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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중단 세 마디로 결정?’ 동아일보의 ‘성급한’ 결론

‘원전 중단 세 마디로 결정?’

동아일보의 ‘성급한’ 결론

민주언론시민연합

12일 동아일보는 1면과 3면에 걸쳐 △정부가 별다른 토론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 세 마디’로 지난달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추진을 결정했으며, △심지어 해당 안건은 막판 구두보고로 ‘기습 상정’ 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동아일보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과 동아일보가 함께 분석한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을 제시했습니다.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고 흥분한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먼저 1면 보도 <원전 중단 결정, 세마디 회의로 끝냈다>(7/12 이건혁․최혜령 기자 https://goo.gl/PJDBqJ)의 첫 문단에서부터 정부가 “공사 중단이 가져올 문제점과 법적 논란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원전 건설 중단을 놓고 부처 간 토론이나 사전 논의는커녕 회의 당일 구두보고와 세 마디 회의로 급하게 결정이 이뤄진 것” “2조6000억 원이 투입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 정부 내부에서조차 엇박자가 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이어지는 기사인 3면 보도 <정식안건 아닌 막판 구두보고…의견 밝힌 장관은 1명뿐>(7/12 이건혁․최혜령 기자 https://goo.gl/UU9XFQ)에서도 “이날 신고리 문제에 대해 의견을 밝힌 국무위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두 명뿐”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당시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정부가 강조했던 치열한 의견 조율 과정은 찾기 어렵다”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와 보상 방안, 찬반양론 등은 언급되지도 않았고, 논의도 없었다” “‘구두보고 및 협조사항’으로 다뤄졌다” “신고리 구두보고는 제대로 된 안건조차 아니었다” “원전 공사 중단은 에너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사안인 만큼 구두보고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동아일보의 주장은 사실이었을까요?

 

국무조정실, 정식 부처보고였으며 여러 의견개진 있었다고 해명

동아일보의 지적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12일 오후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우선 신고리 5·6호기 문제 공론화 추진계획이 ‘기습 상정’된 구두 안건이었다는 동아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안건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 국조실장이 정식 부처보고 안건으로 상정, 보고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국무조정실은 논의가 ‘세 마디’로 끝났다는 동아일보의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 반박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문제 공론화 추진계획과 관련한 안건의 주요 내용은 크게 △신고리 5, 6호기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민주적 숙의과정을 거치는 공론조사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과 △공론화가 진행되는 3개월여 동안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여부에 관한 사항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 공론조사 방식으로의 추진 항목은 ‘공론화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모든 것을 결정,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국무위원 간 별다른 이견이 없었고, 공론화 진행기간 중 5·6호기 건설공사의 일시중단 여부 문제에 대해서는 국무총리와 해수부장관 등의 주요 발언 이외에 다른 참석자, 배석자들의 의견 개진도 있었다는 것이 국무조정실의 주장입니다.

 

동아일보는 회의록과 속기록의 차이를 정말 몰랐을까?

그렇다면 동아일보는 대체 왜 ‘세 마디’를 운운하며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을까요? 이 같은 ‘오해’(?)는 동아일보가 ‘속기록’과 ‘회의록’의 차이점을 과감하게 ‘무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속기록은 회의 참석자의 발언 내용을 구문 수준 그대로 기록하지만, 회의록은 회의 주요 결과 중심으로 요약 정리합니다. 따라서 동아일보가 자신들이 내세운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회의록이 아닌 속기록을 토대로 했어야 합니다. 그래야 동아일보 보도 수준의 그래픽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동아일보가 관련 기사에 첨부한 이미지. 회의록에 발언 사실이 적혀 있지 않은 참석자들의 머리 위로 침묵을 의미하는 ‘…’ 표시를 붙여 놓았다.(7/12)

동아일보가 관련 기사에 첨부한 이미지. 회의록에 발언 사실이 적혀 있지 않은 참석자들의 머리 위로 침묵을 의미하는 ‘…’ 표시를 붙여 놓았다.(7/12)

백보 양보해서 회의록을 토대로 보도하려면 다른 회의 참가자들에 대한 추가 취재를 반드시 했어야 했는데요. 동아일보 보도에는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에 대한 추가 취재 흔적이 없습니다. 대신 “익명을 요구한 이날 차관회의 참석자”의 “신고리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해 장관에게 보고하지 못했다”는 발언만이 슬쩍 붙어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분명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동아일보는 “국무위원들의 침묵 속에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은 일사천리로 결정됐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국무회의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 수준입니다.

 

‘중단 결정’ 아닌 ‘공론화 논의를 위한 일시 중단 결정’

이번 국무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공론화가 진행되는 3개월여 동안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일 뿐임에도,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결정’을 내려 버렸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도록’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지극히 우려스럽습니다.

동아일보 1면 보도 제목. 정부가 일방적으로 ‘신고리 5, 6호기 중단 결정’을 내려버렸다는 내용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7/12)

동아일보 1면 보도 제목. 정부가 일방적으로 ‘신고리 5, 6호기 중단 결정’을 내려버렸다는 내용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7/12)

이를테면 동아일보의 1면 관련 보도 제목은 <원전 중단 결정, 세마디 회의로 끝냈다>인데요. 이 제목만 본다면 마치 정부가 ‘원전 중단 결정’을 내려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기사 내에서도 동아일보는 “공사 중단 방침 결정” “원전 건설 중단을 놓고”라는 표현과 “공사 일시 중단 결정”이라는 표현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본질과 무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적 보도 행태라 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1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미디어홍보팀 은 숙 C

미디어홍보팀 은 숙 C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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