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업의 사회적책임

WSSD의 준비 과정 평가와 주요 쟁점

WSSD의 준비 과정 평가와 주요 쟁점

김춘이/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팀장

2002년 8월 26일∼9월 4일 개최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구정상회담’이 한발한발 다가오
고 있는 가운데 인류는 이 정상 회담이 인류를 위한 거보(巨步)가 될지 아니면 다시 20년 전으
로 퇴보하는 발걸음이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가·지역·국제적 차원에서 정상 회의
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준비 회의의 절차와 형식 등에 관한 사항을 확정한 제1차 준비 회
의(2001. 4. 30∼5. 2, 뉴욕)부터 각종 부속 지역 회의, 지역 회의, 그리고 2차 준비 회의
(2002. 1. 28∼2. 8)와 3차 준비 회의(2002. 3. 25∼4. 5)까지 그간의 진행 과정을 주의깊게 지
켜본 이들은 이번 정상 회담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공허한 말잔치의 횟수를 한 번 더 증가시
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를 점하는 가운데, 이제 정상
회담을 불과 3개월 남짓 남겨두고 있다.
이 3개월 안에 우리가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하고 명쾌한 결론을 내놓
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희망이 무리인 줄 알면서도 향후 논의 과정에
일말의 기대를 갖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논의가 현 시점에서 그 어떤 것보
다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 한국 정부 및 NGO의 준비

국제적·지역적 차원에서, 그리고 각국 정부 및 시민 사회는 정상 회담을 향한 다양한 준비를 시
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엔(UN)의 권고에 따라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Presidential
Commission on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PCSD라 칭함)를 국가준비위원회로 지정하고 산하
에 실무위원회를 설치하여 관계 부처 공무원과 NGO들이 참여한 형태로 WSSD 준비 업무를 진행하
고 있다. 2001년 5월 25일 정부의 새만금 간척 사업 강행 결정 이후 우여곡절이 있는 가운데 다
소 한계가 있긴 하지만 PCSD는 WSSD를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에서도 전문가·관련 부처 공무원·NGO들로 구성된 ‘전략대책반’을, 외교통상부에서
는 ‘대외협상대책반’을 구성하여 정상 회담 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WSSD에 대한 인식 증진
을 위한 UN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해 환경부에서는 2001년 환경의 날 행사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환
경 그림 그리기 및 글짓기 대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였고, 『21세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우
리들의 생각』발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 결과인 『2002년 지속 가능 발전 세계정상
회의(WSSD) 대응 전략 및 기여 방안 연구』 발간 등의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 민간 단체들은 2001년 6월 29일 개최된 전국 환경 활동가 워크샵 ‘리우+10, 한
국 민간 단체의 대응과 연대 모색’에서 ‘리우+10 한국민간준비위원회’ 건설 관련 논의를 시작으
로 2001년 7월 19일 ‘리우+10 한국민간준비위원회(가칭)’ 발족을 위한 준비 모임을 개최하였으
며 이후 수 차례의 대표자 회의·실무자 회의를 거쳐 2002년 3월 6일 드디어 ‘ 리우+10 한국민간
위원회(이하 한국민간위원회)’를 발족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한국민간위원회는 전국 44개 민중
민간 단체가 리우 회의 이후 한국적 의제 발굴, 리우 회의 이후 10년 간의 한국 시민 사회 운동
의 활동 성과 및 한계에 대한 평가, 노동자 농민 청소년 장애인 교사 외국인 노동자 등으로의 시
민 사회 네트워크 확대, 국제 이슈에 공동 대응하고 이의 해결을 위한 공동 행동의 조직 및 참여
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그룹의 일원으로 여성·소비자·청소년 외에도 한국적 특성을 감
안하여 장애인을 선정, 우리 사회 안의 장애인에 대한 정책적 편견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반성
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요 그룹별 네트워크와 환경 이슈별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리우 회
의 이후의 정부 정책 변화와 시민 영역 활동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평가할 전망이다.

2. 국제 시민 사회의 준비와 대응 과제

1) 각 지역별 민간 포럼의 논의 내용과 과제

2001년 4월 30일∼5월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차 준비 회의에서 지역적 차원의 참여 방법과
구체적 회의 일정 등을 논의한 결과 미국·유럽·아태 지역·아프리카 지역별 회의가 개최되었
다. 동아시아 부속 지역 회의는 2001년 7월 27∼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아태 지역 회의는 2001
년 11월 27∼3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아태지역유엔경제사회이사회(ESCAP)에 의해 개최되었는
데, 이때도 아태 지역의 시민 사회 단체는 사전 NGO 전략 회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아시아 민중의 입장을 개진했다. 각 지역별 민간 포럼에서 제기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먼저 아프리카 지역 민간 포럼(2001. 10. 16, 케냐 나이로비)의 경우, 아프리카 지역 행동 강령
에서 군소 도서 국가들과 소말리아의 지속 가능 발전에 관한 요구 사항들이 언급되지 않은 문제
점을 지적하고, 대안 경제 모델로의 패러다임 전환 촉구, 남과 북의 불공정성과 더불어 특히 아
프리카 국가들의 주권 상실 심화, 특히 아프리카 지역 시민 사회가 진단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장애 요소들인 취약한 거버넌스, 외채, 가난, 식량 안보, 아프리카 국가 간의 전쟁 및 내전, 국
제 또는 지역 협약 이행에 대한 정치적 의지의 미약 등을 언급하였다.
아태 지역 민간 포럼(2001. 11. 25∼26, 캄보디아 프놈펜)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선
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존재하는 거대하고 문화적으로 다양한 지역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 지역의 지속 가능 발전 전략이 하나로 통일될 수 없음은 자
명하다”라고 천명하였다. 특히 리우 회의 이후의 아시아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 모델의 극명
한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현재 증가하고 있는 군사적 팽창주의는 세계무역기구(WTO)·초국적 기
업과 더불어 또 하나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의 요인이라고 진단하였다. 또한 아프리카 지역
민간 포럼에서의 같이 아태 지역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군사적 팽창주의·WTO와 같은 주요 이
슈들에 대해 동등한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이 극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불어
일본·한국과 같은 비약적·파행적 경제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 사례의 하나라고 하였
다. 여기에서는 또 필리핀 원주민을 대표한 원주민 인권 보호 단체의 비키가 특히 땅을 경작하
고 땅을 보호할 권리가 있는 농민과 원주민들을 ‘right holder’가 아닌 ‘stakeholder’로 규정함
으로써 땅의 주인들을 대상화하였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북미·유럽 NGO 포럼(2001. 9. 22∼23,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의제 21’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
해 정부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의제 21 실패 이유를 규명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진단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 패러다임의 만연, 시민에 대한 홍보 부족, 정부 정책에 과도
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 등이 결국 사회 환경의 여러 요소들을 해치게 하였다고 비판하였다. 이들
은 또한 환경과 인권 이슈의 통합을 주장했는데 2001년 4월 유엔 인권위가 결정한 리우 회의 이
후 의제 21의 틀 내에서 환경 이슈와 관련한 인권 향상 및 보호에 관한 이행 사항을 검토·평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2005년까지 WSSD는 “기업의 힘과 시민 노동자의 권리 간에 조화
를 꾀하고 다국적 환경 및 사회 협약들이 효과적으로 준수될 수 있도록 하는 초국적 기업의 책임
성에 관한 협약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 국제 단위에서의 논의 내용과 과제

주요 그룹을 포함한 전 세계 시민 사회 단체들은 유엔 측이 마련한 ‘관련 이해 당사자와의 대화
(Multi Stakeholder Dialogue)’를 통해서도 의견 개진이 가능하고 또한 자체 코커스(Caucus)를
통해서도 의견 전달이 가능하다. 관련 이해 당사자와의 대화(약칭 MSD)는 제2차, 제4차 준비 회
의와 남아공 정상 회담에서 준비되는데, 유엔이 규정한 9개 주요 그룹들은 준비 회의의 경우에
는 각 그룹별로 10명씩, 정상 회담의 경우에는 5명씩이 참여하여 주요 그룹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유엔은 이 MSD를 위한 NGO 업무 주체로 덴마크 92 그룹(덴마크), 제3세계 네트워크(말레이
시아), 국제 리에종센터(아프리카) 등 3개 NGO를 선정하였다(제2차 준비 회의시 MSD ‘이행 과정
검토 및 평가(Review and Assessment of Progress)’, 제4차 준비 회의의 ‘향후 우선 순위와 협
력 강화(Future Priorities and Partnership Approaches)’, 정상 회담시 ‘관련 이해 당사자 이
행: 협력과 약속(Multi-stakeholder Implementation: Partnerships and Commitments)’이라는 이
름으로 진행되었거나 진행 예정으로 있다).
2002년 3월 25일∼4월 5일 개최된 제3차 준비 회의를 마치고 세계 시민 사회 단체는 기자 회견에
서 “각 정부들은 과연 누구 편에 서 있는가?”를 물었다. 수십 년에 걸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
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는 미국 편에 서 있는가, 아니면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위
해 숭고한 노력을 기울이는 편에 서 있는가를 묻고, 마치 지구는 ‘기업 공원(Business Park)’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호주·캐나다·일본·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를 3차 준비 회
의 동안 마치 석유수출국기구(OPEC)처럼 행동한 국가군으로 비난하고, 특히 G 77 의장국인 베네
수엘라에 대해 정상 회담의 결과 중 하나가 될 ‘재생 가능 에너지 촉진’에 관한 모든 활동을 반
대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2002년 4월 8-12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될 종다양성 당사국 총회에 아직
껏 미국이 가입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옵저버로 참석할 미국 대표단이 유전 자원 개발로
인한 혜택을 공유하기 위한 개발도상국들의 시도를 방해하기 위해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
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아울러 제3차 회의 기간 동안 논의하기 위해 제시된 문서가 너무 길어 논
의 자체를 할 수가 없는 문건이었다고 비판하고, 2002년 실패한 기후 변화 협상(네덜란드 헤이
그 개최)의 경우도 역시 협상 문서가 너무 길고 복잡할 뿐더러 너무 많은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
결국 협상이 실패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날 NGO들은 요하네스버그에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환기시키면서, 각국 정부가 준
비 회의 의장인 에밀 살림(Emil Salim, 인도네시아)에게 이행 가능한 수단인 재원과 관련한 의
미 있는 목표치와 시간 계획들로 구성된 지속 가능한 문서를 준비하는 명확한 의무를 부여할 것
을 촉구했다. 또 앞서 언급한 국가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정상 회담을 파괴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국가도 이에 저항하지 않는 사실을 지켜보면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될 제4차 회의에서는 각국들이 지구의 지속 가능성
을 방해하는 어떤 국가군에 대해서도 당당히 저항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NGO들 사이에는 3차 회
의를 거치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는 경우 WSSD를 취소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
며, WSSD 협상이 개도국들의 사회경제 문제 해결 방법과 관련해 지나치게 시장 자유화에 맞춰지
고 또한 국제 무역에 관한 내용들로 집약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4차 회의는 2002년 5월 27일∼6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될 것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의 70개 단체로 구성된 인도네시아 민간 포럼(Indonesia People’s Forum)이 제4차 민간 포럼을
준비 중이다. 여기서는 NGO들이 주체가 되어 의제 21의 구현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진행되었는
지를 점검하는 ‘Shadow Report’ 보고 대회를 준비함으로써 여러 국가의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례
가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2002년 4월 22일 국제자유노련(ICFTU)은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동자들이 다른 주요 그룹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천명하는 동시에 제
3차 회의시에 제안된 논의 문서는 노동자들의 참여를 독려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사
회적인 인프라, 사회 서비스, 사회 보호, 적극적인 노동 시장 정책이 빈곤을 추방하는 데 있어
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빈곤 추방을 위한 가장 중
요한 길이라고 강조하였다.
4차 회의시 배포될 NGO의 입장 문서는 1992년 리우 회의 이후 풍성한 말잔치에 걸맞은 행동이 없
었다는 점과 관련해 지속 가능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 정부
의 정치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협상 문서들이 수많은 협상 항목을
나열하고 부드러운 언어를 사용하며 광의의 목적을 언급하면서도 이행 수단에 연결된 내용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 전 세계 시민 사회의 분노를 자아낸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정상 회담이 모든
단위에서의 민주주의 인권 대중 참여를 향상시킴은 물론 가난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정치
적인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즉 권리에 기초한 접근(Right-based Approach)을 향상시키는 지
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 for Sustainable Development)가 반드시 타결되어
야 한다고 주장했다.

3. 주요 의제 및 각국 정부별 입장

제2차 준비 회의시 정부 대표단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 거버넌스에 대한 협상을 벌여 ‘국제·지역
·국가 단위에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Sustainable Development Governance at
the International, Regional, and National)’라는 문서를 만들었다. 제3차 준비 회의시 배포된
의장 보고서는 ①소개(Introduction), ②빈곤 타파(Poverty Eradication), ③지속 가능하지 않
은 소비 및 생산 패턴의 변화(Changing Unsustainable Patterns of Consumption and
Production), ④경제·사회 개발에 기초한 자연 자원 보호 및 관리(Protecting and Managing
the Natural Resource Base of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⑤세계화 속에서의 지속 가능
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in a Globalizing World), ⑥건강과 지속 가능한 발전(Health
and Sustainable Development), ⑦군소 도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of Small Islands Developing States), ⑧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Initiatives for Africa), ⑨이행 수단(Means of Implementation)의 내용을 담고 있
다. ①∼④장은 작업 그룹 I, ⑤∼⑨장은 작업 그룹 II에서 논의되었고, 작업 그룹 III은 거버넌
스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였다. 이와 동시에 파트너십 및 이니셔티브(Partnerships and
Initiatives: 유형 II-결과(TYPE II-Outcome))에 대한 논의를 비공개로 진행하였다.
‘유형 I-결과(TYPE I-Outcome)’가 의장 보고서와 그 수정 문서의 협상에 기초한 정부간 문서―요
하네스버그 선언(Johannesburg Declaration)―라면, ‘유형 II-결과’는 정부·주요 그룹·기업들
과 같은 서로 다른 영역들 간의 파트너십에 관해 언급한 문서들로 이루어진다. 제3차 준비 회의
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제3차 준비 회의에 배포된 20쪽의 의장 보고서가 4월 1일엔 100쪽 이상
에 달하는 무거운 보고서로 변해 있었다. 정부 대표단들이 플로어에서 하는 모든 발언을 다 기록
해 구분하기 어려운 브래킷(bracket)들과 고딕체로 이루어진 이 문서는 일단 읽어내는 데 시간
이 많이 걸리는 탓에 NGO 참가자들은 물론 정부 관료들에게도 불평의 대상이 되었다.
주로 발언은 지역 블록 단위로 진행되었는데 유럽연합(스페인 대표 발언), G 77과 중국(스페인
대표 발언), 미국이 대표적인 경우로서, 그들은 그들의 입장이 의장 보고서와 요하네스버그 정
상 회의의 향후 결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자주 회동하였다. 유럽연합의 경우 WSSD 내용을 WTO 도
하 선언과 몬테레이 선언에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특히 무역과 세계화에 관한 모든 내
용들이 카타르의 WTO 각료 회의에서 채택된 내용들과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일본·
미국 등이 지지하였다. 자유 무역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럽의 유일한 접근 방법이었던 것
이다. 미국 정부는 어떠한 종류의 합법적 책임 결정(binding decisions)에 반대하고 자발적 해결
책을 선호함으로써 결국 ‘유형 II-결과’를 선호하였으며, 특히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책임을
각국 개별 정부에 전가하는 시각이 뚜렷했다. G 77과 중국이 미국의 이러한 입장에 반대했음은
자명하다. 각 이슈에 대한 각국별 입장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행동 계획

제1장 빈곤 타파(Poverty Eradication): G77/중국은 세계연대기금(World Solidarity Fund) 창설
및 최대 채무 빈국의 부채 탕감을 주장하였으나 EU와 미국은 자유 무역이 빈곤 타파의 해결책이
라고 주장하였다.
제2장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소비 및 생산 패턴의 변화(Changing Unsustainable Patterns of
Consumption and Production):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의 기술 이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고
선진국 대표단들은 기술 이전에 대한 어떠한 확실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
의 기술 이전에 관한 특별 합의가 제안되기도 하였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G77/중국
은 선진국에 의한 농업 보조금 철폐를 주장한 반면 선진국들은 특히 도하 선언문의 결과 이행을
요구하였는데, 수자원의 민영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인 화석 연료의 사용, 2015
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5%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대체할 것 등을 주장하였다.
제3장 경제·사회 개발에 기초한 자연 자원 보호 및 관리(Protecting and Managing the Natural
Resource Base of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EU가 환경 영향 평가와 정보에 대한 공공
의 접근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캐나다·일본·스위스가 이를 지지하였다. 담수
(Freshwater) 관련 수자원의 민영화에 대해 논의가 있었으나 이견이 다양하게 존재하였고, 기후
변화(Climate Change) 문제에 대해서는 교토 의정서지지 국가들은 요하네스버그 회의에서 비준
할 것을 주장한 반면 미국은 이를 의장 보고서에서 빼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
제4장 세계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in a Globalizing World):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WTO 도하 개발 아젠다의 내용이 의장 보고서에 정확하게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
으며, 기업 투명성과 관련하여 각급 대표단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지구의벗 국제 본부를 비
롯한 다른 NGO들은 특히 유형 II 합의 및 파트너십의 내용에 기초하여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5장 건강과 지속 가능한 발전(Health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여기서는 소개할 만한 특
기 사항이 없는 편이다.
제6장 군서 도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of Small Islands
Developing States): 국제 사회의 재정 지원을 증가시키자는 의장 보고서의 내용에 대체로 동의
하였고, G77/중국은 도서 국가들에 대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미국·EU·일본은
2004년에 바베이도스 행동 프로그램(Barbados Program for Action)에 대해 포괄적 검토를 하겠다
는 내용에만 동의하였다.
제7장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Initiatives for Africa): 아프리
카 이슈는 G77/중국 그룹 내에서도 큰 우선 순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점점 인식되고 있는 ‘아프리카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
(New Partnership for Africa’s Development(NePA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EU
는 이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나 최다 채무 빈국 부채 탕감(Debt Relief for Highly Indebted Poor
Countries; HIPC)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제한적 재정 지원 의사만을 밝힌 상태이다.
이행 수단(Means of Implementation): 재정·무역·과학 및 교육·기술 이전·역량 강화·의사
결정에 관한 정보 등이 논의되었으며, 특히 재정 문제와 관련해 개도국은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
한 책임의 원칙을 주장하는 데 반해 선진국은 리우 회의에서 천명된 이 원칙이 단지 이행 수단
의 장에만 적용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무역의 경우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미국과 EU
는 도하 선언을 지지하고, EU는 유기농 생산과 사전 예방 원칙을 지지하는데 미국과 G77/중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2) 지속 가능 발전 거버넌스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내 지속가능발전위원회(CSD)의 향후 역할과 거버넌스 프로세스 내
관련 이해 당사자들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주로 진행되고 있다. CSD가 요하네스버그 선언의 영구
적인 대화 추동체가 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기구가 되는 등 실질적인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
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지역 거버넌스 부분에서 기존의 유엔 지역 사무소의 역할 증대 필요성
이 제시되고 있다.

3) 파트너십

유형 II 결과들은 다자간으로 협상되고 동의된 결과들을 관련 정부·국제 기구·주요 그룹이 일
관되게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서 의장 보고서의 내용은 시작되는데, 이는 전 지구적으로 합
의된 약속과 행동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제 21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을 밟아 나가는 데
필요한 것이다. 또 이는 정부 대표단들 간의 협상이 아닌 다양한 국제 기구와 주요 그룹 등에 의
한 자발적인 협력을 기초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구체적 이행 약속이 없는 가운데 자발적
인 유형 II 결과들이 유형 I 협약(약속)들과 어떻게 연관되는 것인지,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실
행하고 또한 모니터링될 것인지 등에 대한 많은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파트너십은 국제 협약에 기초해야 하고 특정 목표를 잡아야 하며 관련 이해 당사자 모두
가 참여토록 해야 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미국은
식량 안보 분야에서, EU와 일본은 특히 에너지와 물 분야에서 파트너십 이니셔티브의 기회를 강
조했다. NGO들은 파트너십 프레임 워크와 같은 정부간 유형 I 협약을 규제하는 장치가 없는 한
협약 유형 II 결과들에 반대하고 있다.

4) 주요 의제별 NGO의 입장

파트너십과 기업 투명성: NGO들은 만장일치로 유형 II-협약들과 정부간 유형 I-협약이 연계되어
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엄격한 원칙이 관련 행위자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한 파트너십이 정부가 책임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으
며, 지속 가능한 발전이 사유화 민영화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지구의벗 국제 본부를 비롯
한 NGO들이 기업의 투명성(Corporate Accountability)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최상의
목표는 이에 관한 규제 협약을 만드는 것이다.
환경: 1995년 WTO 출범 이후 많은 환경 협약들이 WTO 위주의 국제 질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
는 가운데 ‘다자간 환경 협약(MEAs)이 WTO에 우선한다’는 것을 규범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와
관련해 무역 분야에서 구속력이 없고 더구나 무역 자유화가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요소라고
인식되고 있는 현 실정에서 다자간 환경 협약이 어떻게 힘을 확보하느냐가 핵심 의제이다. NGO들
은 요하네스버그 회의가 교토 의정서와 생명 안전 의정서가 비준되고 실제적인 구속력을 갖는 장
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NGO 에너지 및 기후 변화 코커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환경 사회적으로
위험한 에너지 보조금의 철폐 목표와 시간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에게 직
접적으로 제공되는 보조금의 면세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국제지속가능에너지기금(International
Sustainable Energy Fund)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4. 반성과 고민, 그리고 전략적 연대

남아공 정상 회의를 약 3개월여 남겨둔 현 시점에서 누구나 다 1992년의 리우 선언은 인류사의
획기적인 거보였지만 구체적인 조치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지속 가능한 발전은 지구상 그 어디
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년 남아공 회의가 우리에게 갖는 의
미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남아공 회의를 준비하는 우리 스스로에게 매우 유익
한 질문이 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질 리도 없고 어떻게 보
면 뻔한 결과를 두고 무수한 논의를 해나간다는 것도 짜여진 구도대로 움직여 미리 설정된 결과
에 도달한다는 것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11월 2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시아 지역 민간 포럼에서 참여 NGO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은 공중에 떠 있는 단어다. 리우 회의 이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더 많은 요
소가 그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리우 회의 이후 각 지역
에서 시민 운동·민중 운동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일부라도 이루어졌
다고 평가된다면 그것은 상당부분 NGO와 민중 운동의 힘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
다”라고 평가하였다. 리우 회의 이후의 10년을 평가하는 요즈음에 각국은 저마다 리우 회의 이후
의 의제 21 이행 성과 혹은 발자취가 담긴 ‘화려한 이행 보고서’ 쓰기에 급급한 형편이다. 마
치 ‘보고서 쓰기’가 정상 회의 준비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그러나 리우 회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는 이번 요
하네스버그 회의를 그 동안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 인류가 무엇을 했는지를 겸허히 반성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당장 우라나라만 보더라도 부적절한 정책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
고 있는 ‘동강’과, 수많은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생명 파괴의 기계 소리가 그치지
않는 ‘새만금’의 현장이 우리의 현실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는 모두 ‘지구 환경의 파괴’라
는 현실 앞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화려한 보고서 뒤에 가려진 현실들을 가식 없이
공개하여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우리 공동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것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다. 지금은 이러한 진지한 반성과 고민을 촉구하기 위해 각국 NGO·민중 운동·노동 운
동 진영 간의 연대가 전략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김춘이: 1968년생. 전남대 국문과 졸업. 1995년부터 환경운동연합에서 국제 연대 활동 펼침. 현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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