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佛像 초토화··· 지구촌 경악
“탈레반정권 軍장비 동원
마애석불등 무차별 파괴”
‘탈레반 정권의 불교 유적 파괴를 막아라.’
이프가니스탄의 정권이 지난 1일 바미안 지역의 마애석불 등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평가되는 불
교 유적에 대한 파괴를 강행함에 따라 지구촌이 충격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군인을 동원해 바이안의 마애석불에 로켓과 탱크 포탄을 퍼붓고 있다고 아프가니
스탄 정부 관리가 지난 2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의 AIP통신은 탈레반 정부가 이틀 전 석불 부근에 폭약을 쌓아놓았다고 전했다. 수
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125㎞ 가량 떨어진 바미안의 사암(砂巖)의 절벽에 만들어진 두개의 석불
은 2세기경에 만들어졌으며 높이가 각각 53m 와 37m로 세계 최대 규모. 두석불은 유네스코로부
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탈레반 정권은 바미안을 봉쇄한 채 외국 기자들의 취재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물라모하메드
카크자 탈레반 내무차관은 “아직까지 불상이 파괴되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부 정보문화장관은 “파괴 작업이 끝나면 (봉쇄를 풀고)외부에 공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정권의 불상 파괴 소식이 전해지자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일제히 맹렬한
비난을 퍼붓는 한편 유적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
네스코 사무총장은 탈레반 당국이 불상을 파괴하지 말도록 설득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특사
를 파견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웨덴과 프랑스 독일 등은 탈레반의 결정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네팔 태국 스리랑카 등 아시아의 불교국가도 성명을 통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같은 이슬람 국
가인 이란도 “유적파괴 행위는 이슬람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를 중단할 것을 촉
구했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의 맹방인 파키스탄조차 외무부 성명을 내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마애석
불 등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적인 유물이 보존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영국 대영박물관과 미국 뉴욕트로폴리탄미술관은 유적이 파괴되는 것보다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
져 보존되는 편이 낫다며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불교 유적 구매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도 탈레반정권의 유적 파괴에 비판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파괴
된 도시는 새로 건설하면 되지만 불상은 파괴되면 그만” 이라며 “역사에 큰 죄를 짓는 행위”
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은 “우리는 그저 돌과 바위를 부수는 것인데 왜들 소란을 떠는지 모르겠
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