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활동소식

한빛원전 1.5m 구멍,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건가요?

핵발전소에는 격납건물이라는 구조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요 핵발전 시설들을 감싸고 있는 콘크리트 건물로, 만약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외부로 새어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막아주는 시설입니다.

전남 영광에는 1986년도 부터 가동을 시작한 한빛원전이 있습니다. 이 원전의 별명은 ‘벌집원전’입니다. 왜냐면 이 격납건물에 구멍이 송송 나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한빛원전 3, 4호기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구멍은 19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지금껏 발견된 구멍 중에 가장 큰 초대형 공극이 발견되었습니다. 깊이가 157cm로 사람 키와 비슷한 정도인데, 10cm만 더 뚫렸더라면 격납건물을 그대로 뚫어버렸을 크기입니다. (이 구간 격납건물 두께가 168cm입니다)

▲ 한빛원전 4호기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초대형 구멍 ⓒjtbc

▲ 한빛원전에서 발견된 초대형 구멍의 실제 크기. 깊이가 사람의 키와 비슷할 정도로 크다 ⓒ환경운동연합 한숙영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한빛원전을 이대로 가동해도 괜찮은지, 다른 원전은 괜찮은지. 초대형 구멍이 발견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한빛원전을 건설한 현대건설, 핵발전소를 운영해 온 한수원, 관리감독을 해야 할 원자력안전위 누구도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탈핵시민행동은 8월 22일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시공한 현대건설 책임자 처벌과 한빛 3,4호기의 폐쇄를 촉구했습니다.

▲ 탈핵시민행동은 22일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원전 부실 시공에 대한 현대건설과 정부, 한수원, 원안위의 책임과 대책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한숙영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전은 6호기의 원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벌집원전’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3,4호기로, 지금까지 각각 90개와 100여개의 구멍이 발견되었습니다.

한빛 3, 4호기가 다른 원전과 다른 점은 이전까지 외국 기업이 설계와 시공 등을 모두 책임졌던 것에 반해, 최초로 국내 기업이 건설 전체를 맡아 진행했던 원전이라는 것입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그동안 정부와 핵산업계가 ‘한국형 원전’의 시초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온 곳이 한빛 3,4호기”라며, “건설할 당시에도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이 수의 계약을 한 것이 논란이 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당시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였고, 안타깝게도 사실을 명백히 밝히지 못했는데, 이제 현대건설의 부실시공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으니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이 져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성희 녹색연합 활동가는 “현대건설과의 하자보증 계약이 겨우 5년”이었다며,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상희 녹색당 탈핵위원장은 “초대형 공극이 발견된지 한 달이 지났고, 그동안 해당 지역에서도 여러차례 책임과 대책요구하는 시민들의 기자회견이 열렸지만 지금껏 어떤 대책도 발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핵산업계 곳곳에 만연해있는 부실 시공과 비리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 한빛원전 전경. ⓒ연합뉴스

[기자회견문]

총체적 부실시공 현대건설 책임자 처벌하고
한빛 3, 4호기 폐쇄하라!

전남 영광의 한빛 핵발전소 3, 4호기에서 157cm짜리 대형 구멍이 발견된 지 한 달이 다되어 간다. 한빛 3, 4호기는 건설 당시부터 ‘한국형 원전’의 시초라며 그동안 정부와 핵산업계가 자랑하던 핵발전소이다. 이전까지 외국 기업이 설계와 시공 등을 모두 책임졌던 것에 비해 한빛 3, 4호기는 국내 기업이 건설 전체를 맡아 건설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이 설계 등을 진행하기는 했어도 국내 기업이 건설 전체를 맡은 것은 한빛 3, 4호기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한빛 3, 4호기 콘크리트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구멍은 200개에 이른다. 콘크리트 격납 건물은 핵발전소 사고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최후의 보루이다. 즉 폭발 사고 등이 발생하더라도 충격을 견디도록 설계된 건물이다. 이런 시설에 구멍이 많다는 것은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대형 사고 발생 시 핵발전소가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가장 큰 157cm짜리 구멍의 경우, 실제 콘크리트가 10cm 정도밖에 채워져 있지 않아 다른 부위에 비해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먼저, 이런 상태로 한빛 3, 4호기를 건설한 건설사 – 현대건설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한빛 3, 4호기 이외에도 우리나라 핵발전소 대부분을 건설한 건설사이다. 특히 한빛 3, 4호기 건설 당시에는 현대건설은 수의계약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 당시인 1987년 현대건설은 한빛 3, 4호기 건설 수의계약을 하면서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민주화 이후 재개된 1988년 국정감사에서는 제5공화국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건설된 한빛 3, 4호기가 알고 보니 엄청난 부실시공 덩어리였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누가 봐도 건설사의 부실시공임에도 세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 특히 국민 안전과 밀접한 핵발전소 건설을 엉터리로 했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를 들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당시 한빛 3, 4호기 건설 책임자를 처벌하고 건설사인 현대건설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빛 3, 4호기는 이제 폐쇄해야 한다. 수많은 구멍을 메우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안 된다. 그동안 콘크리트 격납건물 이외에도 격납건물 철판에서도 수많은 구멍이 발견되지 않았는가? 여기저기 구멍을 메운 핵발전소를 어찌 안전한 핵발전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부와 한수원은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고 한빛 3, 4호기를 폐쇄하여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핵산업계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부실시공과 비리 척결에 다시 한번 나서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알려진 핵산업계의 부실시공, 비리만 해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부실을 바로잡고 문제 덩어리 핵발전소부터 하나씩 폐쇄하지 않는다면 탈핵·에너지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부는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19.8.22.
탈핵시민행동

 

한숙영

한숙영

환경연합 미디어홍보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sugar@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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