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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환경부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방지법’, 대책 아직 충분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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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화학제품안전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 제개정,
제2의 가습기살균제 대책으로 불충분 하다

– 화학물질 등록 기업으로 책임 전환 환영
– 환경운동연합이 주장한 ‘제품에 함유된 모든 물질 성분, 함량’ 신고의무제 도입,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생활화학제품 알권리 강화’는 전무
– 지난 3년간 기존화학물질 중 9%만 등록한 상황에서,
2021년까지 고위험물질 364종, 유통량 99.9% 물질 등록.. 실효성 의문
-해당법을 기본법으로 위상 강화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통합 운영해야

– 오늘(28일) 환경부가 내년(‘19.1.1)부터 시행할 ‘화학제품안전법(제정)’ 및 ‘화학물질등록평가법(개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법률 제개정 통해 화학물질의 안전정보를 기업이 생산토록 하고, 생활화학제품의 ‘모든 물질 성분 및 함량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생활화학물질 참사인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내놓은 대책이라기에는, 언제든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국민들은 여전히 배제되어 있고, 법 제도라는 큰 틀만 잡혔을 뿐 현실에서 규제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환경부는 ‘화학제품안전법’에서 지정한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제조사가 ‘제품에 함유된 모든 물질의 성분, 배합비율 및 용도’를 신고토록 했다. 이는 환경운동연합이 주장한 ‘생활화학제품 전성분 및 함량 등록 의무제 도입’을 수용한 것으로 의미 있는 변화다. 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유해 정보 알권리 강화(57-2)’는 지켜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인 국민의 알 권리는 무시되고 있다. 환경부는 내년 2월까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 이후 전성분 공개 정책 방향을 정한다지만 이번 법개정 어디에도 소비자들이 위해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전성분을 표시하겠다거나 공개하겠다는 등의 내용은 전무하다.

-더욱이,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평가 없이 막연한 목표치로 획일적인 정책을 내놓은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환경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가 지정고시한 기존화학물질 510종 가운데 340종(기존화학물질 유통량의 9%)만 등록되어 있고, 대부분 물질이 유해성 정보 없이 유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환경운동연합이 저조한 등록률 원인을 정보공개 요청한바 환경부는 “업체별 연간 제조, 수입량이 1톤 미만이거나, 제조수입 중단, 추후 필요시 등록 예정 등의 사유로 등록을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까지 환경부가 화학물질이 제때 등록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된 원인분석 조차 명확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3년 후인 2021년까지 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 물질 등 고위험물질(364종)과 국내 유통량 99.9%를 차지하는 연간 1천 톤 이상 물질들(1천여종 추정)을 제대로 등록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화학물질 안전관리는 화학물질 등록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산업계 주도로 물질 정보를 확보를 통해 고시된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등록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등록 이후 환경부가 화학물질의 유/위해성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감독, 관리할 수 있을지는 또다른 과제이다. 현재 법개정상 단계적 화학물질 등록 이후 등록된 물질에 대한 평가 과정 계획 수립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 이번에 제정된 ‘화학제품안전법’은 이전에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 법률’로 불려왔다. 즉,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이후 기존에 관리하던 생활화학제품 뿐만 아니라 가습기살균제 같은 ‘살생물제’를 추가하며 ‘살생물 물질’에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이번 법은 유럽의 2013년 살생물제규제법(BPR)을 준용한 것으로 국내의 살생물제 제품에 사용된 모든 살생물물질에 대해 사전승인 받게 되어 있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규제가 시행된 지 5년도 되지 않아 살생물질, 살생물제품, 살생물처리제품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일고 있으며, 위해정보가 소비자에게 적절하게 전달되지 않는 등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환경부가 국내 실정에 맞게 그에 대한 대처가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을지 우려스럽다. 게다가 기존의 관리하던 23개 품목을 35개 품목으로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한다지만, 잊을 만하면 터지는 화학제품 사고가 비관리 제품들이다. 시장의 다변화와 관리 대상 품목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 되는 상황에서 이번 법개정에서는 생활 속 화학제품 중 ‘살생물 물질’, ‘살생물 제품’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이며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강화보다 일부 품목만 추가되어 있을 뿐이다.

-앞서 밝혔다시피, 환경부는 이번 법률 제개정을 통해 한국형 REACH(유럽의 화학물질 등록, 평가 등에 관한 제도)를 표방하고 싶어한다. 유럽의 경우 REACH의 엄격한 평과 과정을 통해 등록을 마친 화학물질만이, 제품을 중심을 관리하는 개별법(예, 화장품법, 살생물제법, 식품접촉물질법 등)으로 전달되고 품목별로 안전관리 기준에 따라 제품이 제조되고 유통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환경부과 관리할 수 있는 화학 물질과 제품은 생활화학제품 일부와 살생물제품 뿐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수많은 화학물질과 생활 속 화학제품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법, 약사법, 산업부의 어린이제품특별법 등 개별 부처로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이번 법개정을 통해 제대로 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해당법들을 기본법으로 위상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는 범부처 차원에서 이번 법을 근간으로 통합적으로 운용,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는다면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은 안전사각지대 참사는 또다시 반복 될 것이다.

*문의 : 환경운동연합 (담당: 정미란 부장 생활환경 담당 02-735-7000  hjk2722@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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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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