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곰팡이 ‘아프간 양귀비’ 씨말린다?
이영완 기자 | |
2001년 10월 19일 | puset@donga.com |



![]() |
1999년 3월 쵤영된 아프가니스탄 낭가하르의 양귀비밭. |
미국
과 영국이 1년 전 마약 퇴치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생물학전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
다. 영국의 과학대중지인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는 1년 전 미국과 영국의 지원으로 개발된 유
전자변형 곰팡이를 비행기로 아프가니스탄에 살포할 계획이 준비됐었다고 보도했다.
공격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양귀비. 곰팡이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옛 소련 생물학 무기연구소
가 지난해 개발한 것으로, 양귀비의 뿌리만 파괴하도록 유전자가 변형됐다. 유엔 마약통제프로그
램(UNDCP)의 감독 아래 미국과 영국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했다.
곰팡이 개발진은 “시험관 한 개에 들어 있는 100만개 정도의 곰팡이 홀씨가 살포되면 10㎡ 내의
모든 양귀비는 뿌리가 상해 결국 다 죽게된다”고 밝혔다. 당시 일부에서는 곰팡이가 살포되면 아
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가 이를 불법적인 생물학전으로 규정,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우려
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양귀비는 유럽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90%, 전세계적으로는 4분의 3을 만들어낸
다. 대부분의 산업시설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양귀비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
이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현실로 나타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에서 군사목표 다음으
로 아편 저장소나 양귀비 경작지가 미군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전자변형 곰팡이로 헤로인이나 코카인의 1차 원료를 박멸한다는 계획은 1990년 후반부터 진행
돼 왔다. 1998년 미국 의회는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 나무만 공격할 수 있는 곰팡이를 개발
하는데 23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지난해부터 콜롬비아 정부는 이렇게 개발된 곰팡이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들은 유전자변형 곰팡이가 다른 종과의 교배나 돌연변이를 통해 동식물과 심
지어 인간에까지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또 곰팡이를 피해 아마존 밀림 속
으로 코카 나무 경작지를 옮겨 결국 삼림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www.dongascien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