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기를 쓰자 >

우리에게 일기쓰기란 국민학교를 졸업하면서 `공식적으로’는 함께 끝내버
린 것이라 다소 쑥스러운 행위로 되었다. 일기의 기능이 어떤 것인지를 다
생략하고 환경일기가 왜 필요한지 보자.
먼저, 그날 그날의 환경문제가 체크되어 있을 기록은 이 후 환경문제의
자료로 된다는 것이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사회에서 쓰일 자료를 모아두
는 곳은 많다”는 생각에 주춤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개인이 남긴 기
록이 역사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왔다는 걸 알고 있다.
둘째, 환경일기는 단순한 자료를 넘어 환경문제로 드러난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부, 지역주민, 기업 등이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벌이는 입장의 대립과 이유를 읽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환경문제에서 나
타난 커다란 갈등은 주로 정부의 주민의견 수렴 부재, 지역발전보다는 자기
잇속이 우선인 한량, 거기에 폭력적인 집행, 이윤추구를 위한 무분별한 개
발 등 몇 가지 이유로 되풀이되어 왔는데, 기록을 하다보면 그 점이 눈에
들어와 환경문제의 구조를 볼 줄 아는 시각이 생긴다.
세번째 필요 이유는 개인의 환경활동에 대한 점검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조건에도 불구하고 신경을 써야 하고 손이 가는 일이라 일상
에 바쁜 주부, 가장, 직장인들이 선뜻 시작하지 못한다고 본 부산환경운동
연합에서는 “환경살림”이라는 가계부를 만들어 제공했다. 간편하게 그날 환
경일기를 메모하고 조목조목 체크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요즘은 가계부를
부부가 함께 쓴다는데 새 가계부에서부터 환경일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