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업의 사회적책임

북한의 환경문제와 통일을 준비하는 남북의 환경정책

북한의
환경문제와 통일을 준비하는 남북의 환경정책

조 민성(평화의
숲 사무국장)

남북의
정상이 지난 6.15공동선언을 통해 환경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표명함에
따라 한반도 전체의 환경 문제에 대한 남북의 공동 노력이 시작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전체의 환경 문제는 우리 민족의 미래에 관한 중차대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관련분야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와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의 환경문제에 대한 연구도 제한된 정보로 인해 매우 미흡하며, 상호
교류협력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 앞으로 한반도의 환경문제에 대한 남북의
공동 노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환경문제의 비정치성은 남북의 정상과 정책 당국이 얼마만큼의 의지를 갖고 접근하는가에
따라 예상외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있을 것이다.

북한의
환경문제

일반적으

북한의 환경은 산업화, 도시화의 진전 정도가 낮고, 인구도 남한의 절반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이 덜 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북한 당국도 “조선로동당과
공화국 정부는 혁명발전의 매 시기마다 정확한 환경보호정책을 내놓고 전체 주민들에게
문화위생적인 생활환경을 보상해주기 위하여 적극 투쟁하여 왔다”(북한 최고인민회의,
환경보호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1986. 4. 9) 라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북한산업시설의
70%가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못한 1960년대의 낡은 시설이라는 사실, 북한의 산업구조
자체가 공해집약산업(제철, 제련, 금속, 화학 등)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경제난으로 공해방지시설을 갖출 여력이 없다는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은 오염문제가 심각하게 진전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보고에 의하면, 대기오염은 함흥(석유화학단지 밀집지역), 원산(문평제련소, 원산화학공장
등), 청진(김책제철소, 청진화학섬유, 제강, 철도, 공장기계공장) 등 주요 도시에서
심각한 상태이며, 수질오염은 대동강, 두만강, 압록강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해양오염은 동해 원산의 흥남공단과 문천의 유색금속제련공단에서 배출되는 공장폐수로
말미암아 적조가 심각하다. 황해에도 남포제련소, 서해안 간척사업, 그리고 서해갑문건설
등으로 말미암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특히
북한의 산림 환경은 식량난, 에너지난, 외화난에 봉착하면서 많이 악화되었다. 식량증산을
위해 과도하게 산을 깎아 밭으로 만들고, 외화 확보를 위해 울창한 산림을 마구 베어
중국 등으로 수출했으며, 부족한 연료를 해결하기 위해 산의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는 등 8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산림 파괴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1995년 이래 계속된 대홍수는 이러한 산림 파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자료나 최근에 북한 농업위원회가 국제기구(WFP,FAO)에 보고한 자료를 종합해
보았을 때, 현재 북한의 산림 중 황폐지역은 160만ha에서 200만ha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의 25배에서 3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로 백두산이나 금강산
등 특별히 관리되는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황폐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조금만 비가 와도 홍수가 나고, 조금만 비가 덜 오면 가뭄의 피해를
입는 등 산림 파괴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북한은 1986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환경보호법을 채택하게 되는데,
그 이행 정도는 접어두더라도 이때부터 환경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992년 4월「사회주의헌법」을 개정, 환경문제를 명문화면서 이것을
근거로 최근 들어 개정 또는 제정되는 관련법규들에는 환경보호조항들이 필수적으로
삽입되고 있다. 합영법 시행세칙(1992년 10월 6일 개정)에서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영역 안에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사람과 동식물, 자연자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합영기업은 창설할 수 없다”(제5조, 신설)라는 조항을 명문화, 지하자원법(1994

4월 제정)에서는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기관은 주민의 생활환경과 동식물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제31조)라고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법(1992년 10월 5일 제정)에서는 “민족경제발전과… 환경보호의
요구에 저촉되는 대상의 투자는 금지하거나 제한한다”(제11조)라고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에서 합영·합작형태로 투자하거나 자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공해유발기업을 설립할 수 없도록 규정짓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상황은 자력으로는 환경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갈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남한의
환경문제

남한은
정부주도형 개발을 시작한 60년대 이후 급격한 공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70년대
중반 이후 중화학공업 육성기를 거치면서 70년대 말부터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80년대 중반 이후 소득수준의 향상과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다량의 폐기물과
자동차 배기가스 발생, 여가 시설 개발을 위한 산림 파괴, 해상오염 등의 오염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위기 상황은 다행히 우리 국민과 정부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77년 환경보전법 제정, 80년 환경청 창설,
90년 환경정책기본법 제정, 93년 환경영향평가법 제정 등 환경을 지키기 위한 법,
제도 도입 등의 노력이 시작되었으며, 이제는 초보적이기는 하나 무차별적 개발,
건설 등의 환경 파괴 행위에 대해 사회적 제동 장치가 작동하는 수준이 되었다. 기업도
환경 규제와 단속을 피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에서 환경이 우리의 미래라는 적극적
사고를 갖고 환경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노력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법, 제도, 정책과 현실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으며,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분야, 영역, 계층에서의 환경 파괴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적 존재다. 더구나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환경을 지키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측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남한의 환경정책

한반도의
환경 문제는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경제 회복과 피폐된 환경 복구 차원에서 경제협력과
환경보호 대책 수립을 병행해 나가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통일비용 최소화를 위한
환경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나가야 한다.

첫째,
남북한 경제협력에 있어 환경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북한으로 진출하는 남한기업이
북한을 ‘환경오염 도피처’로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둘째,
북한이 경제 회복에만 집착하여 국토자원의 무분별한 개발과 이용을 하지 않도록
노동집약적 경공업단지 조성, 정보통신산업 시설·친환경적 에너지 생산시설 공급
등의 기반 조성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심각한 식량 사정을 감안 농업 생산성을 회복할 수 있는 사업 지원과 동시에
산림 녹화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산림분야는 북한의 식량, 에너지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통일 시대 한반도 전체의 환경 문제의 핵심적 고리의 하나다.

넷째,
남북한 환경분야 협력을 효율적,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환경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지속성,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남북의 공동조직은 단기적 성과를 위한 형식적 조직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글을
마치며

물론
한반도의 환경을 지켜나가는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남북 모두 적극성을 발휘해야
가능하나, 초기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우리의 노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환경 문제에 대한 자신감과 절박성이 없이는 능동적으로
임할 수 없다. 난개발로 국토를 망가뜨리면서 북한측과 환경분야 협력을 강화하자고
할 수 있겠는가.

환경문제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이며, 공동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먼저 심각성을 인식한 쪽이 좀더 앞서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뿐이다. 바로 지금이 남북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고, 협력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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