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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제 7회 세계 댐 반대 행동의 날

1997년 3월 브라질 꾸리찌바시에서는 태국, 러시아, 프랑스, 미국, 브라질 등 20여 개국의 댐 피
해주민과 반대운동단체 대표들이 참가하는 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문화
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 댐으로 인해 비슷한 피해와 위협들을 겪
고 있음을 확인했다. 곳곳의 댐들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고향으로부터 쫓아내고, 비옥한 농지,
숲, 보호되어야 할 장소를 침몰시키며, 어장과 깨끗한 물의 공급을 방해하고, 사회·문화적 분열
과 지역사회들의 빈곤을 유발하고 있음을 성토했다. 회의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서로가 동일한 대
상을 두고 같은 목표를 향해 투쟁하고 있음을 공감하고, 연대투쟁을 통해 생명의 강을 살리자는
꾸리찌바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때부터 세계의 운동가들과 주민들은 댐 건설 중단과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함께 진행했으며, 매년 3월 14일을 ‘세계 댐 반대 행동의 날’로 기
념하고 있다. 댐 반대 운동은 어느 지역의 국지적인 갈등이 아닌 것이다.
다음해인 1998년,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아 세계은행(World Bank)과 세계자연보전연
맹(IUCN)은 (댐 높이 15미터 이상의) 대형 댐에 대한 반대운동의 확산을 조사하기 위해 세계 댐
위원회(WCD)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정부, NGO, 댐 운영자, 지역주민운동, 회사, 학계, 관련산업
계 등 댐에 관한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12인 위원을 중심으로, 36개국 68인으로 구성된 토
론그룹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5개 대륙 8개 댐을 심층 분석하고, 56개국 125개의 댐의 사례를 조
사하였으며, 사회, 환경, 경제성 등 17개 주제별 평가를 진행하고, 개인과 단체들이 제출한 950
개의 자료를 검토했다. 이를 통해 위원회는 대형 댐의 효율성, 댐의 계획, 설계, 평가, 건설, 운
영, 해체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용 가능한 기준, 지침, 표준 개발하고자 했으며, 2000년 11월에
는 ‘댐 개발’에 대한 ‘새로운 의사결정의 준칙’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다국적 토목기업인 ABB의
최고경영책임자와 세계대형댐위원회(ICOLD)의 전(前)회장이 포함된 이 위원회의 결론에 따르면,
대형 댐은 세계적으로 최소 4천만에서 8천만명의 주민을 이주시키고, 세계 주요강의 60% 이상을
조각난 호수로 만들었으면서도, 손실과 이익을 교환하는 대조표를 작성할 경우, 그 결과가 용납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결론 지었다. 처음에 예고한 만큼의 전기생산, 용수공급, 홍수제어 능력
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오고, 주민들에게 주어졌던 약속들은 지켜지
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댐 위원회’는 댐 건설에 회의를 표하면서 다음의 권고안을 채
택하였다. 내용은 ‘피해주민의 명확한 승인’, ‘대안의 수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충분한 모
색’, ‘기존 수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기존 댐에 대한 성실한 모니터링’, ‘기존 댐 피해
자들에 대한 피해보상’ 등이다.
오늘 우리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1,214개의 대형 댐을 보유하고 있고, 국토넓이를 고려하
면 가장 조밀하게 댐을 건설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아야 한다. 건교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
년간 802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음에도 한국의 홍수피해액은 (1995년 기준으로) 1970년대 1,323억
원, 80년대엔 3,554억원, 90년대엔 6,288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5조1497억원에 달했다. 가뭄
과 관련해서는 최근 3년 동안에만 7차례에 걸쳐 비상이 걸렸고, 전력생산은 (2001년 기준) 한국
전체 생산량의 겨우 1.5%인 4,151GW를 기록했다. 또 댐을 통한 물 생산비용은 1974년 준공한 소
양강댐이 3.3원/톤이었으나 1996년 준공한 부안댐의 경우 157원/톤으로 증가해 경제성은 더욱 악
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들은 댐 개발자들의 약속과 달리 수백 조원을 들여 건설한 댐들의 역할
이 의심스러운 정도이며,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
히 댐 건설 위주의 물 정책을 고집하며, 건교부는 2011년까지 26개의 댐 계획을 추진 중에 있
고, 농림부 또한 2,451개를 10년에 걸쳐 세우겠다고 한다. 더구나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사
업방식을 고집하고, 대안적인 물 공급 방안과 물 수요 관리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며, 기존 댐에
대한 평가와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회피하는 등 ‘댐 위원회’의 권고사항은 철저히 무시하
고 있다. 한국의 댐건설론자들은 세계 최대의 숫자와 최고 규모의 댐을 자랑하는 현실을 만들만
큼 돈과 기술 그리고 추진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세계의 흐름과 사회적으로 거쳐야할 과정에 대
한 이해 능력은 매우 저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글 :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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