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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주목한다

자전거를 주목한다.
꼭지명: 환경칼럼

월간환경운동 3월호 – 시작140쪽
박노경/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이 지난 연말 국회에서 통과되어 오는 7
월부터 실시되게 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것은 금년 2월부터 본격적
으로 실시중인 ‘승용차 10부제’ 및 서울의 노선버스 전용차선의 확대실
시와 더불어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수 없다. 우선 ‘승용차 10부제’와 노
선버스 전용차선의 확대실시로 해서 대도시 교통정체가 다소나마 완화되
고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이 제정되었다는
점이다. <월드워치연구소>의 마르시아 D.라우에라는 연구원처럼 자전거
를 ‘미래의 차’ 또는 ‘작은 위성(지구=필자)에 알맞는 차량’이라고
예찬하는 사람도 있지만, 승용차가 갖는 단점-즉 심각한 대기오염, 교통
정체, 교통사고 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자전거에 눈을 돌리게 된 것
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의 효용가치는 우선 에너지의 절약차원에서 중시해야 한다. 석유
한방울 안나는 우리나라의 절박한 처지를 직시할 때 더욱 그렇다고 생각
한다. 사실 자전거는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연료가 들지 않는다. 따라서
오염물질의 배출도 없다. 주차공간과 주행공간이 작다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이다.
문헌에 있는 각종 교통수단의 에너지 소모량(1인을 1km 수송하는데 드는
칼로리, 84년 미국)을 보면 승용차(1인 승차시)의 경우 1천1백53 인데 비
하여 여객버스는 5백70, 여객기차는 5백49, 도보는 62, 자전거는 22(승용
차의 52분의1)밖에 안되는 것으로 되어있으니 이 얼마나 실용적인가,
도로공간의 효율적인 이용면에 있어서도 자전거가 얼마나 더 유리한가를
계산한 데이터도 있다. 즉 점유된 공간과 이동속도를 모두 고려할 때 승
용차는 주어진 넓이와 길이의 차선에서 7백50명을 수송할 수 있는데 대해
서 자전거는 1천5백명을 수송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전거
는 도로공간의 이용효율면에서 승용차보다 2배나 높다는 계산이다.

*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에 유리
그러나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서의 한계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피드
를 요하는 장거리교통에는 힘이 들어 부적합하다. 또 비나 눈이 오는 날
에는 이용이 어렵다는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자전거로써 자동
차 교통을 전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물론 개
량의 여지는 있지만…)
그러나 자전거의 장점을 살리는 차선책을 모색하는 일까지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외곽 주거지에서 전철역까지 자전거로 가서 전철로 갈아 타
고 출퇴근과 등하교를 하거나 그 지역 안에서 시장엘 가는 단거리 교통에
자전거를 활용한다면 그만큼 석유는 절약되고 자동차 공해도 저감하는 효
과를 낳을 것이다.
유럽의 여러 선진국가들은 지난 70년대의 1∼2차 에너지파동과 환경 악화
를 계기로 ‘자전거 정책’을 강화해 오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
거 주차시설을 증설하고 철도역마다 자전거 편의시설을 마련하는데 투자
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전거 왕국’이라는 네덜란드의 경
우를 보면 국토면적은 4만1천㎢(경상북도의 2배남짓) 밖에 안되는데 자전
거 전용도로는 경부선의 30배가 넘는 1만 3천5백km(86년)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등의 나라들도 모두 에너
지의 절약과 환경 전략상 자전거교통의 조장책을 강구하고 있다. 자동차
의 나라인 미국의 팔로알토(북부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자전거 수도(首
都)’답게 자전거 보관함 등을 설치하는데 지난 80년 이래 주정부가 1백
만달러를 지원했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3.2km의 대로에는 자전거 이외의
교통수단은 통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앞의 마르시아 D.라우에는 쓰
고 있다.
자전거의 또하나의 장점은 ‘유산소(有酸素)운동’에 매우 효과적인 운동
구란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다. 자전거를 타면 다리근육과 관절 및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고혈압과 비만, 심장병을 예방하는데도 탁월한 효과
가 있는 것으로 서방선진국들은 실험을 통하여 실증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지난 12월에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은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참으로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전거 이용시설의 정비및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하기 위
한 시책의 강구를 국가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한 것」(동법 4조)
이라든가, 「도시계획과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택지개발계획, 공업단지
·관광단지의 조성계획, 공공도로의 개설·확장 및 재정비계획등을 수립
할때에는 자전거 이용시설의 정비가 촉진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장이
노력해야 한다」(동법 8조)는 강행규정 등은 자전거 이용의 활성화와 자
전거교통의 발전을 위하여 더없이 진취적인 법조문들이라 생각된다.
이 밖에도 「노외 주차장에 일정비율의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케 한 것」
(동법 11조)이라든지 「도로의 개설.확장.재정비와 택지개발, 공업단지및
관광단지의 조성사업자에게 자전거 도로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
(동법 12조)도 입법 관계자들이 자전거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가를 실감
케 하는 법조문들이다.
물론 이 법이 실시되기 위해서는 하위법인 대통령령(시행령)과 시행규칙
이 제정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면밀한 실시 계획도 수립되어야 한다. 자
전거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서의 ‘시민권’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민권이 얼마만큼 존중되느냐는 앞으로의 귀추를 보지 않고는 그 성패를
속단할 수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경이다.

* 자전거는 어릴적부터 생활화되어야
그러므로 시행상황은 두고 보기로 하고 이 시점에서 느끼는 한두가지 의
견을 피력해 두고자 한다.
첫째, 자전거이용 활성화와 그 안전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
다는 점이다. 이법에도 「자전거타기의 교육」(동법 21조) 조문이 있기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학교 어린이와 중학교 학생에 대한 자전거 교통
의 안전교육을 학교장의 재량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에 불과하
다.
이 정도의 법조문으로서는 자전거의 시민권이 지켜지기가 어렵다고 필자
는 본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교육해야 하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주로 각종 자동차 운전자들이기 때문에 자동차 운전자들이야 말로
교육이 가장 절실한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현재의 자동차 운전
자들을 철저히 재교육함과 동시에 미래의 자전거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자
동차 운전기사 자격시험 과목에 자전거이용 활성화법을 반드시 추가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자전거 도로가 정비될 때까지 ‘자전거도로’와‘자전거도로가 설
치되지 아니한 도로’를 무리없이 연계시켜 주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다
만 대기오염이 심한 도로에서의 자전거 이용은 이용자들의 건강을 위해
자제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특히 초중고의 학교당국은 자전거 통학을 권장하고 그에 필요한 조
장책을 강구해 줬으면 한다. 재정문제가 뒤따르므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
만, 사안을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자전거 이용은 어릴적 부터 생활화하는
것이 득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대재앙과 개
인의 온갖 환경질환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비극적
환경유산을 물려 주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젠 우리도 자전거의
활용을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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