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바다사자와의 공생, 갈라파고스를 가다

갈라파고스, 바다사자와의 공생

장재연(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갈라파고스에서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자연 상태 그대로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예외도 있을지 모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애 처음 겪어 보는 특별한 경험에 무척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갈라파고스의 외딴 무인도 북 시모어(Seymour Norte) 섬에서 만난 바다사자 ⓒ장재연

바다사자는 여러 야생동물 중에서도 갈라파고스에게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물이다. 여유롭게 일광욕을 하는 모습,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또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 등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스노클링을 하면서 바다사자와 함께 수영을 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바다사자는 물 밖으로 나오면 뒤뚱거리지만 걸을 수 있다. ⓒ장재연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데다가, 다양한 표정과 몸짓 등 개구쟁이 같은 면도 있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겁다. 바다사자는 지능이 높아서 그런지 재주도 많다.

사람들 통행이 가장 많은 해안가에도 바다사자는 쉽게 볼 수 있다. ⓒ장재연

해안가에서 배영 수영을 즐기고 있는 바다사자. ⓒ장재연

갈라파고스에서 공항이 있는 단 두 곳 중 하나인 산 크리스토발 섬의 항구는 오후가 되면 수많은 바다사자가 해안 모래사장을 뒤덮고 일광욕을 하는 명소다. 수많은 배와 관광객이 드나들고 지나다니는 곳에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다가도, “아 여기는 갈라파고스니까”라는 말이 답이 된다.

산 크리스토발 해안에 떼지어 있는 바다사자. ⓒ장재연

산 크리스토발 섬의 항구. ⓒ장재연

저녁노을빛이 가득한 산 크리스토발 해안. ⓒ장재연

연구 대상인지, 인식표가 부착된 바다사자도 보인다. ⓒ장재연

일광욕을 하며 자는 모습들도 다양하다. 여럿이서 나란히 줄지어 자기도 하고, 둘만의 짝을 지어 자는 바다사자들도 있다.

크기 순서대로 나란히 줄지어 자고 있는 바다사자들. ⓒ장재연

짝을 지어 자고 있는 바다사자. ⓒ장재연

아주 다정하게 꼭 붙어서 자기도 하지만 때로는 각방을 쓰는 것 같이 뚝 떨어져 등을 돌리고 자는 모습도 있다. 자는 모습과 표정들이 하도 다양해서, 그것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 다정하게 자기 힘들겠다 싶은 모습의 바다사자 커플. ⓒ장재연

각방을 쓰며 별거하는 듯한 바다사자 커플. ⓒ장재연

특히 혼자 자는 바다사자들 중에서 독특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고독하고 쓸쓸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나 몸을 예술적인 곡선으로 만들어 자는 바다사자도 있다. 웃음이 절로 실실 배어 나오는 것을 참기 어려워, 남이 보면 실성한 것으로 생각할까 염려할 정도였다.

홀로 자는 것이 불쌍해 보이던 바다사자. ⓒ장재연

자는 모습이 너무 요염해서 한참을 웃게 만든 바다사자. ⓒ장재연

지형지물에 맞게 예술적인 몸의 곡선을 만든 상태로 자고 있다. ⓒ장재연

바다사자가 일광욕을 하며 자는 모습만 보고, 덩치만 크고 둔한 동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일단 물에 들어가면 육지에서 불편하게 뒤뚱거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물 흐름을 타며 움직이는 동작은 그야말로 유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물 밖으로 점프하는 바다사자. ⓒ장재연

기분이 고조되면 물 밖으로 점프를 하기도 한다. 모처럼 물속에서 나뭇조각 하나라도 찾으면 입에 물었다 놓았다 희롱하며 하염없이 즐겁게 놀기도 한다.

나뭇조각 하나를 갖고 하염없이 놀던 바다사자. ⓒ장재연

물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민 바다사자. ⓒ장재연

바다사자는 홀로 고독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무리를 지어 살며  사회성이 무척 강한 동물이다. 수컷 바다사자는 덩치도 암컷보다 훨씬 크고 계속 큰 소리를 내면서 뭔가 과시한다. 이와 달리 암컷과 어린 바다사자는 조용하게 지내지만 소리를 낼 수는 있고, 암컷은 그런 새끼의 소리를 구별해서 들을 줄 안다고 한다.

외딴섬에 홀로 있는 어린 바다사자. ⓒ장재연

바다사자들은 물 밖에서나 안에서나 서로 애정표현처럼 보이는 동작을 자주 하고, 둘 또는 그 이상이 함께 서로 희롱하며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 남자들보다는 훨씬 나은 듯하다.

애정표현을 하는 듯한 바다사자. ⓒ장재연

물속에서 함께 놀고 있는 바다사자 커플. ⓒ장재연

큰 소리를 내고 있는 바다사자, 수컷이 틀림없다. ⓒ장재연

갈라파고스에서 바다사자는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모습을 보면 보호라기보다는 공생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것이 갈라파고스를 특별한 곳으로 만드는 듯싶다. 자연을 인간과 동물이 같이 삶의 터전으로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다.

해안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사람과 야생동물. ⓒ장재연

사람의 생활 공간에서도 동물들이 자기들 마음 편한 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항만 시설 곳곳이 바다사자가 차지하고 있다. 배의 접안 시설이나 계단을 바다사자가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항구의 접안 시설을 침실로 사용하고 있는 바다사자들. ⓒ장재연

통로 계단을 차지하고 자고 있는 바다사자. ⓒ장재연

명소 중 한 곳인 수산물 가게에는 바다사자 등 야생동물이 상주하다시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물론 상업성이 있는 다소는 의도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또한 이런 것이 바다사자의 먹이를 구하는 야생 능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야생동물이 움직이는 것은 결코 막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수산물 가게에 상주하는 바다사자. ⓒ장재연

수산물 가게에 상주하는 바다사자. ⓒ장재연

벤치를 차지하고 자고 있는 바다사자. ⓒ장재연

갈라파고스는 철저한 보호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과다한 관광으로 야생 동식물에 대한 위협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라파고스는 야생동물 보호 차원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공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감을 주는지를 알려주는 산 교육장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파라다이스가 있다면 갈라파고스가 바로 그곳이 아닐까 싶다.

갈라파고스 위치. 남미 에쿠아도르 서쪽 태평양 상에 있다.

 

미디어홍보국 은 숙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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