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현장소식]경제적 이득을 위해 조업구역과 배타적경제수역을 넘나드는 어선들

경제적 이득을 위해 조업구역과 배타적경제수역을 넘나드는 어선들

망가지는 바다, 부족한 인력.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EEZ위에 잠시 정박한 무궁화 지도선ⓒ환경운동연합

고요한 바다 쿠로시오 해류 선상

어업지도선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인근에서 잠시 멈춰섰다. 지도선에 승선한 동해어업관리단원들이 각자 점검하고 민원지역에 대한 단속을 계획하는 동안 잠시 밖으로 나와 사방이 푸른빛을 띠는 바다를 바라봤다. 고요한 바다 위 지도선엔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만 들렸다. 일본 관할수역 넘어 대마도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다였다. 선상에서 들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불법어업 이야기에 ‘배타적경제수역을 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EEZ라인을 타고 어업하는 쌍끌이기선저인망 ⓒ환경운동연합

소형보트로 어선에 접근하는 어업관리단 ⓒ환경운동연합

배타적경제수역(EEZ)

일정 시간이 되면 “중국에서 어선들이 우리 영해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하여 불법 조업했다”라는 뉴스가 보도된다. 우리나라의 관할수역, 즉 영해인 배타적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에 허가 없이 침범했다는 뉴스다.

배타적경제수역은 국제법상 육지 기선(基線)에서 200해리(1해리=1.852km)까지의 거리의 구역을 지칭한다. 국제해양법에 대한 기선의 구분은 일반인이 알기에 복잡하면서도 명확하다. 우리는 쉽게 육지로부터 약 370km까지의 구역을 우리 관할수역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위치로 좌우에 중국과 일본이 위치해 각 국가 사이에 관할수역이 겹쳐있다. 정부는 한일어업협정, 한중어업협정을 통해 한·일 중간수역, 한·중 잠정조치수역을 정하고 지속해서 협상 중이다.

현장에서 지도선에 탑승했을 때 우리 어선이 EEZ 라인에 걸쳐 어업 하는 모습이 봤다. 옆으로 다가온 항해장이 “저렇게 하면 씨알 굵은 물고기가 실제로 더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라고 설명해줬다. EEZ는 국제법과 국가 간 협의로 지도상에 그어놓은 임의의 선이다. 바다에는 선도 장벽도 없는데 물고기는 어떻게 알고 우리 쪽으로 넘어오지 않는 걸까?

관할수역을 침범하는 중국어선

우리나라와 중국은 매년 한·중 어업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어업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말에 진행된 어업협상으로 올해 우리나라는 1,450척의 중국어선에 입어허가를 내줬다. 중국어선의 우리 관할수역 입어허가 조치는 매년 평균 약 50척씩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무자비한 어업방식은 전 세계에 악명높다. 무허가 어선뿐 아니라 허가 어선도 불법 어구나 제한조건을 위반해 우리나라에서도 골칫거리다.

우리나라와의 문제가 발생하기에 중국 정부의 문제해결 방법이 늘 궁금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짧은 기간에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바다에선 경제적 소득원의 씨가 마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중국은 주변국의 어업형태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듯하다. 선진국이면서 민족적 갈등이 상대적으로 덜한 우리나라의 제도를 눈여겨볼 가능성이 크다.

빨리 우리나라의 어업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시아 지역 바다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선에서 서류를 확인하는 어업관리단. 어선은 어선법에 근거해 어업관련서류를 비치해 놓아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우리나라 어업제도

지속가능한 어업을 적용하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은 포획 체장, 어구, 금어기, TAC(총허용어획량), 지도단속 등이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어업 제도가 상당히 앞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도를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은 활동가로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발전하는 어업 강도와 비교해 낮은 규제가 지속가능한 해양생물과의 공존을 해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포획 금지 체장의 기준은 아직 어린 물고기이며 어구는 규격외 불법 변형과 제한된 어구 수를 지키는지 확인이 불가하다. 통합적인 금어기가 지켜지지 않고 유통에 대한 추적성이 없어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잡혔는지 알 수가 없다.

총허용어획량(TAC) 제도에 포함되는 어종은 지정된 위판장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어 정확한 자원량과 어획량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생물학적 자원량 조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한 허용어획량을 실제 어획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총허용어획량이란 제한이란 잡을 수 있는 만큼 다 잡아도 달성할 수도 없는 제도에 문제다. 연도별 고등어 TAC 할당량과 소진량을 비교하면 소진율이 2013년부터 ‘79%, 84%, 73%, 97%, 77%, 95%로 할당량을 채운 적이 없다. 오히려 소진율에 맞추어 TAC가 할당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년도

TAC할당량(t)

소진율(t)

2013

135,000

79%

2014

134,000

84%

2015

122,000

73%

2016

122,000

97%

2017

123,000

77%

2018

110,078

95%

<자료: 대형선망수협>

항해실에 놓은 수산관계법령집. 수산업법은 해양관련법중에 가장 어려운 법으로 통한다 ⓒ환경운동연합

부족한 지도단속 시스템

우리나라 지도선은 총 38척으로 동해어업관리단 14척, 서해어업관리단 13척, 남해어업관리단 11척을 보유하고 있다. 교대식으로 담당 해역을 지정하여 돌아가며 지도단속하고 있으며 정확한 일정과 위치는 대외비에 준하여 관리된다.

넓은 바다와 적은 장비와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41개의 허가어업이 계절별로 금어기와 금지포획 어종이 다르고 어구의 규격과 어법이 다르다. 지도 공무원들은 시간이 날 때 틈틈이 두꺼운 수산업법을 확인하며 숙지해야 한다. 자동차처럼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바로 멈출 수 없는 바다에선 선박은 언제든 배가 같은 항로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있어야 한다. 선원의 안전을 위해선 교대 당직 근무 역시 필수다.

출동할 땐 본선이 어선들에 눈에 띄지 않게 소형보트를 내리고 약 8해리(약 15km)를 달려 어선에 도착한다. 어선에 접근하면 선명을 카메라로 찍어 지도단속 근거를 남긴다. 어선에선 종이로 된 서류가 완전하게 비치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어선에선 위성 안테나로 다양한 TV 프로그램이 틀어지고 있었는데 지도단속에서 종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에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배에 비치된 선박 허가증에 바코드나 QR코드가 있어 스캔 한 번으로 어선명, 어업종류, 선주, 선원, 어구 규격, 금지포획어종 등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

지도단속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과 투여하는 시간보다 얻는 결과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각 어업관리단의 육상지도 단속 인원이 한두 명인 것을 고려하면 시스템은 해상뿐 아니라 육상 운영도 세심하게 준비하고 고려해 보완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준만 된다면 OK라고 말할 수 있는 제도

미국은 1972년 해양 포유류 보호법(Marine Mammal Protection Act)이 지정됐다. 2016년 재개정으로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산물을 수출하려면 미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해양 포유류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수산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적합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미국은 혼획 저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서양 연안 유자망 어업을 폐지했다. 미국의 적합성 평가 획득 여부는 유럽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어 우리나라도 해양 포유류 혼획 방지를 위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지역 해양 활동가들의 만남에서 중국이 주변국의 어업 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 연안에서도 싹쓸이 어업으로 해양생태계의 파괴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바다는 하나로 이어져 있고 일부 회유성 어류는 우리나라에서 동남아시아 바다까지 다녀온다. 지금 우리 수준의 제도를 눈여겨보고 제도에 반영한다면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해양 담당 활동가로서 우리나라가 우리 바다를 지키고 해양생물들을 보전하면서 “어떤 나라든 우리나라 정도의 제도를 도입하면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환경운동연합의 활동은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 그리고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시민 여러분, 저희와 함께 불법어업 방지를 위한 국민 참여 입법을 준비해주세요. 시민 여러분의 서명으로 해양생태계를 지켜주세요.

이 용기

이 용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활동가 이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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