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평화와 환경을 수몰시킨 금강산 댐 논쟁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현재
보강공사중인 평화의 댐 주변광경

“폭우 땐 댐 3분의 2 와르르 우려”, “금강산댐 하단부 누수”, “금강산댐
완공 전 물 채워 더 위험”, “금강산댐 안전 이상 3개월 넘게 ‘쉬쉬'”, “1월에
3억톤 물 갑자기 밀려와… 인근 주민 ‘불안해요'”,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는 금강산댐 소식은 16년
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이어지는 “평화의 댐 존재가치 다시 부각”, “정부, 평화의 댐 40m 증축” 등의
기사들은 2000여억원의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코 흘리게 아이들 돈까지 끌어 모아 1509억원(성금
733억원)을 들여 88년 완공했던 평화의 댐이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금강산댐 영향 수도권
물 부족 ‘발등의 불'”, “금강산 댐 안 무너져도 년 700억 이상 손실” 등의 기사들이 등장하더니,
급기야 “금강산 댐 대책으로 중소형댐 건설 서둘러야”라는 주장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석회 동굴지역에 동강댐을 지어도 안전하다고 장담하던 전문가들이 돌연 댐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기고들에 열심이다. “금강산댐이
흙을 기본재료로 하는 사력(砂礫)댐인 점을 고려할 때, 사면경사가 너무 급하면 수위상승에 따라 붕괴가 쉽게 유발될 수 있다(조원철
연세대 교수).”, “‘댐 붕괴는 설마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75년 미국 아이다호주 테톤댐
붕괴 등 20세기 들어서만 1백여건이 넘게 일어났다(심명필 인하대 교수)”, “임남댐의 붕괴는 도미노처럼
북한강 수계 댐들의 붕괴로 이어져 한강 수계에서는 전대미문의 대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서울대 이상면 교수).”여기에
안보전문가들까지 뛰어들어 “금강산댐에 대응하는 ‘안보의 댐’은 더 높이 더 단단하게 대비해 놓아야 하며, 국가안보가
평화의 댐처럼 방치되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이병호 전 안기부 차장)..”라고 역설하고 있다.

▲한강수계 주요댐 현황지도

하지만 환경연합으로서는 그 동안물 문제를 환경의 주요 부분으로 다뤄왔고 또 금강산댐과 관련해서 꾸준히 주시해 왔던 터라,
이번 사태의 진행을 참으로 우려스럽게 보지 않을 수 없다. 남북의 미묘한 관계와 국민들의 오래 묵은 감정이 뒤섞여 본질이
왜곡되고 해법이 비합리적으로 흐르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금강산댐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는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금강산댐을 붕괴시킬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어우러져 노골적인 증오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붕괴의 전제를 살펴보니, 100년 홍수가 일어나 1시간에 300-500미리의 폭우가 쏟아졌을 경우라고 한다(기상청의
중부지방 장기예보에 큰 비 소식은 없다). 더구나 북한이 홍수를 예상하지 못하고, 댐이 붕괴할 때까지 방류구를 열지 않아
물이 댐을 넘쳤을 때다. 우리는 정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대책을 세우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고, 이를 위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경고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희박한 가능성을 부풀려 가공의 위험과 사회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또한 극단적인 경제난과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단순히 남한을 괴롭히기 위해 댐을 무너뜨린다거나, 인근에 소양강댐이라는
손쉬운 수공수단을 두고 구태여 댐을 짓고 있다는 발상자체도 어색하다는 것이다.

둘째, 금강산댐 붕괴의 대비책으로 마련 중인 평화의댐 보강과 화천댐 배수작업의 타당성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금강산댐에는
현재 6-7억톤의 물이 저수되어 있으며, 홍수로 12억톤까지 불어나더라도, 평화의 댐에서 5.9억톤, 화천댐에서 6.5억톤을
담수해 피해를 막겠다고 한다. 하지만, 한 방울의 물도 남기지 않고 흘러내릴 것이라는 가정이나, 또 이들이 대책이 실효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혹자는 이들 댐으로 해결될 정도이니 과장하지 말자고 하고, 또 다른 혹자는 평화의댐의 구조와 화천댐의
조건 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은 무시하더라도, 당장 평화댐 보강공사를 시작하고 화천댐을 몽땅 비우느라 어민들의
삶터를 망쳐버린 것의 타당성은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가 금강산댐이라면 금강산댐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고,
위험이 있다면 협상을 통해 저수되어 있는 물을 빼놓거나, 금강산댐을 보강하면 될 일을(남북은 2001년 1월 30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
산하에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협의회’와 ‘수해방지 공동조사단’ 구성을 합의한 바 있다), 금강산댐이 붕괴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평화의댐 보강을 위해 최소한의 검토나 준비 없이 ‘긴급조치’라며 2000억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붇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셋째, 금강산댐으로 줄어든 물 때문에 연간 천억 가까운 손해를 입고 있다거나, 새로운 댐을 건설하자는 주장의 근거다.
지금 전문가들과 언론은 금강산댐 때문에 북한강의 유입량 18억톤이 감소한 것을 새로 발견한 것처럼 말하고 있고, 건교부 또한
지난 해 작성했던 물 관련 국가최고 계획인 ‘2001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연합은 이미
지난해부터 건교부의 엉터리 수자원계획이 이를 누락했음을 지적했을뿐만 아니라, 도리어 더 많은 양의 수요가 부풀려지고 공급량이
숨겨져 있어 댐 건설의 필요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며, 계획의 재작성을 감사원에 청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건교부와 댐 개발
전문가들은 새로운 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은 댐건설론자들의 근거와 학문 자세가 얼마나
부실하고 편파적임을 확인하는 사건이 되고 있다. 또 북한으로부터 유입되는 양 중 남한이 경제적으로 사용해 오던 것은 약 6억톤(팔당댐
기준 약 4.8억톤)인데도, 이를 유입량 18억톤으로 바꿔 수자원공사가 판매하는 생활용수 대금으로 계산하고, 거기에 농업용수
비용과 발전비용을 이중으로 더하는 방식으로 부풀리기를 하는 것도 정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가 사용해 오던 양의 물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준해 당당히 북과 협상하고 권리를 인정받아야 할 일이지만, 우리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수치를 만들어 사태를
부풀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환경연합은 금강산댐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지금의 갈등과 불필요한 공사는 분단 50년이 가져온 비용이며, 평화와 통일을
통해서만 해소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자세가 여전히 과거의 관성과 반공논리에 매여, 무책임한 과장과 억측 그리고 비합리적 해법에 골몰하는 수준을
넘어서길 바란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하천을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 활발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전한 하천의 보전과
이용을 위해 서로 책임과 역할을 나누고 있다. 북한강과 임진강을 공유하는 남북도 하천의 관리를 위한 원칙이나 협의체계를 확보해
오해와 비효율적 투자를 멈추고, 하천의 친환경적이고 평화적인 이용을 위해 협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환경연합 회원들은 정부가 금강산댐 관련 자료를 공개해 근거 없는 불신을 불식하고 합리적인 대책수립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금강산 사태와 레드컴플렉스를 뒤섞는 안보상업주의를 경계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admin

물순환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