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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섬 연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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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섬 연구인가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2019년 8월 8일 우리나라 최초, 세계 최초의 <섬의 날> 국가기념일 행사가 목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총리를 비롯하여 정부 부처에서도 참석하고, 국회의원, 시장, 군수가 모였습니다. 물론 전국 섬 주민들도 대거 참석하였습니다. <섬의 날> 최초로 제안한 사람으로서 매우 감개무량하였고,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섬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였습니다. 목포에서 가까운 유인도 뿐 아니라 옹진군, 울릉도, 추자도 등 먼 섬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였기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은 목포에 오는 만큼이나 힘이 들었을 겁니다.

제1회 섬의 날 기념, 대한민국 썸 페스티벌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박지원・서삼석・윤소하・윤영일 국회의원, 전국 섬지역 시장․군수, 지방의원, 전국 53개 지자체, 기관, 단체와 103개 섬 주민이 대거 참여했다. ⓒ뉴시스

<섬의 날>의 의의를 새롭게 하고자, 기념적인 글을 생각했지만,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과연 세계적으로 섬에 대한 관심은 무엇이며, 섬 연구의 경향을 어떠할까’였습니다. 새로운 연구 과제를 위하여 최근 10여년간 국내와 해외의 섬 연구관련 학술논문을 살펴보고, 섬 관련 국제학술대회 발표 경향도 돌아봤습니다. 특히 최근 발간한 저의 역서 <도서학, 島嶼學>의 내용을 검토하면서 섬을 둘러싼 국내외 이슈를 정리하였습니다.

우선 규모와 스케일에 따라서 구분을 하면, 첫째로 세계 규모, 즉 글로벌 스케일에서는 역시 기후문제가 제일 큰 이슈입니다.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섬의 이슈가 많았습니다. 최근 많이 부각되고 있는 인류세(anthropocene) 개념의 도입을 비롯하여, 대륙과 섬의 관계, 섬의 형성, 섬의 분류, 환경 변화, 온난화, 세계 경제 불균형, 해류, 해양쓰레기, 해양-육상 생물다양성, 철새 이동, 대형 어류 이동, 사이클론, 태풍 등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대륙과 바다와 연계되는 경계선을 중심으로 여러 섬 국가들이 존재하는데, 특히 태평양과 인도양의 군소도서개발국(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SIDS)에서는 급변하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 주요한 이슈였고, 그들의 경제사회를 지원하는 선진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직결되는 문제라 중요한 국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북아시아를 비롯하여 동남아시아의 지역 스케일에서는, 한일, 중일, 한중 간 섬 영토에 대한 국지적 문제, 생물자원의 고갈(어장환경 변화, 외래종 유입), 해양생물다양성, 전통생태지식, 갯벌어업, 전통어업, 농업, 토지이용, 주거 형태, 소수 부족 등 지역 섬 별 생태계, 공동체 문화 비교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섬에 대한 연구는 인문적인 연구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환경, 정책, 공동체, 관광산업 등 지방시대, 미래시대, 정보화시대에 대한 적응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온 섬, 다양한 계층과 함께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섬을 재생하고자 하는 다양한 활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 섬 재생은 관광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가 늘 ‘섬’을 정의하면서, 섬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그래서 고립되어 있으며, 좁은 면적이라 협소하고, 기후에 민감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지리적 특성이 고유하고 독특한 ‘섬 문화’를 창조하고 보전해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젠 섬에 다리가 놓이고, 공항이 생기고, 해저터널이 뚫리면서 기왕의 ‘섬의 개념’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륙연도에 의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입도하게 되어 여러 가지로 사회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섬입니다.

저는 섬 연구의 방법론 중 하나로서 점-선-면의 공간적 접근 방식을 활용해 오고 있습니다. 점(点)이 모아지면, 선(線)이 되고, 선들이 연결되어 면(面)을 이룹니다. 점 같은 고립된 섬들이 모여서 선 같은 군도(열도)가 됩니다. 대륙과 군도가 연결하면서 면적인 연결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사실 이 원리는 경관생태학의 패치(patch)-코리도(corridor)-매트릭스(matrix)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만, 섬의 특성을 다양성, 복잡성,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대륙이나 섬이나 스케일에 따라서 적용되는 이론은 동일하다는 생각에서 오랫동안 적용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요 평가 지표의 관계성. 환경성 지표: 생태계 건강성, 생물다양성, 자원활용도, 녹지면적 등. 경제성 지표: 소득, 지역산업, 관광인프라 등. 사회적 지표: 교육, 보건, 안전, 접근성 등.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점-선-면적인 섬의 특성을 조망해 보면, 당연히 고립된 섬일수록 섬의 면적과 자원 규모에 따라서 섬의 지속가능성이 결정됩니다. 그러나 섬과 섬 사이의 연결성이 높아지는 군도의 경우, 한 섬에서 받는 인위적 압력이 분산되고, 공동사회의 구현이 가능하게 됩니다. 즉, 인접한 섬 사이의 협력과 공동체 사회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륙(육지)과 연결되면 섬은 크게 변화를 받습니다. 인구 유출에 의한 섬 사회의 변화가 생기며, 섬이 받는 환경수용 압박이 증가하면서 전통사회가 붕괴되는 전환을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연륙이 될 경우, 관광객 증가에 따라 부정적 이슈가 증가(예. 쓰레기)하고 있음은 필자의 일본 세토내해 연륙된 섬 조사 연구에서 밝힌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고립된 섬 보다는 연륙된 섬일수록 젊은층의 I-Turn이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는 것은 긍정적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의 지표로는 생물다양성, 문화다양성, 생물문화다양성, 전통생태지식 등이 고려되고, 복잡성을 나타내는 특성으로는 섬 정체성(섬성)을 거론합니다. 즉, 고유한 섬의 모습이 얼마큼 변하고 있는 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지만, 육지와 섬이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문화접촉면이 증가하게 되고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은 이미 베네치아, 홍콩 같은 관광 섬 도시 사례를 통하여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속가능성 평가를 할 때 주로 고려하는 것이 환경, 경제, 사회의 세 가지 핵심축입니다. 이 세 축이 균형을 이뤄야 지속가능성이 구현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환경성 지표에는 생태계 건강성, 생물다양성, 자원활용도, 녹지면적 등이 거론되고, 경제성 평가 지표에는 소득, 지역산업, 관광인프라 등, 사회적 평가 지표에는 교육, 보건, 안전, 접근성 등이 거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섬은 육지와 지리적으로 다른 입지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 지표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문화적 배경의 생태 공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연구자들은 지속가능성 지표에 문화적 평가 지표를 넣은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만, 문화를 지표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섬에는 매우 다양하고 고유한 음식들이 존재하는데, 그 맛에 대하여 평가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한, 이러한 음식은 늘 지속가능할까요.

섬 연구를 하면서 방법론으로 제시하였던 섬의 연결성(점-선-면)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시간과 공간축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성의 정체와 변화의 속성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연구 주제이지만, 섬 생활에 필수적인 바다와 섬 생물의 이용과 그것을 통해 발현되어 전승되는 생물문화의 특성은 과연 아시아적 관점에서 어떤 차별성과 공통성을 나타내는지 비교연구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문화는 자연자원에 의존해 형성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자연자원은 문화형성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또한 상호 보완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갯벌에 둘러싸인 섬, 갯벌이 없는 섬, 크기에 따라서 큰 섬, 작은 섬, 사람의 유무에 따라 유인도, 무인도, 또한 연륙의 유무 등 자원의 주체와 공간 수용능력에 관련된 특성이 섬 문화와 생물다양성의 형성, 진행, 퇴화, 그리고 소멸에 영향을 주고 있음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여 밝혀진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가능성의 구현은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활용하기에 매우 유의미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1회 <섬의 날> 국가기념일 행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내년에 어디에선가 또 다른 기념식을 할 것이고, 다양한 행사가 이뤄질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섬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섬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진정 지속적으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미디어국 은 숙 C

미디어국 은 숙 C

"당신은 또 어느 별에서 오신 분일까요/ 사열식의 우로 봐 시간 같은 낯선 고요 속에서 생각해요/ 당신은 그 별에서 어떤 소년이셨나요 // 기억 못 하겠지요 그대도 나도/ 함께한 이 낯설고 짧은 시간을/ 두고온 별들도 우리를 기억 못할 거예요/ 돌아갈 차표는 구할 수 있을까요/ 이 둔해진 몸으로/ 부연 하늘 너머 기다릴 어느 별의/ 시간이 나는 무서워요/ 당신도 그런가요" 「은하통신」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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