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관련자료

물부족국가의 원인은 댐

물부족국가의 원인은 댐

대구 지하철사고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수많은 인명피해, 재산피해는 현대사회의 재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하철사고의 이유를 상식 밖의 개발에 그 원인을 찾
는 사람도 많다. 하기야 사람이 땅 위에서만 산다면 이런 사고는 날 수가 없다. 땅 위의 길이 막
히니 땅 속으로 길을 뚫었고, 빠르게 가기 위해 전동차를 집어넣었다. 사회 시스템이 이런데 우
리는 기관사를 탓한다. 멈추지 않는 전동차, 열리지 않는 출입문, 전기가 나가버리는 시스템이
문제였다. 지하철이라고 하는 원초적 난개발이 문제라는 것이다.
댐은 지구상에 인간이 건설한 구조물 중 가장 대표적인 난개발이다. 지하철은 댐에 비하면 보
잘것없는 구조물에 불과하다. 지하철은 문제가 발생하면 지하철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는 일부
지역의 인간만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댐은 다르다. 댐은 자연의 질서에 항거하는 구조물이면
서 자연의 힘을 이겨보려는 구조물이다. 따라서 자연의 힘이 구조물보다 강하면 그 영향은 광범
위하고, 피해는 보다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댐은 붕괴와 같은 사고에 의한 피해보다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습도조절기능
을 마비시키고, 수계를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그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피해는 유
역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수자원과는 직접적
인 관계를 가지는데, ‘물부족국가’라는 얼토당토않은 용어를 생산한 것도 따지고보면 댐에 의해
서다.
한국은 유엔이 정한 ‘물부족국가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한국과 같은 나라가 ‘물부족국
가’가 된다면 세계 어느 나라가 물로부터 자유로울까. 호미 한 자루만 있어도 샘을 찾을 수 있
는 나라가 한국이었다. 어느 땅 어느 구석에서든 조금만 파면 물이 샘솟는 나라가 한국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물부족국가’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나라로 변해버렸다. 강수량도 예년과 차이
가 없고, 댐도 더 많이 만들었다. 그럼에도 왜 물 문제는 호전되지 않고, 더욱 심화되는 것일까?
이유는 댐에 있다. ‘물부족국가’라는 용어도 댐이 만들었다. 댐은 수자원을 댐에 저장하는 물
과 하류지역의 물로 나눈다. 댐에 저장하는 물은 수자원의 총량으로 산정되고, 하류지역의 물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취수하여 공급하는 양을 제외하곤 수자원의 총량에서 제외된다. 여기서 ‘물부
족국가’가 되는 것이다. 흐르는 물을 막아 일부는 쓰고, 일부는 하류지역으로 흘러들어 폐수가
되니 쓸 수 있는 물보다 쓸 수 없는 물을 더 많이 만드는 게 댐이 하는 일이다. 이런 현실에
서 ‘물부족국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물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물은 인간만이 이용하기 위해 인간중심으로 개발할 성
질의 것이 아니다. 물은 강과 유역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 유역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
소들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가운데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댐은 이런 조건을 거부하는 인간들
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했다. 흐르는 물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계를 바꾸어 강을 인공수로
로 개발한 결과, 우리 인간은 물로 인한 고통과 재앙을 우려하게 되었다.
이제 물을 위해 더 이상 댐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물을 어떻게 쓰고, 관리할
것인가? 한국수자원공사가 개발부서로 있는 한 해법은 찾을 수 없다. 모든 수자원의 질과 양을
환경생태적 관점에서 관리할 독립된 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김석봉(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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