통해 오염된 공기가 계속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공기역학을 비롯한 환기 시
스템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정책입안자들의 발상의 전환, 그리고 예산의 투입 등이 절실한 현실
이다.
지하공간의 문제는 비단 서울 지하철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 도시마다 지하철이 생겨나고 있
으며 건물이 대형화되면서 지하생활공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형 할인매장과 백화점 그리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의 문제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하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가
진 실내 공기질에 관해서는 단순히 법적 기준만 충족시키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에서 벗어나 미
세 먼지의 성분분석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각종 장비들의 설치와 운영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급
한 연구투자와 예산 편성이 이뤄지는 등의 각종 조치들이 이뤄져야한다.
실내 공기질과 건강 영향 (백도명 환경보건대학원 교수)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8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는 점, 그리고 실내에도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많은 오염원이 발견된다는 점 등에서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게
됐다. 최근 대기오염물질들 중 미세분진과 전체 사망이 연관성을 보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호
흡기 및 심혈관계 사망이 더욱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걸친 여러도시에서 보고되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만성영향과 관련, 영국에서 대기오염의 수
준이 높은 지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집단의 호흡기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다른 지역에
비해 1.17배 내지는 1.26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한편 대기오염으로 인한 만성영향에
있어 대기오염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들에게서 폐활량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미국 남
가주지역에서는 대기오염이 가장 낮은 지역에 비해 일초량(FEV1)이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지하생활공간공기질관리법시행규칙에 따르면 지하생활공기오염물질의 종류로 먼지, 황
산화물, 질소산화물, 포름알데히드, 석면, 라돈, 카드뮴, 수은 등 14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
나 이들 오염물질 중 관리 기준이 정해진 것은 7가지에 불과하다. 독성이 강한 석면, 라돈, 크
롬 등의 발암물질을 포함한 비소, 구리, 수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기준이 마련되지 않고 있
다. 또한 우리나라의 실내 공기질 관리 기준은 모두 오염물질의 허용 가능한 농도 수준을 중심으
로 규제하고 있을 뿐, 적정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한 환기율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실
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내공기질과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은 환경부(지하생활공간공
기질관리법), 건설교통부(건축법, 주차장법 등), 보건복지부(공중위생법)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건물에서 실내공기오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담당 부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지하철역 실내 공기질의 현황과 개선방안 (임삼진 녹색연합 사무처장)
지난 99년 환경부가 발간한 실내공기질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인
PM10의 측정결과는 98년도의 지하철공사의 조사결과에 이어 대기환경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어 대
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조사에서 지하철역의 미세먼지
는 전체 평균치의 148㎍/㎥이지만 최고 측정치는 무려 467.9㎍/㎥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일부
승강장이나 대합실의 경우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미세먼지에 시민들과 지하철 노동자들이 노출
되고 있는 것이다. 99년도 지하철 공기절 측정결과를 통해 대합실에 비해 승강장의 오염도가 높
고 일부 역사의 경우 오염도가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환승통로가 있는 지하철역은 대부분 환
승통로의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승인구의 이동에 따른 오염이 심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호흡이 이뤄지므로 그만큼 건강에 미치는 위해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다수의 지하철역의 경우 지하 1층에서 더 낮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오염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것은 지하역 내의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지하철 내부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
한다. 그래서 Screen Door 설치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는 것이다. 지하철역 실내공기 오염
원인으로는 우선 지하역내의 승강장에서 미세분진의 80.5%∼98.6%는 지하철의 레일, 브레이크
및 전선의 마모과정, 시멘트 관련 오염원에서 배출되며 1.8%∼19.5%는 토양관련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지상의 대기오염과도 관련이 있다. 이것은 지상의 공기가 환기구를 통해 유입된 다음 필터
로 걸러져서 지하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터는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같
은 오염물질을 걸러내지는 못한다. 따라서 지상의 공기가 나쁘면 이에 비례해서 지하의 공기도
나빠지게 될 뿐만 아니라 지하에서는 대기의 활발한 이동이 적고, 빗물에 의한 정화효과가 없어
서 공기오염이 더 크다. 더욱이 환기구나 필터의 관리상태는 부실한 상태이며 특히 최근 구조조
정의 여파로 관리부실이 심해지고 있다. 셋째, 지하철역의 환기구 위치의 부적절함이라고 할 수
있다.
도로변에서 볼 수 있는 지하철역 환기구는 지표면과 높이차가 1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자동
차 매연과 도로변의 먼지가 직접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첫째
지하철역의 실내공기 조사·분석 수준을 높여야 한다. 오염도의 단순측정 단계에서 벗어나 원인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고 승강장, 매표소 등 측정지점별, 시간대별로 공기 오염원에 대한 구체적
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환경기준을 ,WHO 기준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환경기준
은 환경개선 노력을 통해 달성하려는 환경보전 목표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WHO 등의 기준
치에 준해 환경기준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지하공기질 개선을 위한 종합기본계획
의 수립이 필요하다. 기존의 대책들을 종합적으로 묶어 종합기본계획으로 강화해야 하며, 환기공
기량의 목표설정과 시설확충을 포함한 시설상의 구조상 대책 마련이 포함돼야 한다. 그 외에도
실내공기오염물질의 위해성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 조사, 기존의 측정 물질이외에 라돈이 기준항
목에 추가돼야 하며,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진균 등의 세균에 대한 조사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하철역 실내 공기질의 현황과 개선방안 (임삼진 녹색연합 사무처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내공기질 유지와 개선을 위한 보건당국의 책임을 부과하여 지하철공사뿐만
아니라 보건당국이 국민의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 지하공간의 개발에 있
어서 환기는 매우 필수적이다. 도로터널 및 지하도로에 관한 환기시스템 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
한 부분은 오염물질의 희석과 가시도에 관한 문제이지만 지하철에서는 온도에 관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지하철 시스템의 환기시스템 설계시에 고려할 변수로는 온도 및 습도, 공기의 질, 공기속
도 압력변화 등 매우 다양하다. 지하환경에서 우선 온도환경 개선을위해서는 첫째, 환기량은 확
대를 위해 환기구의 수를변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며, 건설비용을 고려할 때 환기구에 FAN등을
설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지하철역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환기 터널구조물을 적정위
치에 설치하는 것이 주용하다.
하지만, 터널 내의 공기저항, 터널구조물의 저항, 기차의 솓도변화, 송풍기의 특성곡선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현재 일부 역의 경우 역과 BLAST SHAFT의 거리가 기차가 감속
을 시작하는 거리인 100m가 넘고 있어 blast shaft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
되어진다.
현시점에서 우리의 지하 환기에 관한 기술과 관심도는 매우 저조한 것이 사실이며 이와 관련된
연구사례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들도 단편적이고, 국부 요소기술 위주로
개발되고 있으며 핵심요소 기술들에 대해서는 주로 외국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종
합적이고 체계적인 기술 개발 계획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외 지하공간 건설 현황
및 이에 적용된 환기시스템을 분류하여 이에 소요되는 주요 기술 조사와 함께 빠른 시일내에 국
내기술로서 소화할수 있는 핵심 기술부분이나 신기술을 중점적으로 조사, 분류하여 테이터 베이
스화 하는 것이 주용하다.
또한 이러한 기술들을 국산화하기 위해 장, 단기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
이 필요하다 하겠다.
“지하공간을 쾌적하게 바꾸겠다”
지하환경개선시민모임 발족
지하환경개선시민모임(이하 개선모임)이 지난 16일 창립총회를 시점으로 정식 발족했다. 개선모
임은 설립배경을 ‘지하시설을 이용하는 시민과 종사자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하공간의 환경이
정부와 시 및 사업자들의 무관심 속에 건강과 위생의 환경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어 시민과 함
께 지하 환경오염의 원인을 규명하고 제거하여 시민과 지하 종사자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있
다’고 명시했다. 또 지하공간을 이용하는 시민과 종사자들을 각종 지하 공해와 산재로부터 보호
하고 이들을 위한 환경조사와 시설물 및 관련된 법, 제도 등을 개혁하는 시민운동과 지하 환경
피해자를 돕는 사업을 하여 함께 더불어 사는 쾌적한 지하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
다. 최학수 대표는 창립총회에서 “그동안 대기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여겨져 정책적
으로 빠르게 건설된 지하철이 오히려 천만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열악한 환경지대로 판명됐
다”며 “어느 역사를 막론하고 미세먼저가 지상 기준치를 훨씬 웃돌며 중금속과 세균의 검출도 기
준치를 초과해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지적했다. 최대표는 또 “현
재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대부분 서민이며 임산부, 어린이와 학생,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층이 절반정도 이용하고 있다”고 “지하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하루 8시간 이상씩 장시간 동안 체
류하며 지상의 근로조건과 같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표는 “문제는 이
러한 지하 환경의 열악함이 그 허용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채 수십년 동안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이용 시민에게 그대로 무방비로 노출돼 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선모임은 앞으
로 전문적인 안목으로 접근해 지하환경의 기분니 지상의 기준과 같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시민운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개선모임은 특히 ▲지하공간의 공기 중 유해물질
및 세균측정 조사 ▲지하공간의 환기시스템 기능 및 실태조사 ▲고압 전차선 주변 및 고주파기기
의 전자파 조사 ▲지하작업장의 조명도 및 소음 조사 ▲지하공간 종사자의 직업병 및 환경대책
수립 및 연구 등의 사업을 적극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무용 기자>
주요 실내공기오염물질
●포름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는 무색의 강한 자극성 가스로 합성수지 생산에 사용되는 중요한 화학물질이다. 포
름알데히드 합성수지는 파티클보드, 섬유판, 베니아판 등의 건축자재와 다양한 가구를 제조할
때 이들을 결합시키는 결합체로서 사용된다 .포름알데히드는 일반적으로 실내외에서 0.06ppm 정
도의 낮은 수준으로 존재하며, 0.1ppm의 농도에 이르면 급성중독을 이으킨다. 인체에 미치는 영
향으로는 비암 발생과 자극을 일으키며 메스꺼움, 기침, 가슴 답답ㄱ함, 피부발적 등을 야기하
는 것으로 알려져 잇다. 특히 ACGIH(미국정부산업위생전문가협희회)에서는 포름아데히드를 발암
성 의심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석면
석면은 1970년대까지 절연과 방화를 위해 건축물 특히 철골구조의 피복재로 사용하였던 광물섬유
이다. 석면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중피종과 석면폐가 발생된다고 보고되
고 있다. 흡입하는 석면 섬유의 수에 따라 위험성은 증가하며, 담배연기와는 상승작용을 일으켜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서 높은 폐암 발생율을 나타낸다.
●라돈
라돈은 불황성이며 땅고 인접해 있는 건물, 건축자재, 지하수가 주용 노출원이다. 라듐이 가스상
의 라돈의 발산원이며, 건축자제에서 발산되는 속도는 수분 함유량, 밀도, 물질 자체의 성질 등
의 영향을받는다. 급성 건강 영향은 알려져있지 않으나, 만성 노출은 라돈에서 발산되는 방사선
으로 인하여 폐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오염물질
바이러스 , 곰팡이, 세균, 선충류, 아메바, 꽃가루, 비듬, 그리고 벼룩등이 여기에 속하며 급배
기 시스템의 응축물, 쿨링타워, 습기찬 물체 등이 노출원이다. 급성 건강영향은 과민성 질환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과 감염질환인 레지오넬라증을 나타낸다. 생물학적 오염물질로 인하여 한기,
열, 근육통증, 두통, 설사, 매스꺼움,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료제공:국제환경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