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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생활쓰레기의 감량과 재활용

주부가 집안에서 매일 매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중의 하나는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를 처리하는 일이다. 음식쓰레기는 젖지 않게 잘 짜서 규격봉투에 넣고, 우유팩이나 유리병, 플
라스틱 용기 등은 재활용을 위해 따로 담아두며, 오래되어 입지 않는 옷가지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수거함 속에 놓아두어야 한다.

쓰레기를 다룰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양을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하지
만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이 쓰레기 문제이다. 아무리 애써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음식
찌꺼기, 쥬스나 음료수를 먹고 난 뒤 남는 각종 용기들, 편리하다는 이유로 가끔씩 쓰게 되는 일
회용품들이 하루에도 수북하게 쌓여 나온다. 이렇게 매일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일인당
1.1kg, 전국적으로는 15만톤에 이른다. 이중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에 달하고 있다.

생활쓰레기는 유독성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생활쓰레기를 관리 내지 처리하는 과정에서
도 유독성 폐기물과 마찬가지로 각종 환경오염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음식쓰레기의 경우 보관,
수집, 운반과정에서 쉽게 부패하여 악취를 일으키고 전염병을 옮기게 될 뿐만 아니라 오.폐수를
유출시켜 주변을 더럽히게 된다. 또한 소각과정에서 불완전 연소되어 다이옥신 오염도를 높임으
로써 대기오염을 일으키고, 소각된 재를 매립한 후에는 토양오염과 지하수 및 하천오염을 일으키
게 된다. 소각하지 않고 매립하는 경우에는 침출수가 지하로 흘러 들어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갈수록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일회용품의 경우도 여러 가지 환경오염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컵라면, 도시락 용기, 야채용기 등으로 쓰이는 스티로폼과 종이기저귀, 치솔, 면도기 등은
소각을 하면 매연, 분진, 가스와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고, 매립하는 경우는 자연분해되는 데 몇
백년이 걸려 토양을 오염시키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처리 대책은 재활용과 소각 및 매립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
한 1993-2001년 국가 폐기물처리 종합 대책은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 등과 재활
용품을 수집단계에서부터 분리 수거하고, 재활용품의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
다. 쓰레기 종량제는 이러한 분리 수거 정책의 일환이다. 또한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는 소각
하고 대규모 쓰레기 매립장을 조성하여 나머지 쓰레기를 매립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각장
을 건설하여 2001년까지 소각율을 20%까지 높이고,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를 집중적으로 조성한다
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폐기물 정책 중 특히 소각정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인간 건강과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소각장에서 폐기물을 소각
하는 경우 연소되지 않은 채로 남게 되는 소각 잔재물에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연소과정에서 다이옥신과 수은, 납, 비소, 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배출되어 각종 오염을 일으키
게 된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5백배에 달하는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로 광범위한 대기오염과
토양오염을 일으키며, 대기중 흡입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해 체내에 쌓이게 되면 암 발생과 기형
아 출산 등을 초래하게 된다. 수은과 같은 중금속도 농축된 상태로 체내에 누적되어 뇌기능을 마
비시키게 된다.

게다가 국내에 설치된 12개의 소각장 대부분은 선진국 기준치 보다 높은 농도의 다이옥신을 배출
하고 있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심지어 수은의 경우는 아예 그 유해성을 인식하지 못하여 기
준치를 정하고 있지 조차 못하다. 이와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기존의 소각정책을
강행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소각재는 이를 매립하는 경우에도 토양이나 지하수 및 하천 오염현
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소각정책은 여러모로 득이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단지 쓰레기의 배출량
을 줄인다는 이유로 추진하고 있는 소각정책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

또한 매립정책의 경우에도 대규모 쓰레기 매립장을 확보하는 일이라든가 유해한 소각재와 침출수
에 의한 환경오염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지역주민들의
거부감을 덜어내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다. 환경부에서는 지역발전 기금을 지원하고 관련시설
에 주민참여를 확대하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하는 방법으로 반발을 무마
하고 있지만, 누구나 자기가 사는 지역에 매립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새
로운 매립지를 선정할 때마다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해성 소각재를 매립하여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나 침출수에 의한 오염에 대해 대책이 없는 것도
매립정책의 문제점이다. 매립은 쓰레기의 최종적인 처리 방법이기 때문에 유해한 물질이든 아니
든 일단 갖다가 묻으면 그것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생활
쓰레기의 소각재를 특정매립지가 아닌 일반매립지에 매립하고 있기까지 하다.

1997년 환경백서에 따르면 1995년의 생활쓰레기 처리 현황은 재활용 23.7%, 소각 4%, 매립 72.3%
에 달하고 있다. 이것은 1994년과 비교할 때 재활용 비율이 8.4%, 소각 비율이 0.5% 각각 증가하
고 매립 비율이 8.9% 감소된 것이다. 이러한 비율의 증감은 환경부의 쓰레기 처리 방향을 그대
로 보여주고 있다. 즉 재활용과 소각 비율은 늘리고 매립 비율은 낮춘다는 것이다.

소각비율을 높이려는 정책이 옳지 못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지만, 재활용 비율을 높인다는 환경
부의 처리 방향은 바람직한 것이다. 재활용은 쓰레기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감량과 더불어 최선
의 쓰레기 해결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쓰레기의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발생된 쓰레
기에 대해서는 재활용율을 높여서 소각과 매립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정책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각국에서는 폐기물 예방 차원에
서 우선 쓰레기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감량의 대상이 되는 쓰레기는
주로 재생이 불가능한 스티로폼과 폴리에틸렌 용기, 비닐을 이용한 포장재 등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제품이나 용기들의 생산을 막고 이를 위반하면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
다. 예를 들자면 쇼핑백으로 비닐백대신 종이백이나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
은 업주에게는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도 페트
병이나 알루미늄 캔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는 폐기물 부담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제품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제품에 부과하여 소
비자들의 사용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쓰레기 양을 줄이려는 것이다.

재활용은 감량보다 정책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각 국가들이 재활용을 21세기 폐기물
관리전략으로 삼고 이를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관련법안을 제정하여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재활용은 우선 철저한 분리수거를 한 후 음식물찌꺼기를 퇴비화하고 종이, 유리병, 고철, 플라스
틱 등을 재생하여 자원을 재이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공기관과 시민들의 호
응으로 재활용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으며 폐자원의 재생비율이 50%에 이른다. 재활용 프로그램
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국 시애틀에서는 쓰레기종량제를 실시하고, 재생율을 60%까지 올
리는 것을 목표로 하여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상업용 쓰레기까지 수집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
다. 우리나라도 폐기물의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는 형편이다.

재활용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캐나다의 밴쿠버 지방정부나 미국 시애틀 시에서는 재생.재
활용 시장을 개발하여 시장을 확대하거나 각종 재활용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소비자를 교육하여
재활용품을 사용하도록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유통단계를 줄이고 재생기술 개발이
나 자금을 지원하며, 관련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는 방법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쓰레기 처리를 위해 각 나라마다 정책적, 제도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
고 있지만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쓰레기의 감량과 재활용이다. 쓰레기
의 양을 처음부터 줄이고 기왕에 발생한 쓰레기는 재활용을 통하여 다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자
원을 절약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
을 통해서 에너지를 절감하게 되는 한편, 환경보호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게 되어 궁극적으
로 효율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생활쓰레기를 다루고 그 양을 줄이
며 분리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쓰레기정책이라는 거창한 구호에 묻혀 우리 여성
들의 역할은 오히려 과소평가되고 있다. 여성 자신들조차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하찮게 생각하
고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쓰레기 정책의 제도적 뒷받침
뿐만 아니라 쓰레기정책에 대한, 특히 여성들의 의식전환 그리고 적극적 참여이다. 모두들 쓰레
기의 감량과 재활용이 우리의 환경을 지켜준다는 의식을 갖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때에
환경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가 잡히게 될 것이다. (김기순, 전북저널, 97)

자료 제공: 산하온 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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